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이라 그랬어 (집 에디션)
김애란 지음 / 문학동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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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재작년(2024)과 작년(2025) 연속 동료 소설가들이 뽑은 올해의 책에 선정된 작가가 바론 김애란 작가님이란다. 특히 2024년에 선정된 <이중 하나는 거짓말>이라는 작품은 한강 작가가 노벨문학상 선정되고 인터뷰에서 지금 읽고 있는 책이라고 해서 많은 사람이 관심을 가졌던 책이란다. 그런데 아빠는 김애란 님의 단독 작품을 읽어본 적이 없었던 것 같구나. 아빠의 독서록을 검색해보니 세월호 사건에 대해서 작가들이 공동 집필한 <눈먼 자들의 국가>만 읽어보았단다. 동료 소설가들이 2년 올해의 책으로 선정했다는 이야기는 작가에게는 큰 영광이고, 독자들에게는 그보다 더 강력한 추천책은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단다. 그래서 아빠도 한번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하고 2025년 동료 소설가들이 뽑은 올해의 책 <안녕이라 그랬어>라는 소설집을 먼저 읽었단다.

이 책은 <안녕이라 그랬어>를 비롯하여 일곱 편의 단편이 실려 있었단다. 전에도 이야기했지만, 아빠가 단편보다는 장편을 좋아한다고 그랬는데, 이 책에 실린 김애란 님의 작품들은 하나도 빠짐없이 재미있게 읽었단다. 왜 많은 사람들이 김애란 작가님의 작품들을 좋아하는지 이제서야 알게 되었단다. 그리고 김애란 작품들을 하나하나 검색해보고 리스트에 하나씩 계속 추가했단다. 그리고 이 책이 읽고 나서 밥 먹으면서 너희들과 엄마한테 이 책에 대해서 간단히 이야기도 해주었잖아. 그런데 요즘에는 낮말이든 밤말이든 스마트폰이 듣고 있는 것 같더구나. 김애란 작가에 대해 이야기를 해준 그날 밤 유튜브를 틀었는데 몇 달 전 <손석희의 질문들>이라는 프로그램에 출연한 김애란 작가님의 인터뷰가 추천 동영상에 올라와 있더구나. 스마트폰과 AI에 감시 당하고 있는 것이 맞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안녕이라 그랬어>를 읽고 난 직후 그 추천동영상을 클릭하지 않을 수 없겠더구나. 그리고 김애란 님에 대해서 더 자세히 알 수 있는 좋은 기회였고, 말씀 하나하나가 공감되면서 위로도 되는 말씀을 조곤조곤 해주셨어. 소설가는 글을 잘 쓰는 것뿐 아니라 말씀들도 다 잘하시는 것 같더구나. 소설가는 아무나 되는 것이 아니라는

그럼 이 책에 실린 작품들에 대해서 짧게 이야기를 해줄게. 각 작품들에 자본주의를 우회적으로 비판하고 있다는 생각도 들었는데, 자세한 작품 분석은 아빠의 몫이 아니니, 오늘도 기억력의 보조 역할을 하는 수준으로 이야기를 해줄게.

 

1.

<홈파티>.

코로나 바이러스가 창궐하던 시기를 배경으로 하는 소설이야. 주인공 이이연은 40대 초반 여성으로, 조연급 배우인데, 최근에는 캐스팅이 쉽지 않았어. 그러다가 최근에 괜찮은 연극 캐스팅되어 이것을 바탕으로 다시 뜰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서 준비를 했어. 가족 행사까지 빠져가면서 그야말로 올인을 했단다. 그런데 공연 얼마 안 남기고 상대역이 코로나에 확진 되면서 연극 전체가 취소되고 말았어. 그래서 재기의 기회는 무기한 연기되고 말았단다. 성민은 이이연의 대학 후배로 지금은 배우의 꿈을 접고 이벤트 행사 대표로 일하고 있어. 얼마 전에 MBA과정을 밟았는데 그 때 만난 사람들과 연락을 한다고 했어. 요즘에는 코로나 때문에 주로 집에서 만남을 갖는데, 그들끼리만 만나기 지루했는지 얼마 전부터 지인 한 명씩 데리고 오기로 했어.

