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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뭇잎에서 숨결을 본다 - 나무의사 우종영이 전하는 초록빛 공감의 단어
우종영 지음, 조혜란 그림 / 흐름출판 / 2025년 8월
평점 :

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오늘은 오랜만에 나무의사 우종영 님의 책을 이야기하려고 해. 우종영 님의 책을 처음 만난 것이 이제는 20년이 되었구나. 그렇다고 많이 읽은 것은 이번이 여섯 번째로구나. 아빠가 예전부터 등산을 좋아해서 나무에 대한 책이 눈에 쏙 들어왔던 것 같구나. 그리고 우종영 님의 글들이 너무 좋았어. 나무들이 사람과 크게 다르지 않고 서로 어울려 살아가는 모습들도
다시 보게 되었어. 산에 가게 되면 계절마다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나무들의 모습과
나무들이 주는 기운에 힐링하곤 하는 것 같았어.
오늘 너희들에게 이야기할 책은 우종영 님의 <나는 나뭇결에서 숨결을 본다>라는 책이란다. 이번 책도 우종영 님의 나무에 대한 애정과 삶에 대한 깊은 고찰이 담겨 있더구나. 그동안 나무의사를 30년동안 해오시면서 자연으로 받은 삶의 가르침을 다시 한번 책으로
엮으신 것 같구나. 그리고 최근에 급격하게 우리 삶에 영향을 주고 있는 기후변화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하셨는데, 이 급격한 기후변화는 우리뿐만 아니라 나무들에게 큰 영향을 주고
있단다.
그 영향은 물론 안 좋은 영향으로 많은 식물들이 멸종위기를 맞이하고 있단다. 나무들은 뿌리를 내리고 살아가니 그렇다 보니 기후변화에 대한 공격에 도망갈 수도 없으니 큰일이구나. 더 늦기 전에 이에 대해 온세계가 대응책을 찾아야 할 텐데 자본주의의 성장논리가 아직 세계를 지배하고 있어서 걱정이구나.
1.
이 책은 생, 태, 감, 수, 성이라는 다섯 개의 장으로 나누고 각 장마다 생태감수성에 관련된 단어를 선택해서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단다. 그런 글들 중에 아빠의 마음을 울린 글 몇 편을 소개하는 것으로 독서편지를 대신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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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주제라고도 할 수 있는 생태감수성이란 무엇인가? 생태감수성은 지구 상의 모든 생명체들이 공존할 수 있다고 생각을 가지는 것이란다. 그러기 위해서는 어떤 것들을 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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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생태감수성을 지닌 사람들은 모든 생명체가 공존할 수 있는 건강한 환경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가치를 구현하기 위해 행동합니다. 지구 환경 문제를 거시적이면서도 실천적인 측면에서 해결하려고
노력하고, 자연과 자신의 삶이 깊게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이해하며, 주변의
다른 생명체에 대한 사랑과 존중을 표현합니다. 이들은 생태계에도 깊이 공감하며 모든 것이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를 살펴보고, 특정 새나 식물의 부재와 같은 현지 생태계의 미묘한 변화에 주목하기도 합니다. 환경 윤리를 따르는 제품을 구입하거나 일회용품 사용을 피하고, 지금
세대와 미래 세대가 어떻게 하면 공존할 수 있는지를 모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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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일상 생활에서 어떤 날은 흙으로 된 땅을 한번도 밟지 않고 지내는 날도 많단다. 포장된 도로와 인도에서만 생활하다 보면 땅을 밟지 않고도 생활하게 돼. 그리고 우리는 더욱이 신발을 신고 지내잖니. 지은이는 맨발로 땅을 밝아보라고 하더구나. 생각해보니 아빠도 맨발로 땅을 밟아 본 것이 언제인지 기억조차 나질 않는구나. 바닷가에서 가야 맨발로 모래사장을 걸었던 것 같은데, 그것도 오래 전 일인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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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
땅과 교감하며 발맘발맘 걷다 보면 생태감수성도 생깁니다. 땅과 접촉하지 않는 사람은 신(God)과도 멀어진다는 말이 있듯이. 신발을 신으면서부터 인간은 자연과 멀어졌습니다. 걷기를 통해 발바닥에서
올라오는 알싸한 고통이 다른 생명의 아픔처럼 전해오면서 환경을 보호하려는 마음도 생깁니다. 대지의 여신
