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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너
존 윌리엄스 지음, 김승욱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5년 1월
평점 :
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그럴 수도 있구나.
작품이 쓰여진 지 50년이 지나고 나서 큰 인기를 끌다니… 이미 그 작품을 쓴 지은이 존 윌리엄스는 세상을 떠난 후이고 말이야. 이
소설은 그런 이력을 가지고 있단다. 1965년에 소설을 쓰여졌지만, 당시
호평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에게는 인기를 끌지 못했대. 그러다가 약 50년이
흐르고, 이 소설이 출간되었던 미국이 아니라,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유럽에서 뜨거운 인기를 얻었대. 그리고 2013년에는 영국의 최대 체인 서점인 워터스톤의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는구나.
그런 인기의 여세를 몰아 우리나라에도 출간이 되었고, 많은 사람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게 되었단다. 그리고 그의 다른 책들도 차례로 출간되었단다. 아빠는 <스토너> 보다
존 윌리엄스의 소설은 <아우구스투스>라는 소설을
먼저 읽었단다. 그 소설을 재미있게 읽어서, 무덤 속에 들어간
존 윌리엄스를 다시 세상 밖으로 끄집어낸 그 소설 <스토너>를
더욱 읽어보고 싶더구나.
그리고 이번에 그 소설을 읽게 된 거야. 한 남자의 일생에 관한 이야기였어. 아빠와 상황도 다르고, 직업도 다른데도 읽는 내내 감정이입이 되던지.. 정말 진심으로 주인공 스토너의 행복을 빌었단다. 자, 그럼 그의 삶이 어땠는지 이야기해줄게.
1.
윌리엄 스토너는 1910년 열아홉 살에 미주리 대학에 입학을 했어.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어린 시절부터 아버지의 농사를 도왔던 그에게 대학은 생각지도 못했던 것인데, 아버지는 스토너가 농과대학을 내오면 농사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어. 그렇게
스토너는 미주리대학교 농과대학에 들어갔어. 그런데, 2학년
때 문학 수업 때 알게 된 셰익스피어의 소네트가 그의 삶을 바꿔놓게 되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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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내게서 계절을 보리
추위에 떠는 나뭇가지에
노란 이파리들이 몇 잎
또는 하나도 없는 계절
얼마 전 예쁜 새들이
노래했으나 살풍경한 폐허가 된 성가대석을
내게서 그대 그 날의
황혼을 보리
석양이 서쪽에서 희미해졌을
때처럼
머지않아 암흑의 밤이
가져갈 황혼
모든 것을 안식에 봉인하는
죽음의 두 번째 자아
그 암흑의 밤이 닥쳐올
황혼을.
내게서 그대 그렇게 타는
불꽃의 빛을 보리.
양분이 되었던 것과 함께
소진되어
반드시 목숨을 다해야
할 죽음의 침상처럼
젊음이 타고 남은 재
위에 놓인 불꽃
그대 이것을 알아차리면
그대의 사랑이 더욱 강해져
머지않아 떠나야 하는
것을 잘 사랑하리.
그대 이것을 알아차리면
그대의 사랑이 더욱 강해져
머지않아 떠나야 하는
것을 잘 사랑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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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토너는 이 소네트를 알게 되고 난 후 세상은 다른 모습으로 보였어. 숨
하나가 다른 의미로 다가왔고, 햇빛 한 줄기에 의미가 있었어. 세상의
모든 존재가 신비롭게 느껴졌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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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윌리엄 스토너는 자신이
한참 동안 숨을 멈추고 있었음을 깨달았다.그는 부드럽게 숨을 내쉬면서 허파에서 숨이 빠져나갈 때마다
옷이 움직이는 것을 세심하게 인식했다. 그는 슬론에게서 시선을 떼어 강의실 안을 둘러보았다. 창문으로 비스듬히 들어온 햇빛이 동료 학생들의 얼굴에 안착해서, 마치
그들의 안에서 나온 빛이 어둠에 맞서 퍼져나가는 것처럼 보였다. 한 학생이 눈을 깜빡이자 가느다란 그림자
하나가 뺨에 내려앉았다. 햇빛이 뺨의 솜털에 붙들려 있었다. 스토너는
책상을 꽉 붙들고 있던 손가락에서 힘이 빠지는 것을 느꼈다. 그는 손을 이리저리 돌려보며 그 갈색 피부에
감탄하고, 뭉툭한 손끝에 꼭 맞게 손톱을 만들어준 그 복잡한 메카니즘에 감탄했다. 작고 작은 정맥과 동맥 속에서 섬세하게 박동하며 손끝에서 온몸으로 불안하게 흐르는 피가 느껴지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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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후 스토너는 문학으로 전공을 바꾸었어. 부모님한테는 이야기하지 못하다가
졸업식에 되어서야 이야기를 꺼냈어. 부모님은 크게 실망을 했지만, 스토너의
의지는 굽힐 수 없었어. 스토너는 석사, 박사 과정까지 공부를
했고, 나중에는 그 학교에서 강사로 학생들을 가르치기까지 했어..