이번 모임이 성민 차례였는데, 성민은 이연에게 부탁을 부탁했단다. 그래서 이연과 성민은 함께 홈파티에 갔단다. 모인 사람들은 성공했다고 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어. 의사, 법조계, 교수 등 나이는 대부분 50대였어. 성민만 젊은 사람이었어. 이연은 그들과 어울리는 것이 편하지는 않았지만, 새로운 상황극이라고 생각하고 연기 공부한다는 생각으로 그들의 시각으로 생각하고 대화를 나누려고 노력했단다. 하지만 점점 보이지 않는 벽을 느꼈어. 공감 가지 않는 이야기들. 아닌 척 하지만 젠체하는 이야기들. 마치 신귀족층의 이야기를 듣는 기분결국 먼저 자리를 피하다가 실수를 하기도 했지만, 그마저도 그들은 재미있는 작은 이벤트로 생각하는 것 같았어. 우리는 사회는 평등한 사회라고 살고 있지만, 자본주의 사회는 빈부 차이에 의한 계급 사회라는 것을 부정할 수 없을 것 같구나. 계급 간 이동은 점점 어려워지는 것 같고 말이지

<숲 속 작은 집>.

주인공 은주와 지호는 부부 사이란다. 은주는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시고 어머니가 홀로 힘들게 은주를 키웠어이제는 은주가 엄마 생활비를 보내드리고 있었어. 그에 반해 지호는 부유한 집 출신으로 부모님 지원으로 카페 운영하고 있었어. 둘 사이에 돈에 대한 개념부터가 달랐어. 다른 계급의 사람들이 만나 결혼한 케이스라고 할까. 그들은 한국에서 비행 시간으로 7시간 가량 되는 산악 관광지에 와서 한 달 살기를 했단다. 그들의 숙소를 매일 청소해주는 사람이 있는데, 은주와 지호와는 또다른 계급을 가진 사람이었어.

어느 날, 쓰레기통 위치가 바뀌어 있고, 수건이 한 장 부족하고, 화장실 용품이 흐트러지는 일이 있었어. 은주와 지호는 왜 그런지 고민하다가 아무래도 팁을 주지 않았기 때문인 것 같다면서 다음날 팁을 올려놓았는데 저녁 때 돌아왔을 때 돈은 안 가져가고 청소 상태도 마찬가지로 불량했어. 너무 적은가? 팁인 줄 몰랐나? 다음날 종이에 “thank you”라고 메모까지 했지만 마찬가지였어. 은주와 지호는 이 일이 점점 신경쓰였어. 그래서 이번에는 고맙다는 말을 그 나라 말로 적어보기로 했어. 그렇게 했더니 팁 가져가고 집 상태가 깨끗해졌단다. 그제서야 그들은 마음이 좀 놓였는데, 은주는 그 청소부를 보면서 힘들게 사신 어머니를 떠올렸단다. 그 청소부도 누군가의 가족일 테니 말이야. 그런데 지호는 돈으로 다 해결된다고 생각했어. 이 또한 자본주의 계급의 차이인가. 어느 날은 지폐가 없어 동전으로 팁을 놓았는데, 집 상태가 다시 별로였단다. 팁에 따라 청소 상태가 바뀌다 보니 은주와 지호도 기분이 좋지 않았어. 그들은 서비스 비용을 포함한 숙소 비용을 지불했는데 말이야. 그런데 마지막날에는 기념품 하나까지 사라졌어. 전날 지폐가 없어서 동전으로 팁을 놓았던 것이 생각났어. 팁이 적다고 물건까지 가지고 갔다고? 속상한데 마지막 말이고 그것으로 주인한테 이야기하기도 뭣해서 그냥 돌아가기로 했지만 그 일 때문에 기분이 꽤 상했단다.

공항 가는 차를 기다리는데 청소해주는 아주머니의 딸이 와서 종이봉투 하나를 건네주었단다. 서툰 한국글씨로 기념품을 청소하다가 깨트렸다면서 가장 비슷한 걸로 샀다는 메모가 적혀 있었단다. 그걸 받으면서도 괜히 미안한 마음이 들었단다. 잠깐이나마 그 청소부를 도둑으로 생각했었다는 마음 때문에자본주의 사회에서 다들 돈돈 하지만 사람들의 본마음은 다 똑 같은 것 같구나.

