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리틀 브라더
코리 닥터로우 지음, 최세진 옮김 / 아작 / 2015년 10월
평점 :
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아빠가 올해는 회사 일이 너무 바빠서 자꾸만 책을 읽고 난 지 한참이 지난
다음에 이야기를 해주게 되는구나. 오늘도 이야기해주지 않으면 또 한참 밀릴 것 같아서, 한밤 중에 눈을 비비며 이야기하고 있다는 것 알아주고, 그로 인해
앞뒤가 맞지 않는 횡설수설을 할지도 모른다는 점 먼저 이해해주렴.
이 책을 알게 된 것은 지난 3월에
있었던 테러방지법을 막기 위한 국회 필리버스터를 통해서란다. 다른 이들이 쓴 이 책의 리뷰를 보면, 대부분 필리버스터에 대한 이야기를 한단다. 아빠가 또 그 이야기를
하는 것은 식상한 것이 되니 건너뛸께. 필리버스터에서 어떤 야당 국회의원이 이 책을 들고 나왔어. 그래서 아빠의 궁금증이 급증했단다. 테러방지법과 이 책이 무슨 상관관계가
있길래. 그래서 아빠도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했어. 핫 핑크의
책표지는 명랑소설로밖에 보이지 않는데, 이 책이 테러방지법과 어떤 관계가 있을까? 필리버스터에 소개된 이 책은 유명해져서 많은 사람들이 읽었단다.
리틀 브라더? 책을 읽고 나니, 책 제목은 예전에 읽은 조지 오웰의 <1984년>에 나오는 빅 브라더를 본 따 지은 것이라는 것을 알겠더구나.
1.
샌프란시스코에 사는 17살 마커스
얄로우가 주인공이야. 마커스는 컴퓨터 천재라고 해야할까? 해킹도
좀 하고, 프로그램도 좀 짤 줄 알고… 하지만, 친구들과 게임하는 것을 좋아하는 평범한 학생이기도 하지. 마커스는
친구들인 대릴, 졸루, 버네사와 함께 학교를 땡땡이 치고
새로 출시한 게임을 하다가 근처에서 폭파 사건을 목격하게 되었단다. 그것은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베이교가
폭파한 것이었어. 테러가 일어난 것이지. 요즘 유럽 등 세계
곳곳에서 테러가 일어나서, 소설 속 테러도 허구 만은 아닌 것 같더구나. 마커스와 친구들은 폭파 근처에 있었기 때문에, 사람들이 도망가려는
난리통에 있을 수 밖에 없었어. 아비규환. 그 속에서 친구
대릴이 심한 부상을 입게 되었어. 그래서 도움을 요청하려고 군용차를 세웠어… 군인들, 우리의 세금으로 돈을 버는 군인들이 머커스와 친구들을 잡아갔단다. 그곳에 있었기 때문에 테러 용의자라는 이유야. 그들과 가족들과 연락도
하지 못한 채 며칠 동안 감금을 당해야했어. 그들의 핸드폰에 있는 개인적인 정보를 요구했고, 이를 거절하면 폭행을 당했어. 온갖 모욕적인 대우를 받고, 신문을 받으며 며칠을 보내야 풀려날 수 있었어. 풀려난 이후에도
계속 감시를 할 거라는 경고, 아니 협박과 함께…
이 무차별한 감금. 이 말도 안되는
사건에 주인공과 친구들은 억울해했단다. 하지만, 이것은 결코
허구가 아니란다. 우리나라에서 불과 몇 십 년 전만 해도 비일비재했던 일이야. 아무도 모르게 잡혀가서 몇 개월 동안 온갖 고문을 받고 물려나는 일이 많았었어. 지은이는 어떻게 이런 설정을 했을까? 우리나라 근현대사에 대한 책을
읽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단다. 마커스는 친구들과 풀려났는데, 중상을 입었던 대릴은 없었어. 대릴은 어떻게 되는지 알려주지 않았고, 어디 있는지도 몰랐어. 이것이 국갸가 테러에 대한 자세였단다. 테러가 발생하면 용의자가 될 가능성이 있는 사람들을 모두 감시하고, 심지어
폭력까지 휘두르는 자세. 그것이 바로 우리나라에서 지난 봄에 국회를 통과한 테러방지법의 독소조항이란다.