그렇게 오랜 학교 생활을 했지만, 스토너는 친구를 많이 사귀지는 않았어. 박사 과정을 하면서 데이브 매스터스와 고든 핀치와 친하게 지냈는데, 1차
세계 대전 자원 여부를 두고 사이가 안 좋아지기도 했어. 데이브와 고든은 군대에 자원하는 것을 당연하다고
생각했는데, 스토너는 고심 끝에 자원을 안했거든. 데이브는
전쟁에 나간 지 일 년도 되지 않아서 전사 소식이 전해졌단다.
2.
스토너는 셰익스피어를 처음 만났을 때의 전율을 또 한 번 느꼈어. 이번에는
이디스라고 하는 여인한테였어. 첫 눈에 반한 스토너는 이디스에게 구애 끝내 사귀게 되었고, 결혼까지 하게 되었어. 하지만, 이
결혼은 완벽한 실패였단다. 이디스는 심한 히스테리를 겪고 있었어. 이디스의
비위를 맞추기가 정말 힘들었어. 이디스가 스토너를 사랑하고 있는 것 같지도 않았거든. 이디스의 감정은 이랬다 저랬다, 기분이 좋았다 나빴다 했어. 잠자리도 늘 거부를 했어.
그러다가 결혼 3년 차에 갑자기 이번에는 임신을 하고 싶다고 했어. 이디스가 좀 나아지는가 싶었는데, 그게 아니었어. 히스테리는 점점 심해졌지. 스토너의 가정 생활은 최악을 걷다가 딸
그레이스를 얻고 나서 좀 나아졌단다. 딸이 커가면서 딸과 이야기를 자주 나누었어. 히스테리로 신경이 날카로운 이디스는 주로 혼자 지냈고, 스토너는
어린 그레이스와 함께 서재에서 함께 했어. 둘이 같이 있으면 웃음꽃도 피웠고, 그레이스도 아빠를 잘 따랐단다.
그런데 어느날 이디스가 아빠 일에 방해가 된다는 이유로 그레이스를 서재에 못 들어가게 했어. 그것뿐만 아니라 이디스는 자신이 그레이스를 끼고 있었어. 스토너는
이제 집에 와도 그레이스를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별로 없었어. 그레이스도 점점 살이 빠져가면서 웃음을
잃은 아이가 되어갔어. 하지만 이디스의 히스테리에 소심한 스토너는 그냥 지켜봐야 했어.
스토너가 학교에서 대학교수로 일하고 있었는데, 집에서의 생활이 이렇다
보니 주로 학교에서 보내곤 했어. 학교에서의 생활은 그래도 무난한 생활을 하고 있었는데, 괴짜 교수인 로맥스의 제자 찰슨 워커가 스토너의 세미나를 들으면서 학교 생활도 삐그덕거렸어. 찰슨 워커는 오만과 교만으로 가득 찬 학생인데, 그의 발표의 내용도
다른 학생의 발표를 공격하는 내용이었어. 스토너가 생각하기에 찰슨 워커는 낙제점을 줄 수밖에 없었어.
하지만, 워커는 이 일에 크게 불만을 갖고 이의신청을 했고, 구두시험으로 재시험을 진행하게 되었어. 심사위원으로 스토너도 참석을
했는데, 거만한 워커와 지도교사인 로맥스가 사전에 준비한 질문과 답변으로 진행되는 것 같았어. 스토너는 영문학에 있어서 아주 기본적인 질문들을 던졌지만, 워커는
제대로 된 답변을 하나도 하지 못했어. 로맥스가 자신의 제자를 변호했지만, 윌리엄은 불합격을 줄 수밖에 없다고 했어.
그런데 로맥스 교수는 얼마 뒤 학과장이 되었어. 그리고 그는 학과장의
권한으로 워커에게 기회를 주어 회생하게 했고, 스토너에게는 좋지 않은 시간대의 좋지 않은 교과목을 할당하는
것으로 비겁한 복수를 했지.
3.
직장에서도, 가정에서도 삶의 의미를 잃은 스토너. 그레이스와 이야기를 하고 싶었지만, 이디스가 가로막았어. 그러던 어느날 예상치도 못했던 방향에서 변화가 찾아왔어.
