오셀로 ㅣ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53
윌리엄 셰익스피어 지음, 최종철 옮김 / 민음사 / 200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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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얼마 전에 Jiny가 학교 과제로 <오셀로>를 영어책으로 읽어야 한다고 해서, 아빠는 영어로는 읽지 못하겠고, 한글로 된 <오셀로>를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했어. 그래서 오늘은 윌리엄 셰익스피어 4대 비극 중 하나인 <오셀로>를 이야기할게. 셰익스피어 4대 비극은 햄릿, 오셀로, 맥베스, 리어왕 이렇게 네 개 인데 이제 리어왕만 읽으면 되겠구나. 사실 중학교 시절 친구 집에 갔다가 셰익스피어 4대 비극이 있길래 빌려서 읽었는데 당시 아빠가 책도 거의 읽지 않던 시절이고, 배경 지식도 없이 읽다 보니 무슨 내용인지 기억이 나도 않기 때문에 읽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맞다.

어른이 되고 나서 책읽기에 재미를 붙인 이후에 고전도 하나 둘 찾아 읽으면서 셰익스피어 작품들도 읽곤 했는데, 이번에 <오셀로>를 읽었으니 이제 <리어왕>만 남았구나. <리어왕>도 조만간 읽을 계획이고 오늘은 <오셀로> 이야기를 해줄게. 희곡이라서 소설처럼 읽기 편하지는 않지만,  머릿속에 연극무대를 상상하면서 무대 위 연극배우를 생각하면서 읽어보면 좋을 것 같구나. 여건만 된다면 일부분은 소리 내어 연기하듯이 읽어봐도 좋을 것 같구나.

 

1.

이 작품의 배경은 베네치아로도 부르는 이탈리아 베니스가 배경이란다. 주인공 오셀로는 배니스에 고용된 무어인 출신 장군이란다. 무어인은 아프리카에 살고 있어서 보통 흑인이란다. 그래서 오셀로를 영화로 만든 것들을 보면 오셀로는 흑인 배우가 연기한단다. 오셀로의 아내는 데스데모나라는 사람으로, 베니스 원로원인 브라반시오의 딸이기도 해. 그리고 카시오는 카시오 오셀로의 부관, 이야고는 오셀로의 기수란다. 이렇게 네 명이 이 작품의 주요 인물이라고 할 수 있겠구나.

이야고라는 인물이 악인으로 나오는데, 오셀로는 그의 정체를 모르고 그를 신뢰하고 있단다. 이야고는 브라반시오를 만나서 이야기하기를, 오셀로가 데스데모나에게 몰래 약물을 먹이고 마법을 써서 결혼하게 되었다고 거짓말을 하였단다. 이 이야기를 들은 브라반시오는 베니스 공작에게 가서 오셀로가 범죄자라고 고발을 했단다. 오셀로는 무죄를 주장하며, 베니스 공작에게 자신과 아내가 만나 결혼 이야기를 했고 오셀로의 아내 데스데모나가 와서 자신은 진정으로 오셀로를 사랑한다고 이야기하면서, 이 일은 하나의 해프닝으로 지나갔단다.

…

키프로스 섬에 터키군이 침략해 왔다는 소식이 전해져서 오셀로는 그들을 물리치기 위해 키프로스 섬에 가게 되었어. 이때 아내 데스데모나도 동행하였고 기수 이야고에게 데스데모나를 호위하라고 했단다. 그렇다면 왜 이야고는 오셀로를 그렇게 미워할까? 이야고가 오셀로를 증오하는 이유는 오셀로가 자신의 아내 에밀리아와 동침했다고 의심하고, 무어인 자체를 싫어했기 때문이란다. 이야고는 오셀로의 주변 사람들을 이간질하려고 했어. 이야고는 오셀로의 부관 카시오를 부추겨서 술을 먹게 하고 몬타나와 싸움을 하게 만들었어. 이 일을 알게 된 오셀로는 화가 나서 카시오를 해임하겠다고 했단다.

이야고는 카시오에게 이야기하기를 오샐로의 아내 데스데모나를 찾아가 도움을 청하라고 했어. 데스모나와 카시오가 은밀한 사이처럼 보이게 하려는 계략이었단다. 카시오는 이야고의 조언대로 데스데모나를 찾아가 자신의 잘못을 뉘우친다면서 오셀로에게 자신을 다시 부관으로 써달라고 부탁해 달라고 했단다. 데스데모나도 카시오가 한번 실수한 것을 알고 그렇게 해주겠다고 했단다. 그런데 데스데모나와 카시오 둘이 이야기하는 것을 오셀로가 봤어. 이것도 이야고가 유도한 것이란다.

이야고는 오셀로에게 데스데모나와 카시오 사이가 의심스럽다는 식으로 이야기를 했단다. 참 교활한 사람이구나. 오셀로는 지금까지 한번도 아내를 의심한 적 없이 사랑해왔는데 이야고가 한 이야기를 듣고 데시데모나와 카시오가 함께 있는 것을 보자 의심의 눈초리로 보게 되었어. 더욱이 데스데모나가 카시오를 용서해 달라고 부탁까지 하니 의심의 수치는 더 올라갔어.

…

이야고의 아내 에밀리아는 우연히 데스데모나의 손수건을 줍게 되었는데 그 손수건을 이야고에게 주었어. 그 손수건은 오셀로가 사랑의 징표로 데스데모나에게 준 선물이었단다. 이야고는 그 손수건을 몰래 카시오의 집에 두었단다. 이야고의 농간은 점점 심해졌어. 오셀로에게 이야기하기를, 카시오와 데스데모나와 잠자리를 같이 했다고 거짓말 했어. 그러면서 증거로 카시오가 데스데모나의 손수건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했어. 이 말에 충격을 받은 오셀로는 간질 발작까지 일으켰어. 이제 아내의 부정은 거의 확실하다고 믿었단다.

 

2.

오셀로는 아내에게 배신당했다고 생각하고 죽음으로 복수하겠다고 마음먹었어. 오셀로는 이야고와 함께 아내와 카시오를 죽이려고 했단다. 오셀로는 이제부터 이성을 잃은 듯했어. 아내를 때리기도 하고, 아내를 다그치면서 창녀라고 소리치기도 했어. 다정했던 남편이 돌변한 것을 보고 데스데모나도 놀라기는 마찬가지였단다. 데스데모나는 슬픔에 빠지게 되었지.