아무튼, 테러가 발생한 이후, 국갸는 테러 범인을 잡는다고, 온갖 개인 정보를 무차별하게 캐갔어. 심지어 사람들의 행동 반경을 분석하여 일반적인 행보를 보이지 않는 사람들도 잡아갔단다. 마커스도 그런 분석으로 인해 잡혔다가 풀려나기도 했어. ‘허위 양성
반응의 역성’이란 말이 있대. 확률이 아주 낮은 것을 검출하기 위해 그보다 정확도가 높은 검출기로 검출하게
되면 100%에 가까운 부정확성을 보인다는 이론이야. 이
책에 나온 그 설명을 읽어보면 이해가 갈 것이란다.
=========================================
슈퍼 에이즈라는 새로운 질병이 있다고 치자.
슈퍼 에이즈에 걸린 사람은 백만 명 중 한 명이다. 누군가가 99퍼센트의 정확도를 보이는 슈퍼 에이즈 탐지기를 만들었다. 즉, 99페센트의 확률로 정확한 결과를 내놓는다는 이야기다. 검사
대상이 감염되어 있으면 참, 건강하면 거짓을 내놓는다. 그걸로 1백만 영을 검사한다. 슈퍼 에이즈에 걸린 사람은 1백만 명 중 1명이다. 하지만
그 검사에서는 100명 중 1명이 ‘허위 양성’ 반응을 보일
것이다. 병에 걸리지 않은 사람도 검사에서는 슈퍼 에이즈로 나오는 것이다. ’99 퍼센트의 정확성’은 1 퍼센트의 오류를 의미한다. 1백만 명의 1퍼센트는 얼마인가? 1,000,000/100 = 10,000 슈퍼
에이즈에 걸린 사람은 1백만 명 중 1명이다. 무작위로 1백만 명 중
1명이다. 무작위로 1백만 명을 검사하다
보면 진짜로 슈퍼 에이즈에 걸린 1명을 발견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검사는 1명이 아니라 10,000명을 슈퍼 에이즈
환자로 식별할 것이다. 99퍼센트의 정확성을 가진 검사는 다시 말해
99.99퍼센트의 부정확성을 보여줄 것이다. 이것이 허위 양성 반응의 역성이다.
=========================================
소설 속 국갸는 이제 모든 국민들을 테러 용의자 선상에 올려놓고 무차별 감시와
인권 침해를 하였단다.
2.
마커스는 이런 국갸 폭력에 대항하기로 했어.
자신이 잘 하는 컴퓨터를 이용해서 말이야. 그런데, 마커스의
친구들도 그런 국갸의 위협에 조용히 지내겠다고 했어. 버네사. 그녀는
북한 출신이라서 더욱 이런 국갸의 강압적인 태도에 위축이 될 수 밖에 없었어. 그리고 유색인이었던 졸루도
그만 하기로 했단다. 미국이라는 나라가 아직 유색인에 대해서 차별이 있는 것은 사실이잖아. 최근에도 미국 밀워키에서 흑인에 대한 경찰의 사살이 있어서 문제를 일으켰잖아.
마커스는 친구들의 선택을 이해하면서도 아쉬워했어. 그는 이제 웹상에서 자신과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과 만나기로 했어. 그런데, 그는 자신이 조립한
노트북에서 도청장치를 발견했어. 이것은 자신의 집도 안전한 곳은 못된다는 생각했고, 국갸는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었어. 마커스는
엑스박스를 이용하여 무료 와이파이를 통헤 불법으로 엑스넷을 구성해서 사람들과 소통했단다. 그가 망을
구축한 엑스넷은 추적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했어. 그는 엑스넷에서 마이키라는 닉네임으로 활동을 했어.
국갸와 샌프란시스코 정부는 감시망을 더욱 확대하려고 했어. 이를 위해 예산 확대를 요청했고, 국갸는 테러 범인을 잡는다는 이유로
승인해주었어. 우리나라에서도 테러방지법에 잡혀 있는 예산이 어떻게 쓰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단다. 그리고 언론도 국갸 폭력에 동조했어.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어쩌면 우리나라 상황도 똑같은지 놀랬단다.
