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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수업 - 잘 물든 단풍은 봄꽃보다 아름답다
법륜 지음, 유근택 그림 / 휴(休) / 2013년 9월
평점 :
절판
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법륜 스님의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는 <인생수업>이란 책을 이제서야 읽어 보았단다. 그냥 “읽었단다”가 아니라 “읽어
보았단다”라도 쓴 이유가 있어. 법륜 스님은 현시점에서 우리나라에서
가장 유명한 스님이 아닐까 생각한단다. 그래서 법륜 스님의 말씀은
TV나 팟캐스트 등 여러 매체에서 많이 접할 수 있단다. 그래서 굳이 책을 읽지 않아도
법륜 스님의 말씀을 쉽게 접할 수 있단다. 그렇게 굳이 읽지 않아도 될 책을 집어 들었기 때문에 “읽어 보았단다”라고 한 거야. 그럼
왜 읽어 보았느냐? 사실 아빠가 최근 몇 달 동안 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거든. 물론 너희들에게 위로를 받긴 하지만, 책읽기로도 위안을 받고 싶어서
집어 들었단다. 회사일이든, 스트레스든, 모두 다 인생에 관한 이야기잖아.
이 책을 읽으면서 아빠가 법륜 스님의 책들은 어떤 것을 읽었나 생각해봤어. 이
책 이전에 다섯 권을 읽었더구나. 법륜 스님의 책을 처음 만난 건 반야심경을 설명한 <반야심경 이야기>란 책이었어. 그 책을 너무 좋게 읽어서 법륜 스님의 책들을 찾아 읽었단다. <금강경
이야기>(2권), <붓다, 나를 흔들다>, <행복한 출근길>을 읽었었어. 그리고 오랜만에 다시 읽게 되었구나. 이 책 <인생수업>은
아빠처럼 인생 후반전에 막 접어든 사람들이 읽으면 공감할 수 있는 그들이 많이 실려 있었어. 공감은
할 수 있는데, 그것을 몸으로 옮기기가 어려워서 문제지만 말이야.
1.
나이를 먹으면서 이런저런 유혹에 흔들리지 말아야 하고, 작은 것이든
큰 것이든 집착하지 말고,
자신이 하고픈 일을 하면서 살라고 하신단다. 그 밖에 하시는 말씀들이
구구절절 맞는 말씀이란다. 고개를 끄덕여지게 돼. 하지만, 법륜 스님이 말씀하신 대로 과연 할 수 있을까? 스스로 물어보면, 아빠는 자본주의에 너무 물들어서인지 그런 것들이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드는구나. 그래서 읽을 당시에는 고개를 끄덕이며, 위안이 되는 듯 하지만, 읽고 나서는 여전히 스트레스가 사라지지 않는구나. 스트레스로 뭉친
어깨를 만져보니 그대로야. 하기야, 아빠가 이 책을 읽기
전에도 크게 기대한 것은 아니야. 읽는 순간만이라도 위안을 받고 싶었던 거니까, 그걸로 만족한단다. 마지막으로 아빠가 발췌한 몇몇 글들로 아빠의
생각을 대신할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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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사람은 왜 살아야 합니까?”
젊을 때 많이 하는 질문입니다. 그리고 또다시 묻는 시기가 있습니다. 사십대, 오십대, 혹은 갱년기에 접어들어
‘사는 게 뭔가, 대체 인생이란 무엇인가.’ 하는
회의가 들면서 다시 묻게 됩니다. 그런데 이 질문에는 답이 나올 수가 없습니다. 삶이 ‘왜’ 라는 생각보다
먼저이기 때문이에요. 즉 존재가 사유보다 먼저 있었기 때문이지요. 살고
있으니 생각도 하는 건데. ‘왜 사는지’를 자꾸 물으니 답이
나올 수가 없습니다.
(17)
내 인생의 주인은 바로
나예요. 그래서 내가 내 인생을 행복하게 할 책임도 있고 권리도 있습니다. 그런데 자꾸 이런저런 이유를 붙여서 자신을 괴롭히면 행복해야 할 내 인생을 내가 내팽개치는 것과 같습니다. 그러니까 ‘왜 사느냐’는
질문으로 삶에 시비를 거는 대신 ‘어떻게 하면 오늘도 행복하게 살까’를
생각하는 것이 삶의 에너지를 발전적으로 쓰는 길입니다. 그것이 내 인생에 대한 책임과 권리를 지닌 주인으로
사는 것이기도 합니다.