…

이야고는 베니스 신사 로데리고라는 사람을 설득하여 함께 카시오를 죽이려는 계획을 세웠어. 로데리고라는 사람은 예전에 데스데모나에게 구애했다가 거절 당한 사람인데, 카시오가 데스데모나와 그렇고 그런 관계라고 하자 카시오를 죽이자는 계획에 동참했단다. 로데리고가 카시오를 급습해서 찔렀지만 카시오의 갑옷이 두꺼워 실패하고 오히려 카시오의 반격으로 칼에 찔리고 말았어. 이때 이야고가 카시오의 뒤에서 나타나 카시오의 허벅지를 찌르고 도망갔단다. 카시오는 누가 자신을 찌른 지 보지는 못했어.

카시오는 도와달라고 소리쳐 사람들이 모여들었는데 그 중에는 이야고도 있었단다. 이야고는 작전이 실패했다고 생각하고 로데리고의 입을 막기 위해 그를 죽였단다. 그리고 카시오를 구해주려는 스탠스를 취했어. 카시오는 그런 이야고가 자신을 찔렀을 것이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지.

…

그 시간에 오셀로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아내의 배신을 복수한다면서 침실에서 데스데모나를 목졸라 죽였단다. 뒤늦게 이야고의 아내 에밀리아가 일이 잘못 돌아가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진실을 이야기하려고 오셀로를 찾아왔지만 때는 이미 늦었단다. 에밀리아도 자신이 주웠던 손수건이 이 비극의 원인 중에 하나가 되었다는 생각에 죄책감을 느꼈단다. 에밀리아는 오셀로에게 손수건에 관한 이야기부터 자신의 남편이 벌인 짓을 이야기했어. 그리고 그때 이야고, 카시오, 데스데모나의 삼촌인 그라시아노가 왔어. 에밀리아는 남편 이야고가 지금까지 벌인 속임수를 다 이야기했어. 화가 난 이야고는 아내 에밀리아를 칼로 찔러 죽인단다. 그리고는 도망가지만 잡히고 처형당하게 된단다. 한편, 오셀로는 사기꾼에 속아서 어마어마한 일을 저질렀다는 것에 괴로워했어. 자신이 한일을 후회를 해도 죽은 데스데모나는 돌아올 수 없단다. 결국 자책감에 오셀로는 자살로 자신의 죗값을 치르면서 끝이 난단다.

….

완벽한 속임수에 넘어가지 않기 쉽지 않지만, 모든 일에는 의심을 하고 두 번 세 번 팩트 체크를 해야겠구나. 더욱이 그렇게 진정으로 사랑하고 믿었던 사람이 의심 가는 행동을 하게 되면 그 이유가 무엇인지 더 정확하게 확인을 해볼 것. 오셀로는 저 세상에서 데스데모나를 다시 만났다면 아내에게 진심으로 사과하길… 오늘은 이만.

 

PS,

책의 첫 문장: 체, 말도 안 돼.

책의 끝 문장: 저는 곧장 매에 올라 이 무거운 행위를 무거운 마음으로 정부에 고하리다.

 


제 심장을 손안에 쥐었대도 못하시고
제가 그걸 보관하고 있는 한 안 됩니다.
오, 질투심을 조심해요.
그것은 희생물을 비웃으며 잡아먹는
푸른 눈의 괴물이랍니다. 오쟁이 진 자가
운명임을 확신하고 죄인을 사랑하지 않으면
그는 더없이 행복 속에 산답니다.
오 그러나, 푹 빠졌지만 의심하고
수상히 여기지만 강렬하게 사랑하는 사람은
얼마나 저주받은 시간을 헤아리겠습니까!
- P109

이 손수건을 카시오의 숙소에 떨구고
그가 발견토록 해야지. 질투하는 사람에겐
공기처럼 가볍고 하찮은 물건도
성경 말씀처럼 강력한 확증이야.
이게 무슨 일을 벌일지도 모른다.
무어인은 벌써 내가 준 독약 먹고 변했어.
위험한 상상은 그 본질이 독약인데
맛이 고약한 줄 처음엔 거의 모르다가
약간씩 핏속으로 퍼지기 시작하면
유황불처럼 타는 거야. 그렇다고 했잖아.
- P118

저 하늘이 뜻하여
고난으로 날 시험하려고 낸 맨머리 위에다
갖가지 아픔과 치욕을 쏟아 붓고
이 몸을 가난에 뼛속까지 빠뜨리며
나와 내 희망을 포로로 넘겨줬다 하더라도
난 내 영혼 어디선가 한 줌의 인내심을
찾아냈을 것이다. 하지만 나더러
경멸하는 시간의 느린 부동의 손가락질
시계판 숫자처럼 받으라고 하는 건…… 아, 아,
하지만 난 그것도 잘, 아주 잘 견딜 거다.
그러나 내 심장을 갈무리해 둔 곳
내가 살거나 아니면 삶을 유지 못하는 곳
내 생명수가 흐르거나 말라붙은 샘
바로 그곳에서 버림을 당하거나
또는 더러운 두꺼비 쌍쌍이 뒤엉키어
알 까는 웅덩이로 그곳을 지키게 된다면!
그럴 경우 얼굴빛을 바꾸어라
그대 장밋빛 입술의 어린 천사 인내심아,
맞아, 지옥처럼 험악하게 보이거라!
- P156

있어요, 수십 명이. 게다가 그들이 놀고 얻은
이 세상을 채우고도 남을 만큼 많이요.
하지만 전 아내들이 타락하게 되는 건
남편들 잘못이라 생각해요. 예를 들면
그들이 밤일을 소홀히 하면서
우리의 보물을 딴 여자 허벅지에 싼다든지
아니면 유치한 질투심을 터뜨리고
우릴 구속하거나 또는 우릴 때린다든지
약심 품고 용돈을 줄이면, 원 참,
우리도 성깔이 있잖아요. 남편들은 아내들도
자기들과 꼭 같은 감각이 있는 줄
알아야 한다고요. 보고, 냄새 맡고
단 것과 신 것을 둘 다 맛보는
혓바닥을 가진 건 남편들과 같다고요.
남편들이 우리를 단 여자와 바꿀 때
하는 짓이 무엇이죠? 재미 보는 건가요?
그렇게 생각해요. 그게 정으로 시작되요?
그렇다고 생각해요. 약하니까 실수해요?
그도 맞죠. 그럼 우린 정 없어요?
놀고픈 욕망도 약함도 남자처럼 없냐구요?
그러니까 그들은 우리한테 잘해야죠.
안 그러면 그들이 잘못으로 가르쳤기 때문에
우리가 잘못함을 알려주고 싶어요. - P1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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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4)