가이아는 스킨십을 원합니다. 부드러운 발바닥으로 땅을 어루만지면 땅의 기운이 온몸을 정화해줍니다. 프랑스의 철학자 장폴 스르트르는 “인간은 걸을 수 있는 만큼만 존재한다”고 말했습니다. 혼자서 걸으며 길 위에 떨어진 나뭇가지나 조그만 돌멩이
하나에도 의미를 부여하기도 하고, 무심히 떠가는 구름을 쪼개보거나 이웃 구름과 만나게 해서 새로운 모양을
만들어보기도 할 때 살아 있음을 느낍니다. 걷기는 나무가 그토록 하고 싶어 하는 일입니다. 일단 걸어보세요. 걷기의 힘이 무한하다는 것을 느끼게 될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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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들이나 식물들의 이름을 보면 재미있는 이름들이 참 많단다. 물론 아빠가 알고 있는 이름들은 몇 개 안되지만 말이야. 이 책에서는 재미있는 이름을 소개해주면서 이름에 ‘개’라는 접두어가 들어간 것은 약간 부정적 의미가 담겨 있다는구나. 개들이 싫어하겠다는 이야기도 덧붙이셨어. 그래도 순우리말로 된 이름들이 정겹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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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7)
자연 속에 존재하는 이름도 만만치 않습니다. 한복이
허리춤에 다는 복주머니처럼 생긴 복주머니꽃은 한때 개불알꽃이라고 불렸습니다. 꽃봉오리를 숙이고 있다고
하여 할미꽃, 제비꽃의 방언인 앉은뱅이꽃, 갈고리 같은 가시의
쓰임새를 상상한 며느리밑씻개, 비하의 의미를 지닌 개똥쑥, 개옻나무, 거지딸기 같은 이름도 있습니다. 동물에도 꼽추재주나방, 무당벌레, 벙어리뻐꾸기, 송장벌레, 문둥이박쥐 등 부정적인 이름이 많습니다. 개가 들으면 기절할 이름인
개나리, 개비자, 개여뀌,
개살구처럼 ‘개’가 접두어로 들어가면 부정의
의미를 지녀 어떤 것의 아류쯤으로 인식하게 됩니다. 바꿔 생각하면 개들의 사회에서 못된 개를 일컬어
‘사람 같은 개’라고 부르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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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의사답게 나무에 대해서 이야기도 빼놓지 않으셨어. 우리가 산에 가면 나무들 사이에서 불어오는 바람은 도시에서 느끼는 바람과는 확실히 다르단다. 아빠는 그냥 시원한 바람이라고 생각하는데, 지은이는 나무와 바람의 관계를 좀더 소중한 관계로 비유했는데, 아주 공감이 가면서 아빠에게도 바람과 같은 존재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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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171)
나무에게 바람이란 어렸을 때는 무서운 훈육 주임이고, 사춘기에는 친구이고, 청년기에는 연인이며, 장년기에는 질서와 규율이고, 노년기에는 스킨십을 잊기 못하게 하는
추억과 같습니다. 멀리 벋어 살아남기 위해 애써야 합니다. 나무가
좀 더 커서는 바람을 맞이할 준비가 되어 있으므로 친구처럼 대하고, 어엿한 나무가 되면 바람을 그리워하게
됩니다. 이는 마치 연연을 기다리는 것과 같습니다. 나무가
장성하여 숲의 주인이 되어갈 즈음이면 바람은 누구랄 것도 없이 더 크고자 하는 욕망을 통제하는 훈육 주임이 됩니다. 그러고 보니 훈육 주임이 두 번 등장입니다. 무서운 것도 잠시, 수백 년이 흘러 노목이 되면 무성했던 가지와 잎들도 사라지고 엉성한 가지들 사이로 바람도 피해가고 가지들의
울렁거림도 사라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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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은 더러운가? 사람들은 보통 흙이 묻으면 흙의 종류와 상태를 불문하고 모두 더럽다면서
털어내려고 하는데, 흙의 입장에서 보면 더러운 흙은 따로 있다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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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191)
흙이 더럽다는 인식을 두고는 흙의 입장과 사람의 입장이 서로 다릅니다. 사람들은 흙 속에 동물의 똥이나 사체들이 들어 있어 흙을 더럽다고 여기고, 흙의
입장에서는 오염 물질이 유입되거나 못하는 가장 주된 원인은 밟혀서 다져진 땅이 되었을 때입니다. 정상적인
흙은 광물질45퍼센트, 수분25퍼센트, 공기25퍼센트, 유기물5퍼센트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 수치에서 흙 속의 절반이 비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 빈 공간이 줄어들면
물과 공기가 저장되지 못하고 살아 있는 생명체들이 내뿜은 탄산가스마저 빠져나가지 못하는 불행한 일이 벌어집니다.
