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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랑한 이시봉의 짧고 투쟁 없는 삶
이기호 지음 / 문학동네 / 2025년 7월
평점 :

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오늘 할 책은 북유튜버들이 적극
추천하여 알게 된 이기호 님의 <명랑한 이시봉의 짧고 투쟁 없는 삶>이라는 책이란다. 이기호 님 작가의 책은 오래 전에 <사과는 잘해요>라는 책 한 권 읽은 적이 있고, 당시 그 책이 아빠에게는 별로라는 생각이 들었단다. 그래서 그 이후에
크게 관심이 없던 작가였는데, 오늘 이야기할 <명랑한
이시봉의 짧고 투쟁 없는 삶>은 여러 사람들이 추천하는 것을 보고 한번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어. 역시 어떤 작가를 평가할 때 한 권으로 평가하는 것은 편견을 갖게 하는 것이구나. 이번 <명랑한 이시봉의 짧고 투쟁 없는 삶>은 책이 두꺼움에 불구하고 휙휙 넘어갔고, 왜 많은 사람들이
추천했는지 알겠더구나. 아빠 주변에 책 추천을 해 달라는 사람이 적긴 하지만 혹시 누군가 최근에 읽은
책 중에 추천할 책이 있냐고 물어본다면 이 책을 추천할 것 같구나. 물론 너희들에게도 추천을 하고 싶지만, 너희들은 너무 바쁘니…
책 제목 속의 이시봉은 읽다
보면 바로 사람이 아니고, 강아지의 이름이란 것을 알게 될 거야. 우리는
반려견이 없지만, 반려견을 키우는 사람들은 더욱 공감하면서 읽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지은이 이기호 님이 키우는 반려견의 이름도 이시봉이라고 하는구나. 시봉이라고
부르면 쳐다보지 않고 꼭 이시봉이라고 불러야 하는…
….
1.
이시봉은 네 살 비숑 프리제이다. 비숑 프리제는 개의 품종의 하나란다. 아빠가 강아지의 족보들을 잘
몰라서 비숑 프리제라는 품종도 처음 들어본 말인데 검색해보니 SNS에서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아주 사랑스럽고 귀여운 강아지더구나. 이시봉의 견주 이시습이 이
소설의 주인공으로 이제 만 20살이 되었지. 피자 가게를
운영하시던 아버지는 2년 전 교통사고로 돌아가시고 엄마는 외할머니께서 암투병을 하고 계셔서 간병하러
외가댁인 가평에 가 계시고 광주 집에는 시습과 착실하고 공부 잘하는 고3 동생 시현과, 네 살짜리 비숑 프리제 이시봉이 함께 지내고 있단다.
시습은 사람들이 없는 야밤이나
새벽에 이시봉과 산책을 하고, 시습은 산책을 하면서 술을 먹는 것이 취미 아닌 취미였어. 그 덕분에 살도 찌고 어쩌면 알코올 중독일 수도 있었지. 그 마을에
길고양이들을 잔인하게 죽이는 변태 같은 흉악범죄자가 있는데, 범인 스스로 자신을 형집행인이라 말했어. 경찰에 신고했지만 아직 잡지는 못했단다. 어느날 시습과 산책을 하고
내려오던 이시봉이 불이 나게 뛰어가서 뒤쫓아가 보니, 형집행인의 범행현장을 용감하게 급습한 거야. 이시봉이 형집행인을 향해 달려들자 형집행인은 고양이 목에 줄을 매단 채 도망갔단다. 이시봉은 고양이가 죽지 않도록 고양이 밑을 받치면서 달려갔어. 결국
형집행인은 고양이를 놔두고 도망을 가서 고양이를 살릴 수 있었어. 이 장면을 동네 누나 리다가 스마트폰으로
촬영하여 SNS에 올렸는데 조회수가 대박이 났단다.