완전한 진실에 접하게 되는 것은 인간에게 드문, 아주 드문 일이다. 뭔가 약간의 위장이나 약간의 오해가 개입되지 않는 일은 매우 드물다. 그렇지만 이번처럼 행동에 대해서 오해했을지언정 감정에 대해서는 오해하지 않은 그런 경우라면, 오해도 별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 나이틀리 씨가 아무리 에마가 가슴으로 후회하고 있다고 여긴들, 또 그의 마음을 기꺼이 받아들일 자세가 되어 있다고 여긴들 에마의 실제 마음보다 더하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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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행의 순례자 ㅣ 캐드펠 수사 시리즈 10
엘리스 피터스 지음, 김훈 옮김 / 북하우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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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오늘은 아빠가 가끔씩 이야기해주는 캐드펠 수사 시리즈, 어느덧 10권이란다. 9권의 이야기는 1141년 2월의 이야기였는데, 10권의 이야기는 1141년 5월 25일에 시작한단다. 약 세 달이 지난 시점이구나. 이제는 슈롭셔 주 행정장관이 된 휴 베링어와 캐드펠 수사는 당시 국내 정세에 대해 이야기했어. 캐드펠 수사 시리즈 1권부터 이어진 내전은 여전했어. 스티븐 왕이 모드 황후 진영에 포로 잡혀 스티브 왕 진영은 난리가 났단다. 그 와중에 스티븐 왕의 아내 마틸다 왕비가 군대를 소집하여 공격을 준비하고 있었단다. 이야기는 이렇게 시작한단다.

슈루즈베리 성 바오로 수도원에서는 성 위니프리드 축제를 준비하고 있었어. 성 위니프리드 수녀에 관한 이야기는 캐드펠 수사 시리즈 1권에서 이야기를 했었단다. 사람들은 웨일즈 지역에 가서 성 위니프리드의 수녀의 관을 슈루즈베리 성 바오로 수도원으로 모셔왔다고들 생각하고 있단다. 그런데 사실은 성 위니프리드 수녀는 원래 모셨던 웨일즈 지역에 있고, 슈루즈베리 성 바오로 수도원으로 가지고 온 관에는 사실 살인자의 관이었단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는 캐드펠 수사 시리즈 1권에서 이야기했으니 오늘은 생략할게. 그 사실을 알고 있는 캐드펠 수사는 약간의 죄책감도 있었지만 그것을 수도원 사람들에게 이야기할 수는 없었단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는  것을 성 위니프리드 수녀님의 영혼도 알아 줄 것이라고 생각했어.

….

소설이 시작하는 시점으로부터 8주 전인 1141년 4월 9일. 윈체스터에서는 성직자가 살해되는 살인 사건이 있었어. 당시 그 성직자는 모드 황후에게 붙잡혀 있는 왕을 풀어달라는 탄원서를 냈는데, 괴한들에 의해 죽음을 당했다고 하는구나. 그런데 모드 황후의 가신이었던 라이날드 보사르라는 기사는 괴한의 공격을 당한 성직자를 도와주다가 그도 괴한에게 공격을 받아 죽고 말았단다. 라이날드 보사르는 캐드펠 수사 시리즈 6권에서 잠깐 등장했던 로랑스 당제를 섬기던 기사였단다. 8주 전에 죽은 성직자와 라이날드 보사르에 대한 추도 미사가 슈루즈베리 성 바오로 수도원에서 진행될 예정이라고 했단다.

 

1.

성 위니프리드 축제는 6월 22일에 열릴 예정으로 축제에 참석할 순례자들이 하나 둘 수도원에 도착했어. 그 중에는 웨일스 키아란과 매슈라는 젊은이들이 있었어. 키아란은 3주 동안 맨발로 걸어와서 발에 많은 상처가 나서 캐드펠 수사에게 치료를 받으러 왔단다. 키아란은 내면의 병이 더 고통스럽다면서, 자신은 죽을 병에 걸려서 이번 순례가 죽음의 순례길이라고 했어. 캐드펠 수사는 키아란에게 신발을 신어도 신의 특권을 받을 수 있다고 충고했단다. 매슈는 순례길 동안 키아란을 옆에서 함께 하면서 보호해 주었단다.

순례자들 중에 위버 부인과 조카들인 멜랑에흘과 흐륀 남매가 있었어. 멜랑에흘은 오는 길에 매슈를 알게 되었는데 둘은 사랑에 빠졌단다. 흐륀은 다리 뼈 통증을 앓고 있어서 목발을 쥐고 절룩거리며 걸었는데 신의 은총을 받기 위해서 수도원에 온 것이란다. 축제 기간에 많은 사람들이 모이다 보니, 범죄 패거리들도 모여들었단다. 그 중에 시미언 포어라는 자가 있었어. 상인이라고 속이고 수도원에 왔지만, 그는 범죄자였어.

…

그런데 키아란은 주교로부터 받은 반지가 사라지는 사건이 일어났어. 이 반지는 키아란에게는 통행 허가증과 마찬가지였기 때문에 이 반지가 없으면 순례를 할 수 없었단다. 키아란은 슈루즈베리 성 바오로 수도원을 거쳐 웨일즈까지 순례할 계획을 가지고 있었단다. 수도원장은 키아란의 반지를 훔친 범인이 도망가지 못하도록 수도원 문을 닫고 수도원 안에 있는 사람들의 소지품 검사를 했지만 반지를 찾지는 못했단다. 흐륀은 뼈 통증 증상으로 캐드펠 수사로부터 치료를 받았는데, 전날 시미언 포어가 키아란의 반지를 훔치는데 사용했을 것으로 의심되는 단도를 가지고 있는 걸 봤다고 했어. 하지만 소지품 검사를 할 때는 그런 단도는 나오지 않았단다.  하기야 반지든 단도든 수도원 어딘가에 숨겨 놓으면 될 테니… 휴 베링어가 사기꾼들을 잡기 위해 수사망을 넓히자 시미언 포어는 도망가버렸단다. 그런데 어떤 사람이 키아란이 잃어버렸던 반지를 가지고 있었어. 그에게 물어보니 시미언 포어에게 돈 주고 샀다고 했어. 키아란의 반지는 역시나 시미언 포어의 짓이였나 보구나.

