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 지바고 - 상 - 양장본
보리스 파스테르나크 지음, 박형규 옮김 / 열린책들 / 2001년 4월
평점 :
품절




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아빠가 <닥터 지바고>라는 소설을 예전부터 보고 싶었어.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 생각해봤는데 아무래도 고등학교 다닐 때 들었던 영화음악의 영향이 컸던 것 같아. 라라의 테마. 아빠가 고등학교 때 즐겨 듣던 라디오 프로그램 중에 영화음악을 틀어주는 프로그램이 있었어. 그 프로그램에서 알려주어 알게 된 영화 <닥터 지바고> OST 라라의 테마’. 영화를 보지는 못했지만, 그 음악은 아빠의 영혼 속에 깊이 박혔단다. 특히 눈 오는 겨울날이면 이 노래가 자주 생각이 났어. 나중에 꼭 이 영화를 봐야겠다고 생각을 했지. 그런데 그런 생각만 하고 있었지, 영화를 보지를 못했어. 그러다가 이 영화의 원작 소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 그래서 영화보다 이 소설을 먼저 본 다음에 영화를 봐야겠다고 생각했어. 그런데 러시아 소설이 읽기 쉽지 않다는 생각에 차일피일 미뤘지. 그리고 이왕 읽을 거면 <닥터 지바고>란 소설은 겨울에 읽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 겨울이 오면 읽어야지, 생각하다가 막상 겨울이 오면 겨울이 금방 휙 지나고그렇게 해가 지나고 또 해가 지나고…. 이번 겨울에는 꼭 읽고 말 테야. 시간이 오래 걸려도, 그 내용이 어려워도 꼭 읽어야겠다고 했어. 그리고 책을 드디어 읽었단다.

예상한 것처럼 읽기가 쉽지는 않았어. 길고 긴 러시아 이름.. 그리고 이름도 하나가 아니고, 한 사람인데도 여러 이름으로 부르고앞부분은 정말 읽기 힘들었단다. 그래도 그 이름들에 익숙해지니 읽을 만했어. 우연이 좀 많긴 하지만, 이야기도 괜찮았어지은이는 보리스 파스테르나크라는 사람이야. 작품에 비해 많이 유명하지 않은 것 같아. 이유가 그의 작품들 중에 장편소설로는 이것이 유일하다시피해. 그는 러시아에서는 소설가보다는 시인으로 알려져 있다고 하는구나. 보리스 빠스떼르나끄하고 해야 더 러시아 이름처럼 들리는 것 같기도 하구나. 그는 시만 쓰다가 1945 <닥터 지바고>의 집필을 시작하였단다. 그리고 9년에 걸쳐 쓰고 마침내 1954년에 끝을 내지만, 조국 러시아, 당시에는 소련이었겠지. 그 소련에서 출판을 못하게 되었단다. 혁명을 부정적인 시선으로 그렸기 때문에결국 조국에서는 출간하지 못하고 1957년 이탈리아에서 처음으로 출간되었고, 그 이후에는 전세계 각국의 언어로 번역 출판하게 되었대. 그리고 1958년에는 노벨문학상으로 선정이 되었지만, 그는 조국을 떠나지 않고는 그 상을 받을 수 없었기 때문에 그 상을 거절했다고 하는구나. 조국의 사상과 자신의 생각에 차이가 있지만, 조국을 사랑했던 보리스 빠스떼르나끄. 그의 이 역작이 1988년이 되어서야 자신의 조국에서 볼 수 있다고 하는구나. 이 소설의 주인공 유리 지바고는, 다름아닌 보리스 빠스떼르나끄 자신을 모델로 한 자전적인 소설로 더 유명하단다. 혁명에 어쩔 수 없이 휘말려야 했던 지식인의 모습. 그러면 유리 지바고와 라라의 이야기를 들려줄께.

 

 1.

사실 이 소설은 유명한 영화 때문에 유리 지바고와 라라의 사랑 이야기로 유명하지만, 그보다는 러시아 격변기에 원하든 원하지 않든 그 소용돌이에 휘말려 들어간 이들의 이야기라고 하는 게 좋을 듯 싶구나. 이 소설의 시작은 1903년 유리 지바고가 10살 때 이야기가 시작해. 유리 지바고의 집안은 엄청난 부자였는데, 아버지가 집을 나가고 자신의 재산을 탕진하는 바람이 가산은 급격이 기울었고, 어머니마저 유리 지바고가 10살 때 죽고 말았어. 그래서 외삼촌 니꼴라이가 유리 지바고를 데리고 모스크바로 와서 어떤 믿음직한 집안에 양자로 맡기게 된단다.