(48)
자신에게 일어난 일은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것이 좋습니다. 이미 일어나 버렸는데 그걸 부정적으로 생각한다고 해서 바뀌는 건
아니잖아요. 그렇다고 ‘무조건 잘될 거다.’ 하는 낙관이 아니라, ‘일어나버린 일은 항상 잘된 일이다.’ 이렇게 긍정적으로 보고 거기서부터 출발하면서 어느 상황에서든 배울 수 있고,
그 풍부한 경험을 토대로 지혜로운 조언도 해줄 수 있게 됩니다.
(78)
변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 변하는 것을 봤을 때 괴로움이 생기지 않습니다. 마치 바다에서 파도가 일어나고 사라지는
것처럼 이 세상에서 생성되어 존재하는 모든 것은 반드시 소멸한다는 걸 깨쳐서 집착을 놓아버리면. 생겨난다고
기뻐할 일도 없고 사라진다고 괴로워할 일도 없어집니다. 그것을 직시하면 두려움도 아쉬움도 없을 텐데, 부분적으로 인식하니까 없어졌다고 생각해서 아쉬움이 생기고, 없어질까봐
두려움이 생기는 겁니다. 그러나 늙음도 죽음도 단지 변화일 뿐임을 알고 나면, 더 이상 두려워하지 않게 됩니다.
(144-145)
바다를 보면 기분이 좋습니다. 그럼 바다가 기분 좋은 걸까요, 내가 기분이 좋은 걸까요. 내가 기분 좋은 겁니다. 내가 기분이 좋은 것은 바다가 나를 좋아하기
때문이 아니라 내가 바다를 좋아하기 때문이에요. 산은 그냥 산이고 바다는 바다고 하늘은 하늘일 뿐입니다. 내가 이런 것들을 좋아하기 때문에 그냥 바라는 것 없이 좋아하고 행복해하는 겁니다. 바라는 것 없이 어떤 사람을 사랑하면, 그가 나를 좋아하지 않아도
내가 그 사람을 좋아하기 때문에 그를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해집니다. 기대 없이 좋아해보세요, 바다를 사랑하듯이 산을 좋아하듯이.
(256)
만약 화를 냈다면, ‘아 내가 왜 화를 냈을까?’ 하고 자책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화가 났구나.’ 알아차리고
‘다음부터는 안 내야지.’ 하는 겁니다. 그래도
또 화를 내면 ‘아, 또 화를 냈구나. 다음에는 안 내야지.’ 해야 합니다. 백 번을 화내도 ‘다음에는 안 내야지.’ 이렇게만 할 뿐이지, 어제 화낸 것을 오늘 얘기할 필요가 없습니다. 어제 낸 화를 후회하고 따지면 인생 낭비예요. 그러니까 물을 길어
오다가 넘어져서 쏟았을 때, 쏟아진 물을 아까워할 게 아니라 빨리 다시 물을 길으러 가야 합니다. 그것이 지나간 일을 두고 후회하거나 자책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는 길입니다.
그래서 과거로 돌아가지 말고 앞으로 나아가는 걸 자꾸 연습해야 합니다.
(274)
진리의 길은 나를 자유롭게
하고 행복하게 합니다. 진리의 길은 나에게도 좋고, 남에게도
좋고, 지금도 좋고, 나중에도 좋아야 합니다. 나는 좋은데 남에게는 나쁘거나 남에게는 좋은데 나에게 나쁘거나 한 일은 오래 지속될 수 없습니다. 나에게는 이익인데 남에게 손해가 되는 일은 과보가 되어 돌아오고 내가 희생을 해서 남에게 이익이 되는 일은
내가 오래 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나도 좋고 남도 좋아야 오래도록 지속가능한 행복이 유지됩니다. 지금은 좋은데 나중에 나쁜 것은 나중에 후회하게 되고 나중은 좋은데 지금은 나쁜 것은 지금 하기가 힘들고 괴롭습니다. 그러므로 지금도 좋고 나중에도 좋아야 그 행복이 오래도록 유지될 수 있습니다.
여러분의 인생이 이 진리의 길에 있어서 지금도 좋고 나중에도 좋고 나도 좋고 너도 좋은 지속가능한 행복을 마음껏 누리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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