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인터뷰가 끝나고 타일러에게 재미삼아 천사를 만나본 적이 있냐고 물었다. 그건 어디까지나 소설 속 상황일 뿐이라고 답할 줄 알았는데 타일러는 그런 우문이 어디 있으냐는 듯 눈을 크게 뜨며 말했다.

, 물론이지요. 이제껏 살아오면서 수많은 천사를 만났습니다. 당신은 나의 천사이고, 나 역시 당신의 천사가 될 수 있습니다. 우리는 모두 서로에게 천사가 될 수 있어요.”

우리는 모두 서로에게 천사가 될 수 있다는 말이 무척 인상 깊었다. 천사가 우리를 지켜주고 우리에게 행복을 주는 존재라면, 딱히 하늘에서 내려오는 날개 달린 천사가 아니더라도 우리 주변에 얼마든지 있는지도 모른다.

(19)

진숙이가 한숨을 쉬며 말했다. 그렇지만 마구잡이로 갖다대는 객관적 논리가 적용되지 않고 그렇게 환장할 수 있어서 아름다운 게 바로 사랑이 아닌가. 이 세상에 단 한 가지, 약삭빠른 머리가 아무리 요리조리 계산해도 속수무책으로 따라잡을 수 없는 게 마음이고, 사랑은 마음으로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39)

우리는 보통 우리의 삶이 아주 위대한 순간들로 이뤄져야 한다는 생각한다. 그리고 그 위대한 순간, 내가 나의 모든 재능을 발휘해 위대한 일을 성취할 날을 기다린다. 내게는 왜 그런 기회가 오지 않느냐고 안타까워하고 슬퍼한다.

그렇지만 그 위대한 순간은 우리가 모르는 새 왔다 가는지도 모른다. 남들이, 아니면 우리 스스로가 하찮게 생각하는 순간들 속에 숨어 있는지도 모른다. 무심히 건넨 한마디 말, 별 생각 없이 내민 손, 스치듯 지은 작은 미소 속에 보석처럼 숨겨져 있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런 순간은 대통령에게도, 신부님에게도, 선생님에게도, 자동차 정비공에게도, 모두에게 골고루 온다.

(47)

톨스토이는 세 가지 질문이라는 글에서 이렇게 묻는다.

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때는 언제인가?

가장 필요한 사람은 누구인가?

그리고 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일은 무엇인가?”

이 질문에 대해 이렇게 답하고 있다.

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때는 바로 지금이고,

가장 필요한 사람은 바로 지금 내가 만나는 사람이고,

그리고 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일은 바로 내 옆에 있는 사람에게 선()을 행하는 일이다.”

즉 바로 지금 내 옆에 있는 사람에게 선을 행하는 것, 그것이야말로 내 삶이 더욱 풍부해지고 내가 행복해지는 조건이라는 것이다.

(53)

킹 부인의 말처럼 사랑이란 결국 아주 쉽고 단순한 감정-불쌍하고 약한 자를 보고 눈물 흘린 줄 아는 마음-에서 시작하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오래 전 나훈아는 사랑은 눈물의 씨앗이라고 노래했겠지만, 어쩌면 눈물은 사랑의 씨앗인지도 모른다.

<어린 왕자>(1943)를 쓴 생택쥐페리는 눈물을 흘릴 줄 아는 능력이야말로 인간이 가질 수 있는 최대의 부()”라고 했다. 척박한 세상을 살아가며 모든 사람들의 가슴 속에 꼭꼭 숨겨놓았던 눈물을 찾아 마음의 부자가 된다면 이 찬란한 봄에 맞는 부활의 아침이 더욱 아름답지 않을까.

(61)

<스티브 잡스의 연설 중에서…>

때로 삶은 벽돌로 당신의 머리를 내리칩니다. 하지만 결코 신념을 버리지 마십시오. 제가 어렸을 때, <지구백과>라는 책이 있었는데 우리 세대의 바이블이었지요. 책으로 된 구글같다고 할까요. 그 책의 뒤표지에는 이른 아침 시골길 사진 아래 늘 배고픈 채로, 어리석은 채로 남기를이라는 글이 적혀 있었습니다. 늘 배고픈 채로, 늘 어리석은 채로. 저는 제 자신이 그러기를 소망했습니다. 그리고 저는 여러분께 말하고 싶습니다. 늘 배고픈 채로, 어리석은 채로 남으십시오

(74)

얼마 전 어떤 잡지를 보니 치매 예방법이 나와 있었다. 호기심에 유심히 보았다. ‘하루 두 시간 이상씩 책을 읽는다’, ‘의도적으로 왼손과 왼발을 많이 쓴다’, ‘일회용 컵이나 접시를 쓰지 않는다.’, ‘가능하면 자주 자연을 접한다등등 어느 정도 상식적인 예방법이었다. 그런데 마지막이 재미있었다. ‘가능하면 자주 감동을 한다.’

감동을 많이 하라?

과학적으로 어떻게 설명되는지 모르지만 감동을 하면 치매 예방이 된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마음의 움직임이 두뇌의 움직임과 직결된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치매라는 병이 흔한 이유는 기계처럼 돌아가는 일상 속에서 언제부터인가 감동이 없어진 것과 상관이 있는지도 모른다. 그러니 치매에 안 걸리려면 감동을 많이 해야 한다.

(99)

영어를 배우든 그 무엇을 하든, 남보다 좀 더 많은 지식을 바탕으로 좀 더 깊이 분석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머리, 남보다 좀 더 새롭게 세상을 볼 수 있는 창의적인 눈 그리고 무엇보다 내가 갖고 있는 것을 남에게 나눠주고 싶은 나눔의 마음이 있어야 진정한 리더가 될 수 있습니다.

(157)

한 번도 사랑해본 적 없는 것보다

- 앨프레드 L. 테니슨. <사우보> 중에서

어떤 일이 있어도 난 부럽지 않네

고귀한 분노를 모르는 포로가,

여름 숲을 알지 못하는

새장에서 태어난 방울새가.

난 부럽지 않네, 시간의 들녘에서

제멋대로 뛰어놀며

죄책감에 얽매이지도 않고

양심도 깨어 있지 않는 짐승들이

한 번도 사랑해본 적 없는 것도

사랑해보고 잃는 것이 차라리 나으리.

(175)

인생은 아름다워라! 6월이 오면

                  - 로버트 S. 브리지스 <6월이 오면>

6월이 오면, 나는 온종일

사랑하는 이와 향긋한 건초 속에 앉아

미풍 부는 하늘 높은 곳 흰 구름이 지은

햇빛 찬란한 궁전들을 바라보리라.

그녀는 노래하고, 난 그녀 위해 노래 만들고,

하루 종일 아름다운 시 읽는다네.

건초더미 우리 집에 남몰래 누워 있으면

, 인생은 아름다워라 6월이 오면.

(265)

삶은 작은 것들로 이루어졌네

                   - 메리 R. 하트만

삶은 작은 것들로 이루어졌네

위대한 희생이나 의무가 아니라

미소와 위로의 말 한마디가

우리 삶을 아름다움으로 채우네.

간혹 가슴앓이가 오고 가지만

다른 얼굴을 한 축복일 뿐

시간이 책장을 넘기면

위대한 놀라움을 보여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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