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명, 광활한 인간 정도전 1 소설 조선왕조실록 1
김탁환 지음 / 민음사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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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스포일러 포함/기억력에 의한 내용상 오류 있을 수 있음.


[정도전이라는 사람]

이 책은 정도전이라는 사람을 알고 싶어서 고른 책이다. 정도전의 삶 전체를 소설로 엮은 책이라고 생각했다. 지은이는 그 동안 즐겨 읽던 김탁환이어서, 책에 대한 내용은 살펴보지도 않고 구입했다. 그런데, 책의 내용은 알고 싶었던 정도전 전체 삶에 대한 이야기는 아니었다. 고려 마지막 왕인 공양왕 4, 이성계가 명나라에 다녀온 세자를 마중 나가기 위해 해주에 갔다가 낙마했던 날부터 이방원의 사주로 정몽주가 선지교에서 암살되기까지 보름 남짓한 기간의 이야기를 소설로 엮은 것이다. 김탁환이 예전에 쓴 허균이 죽기 전 마지막 19일을 소설로 쓴 <허균, 최후의 19>과 비슷한 성격의 소설이었다. 아무튼 이번에 읽은 <혁명, 광활한 인간 정도전>에서는 정도전의 삶을 이해하는 데는 부족했다. 정도전에 대한 삶을 알기 위해서는 다른 책을 더 봐야할 것 같다.

이 책에서는, 역사 속 한 순간이라고 부를 수 있는 짧은 시기를 이야기하고 있다. 지은이 김탁환은 이 순간이 조선을 만든 결정적 순간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이 소설은 지은이 김탁환이 기획한 '소설 조선왕조실록'의 첫번째 소설이라고 했다. 앞으로 지은이는 60여권이 넘는 '소설 조선왕조실록'을 기획하고 있다고 했다. 그 동안 단편적으로 조선시대를 다룬 그의 소설들이 많았는데, 이번 기획은 역사적 고증과 자료를 바탕으로 쓰기로 했다고 한다. 그의 이 기획을 눈 여겨 봐야겠다. 그런데, 이 책이 나온 게 2014년이었다. 그 이후 소설 조선왕조실록으로 더 출간된 책이 있었나? 고개를 갸우뚱하며 검색해 보았다. 벌써 10권이나 나왔다. 그런데, 그 중에는 그 이전에 백탑파 시리즈로 나온 책들의 개정판이 6권이나 포함되어 있어다. 나는 내심 조선 초부터 시대순으로 소설로 써 내려갈 줄 알았다는데, 약간은 실망을 했다. 그 소설들은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추리소설이라고 생각했고, 역사적인 인물들이 등장하지만 주인공은 허구로 만들어낸 인물인데, 과연 그 소설들에 '소설 조선왕조실록'이라는 타이틀을 붙여도 되나 싶었다. 작년에 출간한 <목격자들>이란 그의 책도 사두었는데, 확인해 보니 그 책도 '소설 조선왕조실록' 시리즈였다.

 

[고려말 상황은...]

공양왕 4, 1392 3 17공양왕…  공손하게 왕을 양도했다고 해서 공양왕이라고 했다는, 예전에 어디선가 들은 이야기가 생각났다. 진짜 그래서 공양왕이라고 한 것인지 맞는지는 모르겠다. 고려의 마지막 왕나의 상식의 울타리 안에서 당시 시대적 상황을 생각해 보았다. 오랜 원나라의 지배를 받던 굴욕적인 역사가 서서히 걷히고 있던 시절이었다. 몇 대 앞의 왕이었던 공민왕은 원나라에 충성을 하라는 뜻으로 왕의 시호에 붙었던 '()'도 떼어버렸다. 고려의 자주성을 되찾고 개혁을 하려고 했지만, 요승이라고까지 불린 신돈을 너무 믿었다가 개혁은 성공하지 못했다. 그 이후 우왕과 창왕이 왕이 되었지만사람들은 우왕과 창왕이 신돈의 자손이라고 생각들을 했다. 우왕 때 이성계는 나라의 명을 받고 명나라를 공격하려고 했는데명나라는 이제 떠오르는 태양이고, 원나라는 지는 해라고 생각해서, 그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명나라를 치려는 군사를 위화도에서 말머리를 돌려 왕성으로 돌아왔다. 그 유명한 위화도 회군. 이것은 왕명을 어긴 일이다. 그의 행동은 반란이나 마찬가지였다. 당시 왕성을 지키고 있던 최영의 군대와 일전은 피할 수 없었다. 그 전투에서 이성계가 승리를 거두었다. 그래서 최영은 유배를 갔다가 그곳에서 사형을 당했다. 최영의 능력이 출중했기 때문에 그렇게 목숨을 잃는 것은 너무 안타까운 일이었다. 위회도 회군 당시 이성계가 왕성에 도착하기 전에 정도전이 최영을 포섭하기 위해서 만나기도 했었지만, 최영 장군은 굳은 의지로 고려에 대한 충성을 맹세했다.