그렇게 되면 식물은 물론이고 대부분의 생명체들이 죽고 썩어들어가면서 에너지를 순환하지 못하고 흙이 ‘더러운
것’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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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는 나이를 먹을수록 속을 비운다고 하더구나. 그런데 우리 인간들은 나이가 먹을수록 욕심이 더 쌓여가 속을 채우려고만 하니, 나무에게 좀더 배워야겠구나. 물론 아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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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8)
나무는 속을 비웁니다. 오래된 나무는
대부분 속이 비어 있는 것을 보실 수 있습니다. 나무는 나이를 먹을수록 중심을 비우므로 하늘과 땅의
소통을 이룹니다. 비어 있음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텅 빈 공간입니다.
노자는 마차 바퀴의 중심이 비어 있어서 유용하다고 했습니다. 나무는 속을 비워내므로 많은
생명체들이 그 안에 깃들어 삽니다. 아늑하고 따뜻하며 숨기 좋은 그곳은 하룻밤 동물들이 쉬어가고 새들의
집이나 곤충들의 사냥터가 되기도 합니다. 살아서 몸을 보시하는 보살의 화신인 것이지요. 한편 나무가 속을 비운다는 것은 과거를 잊는 것과 같습니다. 나무는
지나간 시간을 잊고 오로지 현재에만 존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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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오늘 너희들에게 소개해준 그들 이외에도 좋은 글들이 많이 실려 있단다. 그래서 너희들도 읽어보면 좋겠지만, 너무나 바빠서 쉽지 않겠지? 그나저나 기후변화의 위기에 대해 세계의 과학자들과 지도자들이 좀더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는데, 전쟁에만 관심이 있는 것 같아 안타깝구나. 그럼, 오늘은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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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5-386)
인류는 현재 기후 변화라는 해결이 불가능해 보이는 문제에 봉착해 있습니다. 지금보다 더 풍족하게 살 수는 없습니다. 소비를 줄이고, 나무처럼 자연의 회복 능력을 믿으며, 서로 협력하면서 작은 문제부터
해결하려는 의지를 보일 때 기후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는 희망이 찾아올 것입니다. 사람이 변할 수 있다는
사실이야말로 사람에게 가장 큰 희망입니다. 뛰어난 지능을 지난 과학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미래를 이해하고 싶다면 과학의 시선이 머무는 곳을 바라보아야 한다고들 합니다.
과학의 시선이 지금 ‘이루어야 할 것’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후손들에게 ‘더 나은 미래를 물려주기 위한 것’에
머물 때, 인류에게 희망이 있다는 것을 명심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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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책의 첫 문장: 시간이 다 되었다는 듯이 신호등이 깜박거립니다.
책의 끝 문장: 과학의 시선이 지금 ‘이루어야 할 것’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후손들에게 ‘더 나은 미래를 물려주기
위한 것’에 머물 때, 인류에게 희망이 있다는 것을 명심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