3.
마커스는 엑스넷을 통해서 만난 사람들과 함께 대항했어. 그러다가 대릴과 함께 갇혀 있다가 나온 사람한테 편지를 받았어. 그는
대릴이 살아 있다는 사실에 활동을 더욱 열심히 했고, 양심있는 기자를 통해서 국갸의 인권 탄압에 대해
폭로를 하게 되었단다. 어찌저찌하여 해피 엔딩으로 끝나긴 했는데, 그것은
소설이나 그렇지, 우리나라는 아직 소설 속에 살고 있는 거야. 문득, 설마 아빠처럼 아주 평범한 사람의 이런 글도 감시의 대상이 되나? 하는
생각이 들어 겁이 조금 나는구나. 이 책의 후반부에 열일곱살 마커스는 절규하듯 이야기했단다. 자유에 투표를 하자고… 투표를 하지 않으면 자유를 잃을 수도 없다고… 그의 절규를 보니, 이 소설이 계몽 소설인가? 라고 생각하기도 했단다.
=========================================
“우리가 그들을 투표로 뽑았습니다. 우리가
그들의 월급을 줍니다. 그러니 당연히 그들은 우리 편이어야 합니다. 그들은 우리의 자유를 수호해야 합니다. 하지만, 그 사람들은…”
“…우리의 신뢰를 배신했습니다. 선거가 4개월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아직 시간이 많습니다. 밖으로 나가 ‘찍을 사람이 없다’며 투표를 포기한 이웃 사람 다섯 명을 찾아낸 시간은 충분합니다. 이웃들에게 말하세요. 반드시 투표하겠다는 다짐을 받으세요. 고문 기술자들과 조폭들, 그리고 샌프란시스코 만 바닥에
있는 무덤에 누워 있는 내 친구들을 비웃던 사람들에게서 우리 나라를 되찾자는 다짐을 받으세요. 그리고 자기 이웃들에게도 이야기하겠다고 다짐받으세요. 우리
대부분은 찍을 사람이 없어서 기권을 했습니다. 하지만 투표를 하지 않으면 소용이 없습니다. 우리는 자유를 선택해야 합니다. 부디 자유에 투표하세요. 제 이름은 마커스 얄로우입니다. 저는 이 국갸에게 고문당했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이 나라에 살고 싶습니다. 저는
열일곱살입니다. 저는 자유로운 국갸에서 자라고 싶습니다. 저는
자유로운 국갸에서 살고 싶습니다.”
=========================================
다음 선거, 그 다음 선거.. 앞으로의 선거에서 쭉 선거를 잘해서 우리나라도 자유로운 국갸에서 감시당하지 않고 살았으면 좋겠구나.
"우리가 그들을 투표로 뽑았습니다. 우리가 그들의 월급을 줍니다. 그러니 당연히 그들은 우리 편이어야 합니다. 그들은 우리의 자유를 수호해야 합니다. 하지만, 그 사람들은…" "…우리의 신뢰를 배신했습니다. 선거가 4개월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아직 시간이 많습니다. 밖으로 나가 ‘찍을 사람이 없다’며 투표를 포기한 이웃 사람 다섯 명을 찾아낸 시간은 충분합니다. 이웃들에게 말하세요. 반드시 투표하겠다는 다짐을 받으세요. 고문 기술자들과 조폭들, 그리고 샌프란시스코 만 바닥에 있는 무덤에 누워 있는 내 친구들을 비웃던 사람들에게서 우리 나라를 되찾자는 다짐을 받으세요. 그리고 자기 이웃들에게도 이야기하겠다고 다짐받으세요. 우리 대부분은 찍을 사람이 없어서 기권을 했습니다. 하지만 투표를 하지 않으면 소용이 없습니다. 우리는 자유를 선택해야 합니다. 부디 자유에 투표하세요. 제 이름은 마커스 얄로우입니다. 저는 이 국갸에게 고문당했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이 나라에 살고 싶습니다. 저는 열일곱살입니다. 저는 자유로운 국갸에서 자라고 싶습니다. 저는 자유로운 국갸에서 살고 싶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