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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의 순간들 - 2002년 노무현 대선승리의 기록
구술자 12인 지음, 노무현재단 엮음 / 생각의길 / 2016년 11월
평점 :
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노무현 재단은 노무현 대통령님의 삶, 정책, 철학 등에 관한 자료를 수집해서 책으로 엮는 일도 한단다. 그래서
많은 책들을 냈고, 아빠는 그렇게 만들어진 책들을 즐겨 읽는단다. 노무현
대통령님을 책을 통해서 만나는 거지. 아빠가 이번에 읽은 책도 노무현 재단이 펴낸 책이란다. 노무현 대통령의 최고의 순간을 담은 책.
2002년. 민주당 경선을
거쳐 대통령 후보가 되고, 지지율이 곤두박질 치고 다시 일어나고, 정몽준과
극적인 단일화를 이루어내 결국 대통령 선거에서 이긴 그 드라마 같은 일 년… 노무현과 함께 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란다. 그들은 노무현과 함께 하면서, 힘들지만 행복한
날들을 보냈을 거야. 그들이 이야기하는 그때의 순간들로 인해 아빠도 그 시절로 돌아갔단다. 이 책을 읽으면서 당시의 영상들을 다시 찾아보곤 했단다. 경선 때마다
울려 퍼진 노무현의 명연설들… 지금 다시 들어도 감동이 다시 아빠의 몸을 휘감는구나. 이 책의 구술자들은 각자 노무현과 처음 만난 게 된 이야기와 2002년
노무현과 함께 한 이야기를 했단다. 아빠에게도 노무현을 처음 알게 된 때와(아빠는 만난 건 아니니까) 그리고 아빠의 2002년을 이야기해 보라면 어떻게 이야기할까? 생각해 보았어.
한번 짧게 줄여서 이야기해볼께. 아직도 모든 것들이 생생하구나. 아빠가 노무현을 처음 알게 된 것은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1988년
청문회 때야. 아빠가 그때는 어려서 그런 사람이 있었다는 정도만 알았지, 그가 왜 뉴스에 오르내리고 그랬는지도 몰랐단다. 그 이후 아빠는
학창시절을 거치면서 정치에는 담을 쌓고 살았단다. 대학 시절에는 정치에 관심을 둘 만도 했는데, 아빠는 그때도 정치에 관심이 없었어. 무책임한 청년이었지. 그러다가 사회 초년생 때 우연히 책을 한 권 읽었단다. 강준만의 <노무현과 국민사기극>. 이 책을 읽고 나서 아빠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었어. 노무현의 팬이 되어서 노사모에 가입을 했고, 노사모
홈페이지를 들락거리는 죽돌이가 되었단다. 노무현이 팬이 되고 나서야 우리나라 정치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단다. 노무현이 정치인이니까 말이야. 그러면서 우리나라에도 괜찮은 정치인들이
몇몇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 그리고 시간이 흐르고 민주당 경선이 시작되었단다. 정말 극적인 순간들이 아닐 수 없었단다. 제주부터 시작해서 주말마다
전국을 순회하명서 진행된 경선. 당시에는 스마트폰이 없었어. 그래서
가급적 주말 약속을 잡지 않고, 집에서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경선 결과 방송을 보곤 했단다. 그리고 극적인 순간들을 함께 했지. 광주에서 승리는 정말 최고였어. 가끔 주말 약속이 있으면 결과가 궁금해서 견딜 수 없었어. 당시
핸드폰으로 인터넷을 접속해서 간단한 뉴스를 문자를 제공받을 수 있었는데, 그 데이터 요금이 비쌌던 시절이었지. 그런데 아빠는 경선 결과 궁금해서 결과가 기사로 나올 때까지 몇 번을 접속했는지 모른단다. 결과를 보고 나서는 나도 모르게 환호했단다. 그렇게 민주당 경선에서
최종 승리를 한 노무현. 그 때부터 아빠는 지인들에게 노무현에 대한 홍보를 했어. 지금 생각해보면 지나칠 정도로 이야기했던 것 같구나. 보통 회사에서는
정치에 관한 이야기는 조심하는 편인데, 당시 아빠는 철모르던 젊은이였기 때문에 대놓고 지지를 호소했었단다. 그러다가 반대편 지지자들을 자리를 함께 하게 되면, 설전을 벌이기도
했어. 당시에는 상대방 진영을 다르다고 생각하지 않고 틀리다고 생각했었거든. 그렇게 노무현의 지지율이 곤두박질칠 때나 좋을 때나 한결같이 그를 응원했단다.