<좋은 이웃>

주인공 부부는 몇 년 전 지금 사는 집에 전세로 이사를 왔단다. 그때 집을 사서 들어올 생각도 고민했으나, 빚까지 내서 집을 사는 것에 부담이 되어 전세로 들어왔는데 최근에 집값이 점점 더 올라서 후회를 하고 있었단다. 앞으로 집을 살 수 있는 가능성은 더 없어진 것 같아 마음도 무거웠단다. ‘는 돈을 더 벌기 위해서 학습지 강사도 그만 두고 집에서 하는 독서교실을 열었는데, 하필 그때 코로나가 창궐해서 한 동안 원생이 없어서 고생했단다. 이제 입소문이 나면서 애들이 늘고 자리를 잡기 시작했어. 그런데 어느날 젊은 신혼부부가 초인종을 눌렀어. 바로 윗층으로 이사를 오는데 인테리어 공사를 한다면서 동의서 싸인을 받으려고 온 거야. ‘는 집에서 독서교실을 하기 때문에 좀 난감해했어. 그래서 독서교실을 하는 화요일, 목요일 오후에는 소음이 안 나도록 약속을 받고 싸인을 해주었단다. 그러나 그 약속이 무색하게 독서교실을 할 때 엄청난 소음이 들려왔어. 그래서 윗층에 올라갔더니 주인은 없고 공사하는 이들만 있었고, 그런 말은 듣지 못했다고 했어. 주인에게 연락하니 의 부탁을 전달하겠다고 했으나 그 이후에도 소음은 그치지 않았어.

그리고 의 집주인으로부터 갑자기 연락이 와서 집이 팔렸다면서 다음 계약 때는 연장이 어렵고 집을 빼주어야 한다고 했어. 이제야 이 동네에서 독서교실이 자리 잡고 있었는데 이사를 가야 하다니이런 저런 일로 스트레스가 이만저만 아니더구나. 집을 산 사람들이 집구경을 한다고 찾아왔는데, 자기 또래의 사람이라서 또 한번 놀랐단다. ‘와 남편은 열심히 살았다고 살았는데 집을 사는 것은 나이 많은 사람들이나 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자신과 비슷한 또래의 사람들이 집을 샀다고 하니 놀랜 것이란다. 그들을 보면서 몇 년 전에 이 집을 사지 못한 것에 또 한번 후회가 되었단다.

는 장애를 가진 시우라는 아이의 과외도 하고 있었어. 시우는 학습지를 할 때부터 가르치던 아이인데 학습지를 그만둘 때 시우 어머니의 간절한 부탁으로 과외를 계속 하고 있었어. 시우의 어머니도 시우의 장애 때문에 일을 계속 하셨어. 그런데 어느날 시우 어머니가 말씀하시기를 아파트를 분양 받아 이사를 가는데 좀 멀어지지만 계속 과외를 해달라고 부탁했단다. ‘는 다시 한번 놀랬단다. 시우의 집의 재력이 자신들보다 못하다고 생각했는데, 새 아파트를 분양 받아 이사할 수 있는 재력이 있었다는 것에 놀랬던 거야. 자본주의 사회에서 남들과 비교하면서 나만 점점 뒤쳐지는 느낌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주인공 의 입장이 된다면 정말 답답하고 속상할 것 같구나. 되는 일은 없고, 더욱이 그들에게는 예전에 아이를 잃은 아픔도 있었거든. 자본주의 사회에서 살아남기 쉽지 않구나. 분명 자본주의 사회는 모순 넘치는 사회인데 바뀌기 쉽지 않구나.

<이물감>

기태는 은행의 과장으로 돌씽남이란다. 최근 역류성 식도염으로 음식이 자주 목에 걸려서 불편하고 되새김질도 하게 되어 남들이 알아볼까 신경 쓰였어. 회사에서도 자신이 점점 꼰대가 되어가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 이혼하기는 했지만 기태는 여전히 전 아내 희주를 그리워 하는 것 같았어. 희주와 있었던 과거를 회상하고 희주의 SNS에 자주 접속해서 살펴보았어. SNS를 통해서 희주가 최근 요가강습소를 오픈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 고민하다가 개업축하화환을 보냈지만 아무런 답변 없었어. 희주 SNS를 보다가 같이 사진 찍은 사람 중에 차대표라는 사람이 눈에 거슬렸어. 차대표가 희주를 좋아하는 것 같았어. 차대표의 SNS에는 희주와 함께 한 사진도 여럿 있었어. 전 아내의 연애에 대해 간섭할 자격도 없지만 신경이 쓰였어. 차대표는 이탈리아 식당을 운영하고 있었어.