이성계가 위화도 회군을 할 수 있었던 것은 그에게 든든한 지원군이 있었기 때문이다. 바로 정몽주와 정도전. 정몽주와 정도전은 모두 목은 이색의 제자였다. 그리고 정도전은 정몽주를 통해 이성계를 알게 되었다. 그들은 쓰러져가는 고려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이를 개혁해야 한다는 생각을 모두 갖고 있었다. 그리고 그러기 위해서는 세 사람이 힘을 합쳐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들은 서로 신뢰를 쌓았고, 그 신뢰는 끝까지 이어졌다. 하지만, 약간의 생각의 차이는 있었다. 정도전은 누가 왕이 되느냐는 상관없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이미 고려라는 나라는 여러가지 문제점을 갖고 있다고 생각했다. 이성계를 왕으로 하는 새로운 나라가 그가 생각하는 이상 국가를 실현할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정몽주는 고려라는 나라에서 개혁을 하려고 했다. 그것이 그들의 가장 큰 차이가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이방원의 over]

당시 세자는 명나라에 갔다가 돌아오는 길이었고감기에 걸린 세자를 마중 나가기 위해 이성계는 해주에 갔다가 그만 낙마하여 심한 부상을 앓게 된다. 정신까지 잃은 중상이었다. 그래서 해주에 며칠을 머무르게 되고, 세자도 해주에 머무르게 되었다. 한편, 정도전은 왕에게 쓴소리를 했다가 영주로 유배를 가 있었다. 그곳에서 나라의 개혁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다. 그가 생각하는 나라는, 우선 내치가 잘 되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를 위해서는 토지를 재정리하여 백성들에게 나누어 주고당시 폐단뿐인 승려들을 산으로 보내고유학 특히 성리학을 중심으로 나라를 운영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외세에 대비하여 군대를 강하게 키우는 강병이 필요하고, 왕권은 약화시키는 대신 신권을 강화하는 법과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런 것들을 고민하면서 유배 생활을 하고 있었다. 언젠가는 그의 꿈을 실현시킬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던 어느날 이방원의 서찰을 받았다. 이방원은 자신의 아버지를 왕으로 만드는데 정몽주가 걸림돌이라고 생각하여, 정도전에게 정몽주를 죽이겠다고, 동의해달라는 내용의 서찰이었다. 26살의 이방원. 정도전은 성난 말처럼 질주하려고 하는 이방원을 싫어했다. 정도전 자신 또한 이성계를 왕으로 하는 새로운 나라를 꿈꾸고 있지만, 이방원과 같은 방법은 아니었다. 정도전은 새로운 나라에서 정몽주는 꼭 필요한 인물이라고 생각했다. 자신과 정몽주, 그리고 이성계 이 세 사람은 튼튼한 세 개의 기둥과 같은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야만 자신이 꿈꾸는 나라를 세울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만약 이성계가 왕이 된다고 해도, 이성계 다음의 왕으로 이방원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만큼 이방원에 호감을 갖지 않았다. 정도전은 이방원에게 답장을 썼다. 포은 정몽주와 이성계는 서로 신뢰하고 아주 돈독한 관계라는 것을 이야기하고, 정몽주 또한 신우, 신창을 신돈의 씨앗이라며 끌어내릴 때 같이 동참한 인물이라고 했다. 그만큼, 이성계와 자신과 뜻이 같기 때문에 설득하면 돌어설 거라고 이야기했다. 그리고 정몽주를 죽이는 것은 아버지 이성계에게도 절대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측근들이 문제…]

해주에서는 이성계의 몸이 다행이 완치가 되어 세자를 모시고 다시 왕성으로 오려 했으나, 이성계는 말 위에서 다시 혼절하고 말았다. 그래서 다시 해주에 머무르게 되었고, 세자만 왕성으로 향했다. 이성계의 낙마소식과 혼절 소식은 금방 왕성으로 퍼졌고, 정몽주를 따르는 무리들의 귀에도 들어갔다. 이확, 이숭인, 김진양 등 정몽주을 따르는 무리들은 정몽주만큼 그릇이 크질 못했다. 그들은 이성계가 부상을 입어 해주에 발이 묶인 지금이 정도전을 비롯하여 이성계를 따르는 무리들을 처단하는 좋은 기회라고 이야기했다. 하지만, 그런 권력의 이해득실을 따지는 것을 싫어하는 정몽주는 그들의 말은 논리적이지 않고 설득력이 없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정몽주는 이성계, 정도전과 강한 신뢰를 가지고 있었다.

한편, 이방원은 정도전이 머무르는 곳까지 찾아와서, 정몽주를 처단할 것을 이야기하였는데, 정도전은 다시 그러면 안되는 이유를 설명했다. 서로 격론이 벌어졌는데, 이방원은 결국 설득되지 않고 여전히 정몽주를 죽일 생각에 사로잡혀 있었다. 하지만, 주변에 이것을 호응하는 이가 없어서 실행에 옮기는데 부담을 갖고 있었던 것이다. 여기까지가 대충 1권까지의 이야기다.

 

 

 

※ 이 리뷰는 <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를 수정하여 작성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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