…

황후의 사절 올리비에라는 사람이 도착했어. 올리비에도 캐드펠 수사 시리즈 6권에서 나왔던 사람으로 알고 보니 캐드펠의 숨겨진 아들이었지만 캐드펠은 아는 척을 하지 않았던 내용도 6권에 나온단다. 6권에서 이야기했듯이 올리비에가 자신의 아들이라는 사실을 캐드펠도 최근에 알게 되었고, 그 사실을 아들에게는 여전히 비밀로 하고 있었단다. 그런 올리비에가 모드 황후의 사절이 되어 수도원에 다시 왔단다. 올리비에가 수도원에 온 이유는 앞서 이야기했던 살해당한 라이날드 보사르의 수하이자 법적 상속인 뤼크 메버렐이라는 사람을 찾으러 온 거야. 라이날드가 죽고 나서 뤼크 메버렐이 사라졌다고 했어. 그의 평상시 하던 행동으로 봐서는 라이날드의 죽음과 연관은 없어 보이지만 갑자기 사라져서 찾아다니고 있다고 했어.

 

2.

6월 22일 성 위니프리드 축제일이 되었어. 기념 미사를 드리는 도중 흐륀이 목발을 짚고 성 위니프리드 관에서 기도를 드렸어. 그런데 그 기도를 마치자 흐륀은 목발 없이 꼿꼿하게 걸은 거야. 그곳에 있던 모든 사람들은 기적이 일어났다면서 눈물을 흘렸단다. 흐륀의 다리를 치료했던 캐드펠 수사도 놀랐단다. 누군가는 캐드펠 수사의 치료 때문에 다리가 나은 것이라고 이야기하는 이도 있었지만, 직접 치료를 했던 캐드펠 수사는 자신은 근육의 피로를 풀어주는 수준이었다면서 목발 없이 걸을 수 있게 할 수는 없었다고 했단다.

…

한편, 키아란은 우연히 멜랑에흘을 만나게 되었는데 자신이 반지를 찾은 사실에 대해서 매슈에게 이야기하지 말아달라고 했어. 그리고 자신의 발이 어느 정도 나으면 혼자 길을 떠나겠다고 했어. 매슈가 더 이상 자신을 보호해 주지 않아도 되고 매슈와 멜랑에흘 두 사람의 행복을 빈다고도 했단다. 자신이 한 이야기도 매슈에게는 하지 말아달라고 했단다. 직접 이야기도 될 것 같은데, 왜 그랬을까?

…

매슈는 축제 내내 보이지 않는 키아란을 찾았단다. 멜랑에흘은 그제서야 키아란이 혼자 떠난 사실을 이야기해주었어. 그러자 예상밖에 매슈가 크게 화를 내며 자신에게 왜 이제서야 이야기를 했다면서 멜랑에흘을 때리기까지 했단다. 그리고는 키아란을 쫓아 길을 떠났단다. 도대체 무슨 사연이 있을까 싶었는데 아무래도 8주 전 죽은 성직자와 기사와 관련이 있어 보였단다.

…

올리비에는 수도원장을 만나서 자신이 수도원에 온 목적을 이야기했단다. 그러면서 뤼크 메버렐을 찾는 것에 협조를 요청했단다. 그리고 올리비에는 예전에 만난 적이 있는 캐드펠을 만나러 왔어. 올리비에의 갑작스러운 방문에 캐드펠은 살짝 놀라기도 했단다. 갑자기 멀리 있는 줄 알았던 아들이 불쑥 들어왔으니… 올리비에는 자신이 수도원에 온 이유를 캐드펠에게도 이야기를 하고 뤼크의 외양에 대해 설명을 했는데, 나이대로 보아 키아란과 매슈 중 한 명이 뤼크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단다. 그래서 올리비에와  캐드펠이 키아란과 매슈를 찾아보았는데 그들은 이미 수도원을 떠난 뒤였단다.

캐드펠은 키아란과 매슈가 남기고 간 소지품을 확인해 보니 뤼크의 것이 있었어. 이로써 키아란과 매슈, 둘 중에 한 명이 뤼크일 가능성이 더 높아졌어. 너희들은 누가 뤼크일 것 같니? 그래서 올리비에와 캐드펠은 그들을 쫓아 길을 나섰단다. 휴 베링어도 나중에 소식을 듣고 길을 나섰단다. 매슈는 키아란을 쫓고, 올리비에와 캐드펠 수사는 매슈를 쫓고, 휴 베링어는 캐드펠 수사를 쫓고 있구나.

…

가장 앞서 떠났던 키아란은 혼자 길을 가다가 시미언 포어 일당에게 잡히고 말았단다. 키아린은 시미언 포어 일당에게 목걸이도 빼앗겼어. 그때 매슈가 나타나서 시미언 포어 일당과 싸웠단다. 이어서 캐드펠, 올리베에까지 와서 싸움에 합류하고 휴 베링어 일행이 오는 소리를 듣자 시미언 포어 일당은 도망쳤단다. 키아란의 목걸이는 결국 시미언에게 빼앗기고 말았어. 올리비에는 매슈가 그가 찾고 있는 뤼크라는 것을 알아 보았단다.

그렇다면 키아란은 누구인가. 키아란은 자신이 이제 목걸이를 하지 않고 있으니 매슈에게 자신을 죽이라고 이야기했단다. 이건 무슨 소리? 캐드펠, 올리비에, 휴 베링어는 키아란이 한 말에 대해 무슨 의미가 있는지 궁금했어. 그제서야 키아란과 매슈는 그동안 있었던 일을 이야기했단다. 키아란은 헨리 주교를 모시던 사람인데 어떤 성직자가 헨리 주교를 모욕해서 분노를 참지 못하고 그를 죽이려고 했는데 그때 라이날드 보사르가 말렸고 그러다가 라이날드는 카아란의 칼에 찔려 죽고 말았어. 뤼크는 자신이 모시는 기사 라이날드가 죽자 그를 죽인 키아란을 추격하였고 키아란은 헨리 주교를 찾아가 자신이 한 일에 이실직고를 했어. 헨리 주교는 자신이 아끼던 키아란이 그런 중죄를 저질렀지만 상대 진영에 넘기는 것은 탐탁지 않게 생각했어. 그렇다고 그냥 넘어갈 수도 없는 일이었지. 그래서 헨리 주교는 키아란에게 자신이 직접 죄를 주었단다. 무거운 십자가 목걸이를 하고 맨발로 순례길을 떠나라고 한 거야. 신발을 신거나 무거운 목걸이를 빼면 누구든 너를 죽여도 좋다는 이야기도 했어. 그 이야기를 매슈, 아니 뤼크가 우연히 들은 거야. 그는 원수를 갚고 싶지만 헨리 주교의 말도 거역할 수 없다고 생각했어. 그래서 키아란에 옆에 붙어 다니면서 그가 신발을 신거나 목걸이를 빼면 죽이려고 한 거야. 키아란이 신발을 신거나 목걸이를 뺐을 때 누구든 죽여도 좋다고 헨리 주교가 이야기했으니 말이야.

