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평론 통권 154호 - 2017년 5월~6월
녹색평론 편집부 지음 / 녹색평론사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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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녹색평론 154호를 읽었단다. 아빠가 녹색평론을 읽기 시작한지 언~ 8년 차그 전까지는 정부를 욕하면서 이 책을 읽었는데, 정부를 지지하면서 읽게 될 줄이야. 녹색평론에서 주장하고 있던 여러 이야기들이 새로운 정부에서도 같은 마음으로 이야기해주었으면 하는구나. 하지만 현실과 이상은 차이가 있는 법. 아빠는 서두르지 않을 거야. 조금씩이라도 나아갔으면 하는 바램이란다.

최근에 문재인대통령의 몇 번에 걸쳐 연거푸 탈핵 선언을 하는 것을 보면서, 얼마나 뿌듯했는지 모른단다. 그가 이야기하는 탈핵의 속도가 느리다고 이야기하는 이들도 있을 거야. 너무 욕심을 부리지 않았으면 한다. 방향을 잡았다면 속도가 다소 느리더라도 지지를 해주어야 한다고 아빠는 생각해.

아빠도 새로운 정부를 지지하지만, 정치 개혁 측면에 있어서는 큰 기대는 하지 않는단다. 왜냐하면, 그것은 대통령 한 명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거든. 국회가 바뀌어야 하는데, 그것이 그리 쉬운 일은 아니야. 그리고 국회의원 선거도 너무 멀리 있어서, 지금 현시점의 국민들의 마음이 전혀 반영되지 않은 국회이기도 하고 말이야. 그런 것을 보면 대통령 선거와 국회의원 선거 시점이 일치해야 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도 했단다. 그래야 바뀐 대통령이 새로운 정책을 구현하는 게 도움이 될 거라는 생각이 들었어.

 

1.

최근 녹색평론에서는 시민의회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하고 있단다. 추첨 민주주의가 이상이라고 하면, 시민의뢰는 현실에 가까운 것이라고 할 수 있어. 충분히 논의되고, 실천으로 옮길 수 있는 것이거든. 시민의회에 관해 몇몇 분들이 좌담회를 한 것을 이 책에 실었단다. 시민의회라는 것이 무엇이냐…. 지난번 녹색평론을 읽고 쓴 독서편지에서도 이야기한 것처럼, 중요한 국가 정책을 결정할 때나 그런 국가 정책을 제안할 수 있는 시민들로 이루어진 의회를 이야기하는 거야. 지금은 국회에서만 결정하고 끝이 나지만, 중요한 국가 정책은 시민의 뜻이 오롯이 반영이 된 시민의회에서 한번 더 결정을 해야 한다는 것이지. 그래서 이 시민의회의 구성은 선출이 아닌 무작위 차출, 즉 추첨으로 이루어져 한다는 거야. 그래야 민의를 더 정확하게 반영할 수 있으니까 말이야. 한번 더 생각한다고 해서 이런 걸 숙의민주주의라고도 부른 것 같구나.