그런데 어느날 희주는 SNS을 비공개로 바꾸었어. 기태는 자신이 화환을 보내서 그런 것인가 생각했어. SNS을 통해서 희주가 어떻게 지내는지 알 수 없게 되어, 기태는 차대표의 식당에서 방문해서 식사하면서 차대표를 살폈어. 자신감 넘치고 건강으로 다져진 몸매의 소유자였어. 식당에서 다른 젊은 여자 손님과 이야기하면서 최근 요가 지겨워졌다고 하는 말을 들었어. 희주와 관계가 소원해졌나, 싶었어. 기태는 여전히 과거에 살고 있었어. 기태만 그렇겠니. 우리도 지난 일을 후회하며 과거 때문에 스트레스 받는 일이 어디 한두 개이겠니. 지나간 것은 다 지난 것이고 바뀌지 않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아빠도 자꾸 과거에 점령당한단다. 심호흡 한번 하고 현재를 살아야겠다고 다짐해야겠구나.

….

<레몬케이크>

주인공 기진은 1년 전 회사를 그만두고 여행전문 동네책방을 냈단다. 하지만 잘 안됐어. 그냥 동네책방도 잘 되기 쉽지 않은데 여행전문 동네책방은 더 어려울 것 같구나. 기진은 우연히 자신이 좋아하는 서인주 작가의 지인이 손님으로 와서 연락처를 알게 되고 조심스럽게 북토크를 제안했고 좋다고 답변을 받았어. 이런 작가의 북토크는 동네책방을 알리는데 좋은 방법이었어. 기진은 북토크 예매를 받았고 좌석은 바로 매진되었어. 그 북토크가 오늘 저녁에 진행될 예정이야. 그런데 어제 엄마로 연락이 왔어. 오늘 서울 병원에 검사하러 오는 날이라고 했어. 아버지는 파킨슨 병으로 요양병원에 계셨어. 기진은 나이 드신 엄마가 혼자 서울 병원으로 검사올 때마다 마중을 나갔단다. 그날도 엄마를 마중 나가서 함께 병원에 가고 점심을 함께 먹었어. 그런데 그날은 저녁에 있을 북토크가 신경 쓰였어. 준비할 것도 많았거든.

어쩔 수 없이 다른 때보다 엄마를 서둘러 보내드리고 서점으로 가고 있는데, 서인주 작가로부터 문자가 왔단다. 서인주 작가의 아버지가 방금 돌아가셨다는 문자였어. 어쩔 수 없이 몇 시간을 앞두고 북토크를 취소해야 했어. 기진은 예매한 사람들에게 일일이 연락해서 양해를 바라며 취소 소식을 알렸단다. 일이 안 풀려도 이렇게 안 풀리냐기진은 괜히 엄마를 일찍 내려 보냈다고 생각하면서, 늙으신 엄마와 아버지를 생각했어. 이것은 비단 소설 속 기단뿐만 아니라 읽는 이들도 마찬가지일 것 같구나. 이제 혼자서 못하시는 일들이 많으신 부모님들기진은 혼자 오늘 북토크에서 먹으려고 준비한 레몬케이크와 샴페인을 보면서 엄마와 아버지가 레몬케이크를 좋아했던 기억이 떠올랐단다. 시간은 우리에게 소중한 것들을 너무 빨리 빼앗아 가는 것 같구나.

….

<안녕이라 그랬어>

표제작인 작품이구나. 주인공 김은미는 에코스라는 영어회화 프로그램을 통해서 영화회화 공부를 했는데, 로버트라는 60대 캐나다 사람이 선생님과 새로 수업을 받게 되었어. 교재에 맞춰 수업을 했어. 로버트는 어느날 안녕이라는 말을 한글로 어떻게 하냐고 물어봐서, 7년 전 헤어진 애인 현수와 있었던 일이 떠올랐단다. 그것은 왜 소설 제목이 <안녕이라 그랬어>인지 알려주는 일화였어. 아빠도 익히 알고 있는 팝송 중에 <Love hurts>라는 노래가 있단다. 아빠의 핸드폰에 저장되어 있어서 너희들도 차에서 한번쯤 들어봤을 거야. 그 노래는 여러 사람들이 불렀는데, 킴딜과 로버트 폴러드가 함께 부픈 <Love hurts>를 듣다가 가사 중에 안녕이라고 정확히 들렸다고 그들은 신기해했단다. 부른 사람 중 한 명이 킴 딜인데, 킴이 혹시 우리 성씨 은 아닐까 하는 우스개 이야기를 나눈 것도 기억났어. 그건 “I’m young”이라는 부분인데 실제로 들어보면 안녕이라고 들린단다. 아빠도 이 소설을 읽고 유튜브로 이 노래를 검색해서 들어보니 확실히 안녕이라고 들리더구나. 이 노래를 들은 작가 김애란 님은 그것을 소설로 쓰시다니 대단하시구나. 그런데 이 노래의 유튜브의 댓글을 보면 대부분이 <안녕이라 그랬어>를 읽고 온 한국 사람들의 댓글이더구나. 그 댓글들도 재미있더구나.