그렇게 유명해지고 나서 얼마
후 서울에서 사람들이 찾아왔어. 앙시앙 하우스 소속의 브리더들이라고 소개를 하면서 이시봉이 프랑스의
후에스카르 계열의 비숑 프리제인 것 같다면서 DNA조사를 해보고 싶다는 거야. 이름도 외우기 어려운 후에스카르는 비숑의 명문 가문으로 이시봉이 비숑의 왕족일 수도 있다고 했어. 황당무계한 소리이기도 하지만... 그들의 간곡한 부탁에 이시봉의 DNA 조사를 하기로 했단다.
...
왕족이라는 것이 말도 안 되는
것이 이시봉은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 나주시 왕곡면에서 얻어온 것으로 아는데 프랑스 귀족 혈통이라니... 말도
안 돼. 아버지는 20년간 타이어 공장에서 일하시고 그만
두고 자신의 이름을 딴 이성현 피자 가게를 내셨어. 나름 지역에서 자리를 잡아가고 있었어. 그런데 이시봉을 쫓아가다가 무단횡단을 하시게 되었고 그때 차에 치어 돌아가신 거야. 그래서 엄마는 이시봉을 별로 안 좋아하신단다. 정말 안타까운 일이로구나.
....
얼마 후 앙시앙 하우스에서 연락이
왔는데, 이시봉의 DNA 검사 결과 후에스카르 계열의 비숑이
맞다는 거야.. 이런..
이 책에는 후에스카르 비숑 프리제의
역사(?)도 함께 실려 있는데 프랑스 혁명과 스페인 왕조 이야기 등 실제 있었던 일과 자연스럽게 섞여
있어 후에스카르 비숑이 있는 줄 알고 검색을 해보기도 했단다. 물론 없었지 ㅎㅎ 고야의 유명한 그림 <알바 공작부인의 초상화>에 보면 강아지 한 마리 그려져
있는데 그 개가 바로 후에스카르 비숑이고 이시봉이 그 개의 후예라는 것이 그들의 이야기란다. 고야의 <알바 공작부인의 초상화>을 검색해 보면 실제로 강아지
한 마리가 있더구나. 그 그림을 보고 이런 설정을 생각하다니, 작가님이
대단하구나.
…
아무튼, 앙시앙 하우스 정채민 대표가 그들을 초대했어. 물론 이시봉과 함께였지. 시습은 이시봉은 서울 지점에 갔다가 앙시앙 하우스 본사가 있는 용인시 양지면 대대리로 갔단다. 동네 이름이 너무 자세하게 나와서 대대리라는 동네가 있나 검색해봤더니 실제 있는 동네더구나. 극사실주의 소설이구나. 설마 그 동네에 가면 앙시앙 하우스가 진짜
있는 건 아니겠지? 정채민 대표는 50대 초반의 미혼이었어. 이시봉을 만나 엄청 기뻐하면서 시습에게는 후에스카르 비숑 프리제의 역사에 대해서 이야기해줬어. 나폴레옹 때부터 내려온 고귀한 가문의 멍멍이. 프랑스 정부에서 인정한
인증서도 있다고 했어. 그렇다면 정채민 대표는 어떻게 그런 고귀한 멍멍이 품종을 알게 되었을까.
2.
정채민은 1996년 프랑스에서 영화 유학을 하고 있었대. 당시 프랑스에서 유학하던
김상우, 박유정 커플을 알게 되었는데 그들은 비숑 프리제를 돌보는 일을 하고 있었는데, 잠시 동안 카이와 루시라는 비숑 프리제 커플을 봐달라고 부탁했고, 정채민은
그들을 잠깐 봐주다가 정이 들었대. 그래서 정채민은 거금을 들여 카이와 루시를 분양 받았고 김상우, 박유정과 함께 지내면서 카이와 루시에게 푹 빠지게 되었대. 김상우가
카이와 루시를 데리고 먼저 귀국했대
그런데 한두달 지나고 김상우가
연락이 안되어 박유정을 찾아가 보니 박유정도 이미 몰래 귀국했다는구나. 정채민은 사기를 당한 것보다
카이와 루시를 볼 수 없다는 사실에 더 괴로워했어. 귀국 후 전국 방방곡곡 카이와 루시를 찾아 다녔지만
결국 못 찾았대. 그가 앙시앙 하우스를 차린 것도 카이와 루시를 찾기 위한 것이었어. 그리고 카이와 루시를 거의 포기했을 때 인스타에서 이시봉을 보게 된 것이라고 했단다. 시습은 이시봉의 출신지가 나주시 왕곡면이라고 이야기해주었어. 그들의
첫만남은 그렇게 끝났고 시습과 이시봉은 다시 광주로 내려왔단다. 얼마 후 그들은 시습에게 삼천만 원을
제시하며 이시봉을 분양해 달라고 했단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습은 고민이 되기도 했지만 이시봉과 헤어지는
것은 더 힘들었지.