그리고 운명의 정몽준과 노무현의 단일화. 그 결정이 정해진 날, 아빠는 중국 출장에 가 있었어. 중국에서 그 소식을 듣고 얼마나
기뻤는지, 아직도 그 장소가 머릿속에 선명하게 기억나는구나. 자, 이제 대통령이 되는 것은 시간 문제라고 생각했어. 하지만, 선거 하루 전 속 좁은 정몽준의 지지 철회. 누군가는 절망을 했을
지 모르지만, 이상하게 아빠는 차라리 잘 됐다는 생각이 들었단다. 그깟
일로 하루 아침에 지지자를 쉽게 바꾸는 사람은 별로 없을 거라고 생각했어. 승리를 장담했어. 그래서 그 승리의 순간을 축하하려고, 아빠는 친구, 후배들과 함께 술자리에 함께 했어. 한 잔 하면서 6시 출구 조사 결과를 지켜봤단다. 그리고 결과는 노무현 대통령이
승리하는 것으로 나왔어. 그때 다시 한번 다함께 환호성을 보냈지. 선거
결과도 출구 조사대로 노무현 대통령의 승리로 끝났단다. 정말 아직도 생생한 2002년 일 년이구나.
1.
요즘도 친노라면서 공격하는 사람들이 있단다. 아빠는 왜 친노가 비판의
대상이 되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단다. 그렇게 이야기하는 사람들은 아직도 노무현 대통령님한테 열등감을
가지는 것이라고 생각했단다. 아빠처럼 그를 존경하는 사람들은, 친노가
되고 싶어 안달이거든. 그런데, 이 책의 구술자 중에 이광재
전 강원도지사가 이야기했단다. 친노는 없다고… 그저 노무현의
시대정신을 실천하는 사람들만 있을 뿐. 그 말에 일리가 있었단다. 노무현
대통령의 열등감에 취해 비판하지 말고, 노무현이 어떤 시대정신을 가지고 정치를 했나 잘 생각해보고, 시대정신에 헌신하는 자라면 대통령이 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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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대통령이 걸어갔던
길을 가만히 생각해 보면 결국은 어떤 시대정신을 가지고 가장 어려운 사람과 더불어서 가장 전면에, 일선에서
자기 모든 걸 던진 사람이에요. 그런 걸 가진 사람이 노무현의 후예가 되지 인간적으로 가깝다고 되는
거? 난 그런 거 없다고 봐요. 그래서 친노라고 마친 큰
세력이 있는 것처럼 해서 연일 싸우는 사람도 고스트(ghost)와 싸우는 거고, 또 하나는 친노 적자는 없다, 내가 볼 땐, 오히려 시대정신에 헌신하는 자가, 그 사람이 노 대통령의 후계자다. 그리고 그런 사람이, 기존의 질서를 뒤집어엎는 그런 사람이 반드시
또 탄생한다. 왜? 서민들이 봉하마을에 오는 걸 관찰해 보면, 삶이 힘들면 힘들수록 더 많이 찾아옵니다. 그리고 기성 정치에 염증을
내면 낼수록 찾아옵니다. 그 공통분모를 믿는 사람이 또 탄생한다고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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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2002년 노무현의 당선을 기적이라고도 하고, 한 편의 드라마라고도 하고, 하늘이 선택한 것이라고 하기도 한단다. 물론 틀린 말은 아니란다. 그리고 노무현이 2002년이었기 때문에 대통령이 될 수 있었다는 유시민의 말도 동의한단다. 오늘날이었다면
아마 대통령이 되지 어려웠을 거야. 유시민은 상당 기간 동안 노무현 대통령과 같은 캐릭터를 가진 분이
안 생길 거라고 했어. 그런데 아빠는 유시민도 독특한 캐릭터를 가진 정치인이라고 생각했거든. 그래서 그가 정치를 할 때는 언젠가는 대통령이 될 거라 생각했는데, 그는
정치를 그만두고, 전직 작가가 되었단다.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아빠도 유시민이 정치를 하지 않는 것은 국가적인 낭비라고 생각하는 사람이지만, 그를 좋아하기
때문에 그의 뜻도 존중한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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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이라는 독특한 캐릭터를