키아란은 헨리 주교의 죄값을 받기 위해 발이 상처투성이가 되어도 신을 신지 않았고, 살갗이 벗겨져도 무거운 목걸이를 하고 다녔단다. 그리고 뤼크가 자신의 옆에 붙어 다니는 이유도 알고 있었어. 그리고 자신이 목걸이를 빼앗기게 되자, 이제는 자신의 목숨을 보호할 장치가 사라졌기 때문에 뤼크에게 죽이라고 했던 거야. 한참을 생각하던 뤼크는 키아란을 용서하기로 했단다. 이미 키아란은 고행의 순례를 통해 자신의 죄값을 치렀다고 생각했어. 키아란도 자신의 잘못을 사죄하고 다시 맨발로 고행의 순례길을 떠났단다. 뤼크는 다른 사람들과 함께 다시 수도원으로 돌아왔어. 그리고 멜랑어흘을 다시 만나 사과하고 멜랑어흘은 그를 용서해 주었단다. 둘은 다시 사랑의 결실을 맺어 결혼했단다. 역시, 캐드펠 수사 시리즈에 사랑이 빠지면 안 되지.

…

올리비에는 다시 돌아가기 전에 캐드펠을 찾아와 인사를 했어. 올리비에가 잠시 머물다가 돌아갔는데, 휴 베링어는 올리비에가 캐드펠을 닮은 것 같다고 이야기하자, 캐드펠이 이야기하기를 엄마를 더 닮았다고 이야기했단다. 캐드펠은 휴 베링어에게 진실을 이야기해주었어. 올리비에는 자신의 아들이라고... 그렇게 소설은 끝이 났단다.

캐드펠 수사 시리즈를 읽다 보면 늘 그렇듯이 10권 역시 중세시대 영국을 여행하면서 캐드펠과 함께 범인을 찾아보는 그런 기분을 느껴볼 수 있었단다. 그나저나 스티븐 왕과 모드 황후 사이의 내전은 언제 끝나려나? 캐드펠 수사 시리즈가 끝날 때 같이 끝나려나? 부지런히 독서 편지를 써서 캐드펠 수사 시리즈 11권 이야기도 얼른 해줄게. 그럼, 오늘은 이만.

 

PS,

책의 첫 문장: 1141년 5월 25일 오후, 캐드펠 수사와 슈롭서 행정 장관 휴 베링어는 슈루즈베리 성 바오로 수도원 허브밭의 오두막에서 만났다.

책의 끝 문장: 저 친구는 내 아들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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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

우리는 산신령과 죽어버린 동무에게 술 대신 한잔씩의 물을 바쳐 죽은 짐승의 넋이 편히 쉬기를 빌고, 해질 무렵에 시체를 묻었다. 호박 크기만한 무덤이 다 만들어졌을 때, 나는 무척 슬픔을 느꼈다. 거북은 오랜 생명을 가지며 수천 년이나 산다고 한다. 그러나 희귀한 동물이 우리 집에서 죽었을 때에는 아마 좋은 것을 뜻하지는 않으리라.

 

(82)

“그렇지, 원님께서 몸소 나와서 그렇게 무기도 없이 적에게 대했더라면 그야 옳았을 것이야말고. 아마 다른 원님 같았더라면 그랬을지도 모르지. 하지만 이 원님은 무척 겁쟁이였거든. 유감스럽게도 그건 원님이 아니라 그 손자였더란 말이야. 바로 김삿갓이란 거야. 그렇고말고. 너는 그렇게 생각하지 못했지? 그렇지만 참으로 원님의 손자였다는 거야. ‘적군을 물리치자!’고 그는 조부에게 요구했으나 조부는 들은 체도 않고 적군에게 항복해버렸지 그만...... 그러므로 적군은 계속해서 딴 고을을 무찔렀고 김삿갓은 임금에게 충성하였으므로 조부와 적대하여 도모하지 않고 그만 걸인과 방랑의 시인이 되어버렸지.”

 

(89)

“언제든 하늘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거든 조심스럽게 들어라. 그것은 아주 높은 학문이다.”

“제가 그걸 이해할 수 있을까요?”

아버지는 고개를 끄덕였다.

“너의 영혼은 언제나 맑아야 한다.”

 

(178)

“과거를 너무 생각지 마라.”

끝으로 어머니는 말하였다.

“네가 자주 말한 것처럼 시대가 변하였다. 과거는 새 문화에 앞서 갔다. 새 문화는 자주 분수를 모른다. 그러나 네가 그것에서 무엇을 배우려고 하든지 그것이 생소하리라는 것을 미리 알아야 하며, 또 언제나 온화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

 

(195)

그런 고귀한 한방 의원은 병자의 신체를 거의 만지지조차 않았다. 그들은 등을 두드리지도 않았고, 내부 기관을 청진하지도 않았다. 다만 병자의 얼굴을 보았고 병자가 이야기하는 것을 조심스레 듣고는 맥을 짚었다. 그러고는 처방을 썼고 처방에 따라 조수가 약을 곧 준비하였다. 조제실에는 모든 필요한 약초며 뿌리며 구근이 보관되어 있었고, 거기에서 환약이며 고약이며 즙을 의원의 감시 아래 만들 수 있게 해 두었다. 병자에게는 그 외 아무 일도 없었다. X-레이는 물론, 수술, 주사도 한방 의원은 몰랐다. 다만 특정한 병에만 여러 곳에 침을 놓았다. 이런 곳은 생명선 위에 있어야 했고 그 방해가 병이 된다고 했다.