이런 시민의회는 이미 많은 나라에서 시행 중이고, 그 결과도 긍정적인 결과로 많이 나타나고 있다고 하는구나. 지금 당장 정치 개혁이 어려운 시점에서, 국민의 민의와 동떨어진 국회의원 구성을 보완하기 위한 실현 가능한 개선 방안이 아닐까 아빠도 생각한단다. 좌담에 참석한 <녹색평론> 발행인 김종철 님도 그렇게 이야기하고 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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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선거제도 자체가 갖는 근본적인 결함 때문에, 선거로만 대표자를 뽑아서 의회를 운영하는 제도만으로는 옳게 민주주의를 실천할 수 없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물론 저만의 생각이 아니고, 갈수록 많은 지식인들이 그렇게 생각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근년에 들어 세계적으로 숙의민주주의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지고 있는 것도 바로 그런 생각 때문이겠죠. 그리고 그 숙의 민주주의의 대표적인 형태가 바로 시민의회인 거죠. 그러나 당분간은 선거제도와 추첨제가 같이 가야 되지 않나,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지금 당장 국회를 없앨 수는 없잖아요. 현재의 국회가 무슨 쓸모가 있어서가 아니라, 사람들의 고정관념이 너무나 뿌리가 깊으니까요. 그런 것을 생각하면, 지금 당장은 소선거구제 중심의 선거제도부터 혁파해서 비례대표제를, 최소한 독일 수준 정도까지라도 확대하는 게 긴급한 과제가 아닌가 싶어요. 그러면서 동시에 시민의회에 대해서도 생각을 계속하면서 그 실현 방안을 열심히 모색하는 게 필요하다고 봅니다.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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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의회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 보니 자연스레 우리나라 정당 정치에 대해 자신이 갖고 있는 생각들도 나누었어. 그 중에 정치 스타트업 <와글> 대표인 이진순 님이 이야기한 내용에 아빠도 공감이 갔단다. 아빠가 예전부터 생각한 것 중에 하나가 왜 한 개에 정당에만 가입을 할 수 있을까? 였어. 아빠의 다른 2가지 지지하는 정책이 있다고 해봐. 그런데 한 가지는 A라는 정당이또 한 가지는 B라는 정당이그런 경우 두 정당 모두 가입하고 싶은데, 우리나라에서는 그것이 불가능하거든. 또는 하나는 원내 정당을 지지하고, 하나는 원외 정당이지만, 지지를 해서 원내 진입할 수 있도록 지지를 하고두 개 이상 정당을 지지할 이유는 많다고 생각하는데, 우리나라는 한 개 정당에만 가입을 해야 하는 법이 있단다. 이진순 님은 지역정당의 필요성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이중 당적을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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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우선 지역정당이 우리나라에서 허용되어야 된다고 생각하고, 지금 5개 지역에서 1,000명씩 당원을 모집해야 (전국)정당 설립이 가능한데, 이런 정당 설립 요건을 완화해야 합니다. 그리고 지역정당을 허용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지역의 풀뿌리 조직에서 정치에 도전할 수 있는 여지가 커지겠죠. 시민들이 참여하고 의견을 상시적으로 계속 올릴 수 있는 단위들을 강화해야 될 것 같아요. 지역정당을 허용한다는 건 이중 당적도 허용한다는 거죠. 지역적으로는 어느 당, 전국적으로는 어느 당, 이렇게 이중 당적도 가능해야 됩니다. 그럼 여성주의든 동물권이든 이슈별로 다양한 정당이 만들어질 수 있고, 선거 때도 이런 정당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연대할 수 있겠죠. 이런 정치생태계가 가능하도록 선거법과 정당법을 바꾸기 위해서 저는 시민의회가 꼭 필요하다고 봅니다.(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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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아빠가 녹색평론에서추첨민주주의란 것을 읽었을 때는, , 이것은 좋긴 한데, 남북통일보다 더 어려운 일이겠구나, 하고 생각했는데점점 관련된 글을 읽을수록 아주 어려운 것은 아니겠다는 생각이 들었단다. 그것에 관해 좀더 많은 사람들이 알게 되고, 여론이 형성이 된다면 우리나라에도 완전 추첨은 아니지만 시민의회와 같은 숙의민주주의가 실현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단다.

 

2.

트럼프와 샌더스

요즘 미국 대통령 트럼프가 전세계의 먹튀가 된 것 같더구나. 그런 트럼프를 대통령을 뽑은 미국인들은 행복할까? 전세계 그 어떤 나라보다 우리나라가 미국인들의 마음을 잘 알지 않을까 싶구나. 지난 9년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그런 마음을 갖고 있었으니 말이야. 그러면 왜 트럼프가 미국의 대통령이 될 수 있었을까. 그리고 민주당 경선에서 떨어졌지만 미국 정치의 신선한 바람을 일으켰던 샌더스. 비주류였던 트럼프와 샌더스가 왜 갑자기 인기를 끌 수 있었을까. 그것은 주류 정치인들에 대한 미국인들의 반감 표출이라는 평가 받고 있단다. 그러면서 이번 녹색평론에서는 트럼프와 샌더스가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살펴보고 있단다. 결론을 이야기하자면 그들은 처음부터 다른 길을 걸었다고 할 수 있단다. 공맹 사상을 빌려와 이야기하자면, 샌더스는 의()의 길을 걸었다면, 트럼프는 이()의 길을 걸었다고 할 수 있어. 그런데도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었다는 이야기는 현대인들이 정의보다 자신의 이익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이야기일까.