유리 지바고의 아버지. 그는 술취한 채 기차를 타고 나가다 열차에서 뛰어내려 자살을 하고 만단다. 유리 지바고의 아버지를 타락의 길로 이끈 이가 있는데, 변호인 꼬마로프스키란 사람이란다. 이 사람은 나중에 라라와도 엮이는 사람이야. 아참, 소설이 시작하는 1903년 러시아이 시기가 중요한데, 이 때는 절대 봉건주의 말기로써 황제 격인 차르의 부정부패가 심했던 시절인 걸로 아빠는 알고 있단다. 그 이후 지식인과 노동자 중심으로 연이어 혁명이 일어나게 되고 말이야. 아빠가 러시아 역사에 대해 정확히 알지 못해서 대략 이 정도로만 이야기하고 넘어갈게. 아무튼 유리 지바고는 그렇게 모스크바에서 살게 되었고, 그가 머물고 있는 집에 동갑내기 여자아이가 한 명 있었는데, 그녀의 이름은 또냐였어. 나중에 유리와 또냐는 커서 결혼하는 사이가 된단다. ..

, 이제 라라의 이야기를 해줄게. 라라의 집안 형편은 가난했어. 아버지는 돌아가시고, 아버지의 친구가 라라의 엄마한테 도움을 주어 양장점을 운영하게 했어. 그 아버지의 친구가 바로 앞서 이야기했던 꼬마로프스키란다. 이렇게 이야기하니, 꼬마로프스키가 착한 사람처럼 보이지만, 그가 그렇게 도움을 준 이유는 라라의 엄마에게 흑심을 품고 있었던 거야. 곧이어 그는 엄마의 애인이 되었어.’ 라라. 그녀는 똑똑하고 예쁘고 당찬 여성이었단다. 학교에서도 공부를 잘했어. 그런 라라에게 꼬마로프스키가 흑심을 품게 되고, 라라의 엄마 몰래 라라의 순결을 그만 빼앗고 말았어. 한편, 러시아에서는 1905년 시위는 더욱 거세졌어. 그리고 경찰들의 총칼도 덩달아 거세지면서 많은 사람들이 죽기도 했단다. 라라의 남자 친구가 될 빠샤도 그 시위의 중심에 서 있었어.

 

2.

시간은 흘러 유리는 대학생이 되었어. 유리는 자연과학에 흥미를 가지고 있었고, 의학을 전공하게 되었어. 또냐와 약혼한 사이가 되어 있었어. 그들은 어떤 크리스마스 파티에 초대를 받아서 갔지. 그런 시기의 크리스마스 파티라면아무래도 자본가들, 즉 부르주아들의 파티였겠지. 그 파티가 한창 무르익었을 때 한발의 총성이 울렸단다. 그것은 바로 라라가 꼬마로프스키를 겨냥했던 총알이었단다. 비록 그를 명중시키지 못하고 경상만 입혔지만 말이야. 어떤 일이 있었냐고? 라라도 학교를 졸업하고 꼴로그리보프 씨의 집에서 가정교사로 일하고 있었지만, 여전히 경제적으로 어려웠어. 오빠의 빚도 대신 갚고, 남자친구 빠샤의 부모님들에게 도움을 주기도 했거든. 그리고 여전히 꼬마로프스키의 손아귀에 있었어. 라라는 더 이상 참을 수 없다고 생각하고 오빠가 맡겨둔 권총을 들고 꼬마로프스키가 있는 크리스마스 파티장에 가서 그에게 총을 쏜 것이란다. 꼬마로프스키가 자신을 쏜 사람이 라라라는 것을 알고, 그녀가 경찰에게 잡혀갈 것을 걱정해서 자신은 괜찮다면서 오히려 라라를 자신이 데리고 가버렸어. 꼬마로프스키가 나쁜 사람이지만, 라라에게는 지극정성이었어. 자신에게 총을 겨눈 이를 그렇게 보호하려고 하니 말이야. 아니면 자신의 결점이 온 세상에 드러날까 봐 그런 것일 수도 있고 말이야