 

(210-211)

어머지는 오랫동안 잠자코 걷다가 말하였다.

“너는 자주 낙심하기는 하였으나 그래도 충실히 너의 길을 걸어갔다. 나는 너를 무척 믿고 있단다. 용기를 내라! 너는 쉽사리 국경을 넘을 것이고, 또 결국에는 유럽에 갈 것이다. 이 에미 걱정은 말아라. 나는 네가 돌아오기를 조용히 기디라겠다. 세월은 그처럼 빨리 가니, 비록 우리가 다시 못 만나는 한이 있더라도 슬퍼 마라. 너는 나의 생활에 많고도 많은 기쁨을 가져다 주었다. 자! 내 아들아, 이젠 너 혼자 가거라.”

 

(249)

“너는 너무 말이 없고 너무 많이 생각한다.”

그는 웃으면서 말했다.

“침묵은 오래된 동방에서는 아직도 미덕으로 인정되나, 서방에서는 그렇지가 않아. 여기선 그게 비사교성의 표시로, 심지어는 거만의 상징으로 여겨진다. 언제나 이야기하는 데에 섞여 같이 대화를 나누어라. 무엇에 관한 이야기든 간에. 날씨나 기후나 또는 음식이나 옷에 이르기까지. 다른 사람과 사교하는 동안에는, 땅에서 살고 있는 이상엔 언제나 철학적인 일에 대해서만 이야기할 수는 없단다. 유럽 사람도 땅위에서 살고 있으며 즐겨 세상 이야기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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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지 감자껍질파이 북클럽
메리 앤 섀퍼.애니 배로스 지음, 신선해 옮김 / 이덴슬리벨 / 2018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오늘은 <건지 감자껍질파이 북클럽>이라는 책에 대해 이야기할게. 이 책에 눈에 끌린 것은 감자껍질파이라는 독특한 책제목 때문이란다. 그리고 책제목에 있는 ‘북클럽’도 관심을 갖게 했어. 아빠는 독서 모임을 해 본 적은 없지만, 독서 모임이 등장하는 소설들에 관심이 있단다. 소설 속이긴 하지만 그 독서 모임에서 책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재미있고, 특히 아빠가 읽었던 책들이 나오면 더 집중해서 읽게 된단다. 그리고 그들이 추천한 책들 중에 아빠의 리스트에 추가하는 책들도 있었어. 그래서 북클럽에 관한 소설이라고 하면 더 관심이 가서 읽곤 해. 아무튼 이 책도 책제목을 보고 읽게 되었단다.

지은이를 보니 두 명이더구나. 메리 앤 셰퍼, 애니 배로스. 책소개를 읽어보니 그들은 이모와 조카 사이였어. 이 책은 이모 메리 앤 셰퍼가 쓰시다가 건강 악화로 마무리를 하지 못한 것을 조카 애니 배로스가 이어서 마무리를 했다고 하는구나. 이모는 메리 앤 셰퍼는 악화된 건강을 회복하면 좋았을 텐데, 이 책이 출간되기 직전인 2008년에 돌아가셨다고 하는구나. 안타깝구나. 하지만 이 책은 많은 사랑을 받게 되었고, 영화로도 만들어졌다고 하더구나. 그렇게 많이 사랑을 받아서 우리나라에도 출간되었고, 아빠도 읽을 수 있게 되었구나. 이런 것도 인연인 듯 싶구나. 전혀 모를 뻔한 사람을 소설을 통해서 알게 되고 말이야. 시간이 한참 지났지만, 메리 앤 셰퍼의 명복을 빌어 본다.

 

1.

이 소설은 2차 세계대전 후 채널 제도 건지 섬이 주요 배경지란다. 구글 지도에서 채널 제도 건지 섬을 찾아보면 영국과 프랑스 사이 도버 해협에 위치한 섬으로 프랑스 쪽에 가깝게 위치하고 있단다. 하지만 건지 섬은 영국령 섬이란다.

이야기는 1946년 1월 8일 시작된단다. 주인공 줄리엣은 어렸을 때 부모님을 잃고 친척집에서 지내다가 기숙학교에 다녔어. 기숙학교에서 소피라는 친구를 만나 친해졌고 소피의 집에도 자주 놀러 가서 며칠씩 지내곤 했어. 그래서 소피의 가족들, 특히 오빠 시드니와도 친해졌는데 시드니는 커서 스티븐슨&스타크 출판사를 운영하게 되었고 작가가 된 줄리엣은 시드니가 운영하는 출판사에서 책을 냈어. 줄리엣의 두 번째 책 <이지 비커스태프, 전장에 가다>라는 2차 세계대전 배경의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영국 여기저기를 다니면서 기념회를 열기도 했어.

그러던 어느 날 멀리 건지 섬에 사는 도시 애덤스라는 사람으로부터 편지가 왔어. 그가 가지고 있는 책에 줄리엣의 주소가 적혀 있다면서 도움을 요청하는 편지였어. 건지 섬에 서점이 없어서 찰스 랭의 책을 구입하고 싶은데 도와달라는 내용이었어. 줄리엣의 주소가 적힌 책이 멀리 건지 섬으로 간 것도 신기하고 그 주소를 보고 낯선 이가 도움을 요청한 것도 신기하고 해서 줄리엣은 찰스 랭의 책과 자신의 책을 보내주었어.

그런 인연으로 줄리엣과 도시는 편지를 주고 받았어. 도시는 건지 감자껍질북클럽이라는 재미있는 이름의 북클럽을 하고 있다고 했어. 그 즈음 줄리엣은 <타임스> 제안으로 글을 연재하기로 했는데 건지 감자껍질파이 북클럽에 대해 쓰면 좋을 것 같아서 도시에게 허락 받기 위해 편지로 물어보았어. 도시는 당연히 괜찮다는 답장을 받았단다. 도시가 다른 북클럽 회원들에게 이야기를 해서 다른 멤버들도 줄리엣에게 편지를 보내기 시작했단다. 대부분 호의적인 내용이었고 줄리엣도 진심을 담아 답장했단다.