...
시습은 엄마한테 이시봉을 데리고
온 정확한 곳을 아냐고 물어보니 모른다고 하면서 아버지와 이시봉이 처음 만난 날 함께 찍은 사진을 보여주었어. 사진
배경에는 교회 사진이 하나 있었어. 시습은 로드뷰를 다 뒤지기 시작했단다.
...
잠시 후에스카르 브숑 프리제의
이야기를 더 해보자.. 앞서 이야기했던 알바 공작 부인은 스페인 왕비의 질투로 화재로 죽을 뻔했단다. 그 화재로 함께 있던 비숑 프리제들도 여럿 죽었단다. 스페인 왕비의
질투라고 해서 스페인 왕을 둔 질투는 아니야. 스페인 왕비는 정치인이자 군인인 마누엘 데 고도이와 불륜을
저지르고 있었는데 그에 대한 질투심이었단다. 고도이가 살아 남은 비숑 프리제들을 데리고 가서 보살펴
주었어. 이후 나폴레옹이 스페인을 침공했단다. 참고로 알바
공작, 마누엘 데 고도이는 실존 인물이란다.
....
시습은 나주시 왕곡면의 로드뷰를
다 뒤져서 사진 속의 송죽리 교회를 찾았단다. 그곳에 갔더니 불법 개 농장이 있었어. 몰래 지켜 봤는데 개들을 학대하고 그랬어. 다시 집에 와서 이번에는
친구들, 그러니까 정용, 수아, 리라와 함께 다시 개 농장으로 향했단다. 그런데 그곳에서 앙시앙
하우스 사람들을 봤어. 그들은 다 깨고 부수고 무엇을 찾는 것 같았어.
결국 시습의 친구들은 앙시앙 하우스의 폭력만 멀리서 보고 돌아왔어.
...
시습은 이시봉의 단서를 찾으려고
돌아가신 아버지의 스마트폰을 확인했단다. 이시봉을 데려오던 시기인 별 것 없었는데 그보다 1년 전인 2019년은 이시봉이라는 사람과 많은 통화를 한 것을 알아냈어. 뭐야? 이시봉이 아버지 지인의 이름이었던 거야??? 시습은 그 이시봉이라는 사람한테 전화를 해봤더니 아버지가 전에 다니던 타이어 회사의 친한 후배였어. 노조를 함께 하다가 아버지는 퇴사를 하고 이시봉 아저씨는 계속 노조 활동을 하셨대. 회사가 다른 회사로 넘어가게 되자 시위를 하게 되었고 그로 인해 3년
동안 감옥에 있었다는구나. 그래서 아버지의 장례식도 참석하지 못하셨대.
이시봉은 이시봉 아저씨가 소개해주신 거래.
이시봉 아저씨가 감옥에 있을
때 23살 마약사범 김태형이라는 사람을 알게 되었대. 김태형은
이시봉 아저씨한테 돈을 빌려달라고 하면서 담보로 개를 주겠다고 했어. 그래서 이시봉 아저씨는 시습의
아버지한테 연락을 해서 아버지가 이시봉을 데리고 오게 된 거야. 그렇다면 김태형과 김상우, 박은영과는 어떤 관계이고 이시봉은 어쩌다 나주시 왕곡면 개 농장에 있었을까.