또 시간이 흐르고, 유리와 또냐는 결혼을 하고 아이도 갖게 되었어. 세상은 그들의 행복을 그냥 두고 보지 않았단다. 세계 1차 대전에 러시아가 참전하면서 유리도 참전하게 되었단다. 유리는 의사였기 때문에 군의관으로 참가하게 되었어. 라라와 뺘샤도 결혼을 해서 아이를 낳았어. 둘은 모두 우랄 지역의 유랴찐이라는 곳에서 학교 선생님이 되었는데, 빠샤는 평범하게 선생님을 하고 가정을 꾸리기에는 어울리지 않는 급진주의 혁명파였단다. 라라를 비록 사랑하지만, 그에게는 혁명이 먼저였어. 그리고 그 혁명을 성공하기 위해서는 먼저 전쟁에 참여해야 한다고 생각했어. 그래서 빠샤는 지원해서 군대에 들어가게 된단다. 그렇게 갑작스레 군대에 들어간 빠샤. 빠샤에게서 정기적으로 오던 편지가 어느날 끊겼어. 라라는 걱정했어. 그래서 직접 군대로 찾으러 가기로 했어. 여자가 입대할 수 있는 방법은 간호병밖에 없었어. 그래서 그는 간호병이 되기 위해 공부를 했고, 간호병으로 군대에 갔단다. 하지만, 남편 빠샤를 찾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어. 병원에서 라라는 부상병들을 치료하는데, 부상당한 군의관을 만나게 되었단다. 그래, 바로 유리야.. 유리가 전투 중에 부상을 당해서 병원에 입원해 있었어. 그렇게 그들은 처음 만나게 되었고, 유리가 다 나은 다음에는 의사와 간호사로 같이 일하게 되었단다. 그러면서 의연 중에 사랑이 싹텄을 거야. 세상의 모든 사랑이 그렇듯이.. 자신도 모르게 스며드는 사랑전쟁은 끝이 났어. 유리 지바고는 모스크바로.. 라라는 유랴찐으로헤어지게 되었단다. 이제 막 커지려고 했던 사랑의 감정을 품은 채….

  

3.

모스크바에 돌아온 유리. 세상은 변해 있었어. 혁명이 성공해서, 이제 공산주의 사회가 되어 있었어. 사유물은 모두 없었지. 그러다 보니 유리의 집과 재산도 모두 국가의 것이 되었어. 살아가기가 쉽지 않았어. 혁명 전 부유층이었던 유리와 또냐 같은 경우는 더더욱 그랬단다. 그들은 모스크바의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또냐의 아버지의 별장이 있는 바리끼노로 했단다. 그런데 그곳은 우랄 지역으로 라라가 있는 곳과 멀지 않는 곳이었어. 라라와 재회를 암시하는 이주였단다. 모스크바에서 바리끼노로 가는 길은 쉬운 길이 아니었어. 눈 내리는 겨울 열차 칸에 수많은 사람들이 함께 해야 했어. 가다가 눈이 너무 많이 와서 며칠 동안 철길에 쌓인 눈을 승객들이 직접 치워야 했어. 그리고 가는 길에 어떤 혁명을 이끌고 있는 리더 스뜨렐리니꼬프라는 사람을 만나기도 했단다. 그런데 그 사람이 바로 라라의 남편 빠샤였던 거야. 빠샤는 전쟁에 참여했다가 전쟁이 끝나고 나서 다시 혁명에 참여하게 되었는데, 이때부터 스뜨렐리니꼬프라는 가명을 쓰기 시작했던 거야. 유리와 빠샤의 만남 또한 지나친 우연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세상에 일어나지 않는 일이란 없는 것 아니겠니. 그리고 드디어 우랄의 바리끼노에 도착을 했단다.

이렇게 ()권이 끝났단다. 이 소설이 러시아의 장엄한 현대사를 품고 있다고 하지만, 아빠는 그래도 유리와 라라의 애절한 사랑에 초점을 맞춰 읽게 되더구나. 그래서 너희들에게도 그들의 사랑 이야기를 더 하게 된 것 같아. 러시아의 역사를 한번 공부하고 싶은 생각이 들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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