그들과 주고받은 편지 내용에 따르면... 2차 세계대전 당시 건지 섬도 독일군에 의해 점령되어 통제를 받고 있었어. 마을 사람들이 오랜만에 몰래 돼지고기파티를 하고 통금시간이 지나 집에 가다가 그만 독일군에게 검문을 당하게 되었대. 엘리자베스가 기지를 발휘하여 독일 책을 읽는 책모임을 가졌다가 늦었다면서 미안하다고 했어. 독일 책을 읽다가 늦었다고 했으니 독일군이 봐줄 만도 했지. 그래서 무사히 집에 돌아올 수 있었어. 이 에피소드는 마을 사람들이 모두 알게 되었고 정식으로 책모임을 하자고 해서 북클럽이 시작되었어. 그런 모임에 먹을 것이 빠질 수 없었지. 하지만 전쟁 중이라서 먹을 것이 부족했어. 누군가 감자껍질로 만든 파이를 만들어 와서 먹게 되었는데 그것이 북클럽 이름이 되었단다. 감자껍질파이 북클럽.

줄리엣은 엘리자베스와도 연락을 하고 싶었지만 엘리자베스는 전쟁 중에 강제노동자를 숨겨 주었다가 독일군에게 발각되어 수용소로 끌려갔다고 했어. 전쟁은 끝났지만 엘리자베스는 아직 돌아오지 않았고 북클럽 사람들은 엘리자베스를 계속 기다라고 있었어. 건지 섬 북클럽 멤버들은 대부분 호의적인 편지를 보내주었는데 마을의 다른 사람 애들레이드 애디슨이 부정적인 내용에 북클럽 멤버들의 뒷담화를 잔뜩 쓴 편지를 보내왔어. 그러면서 건지 감자껍질파이 북클럽을 <타임스>에 투고하지 말아달라고 요청했어. 특히 엘리자베스의 험담을 했는데 독일군 장교 헬만의 아이도 낳았고 지금은 북클럽 멤버들이 아이를 키우고 있다고도 했어. 어떤 사연이 있었던 것일까?

 

2.

한편 얼마 전부터 마크 레이놀즈라는 모르는 사람으로부터 꽃이 배달되어 왔어. 아무런 편지도 없이 꽃만 배달되었어. 알고 보니 어떤 미국인이었어. 만나 보았지. 호감형에 자신과 잘 맞아 데이트도 자주 했어. 출판사 사장 겸 친구의 오빠 시드니는 마크를 멀리하라고 충고했단다. 시드니가 줄리엣에게 연정을 품은 것 같기도 하지만 시드니는 동성연애자였단다^^ 남자의 육감인지 마크가 마음에 들지 않아서 반대했던 거야.

...

다시 북클럽 이야기를 해보자. 도시는 엘리자베스에 대한 이야기를 좀더 해줬어. 엘리자베스는 독일군 장교인 헬만 대위와 진심으로 사랑했대. 헬만 대위는 다른 독일군과 달리 섬 사람들에게 잘 대해주어 모두들 친하게 지냈다고 했어. 하지만 전투에 참여했다가 그만 죽고 말았대. 앞서 이야기했듯이 엘리자베스는 강제노동자를 숨겨주었다가 수용소로 끌려가서 엘리자베스의 딸 킷은 북클럽 사람들이 돌아가며 보살펴주고 있다고 했어.

…

건지 섬은 도버 해협 사이에 있다 보니 적의 배를 감시하기에 좋은 곳이었어. 독일군이 점령한 후 섬은 요새화되었다고 했어. 독일군이 건지 섬을 점령한다는 소식을 들은 마을 사람들은 아이들이라도 런던으로 피신시키기로 했어. 아이들이 무서워할까 봐 여행 간다는 식으로 이야기를 했는데, 앞서 소개한 뒷담화대마왕 애들레이드가 와서 기도를 한답시고 아이들에게 진실을 다 이야기해서 아이들이 겁먹고 모두 울고 말았어. 엘리자베스는 그런 애들레이드의 뺨을 시원하게 때리고 내쫓았다고 하더구나. 엘리자베스와 애들레이드는 그런 악연이 있었구나. 엘리자베스의 에피소드를 들려줄 때마다 엘리저베스가 마음에 들었고 줄리엣도 엘리자베스가 얼른 돌아오길 바랬어. 편지로만 주고 받는 것이 부족하다고 느낄 즈음 줄리엣은 건지 섬에 가기로 했단다. 직접 만나고 직접 보면 글도 더 잘 써질 테니까 말이야.

…

한편, 마크는 줄리엣에게 청혼을 했고 줄리엣은 생각해 보겠다고 하자, 마크는 불같이 화를 내어 줄리엣은 깜짝 놀랐어. 마크는 시드니와 친하게 지내는 것도,  건지 섬에 가는 것도 싫다고 했어. 얼른 헤어져야겠구나.

...

1946년 5월 22일. 줄리엣이 드디어 건지 섬에 도착했고 모두들 환대해 주었단다. 당분간 비어 있는 엘리자베스의 집에서 지내기로 했어. 섬에서 있었던 일들을 시드니에게 편지를 보내서 책을 읽는 독자들도 알 수 있었단다. 시작할 때 이야기했듯이 이 소설은 편지로 이루어져 있어서 등장인물이 편지를 보내지 않으면 스토리를 알 수가 없어 ㅎㅎ.

어느 날 건지 섬으로 엘리자베스와 함께 수용소 생활을 한 레미 지로라는 사람의 편지가 왔어. 불길함이 현실이 되었구나. 엘리자베스는 전쟁이 끝나기 얼마 전인 1945년 3월 처형당했다고 헸어. 엘리자베스는 수용소에 있는 동안 많은 사람들에게 용기를 주고 따뜻하게 대해 주었다고 했어. 끝까지 엘리자베스다웠구나. 편지를 보내준 레미 지로는 건강이 안 좋아 요양원에 있다고 했단다. 북클럽 멤버들은 엘리자베스의 소식을 듣고 모두 슬퍼했어. 북클럽의 창립자이자 어찌 보면 멤버들의 정신적 지주였는데 말이야. 도시는 다른 북클럽 멤버인 아멜리아와 함께 레미를 만나러 갔단다.. 레미를 만나고 그녀에게 건지 섬에 오라고 제안했어. 그래서 나중에 레비는 건지 섬에 왔어.

...