....
정채민괴 앙시앙 하우스에서 일하는
브리더들이 찾아와 이시봉을 만나게 해달라고 했단다. 시습은 마지못했지만 이시봉을 데려왔어. 그날밤 앙시앙 하우스의 전담 수의사가 연락해서는 돈을 올려준다고 했지만 시습은 단호히 거절했단다. 그러자 그는 은근한 협박까지 했어.
...
한편, 마약사범 김태형은 모범수로 출소 후 당진에서 배관공으로 일했어. 그는
어렸을 때부터 엄마와 단둘이 살았고 아버지는 연락도 안 되었어. 몇 년 전 엄마가 위암으로 돌아가셨는데
김태형의 엄마의 이름은 바로 박은영. 그래 박은영과 김상우의 아들이었던 거야. 그런데 안타깝게도 박은영은 세상을 떠났구나. 김태형은 출소 후 자신이
맡긴 비숑을 만나보려고 이시봉 아저씨에게 연락을 했고 그렇게 김태형은 시습의 집에 찾아왔단다.
....
어느 날 양평에 계시는 시습의
엄마로부터 연락이 왔어. 외할머니가 위중하시다고 했어. 시습은
동생 시현과 함께 양평으로 갔단다. 이시봉은 동네 누나 리다에게 맡겼어. 다행히 외할머니는 며칠 지나 안정을 되찾아 시습과 시현은 다시 광주로 돌아왔단다. 그런데 시습이 자리를 비운 사이 리다가 앙시앙 하우스 사람들에게 설득 당해 오천만 원에 이시봉을 그들에 넘겼대. 그리고 리다는 뒤늦게 후회되어 시습에게 진심으로 사과했어.
시습은 수아, 정용, 그리고 김태형과 함께 앙시앙 하우스에 갔단다. 이시봉을 돌려달라고 하려고.. 하지만 입구에서부터 계속 거절당했어. 김태형은 앙시앙하우스 경비들에게 박유정의 아들이 정채민을 만나러 왔다고 전해달라고 했어. 음... 김태형이 혹시 정채민의 아들?
...
3.
김태형은 엄마가 돌아가시고 엄마의
노트를 보게 되었어. 박유정이 남긴 내용은 정채민이 시습에게 해준 이야기와 좀 달랐어. 프랑스 유학 시절, 정채민을 만나기 전에 이미 그들 사이는 안 좋아진
상태였어. 늘 돈도 부족하고 갈등이 지속되었지. 정채민이
카이와 루시를 먼저 김상우와 박유정에게 봐달라고 부탁을 했대. 김상우는 그걸 거절했는데 그것은 돈을
더 받으려고 그랬던 거래. 그리고 이것저것 속여서 정채민의 돈을 뜯어내려는 심사였어. 결국 김상우와 박유정은 카이와 루시를 보살피는 일을 시작했는데, 대부분
박유정이 그 일을 도맡아 했어. 그리고 김상우의 야비한 본모습을 보면서 박유정은 크게 실망했단다.
한편으로는 정채민에 대한 애틋한
감정이 생기기 시작했대. 김상우와 박유정이 귀국을 준비하면서 잠깐 정채민의 집에서 함께 지냈다고 했어. 그리고 김상우는 카이와 루시가 먼저 귀국을 하고, 박유정은 혼자
정채민의 집에 있는 것이 어색해서 그곳에서 나오려고 했는데, 정채민은 가지 말라고 했단다. 그렇게 새로운 사랑이 시작된 것 같구나.
….