옛날 세미나에서 들었던 젊은 강사 캐서린이 찾아와서 논문을 봐달라고 했어. 당시
삶의 의욕을 잃었던 스토너는 그 논문에 큰 관심을 가지지 않았어. 그러다가 약속했던 시간이 다 되어
예의상 열어본 그 논문에 큰 감명을 받았어. 너무 훌륭한 논문이었어.
그 사실을 이야기해주고 싶어서 바로 캐서린을 찾아가 논문에 대한 이야기를 했는데, 그때부터
캐서린에게 사랑을 감정을 느꼈어. 이후 이런저런 핑계를 찾아 그녀의 집에 가서 이야기를 나눴어. 그는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했는데, 사랑이라는 것이 가릴 수 있다고
가려지겠니.
스토너는 자신의 이런 감정이 캐서린에게 방해가 될까봐 서서히 연락을 끊었단다.
그런데 캐서린이 병가를 냈어. 위로 차 찾아갔더니, 캐서린도
사실 스토너를 무척 좋아하고 있었던 거야. 그들은 이후 뜨거운 사랑을 하게 되었어. 이디스로부터 받지 못한 사랑을 캐서린으로부터 그것도 진심 어린 사랑을 받게 되었단다. 나이 43살에 스토너는 진정한 사랑을 알게 되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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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2)
나이 마흔셋에 윌리엄
스토너는 다른 사람들이 훨씬 더 어린 나이에 이미 배운 것을 배웠다. 첫사랑이 곧 마지막 사랑은 아니며, 사랑은 종착역이 아니라 사람들이 서로를 알아가는 과정이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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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캐서린과 사랑에 빠진 이후 스토너는 다시 삶의 의미를 찾았어. 활력도
되찾았어. 집에서도 이디스와 사이가 좋아지기도 했어. 그런데
알고 보니 이디스도 이미 캐서린과 관계를 알고 있었던 거야. 이디스는 그런 관계에 대해 개의치 않았어. 이디스가 크리스마스를 맞이하여 그레이스와 함께 친정에 갔어. 그
덕에 스토너에게 있어 이디스와 온전히 일주일을 보낼 수 있었어. 일주일 간 산장에 머물면서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게 된단다.
…
그들의 사랑은 학교에서도 소문이 나고, 앙숙인 로맥스 교수는 핀치
학장에게 항의를 하고, 핀치는 스토너에게 친구로서 조언을 했어. 캐서린도
이미 소문을 알고 있었고, 스토너와 사랑이 영원할 수 없다고 생각했어.
캐서린은 스토너를 이해한다면서, 마지막 사랑을 나누고 콜롬비아를 떠났단다.
…
아빠가 생각하기에 그때 스토너의 삶도 끝났다는 생각이 들었어. 그리고
한번뿐인 삶인데, 스토너의 선택은 옳은 것인가? 그렇게 캐서린을
보내고 나면 스토너 자신은 또다시 삶의 의미를 잃게 되는데, 남의 시선을 의식한 윤리적인 선택을 했어야
했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
3.
딸 그레이스는 엄마의 영향으로 불안정한 정서를 가진 아이로 자라났어. 스토너는
그레이스를 해방시켜 주기 위해서 대학을 집에서 먼 곳으로 보내려고 했으나, 이디스의 강력한 반대로 그레이스도
미주리 대학에 입학했어. 입학하자마자 임신을 하게 되었는데, 이디스는
분노를 했어. 하지만, 남자 집안이 괜찮아서 이내 결혼을
시키기로 했어. 그래서 이디스는 결혼을 하고 시댁인 세인트루이스로 갔어.
그런데 아기가 태어나기도 전에 남편은 2차 세계 대전으로 군대에 끌려가
죽고 말았단다. 이디스가 집에 오라고 했지만, 그레이스는
오지 않겠다고 했어. 그렇게 그레이스는 엄마로부터 해방을 한 것이었지.
하지만 스토너는 여전히 해방하지 못하고, 이디스의 히스테리 울타리 안에 살고 있었어. 캐서린이 떠난 이후로 그는 폭삭 늙은 것처럼 보였고, 그냥 시간이
흐르는 대로 자신이 해야 할 일을 하면서 살았어. 그리고 불현듯 찾아온 암. 스토너에게 암을 이겨내야 할 이유가 없었던 것 같았어.