그런 일화가 있대. 트럼프가 1980년대에 대필작가의 도움으로 책을 한 권 냈는데, 그 책에 당시 선풍적인 인기를 얻었대. 그 대필작가가 작년 미국 대선 기간 중에 폭로하기를, 트럼프는 반사회성 인격장애를 뜻하는소시오패스라고 이야기했대. 그런데 굳이 그가 그렇게 이야기 안 해도 TV에 비친 그의 행태를 보면 쉽게 추측할 수 있지 않을까 싶구나. 거기에 트럼프는 과거부터 극우 인종차별주의자였다는구나. 그와 반대로 샌더스는 1962년부터 인종차별 반대운동에 앞장섰다고 하고 말이야 대학교 졸업을 하자마자 샌더스는 농촌생활을 동경하여 버몬타로 이주했다가 그곳에서 정치 활동을 시작했고, 1981년 배링턴 시장에 당선되기도 했다는구나. 그리고 비록 그가 민주당 경선에서 졌지만, 그가 몰고 온 새로운 바람은 풀뿌리 운동을 일으켰다는 평가가 있단다.. 민주당 경선에서 샌더스가 승리했다면, 대선의 최종 승자도 바뀌었을 거라고 이야기하는 사람도 많단다. 아빠도 충분이 개연성이 있다고 생각해. 그들은 트럼프 시대를 살면서, 풀뿌리 정치가 오히려 더욱 커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구나. 그래서 제대로 된 대통령을 뽑을 수 있는 손가락을 다시 되찾지 않을까 싶구나.

 

3.

강수돌이라는 <대통령의 철학>이라는 책을 쓴 저자의 글이 실렸단다. 아빠가 이번 호에서 괜찮게 읽은 글 중에 하나란다. 강수돌. 그는 1980년대 대학생 운동을 하던 x86세대란다. 그는 시골에서 이장도 한 이력이 있는데, 지금은 대학교수야. 지난 겨울 시민들을 추운 광장으로 내몰았던 것에 대해 이야기를 주로 했어. 그 때 유행어처럼 번진 말이이게 나라냐?” 였어. 그는 이것을말이 안 되는 것들과의 싸움이라고 정의내렸고 여기서 말이 안 되는 것들이란 국가와 재벌의 복합체라고 이야기했어. 그러면서 그것은 일종의 중독시스템이라고 이야기했어. 중독시스템에 구성원들까지 끌어들여 그 시스템에 순종하게 하는 그것으로 이해를 했는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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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최근 우리가 경험한말이 안되는 것들의 실체는 무엇이며 어째서 말이 안되는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말이 안되는 것들의 실체는국가-재벌 복합체라는, 일종의 중독시스템이다.