갑작스럽겠지만 소설의 흐름대로
이야기하다 보니 1808년 3월 17일 마드리드로 가야겠구나. 그날 마드리드에서는 민중 봉기가 일어났단다. 앞서 이야기했던 고도이를 죽이라는 소리가 울려 퍼졌어. 고도이가
무슨 잘못을 했는지는 생략하자.. 스페인 역사 시간이 아니니까… 고도이는
별궁에서 늙은 비숑 베로와 함께 숨어 있었어. 자신과 내통했던 프랑스 뮈라 장군이 도와주러 올 것이라고
믿고 있었어. 그런데 베로가 갑자기 멍멍 짖어서 그들의 위치가 발각되었단다. 베로는 민중에 의해 목이 베여 죽긴 했지만, 결과적으로 봤을 때
고도이는 살 수 있었단다. 베로가 그런 짓을 한 것은 고도이를 살리기 위한 방법이라고 했어.
나폴레옹이 스페인을 점령하면서, 스페인의 왕은 물러나고 나폴레옹 조지프 보나파르트가 스페인 왕이 되었어. 고도이는
스페인에서 쫓겨나 프랑스에서 살게 되었어. 고도이는 살아남은 후에스카르 비숑 프리제를 보살피면서 말년을
보냈단다. 고도이가 죽은 다음에는 그의 딸이 와서 남아 있는 비숑 프리제들을 데리고 갔고 후세들이 이어지게
된 것이라고 하는구나.
….
한편 이시봉 일행은 김태형이
박유정의 아들이 찾아왔다는 말이 효과가 있었는지, 앙시앙 하우스에 와서 정채민 대표를 만났단다. 이시봉도 함께 왔는데 이시봉은 놀라보게 새단장을 했고, 이름도 카이로
바꿨어. 시습이 불러도 아는 척도 안 했어. 정채민은 박유정의
아들 김태형을 보고는 격한 감정에 휩싸였어. 김태형은 정채민에게 자신의 엄마를 괴롭혔냐고 물었고, 정채민은 오히려 왜 자신의 비숑들을 빼돌렸다고 이야기를 했어. 카이와
루시의 후예들이 열다섯 마리다 되었는데 모두 개 농장에 맡겨서 모두 잔인하게 죽었다는 거야. 김태형과
정채민의 언쟁은 계속되었어.
김태형 왈, 후에스카르 비숑 같은 것은 없었다면서, 정채민이 만들어낸 거짓말이라고
했어. 정채민은 진짜라고 맞받아쳤단다. 김태영은 앙시앙 하우스의
미셸 브리더가 여러 번 자신을 찾아왔다고 했어. 그렇게 논쟁이 이어지자, 정채민은 그들은 모두 내쫓았단다. 그렇게 내쫓기다가 김태형을 선두로
다시 정채민을 만나러 갔어. 도대체 지난 세월 박유정, 김상우, 정채민에게는 어떤 일이 있었던 것일까.
…
1997년 9월 박유정은
귀국했단다. 김상우가 자리 잡은 파주시 조리읍이 아닌, 자신의
부모님이 살고 계시는 화곡동으로 했었어. 하지만 다시 마음을 바꾸어 김상우의 집으로 갔단다. 카이와 루시가 마음에 걸렸어. 그렇게 그곳에서 김상우와 카이와 루시와
함께 지냈어. 그리고 얼마 후 임신한 사실을 알게 되었고, 1998년
김태형을 낳고, 루시도 새끼 다섯 마리를 낳았어. 1999년
김상우와 이혼을 했는데, 김상우도 김태형이 자신의 아들이 아닌 것을 눈치챈 것 같았지만, 끝까지 진짜 아빠가 누구인지는 물어보지 않았어.
이혼하고 나서 재정적으로 어려웠던
박유정은 동생에게 돈을 빌려서 겨우 생활했단다. 이후 박유정은 김태형을 데리고 돈 벌 수 있는 곳을
따라 전국 방방곡곡 돌아다니며 지냈어. 물론 카이와 루시, 그리고
그들의 후손들과 함께 말이야. 그러다가 카이가 2012년에
죽고, 루시는 2015년에 죽었단다. 엄마 박유정이 죽고 김태형이 탈선하며 마약 사범으로 감옥에 들어가면서 카이와 루시의 아이들을 개 농장에 맡기게
된 거야.
…..