건지 섬은 조용하고 평화롭고 아름다운 섬이야. 줄리엣도 건지 섬에 있으면서 행복했고 글도 잘 써졌어. 엘리자베스의 딸 킷도 줄리엣을 엄청 잘 따랐단다. 마크가 전화를 걸어 건지 섬에 온다는 것을 줄리엣이 만류했단다. 조용하고 평화로운 건지 섬과 마크는 어울리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어. 또는 그를 멀리하고 싶어졌을 수도 있고… 마크는 전화로 또 청혼을 했는데 줄리엣은 이번에도 거절했단다. 시드니 오빠가 주말에 건지 섬에 방문했어. 감자껍질파이 북클럽 멤버들 모두 시드니를 반기고 좋아했어. 다들 줄리엣과 관계를 궁금해하기도 했는데 시드니는 자신이 묵고 있는 집주인 이솔라 할머니에게 조심스럽게 자신은 동성애자라고 이야기했단다.

…

줄리엣이 마크에게 건지 섬에 오지 말라고 하고 청혼을 또 완강히 거절한 것은 아마 도시의 영향도 있었던 것 같아. 건지 섬에 도착해서 도시를 처음 만났을 때부터 그에게 호감을 가진 것 같았거든. 섬에서 지내면서 둘이 함께 하는 시간도 많아지고. 그 날도 둘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지. 근데 그때 뜻하지 않은 마크가 온 거야. 그렇게 오지 말라고 했는데도 말이야. 잠시 어색한 분위기… 도시는 이내 자리를 피해주었지. 마크는 킷이 줄리엣과 함께 있는 것을 보고는 얼른 다른 사람에게 넘기라고 했어. 짐만 될 뿐이라고. 어쩜 말을 그리 밉게만 할까. 그렇게 줄리엣을 모르는 사람이 어찌 청혼을 할 수 있는지 모르겠네. 줄리엣은 그런 말을 뱉은 마크에게 명확하게 헤어지자고 했단다. 이제 도시와 잘 되는 일만 남았겠구나.

 

3.

이솔라 할머니가 보관한 편지들 중에 오스카 와일드의 편지처럼 보이는 편지들이 있었어. 필적 전문가들이 와서 확인을 해보니 오스카 와일드 것이 맞다고 했어. 대박. 그런데 시드니와 함께 섬에 방문한 출판사 직원 빌리 비가 그 편지들을 훔치려다가 걸려서 쫓겨나는 작은 에피소드도 있었어. 이 범인을 찾는데 혁혁한 공을 세운 이는 이솔라 할머니였어. 이솔라 할머니는 평소에 추리를 하는 것을 즐겨 했거든.

…

마크가 떠난 후로 줄리엣은 고민 끝에 킷을 자신이 입양하기로 했단다. 한편 도시는 레미와 함께 여행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줄리엣은 속상했단다. 마음에 두고 있는 도시가 다른 여자랑 여행을 준비하고 있으니. 레미가 몸이 허약해서 도와준다는 순수한 마음이긴 하지만...

이솔라 할머니도 그런 도시와 레미를 유심히 살펴보고는 도시가 레미를 사랑한다는 의심을 강하게 했어. 또 추리를 시작했어. 그 증거를 찾으려고 도시의 집을 청소해 주겠다고 하면서 도시가 출근하고 난 후 그의 집에 갔어. 하지만 도시가 레미를 사랑한다는 증거는 찾지 못했단다. 이상하게도 줄리엣의 사진과 소지품만 있었어. 이솔라 할머니는 줄리엣에게 찾아가 자신의 임무를 실패했다고 말하며 줄리엣의 사진과 소지품들이 있다고 이야기했어. 그러자 줄리엣은 깨달았지. 이솔라가 놓친 것. 도시도 줄리엣을 좋아하고 있다는 증거. 줄리엣은 바로 도시를 찾아가 청혼했단다. 도시도 당연히 좋다고 했어. 그렇게 소설은 끝이 났단다.

따뜻한 소설 한편 잘 읽었단다. 엘리자베스가 짠~ 하고 돌아왔으면 더 좋았겠지만 말이야. 북클럽에 관한 소설이다 보니 여러 가지 책 이야기들도 나왔단다. 이 책의 뒷편에 보면 이 소설에 등장했던 책들 리스트를 뽑아 주어 좋았단다. 아빠가 읽은 책도 있고, 아빠가 읽고 싶은데 아직 읽지 못한 책도 있고, 처음 제목을 들어본 책들도 있었단다. 나중에 읽을 책이 없을 때 여기에 적힌 책 리스트도 함 참고해 봐야겠구나. 그리고 이 소설을 읽고 나서 <건지 감자껍질파이 북클럽> 영화도 찾아 보았단다. 약간 편집한 부분이 있었지만 소설의 대부분을 그대로 영화로 잘 만든 것 같구나. 소설을 읽으면서 상상했던 화면이 잘 연출되어서 영화도 소설만큼 잔잔하고 따뜻했단다. 나중에 너희들도 기회가 되면… 그럼 오늘은 여기까지.

 

PS,

책의 첫 문장: 시드니 오빠, 수전 스콧은 진짜 대단해요.

책의 끝 문장: 오오, 신을 찬양할지어다!


나 역시 전쟁이 끝없이 이어진다고 느꼈었어요. 아들 이언이 이집트 알라메인에서 죽었을 때(엘리의 아버지인 존과 함께 전사했지요.) 조문객들이 찾아와 나를 위로한답시고 하는 말이 "삶은 계속되는 거예요"였어요. 엉터리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당연히 삶은 계속되지 않아요. 계속되는 건 죽음이죠. 이언은 이제 죽었고 내일도 내년에도 그 후로도 영원히 죽어 있을 테니까. 죽음에는 끝이 없어요. 하지만 어쩌면 슬픔에는 끝이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엄청난 슬픔이 노아의 대홍수처럼 나의 세상을 휩쓸어버렸고, 여기서 벗어나려면 꽤 오랜 시간이 걸리겠죠. 그런데 벌써 물 위로 솟은 작은 섬들이 있네요. 희망? 행복? 뭐 그런 것들로 부를 수 있겠죠. 당신이 의자 위로 올라서서 부서진 건물 더미를 애써 외면한 채 반짝이는 햇빛을 받는 모습을 기분 좋게 상상해본답니다. - P162

나는 잘못됐다고 사과하고는 오빠 말이 전적으로 옳다, <오만과 편견>이야말로 이 세상에 존재하는 가장 훌륭한 러브 스토리다, 라고 말해줬어요. 긴장감이 엄청난 작품이기 때문에 끝까지 읽기도 전에 애간장이 녹아서 정말로 죽을지도 모른다고도 얘기해줬죠. - P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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