캐서린…
그녀의 소식도 멀리서 들려왔지. 동부 지역에서 그녀가 쓴 책이 큰
성공을 거두었다는 소식을 접했어. 물론 직접 전해들은 것은 아니고… 그
책을 사 보았는데 “W.S에게”는 헌사가 적혀 있었단다.
…
스토너에게 가장 소중한 두 사람…
딸 그레이스와
그리고…. 캐서린…
결국 캐서린과 다시 만나지 못하고 눈을 감았어.
끝내…
….
스토너의 삶 전체적으로 봤을 때는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 수 있지만, 그래도
스토너에게는… 짧지만 깊은 진정한 사랑이 있었고, 자신이
사랑하는 문학을 죽을 때까지 공부할 수 있었으니까, 그래도 괜찮았던 삶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 그의 삶에 캐서린이 있어서 정말 다행이었어.
…
소설 한 권에 빠져 읽다 보니 한 사람의 인생이 끝나버렸어. 그렇게
인생은 짧은 것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되는구나. 아빠도 요즘 문득 깜짝 놀라는 경우가 있어. 이렇게 세월이 지나버렸다니… 엊그제 같았던 대학 생활도 20년을 넘겼다니… 그때의 기억이 여전히 생생한데 말이야…
삶이란 무엇일까?
어떻게 살아야 할까?
우린 답을 구할 수 있을까?
답을 구할 필요는 있을까?
이 책은 참 많은 것을 생각하게 만들었단다. 뒤늦게 이 책이 유명해져서
아빠도 읽게 되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단다. 검색을 좀 해보니 이 소설을 영화로도 만든다고 하는구나. 고인이 된지 한참이 지난 이 책의 지은이 존 윌리엄스는 그가 죽은 다음 이런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 것은 알고
있을까?
(252)
모든 사람이 이 의문이 이토록 비정하게 다가오는지 궁금했다. 이 의문은 슬픔도 함께 가져왔다. 하지만 그것은 그 자신이나 그의 운명과는 별로 상관이 없는 일반적인 슬픔이었다.(그의 생각에는 그런 것 같았다.) 문제의 의문이 지금 자신이 직면한 가장 뻔한 원인, 즉 자신의 삶에서 튀어나온 것인지도 확실히 알 수 없었다. 그가 생각하기에는 나이를 먹은 탓에, 그가 우연히 겪은 일들과 주변 상황이 강렬한 탓에, 자신이 그 일들을 나름대로 이해하게 된 탓에 그런 의문이 생겨난 것 같았다. 그는 보잘것없지만 지금까지 자신이 배운 것들 덕분에 이런 지식을 얻게 되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서 우울하고 역설적인 기쁨을 느꼈다. 결국은 모든 것이, 심지어 그에게 이런 지식을 알려준 배움까지도 무익하고 공허하며, 궁극적으로는 배움으로도 변하지 않는 무(無)로 졸아드는 것 같다는 생각도 마찬가지였다.
(276)
그녀는 즐거운 웃음을 터뜨렸다. "그럼요, 정숙하고 말고요!" 그녀는 조금 차분해져서 과거를 돌아보는 듯한 표정으로 미소를 지었다."나도 나 자신을 그렇게 생각했던 것 같아요. 정숙함을 던져 버릴 이유가 없을 때는 사람들이 서로에게 얼마나 정숙해 보이는지! 자신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알기 위해서는 사랑에 빠져보아야 해요. 당신과 함께 있을 때 나는 가끔 내가 세계 최고의 헤픈 여자가 된 것 같아요. 헤프지만 열정적이고 신실한 여자. 그 정도면 정숙해 보이나요?"
(289)
어느 날 저녁, 그러니까 함께 보내는 시간이 거의 끝나갈 무렵, 캐서린이 조용히 말했다. 마치 멍하니 다른 생각에 잠긴 것 같은 표정이었다. "빌, 우리가 앞으로 다른 것을 결코 누릴 수 없게 된다 해도, 이번 주의 기억은 남아 있을 거예요. 너무 소녀 같은 말인가요?"
"그것이 소녀 같은 말이든 아니든 상관없고." 스토너는 말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 말이 사실이니까."
"그럼 말할래요." 캐서린이 말했다. "이번 주의 기억은 우리에게 남아 있을 거예요."
마지막 날 아침에 캐서린은 오두막 안의 가구들을 정돈하고, 천천히 세심하게 청소를 했다. 그리고 그동안 끼고 있던 결혼반지를 빼서 벽과 벽난로 사이의 틈새에 끼워놓았다. 그녀가 어색하게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여기에 우리 물건을 하나 남겨두고 싶어서요. 이곳이 존재하는 한 영원히 남아 있을 만한 물건으로. 바보 같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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