가진 정치인이, 그 개인의 경력으로 보나 사회적 기반으로 보나 정치적 기반은 비주류의 비주류고 (대통령이) 될 수 있는 요소가 없어요. 근데 그 시기에 사람들로 하여금 ‘이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는 매력적인 요소를 가진 분이었어요. 사람들이 나름대로, 그것이 사실이든 아니든 상관없이 노무현이라는 이 캐릭터에서 어느 한 대목인가를 자기 마음에 들어 하고 ‘그래서 난 노무현’이라고 말할 수 있게 해 준 사람이에요. 많은 결점과 더불어서 많은 미덕을 가진 분이었잖아요. 이분이 지금
대선에 나온다면 안 된다고 봐요. 또는 그전에 나왔더라도 역시 안 됐으리라고 봐요. 이거는 그때 딱 일회적으로 벌어진 사건이었어요. 그리고 그런 캐릭터를
가진 분이 대통령이 되는 일은 앞으로도 상당 기간 동안 안 생길 거라고 봐요. 우리나라 같은 조건에서는
대통령이 될 수 없는 분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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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얼마 전에 <무현, 두
도시 이야기>란 영화를 봤단다. 영화를 보면서, 아빠는 몰래몰래 눈물을 흘렸는데, 옆 좌석 어떤 아저씨는 대놓고
펑펑 울고 있더구나. 최근 우리나라 최악의 대통령으로 온 백성들이 분노하는 시절이라서 그런지, 사람들이 노무현 대통령을 그리워하는 것 같더구나. 그 영화에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고 하더구나.
그나저나 그 분은 왜 물러나지 않고, 온갖 욕을 다 드시고 계시는지
모르겠구나. 욕을 많이 먹으면 오래 산다는 생각을 하고 있나? 그래도
오늘 간만에 기분 좋은 소식이 여의도로부터 들려왔더구나. 하지만 이럴수록 방심하지 말아야 한단다. 그 날까지 고고.
노 대통령이 걸어갔던 길을 가만히 생각해 보면 결국은 어떤 시대정신을 가지고 가장 어려운 사람과 더불어서 가장 전면에, 일선에서 자기 모든 걸 던진 사람이에요. 그런 걸 가진 사람이 노무현의 후예가 되지 인간적으로 가깝다고 되는 거? 난 그런 거 없다고 봐요. 그래서 친노라고 마친 큰 세력이 있는 것처럼 해서 연일 싸우는 사람도 고스트(ghost)와 싸우는 거고, 또 하나는 친노 적자는 없다, 내가 볼 땐, 오히려 시대정신에 헌신하는 자가, 그 사람이 노 대통령의 후계자다. 그리고 그런 사람이, 기존의 질서를 뒤집어엎는 그런 사람이 반드시 또 탄생한다. 왜? 서민들이 봉하마을에 오는 걸 관찰해 보면, 삶이 힘들면 힘들수록 더 많이 찾아옵니다. 그리고 기성 정치에 염증을 내면 낼수록 찾아옵니다. 그 공통분모를 믿는 사람이 또 탄생한다고 봐요.
노무현이라는 독특한 캐릭터를 가진 정치인이, 그 개인의 경력으로 보나 사회적 기반으로 보나 정치적 기반은 비주류의 비주류고 (대통령이) 될 수 있는 요소가 없어요. 근데 그 시기에 사람들로 하여금 ‘이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는 매력적인 요소를 가진 분이었어요. 사람들이 나름대로, 그것이 사실이든 아니든 상관없이 노무현이라는 이 캐릭터에서 어느 한 대목인가를 자기 마음에 들어 하고 ‘그래서 난 노무현’이라고 말할 수 있게 해 준 사람이에요. 많은 결점과 더불어서 많은 미덕을 가진 분이었잖아요. 이분이 지금 대선에 나온다면 안 된다고 봐요. 또는 그전에 나왔더라도 역시 안 됐으리라고 봐요. 이거는 그때 딱 일회적으로 벌어진 사건이었어요. 그리고 그런 캐릭터를 가진 분이 대통령이 되는 일은 앞으로도 상당 기간 동안 안 생길 거라고 봐요. 우리나라 같은 조건에서는 대통령이 될 수 없는 분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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