중독시스템이란 무엇인가? A.섀프의 <중독사회>에 따르면, 중독시스템이란 중독행위를 조장하면서도 또 그에 의존해 지탱되는 폐쇄적 체계로, 그 작동방식은 각종 중독 과정과 구조들, 그리고 그 구성원들의 중독행위들이다. 쉽게 말하면, 전체 사회시스템이 마치 마약중독자처럼 움직인다는 것이다. 그 정점에 국가-재벌 복합체가 있고, 그 주변에 국회, 사법, 행정, 검찰, 언론, 대학 등이 동반 중독자로 아첨, 순종을 하며 예스맨이 된다. 이 패턴은 사회 전 영역에서 재현된다. 직장, 학교, 가정, 심지어 종교기관이나 시민사회단체들도 중독과정 속에 움직인다. 독선적이고 자기 중심적인 리더(또는 보스)가 돈중독, 권력중독에 빠져 속물적으로 움직이며 갈수록 더 많은 돈과 권력을 추구한다. 리더는 물론 구성원들도 모든 걸 통제 가능하다고 믿고 만물을 이분법으로 보며, 만사가 과정을 무시하고 결과 지향적으로 움직인다. 구성원 대부분은 일중독과 소비중독, 관계 중독에 빠져 있으며, 애국심과 애사심, 부단한 경제성장을 절대시한다. 누군가 문제를 제기하면 부인으로 일관하고, 오히려 그를 제거하거나 금세 순치해 그 수족으로 만들어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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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이제 완전 새로운 집을 지어야 한다고 이야기한단다. 노동, 복지, 교육, 농업이라는 새로운 기둥 위에 남북관계 개선과 새로운 외교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이야기하고 있어. 아빠도 그의 생각에 동감한단다. 하지만, 새로운 정부가 들어선 지난 한달 반 동안 국회의 협조 없이는 아무 것도 안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단다. 특히 야당이 무조건, 무대뽀 반대만 하고 있은 상황에서 새로운 집을 짓는 것은 그리 쉬운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드는구나. 다시 촛불을 들고 길거리로 나서야 할지도 모를 일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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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은 아직도 국민이 무서운지 인식을 하지 못한 것 같구나. 우리 시민들이 좀더 전투력을 높여야 하는 시점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 그러기 위해서는 국어교육이 중요하다고 <‘시민의 제왕학을 건의함>이라는 글을 통해 김재희 서울예술대학교 초빙교수는 이야기하고 있단다. 우리나라 교육의 최대 약점은 국어교육이래. 독일과 프랑스의 예를 들었는데, 그 나라에서는 국어교사가 학생들에게 일일이 개별 논술 지도를 해주기 때문에 국어교사의 업무량이 엄청나다고 하는구나. 하지만 우리나라 국어는 그저 입시 위주의 교육이다 보니 그런 것은 기대를 말아야지. 우리나라는 점점 국어 점수가 낮아지고 있대. 그런 국어 교육이 왜 중요하냐. 국어 교육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일반적으로 시민들의 정치 참여가 적다는 거야. 지난 촛불 혁명 전까지 우리나라 시민들의 정치 참여가 점점 줄어든 이유가 혹시 이 국어교육의 문제였을지도 모르겠구나. 그리고 학교 과정을 마치고 나면 책을 덮어버리는 성향이 강하잖아. 해마다 뉴스거리가 되는 낮은 우리나라 1인 독서량을 또 이야기할 필요도 없겠지. 그래서인지 우리나라 사람들의 문해력은 나이와 반비례한다는구나. 그래서 고령 연령자들에게서 그런 정치적 성향이 보이는 것일지도 모르겠구나.

독일에는 학급평의회라는 것이 있대. 한 학급 학생들이 협의와 토론을 통해 어떤 제안을 결정을 하게 된대. 그냥 다수결이 아니라 소수의견이 있더라고 그들을 타협하고 합의에 이르게 한다는 것이지. 우리들이 가지고 있는 생각 중에 잘못된 것이 있는데, 다수결이 민주주의라는 생각이야. 그것은 소수의 의견을 말살하는 것으로 절대 민주주의가 지향하는 바가 아니란다. 소수의 의견에 존중하고, 다수의 의견을 소수에게 잘 설명하고 설득하여 그들마저 다수의 의견에 동의하게 하는 것. 그것이 민주주의가 추구하는 것이야. 그런 것을 독일의 학교에서는 실천하고 있는 거야. 하지만, 우리나라는? 물론 대안학교나 혁신학교 등에서 그런 것을 시도하고 있다지만, 그 수가 무척 적다 보니 민주시민을 만들어가는 데는 부족하지 않나 싶구나. 진보교육감들이 많이 당선되어 활동하고 있으니, 교육에서도 변화가 일어나고 있을 거라고 믿고 싶구나. 그래서 우리나라가 더 이상말이 안 되는 것들과 싸우는 그런 날이 오지 않았으면 좋겠구나.

..

오늘은 몇 꼭지에 대해서만 이야기하는 걸로 마칠게.

 

저는 우선 지역정당이 우리나라에서 허용되어야 된다고 생각하고, 지금 5개 지역에서 1,000명씩 당원을 모집해야 (전국)정당 설립이 가능한데, 이런 정당 설립 요건을 완화해야 합니다. 그리고 지역정당을 허용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지역의 풀뿌리 조직에서 정치에 도전할 수 있는 여지가 커지겠죠. 시민들이 참여하고 의견을 상시적으로 계속 올릴 수 있는 단위들을 강화해야 될 것 같아요. 지역정당을 허용한다는 건 이중 당적도 허용한다는 거죠. 지역적으로는 어느 당, 전국적으로는 어느 당, 이렇게 이중 당적도 가능해야 됩니다. 그럼 여성주의든 동물권이든 이슈별로 다양한 정당이 만들어질 수 있고, 선거 때도 이런 정당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연대할 수 있겠죠. 이런 정치생태계가 가능하도록 선거법과 정당법을 바꾸기 위해서 저는 시민의회가 꼭 필요하다고 봅니다.(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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