다시 소설 이야기를 하면, 은미는 어머니가 아프시다는 이야기를 듣고 고향으로 내려가 간병을 하는데 그것이 7년이나 이어졌어. 그러면서 남자친구 현수와도 헤어졌어.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나서 은미는 경력 단절 때문에 경제적으로 어려운 생활을 했어. 외국어 공부는 해야 할 것 같아서 화상 영어회화 공부를 했던 거란다. 로버트와 서툰 영어로 이야기를 했지만 위로를 받기도 했단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안녕하기도 쉽지 않구나.

….

<빗방울처럼>

주인공 지수 부부는 빌라 302호에 살고 있는데, 몇 전 년에 전세사기를 당해서 이사도 가지 못하고, 어쩔 수 없이 경매에 참여하게 되었어. 빚까지 내가면서 원래 집값의 두 배를 들여 원치 않던 빌라의 집주인이 되었단다. 자기들의 집이 생겼지만 전혀 기쁘지 않았어. 지수의 남편 수호는 빚을 갚기 위해 밤낮으로 일하고 주말에도 쉬지 않고 일했어. 그러다가 수호는 과로와 스트레스로 심근경색으로 갑자기 세상을 떠났단다. 그 이후 지수는 혼자 살았어. 생계는 독서교실에서 하면서 버는 돈이 전부였단다. 이미 삶의 의미를 잃어버린 지는 오래였어.

지수는 결국 남편이 있는 곳으로 가기로 결심했어. 그 전에 집이라도 깨끗이 정리하려고 했어. 오래 전부터 물이 새던 천장도 윗집에 이야기를 해서 수리를 하고 도배도 새로 하기로 했단다. 그런데 도배하러 온 도배사는 이주 여성이었어.. 서툴기는 하지만 한국말은 제법 해서 대화를 하는데 어렵지 않았어.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니 자신의 독서교실 수강생의 엄마였더구나. 그 사실을 아는 척하지 않고 그 이주 여성은 도배를 깔끔하게 해주었어. 그런데 이상하게 그 도배사와 몇 마디 나눈 이야기를 하고 나서 이상하게도 삶의 의지가 다시 살아남을 느꼈어. 다행히 지수는 다시 희망을 가지면서 소설은 끝을 맺었단다

독서편지를 짧으면서 필요한 내용만 적으면 좋겠다고 다짐을 하는데 글솜씨도 없다 보니 길어지기만 하고 시간만 많이 잡아먹는 것 같구나. 가뜩이나 독서편지도 많이 밀렸고, 책 읽은 시간도 점점 부족해지는데 말이야. 오늘은 그럼 이만.

 

PS,

책의 첫 문장: 며칠 전 이연은 성민으로부터 다음 주말에 혹 시간 있느냐는 연락을 받았다.

책의 끝 문장: 지수의 두 뺨 위로 빗방울 같은 눈물이 뚝뚝 흘러내렸다.


지수는 ‘죽어도 좋은 칼에 죽고 싶었는데, 것도 환상이고 허영임을 알았다’고 토로했다. ‘권력 투쟁의 장에서 좋은 죽음이 어디 있느냐’며, "그냥 죽음만 있는 거지"하고 비장한 얼굴로 와인을 들이켰다. - P163

나는 뭐라 더 말을 못하고 미안한 표정을 지었다. ‘하나 마나 한 말’을 최대한 진심어리게 하는 것도 어른의 화법일 텐데, 누군가의 부고와 마주할 때마다 스스로가 가진 표현의 한계와 상투성에 어쩔 줄 몰라했다. 상투성이 뭐 어때서, 세상에 삶만큼 죽음만큼 상투적인 게 또 어디 있다고. 그 ‘반복’의 무게에 머리 숙이는 게 결국 예의 아닌던가. - P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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