김태형과 시습 일행이 다시 정채민에게
갔을 때 정채민은 미셸 브리더를 때렸고, 미셸도 대들도 있었어. 미셸
브리더가 정채민한테 이야기를 하지 않고 박유정을 찾으러 다녔기 때문에 그들이 싸운 것이란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미셸 브리더리는 사람은 바로 김상우였더구나. 그런데 정채민과 미셸 브리더가 싸우다가 정채민이
홧김에 이시봉을 집어 던지기까지 했단다. 시습은 달라가 다친 이시봉을 안아서 보살펴 주었고, 김태형과 다른 이들은 앙시앙 하우스의 브리더들과 한판 싸우게 되었어. 그러면서
스피커가 쓰러졌는데 그 안에서 수 많은 메모리얼 스톤이 쏟아졌단다. 그 메모리얼 스톤은 개뼛가루로 만든
것이었어. 정채민. 이 사람의 정체는 도대체 무엇인가. 그 많은 메모리얼 스톤은 어디서 났는가.
…
시습의 일행은 이시봉을 동물병원에
데리고 갔어. 다리에 골절이 있었고 간 수치도 올라가서 수술을 받았고 다행히 금방 안정을 찾을 수 있었어. 며칠 후 앙시앙 하우스의 권성희 수의사로부터 전화가 왔어. 정채민
대표는 앙시앙 하우스에서 운영하는 호텔의 대표와 지분 문제로 다투고 도망가다가 교통사고로 크게 다쳤다는구나. 그리고
이시봉은 다시 시습이 키워도 좋다는 이야기를 들었단다. 그렇게 소설은 일단락되었단다.
아빠가 마지막 부분에 빨리 읽어서
그런지, 불명확한 부분도 좀 있는 것 같구나. 정채민이 동물학대범으로
이해했는데 제대로 이해한 것인지…
…
아참, 소설 초반부에 나왔던 시습의 동네에서 길고양이들을 죽였던 형집행인의 정체도 뜻밖의 인물로 밝혀지게 된단다.
….
앞서도 이야기했지만 재미있게
잘 읽었단다. SNS상에서 비숑 프리제을 보게 되면 좀 달리 보일 것 같구나. 혹시 왕족의 후예일 수도? 소설에 푹 빠지면 이렇게 된단다…ㅎㅎ 이번 소설로 통해 아빠가 생각했던
이기호 작가님의 이미지가 확 개선이 되었단다. 이기호 님의 다른 작품들도 한번 살펴봐야겠구나. 그럼, 오늘은 이만.
PS,
책의 첫 문장: 갑작스럽게 연락드려서 대단히 죄송합니다.
책의 끝 문장: 나는 이시봉의 까만 눈동자를 바라보며 그렇게 대답했다.
"그러니까 내 말의 포인트는 이거야. 인간은 자꾸 동물을 인간화시키려고 해. 그것도 자기와 친한 동물들만. 그러면서도 인간의 동물화는 참지 못하는 게 또 인간이야. 그러니까 개만도 못한 인간, 돼지 같은 인간, 이런 말에 심한 모욕을 느끼잖아. 나는 말이야. 그게 자본주의의 핵심이라고 생각해. 무언가를 두려워하게 만들고, 수치심과 모욕을 느끼게 하는 거. 내 말 이해했어?" - P189
박유정은 루시를 집 앞마당 양지바른 텃밭에 묻었다. 루시를 묻고 있는 동안 루시의 자손들이 우르르 몰려와 그녀 옆에 서서 구경했다. 어린 강아지들은 까불거리며 서로 쫓고 쫓으면서 담벼락 근처에서 뛰어놀았지만, 이젠 나이가 들어버린 자두와 가을이, 보름이는 가만히 그녀의 모습을 지켜보기만 했다. 그녀는 루시를 다 묻은 후, 그 옆에 작은 동백나무 하나를 심었다. 그 나무가 루시의 묘비가 되어주었다. 누군가의 묘비를 세워주는 일. 박유정은 그것이 사람의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 누군가가 사람이든 동물이든, 기억하는 것이 사람의 책이라고. 그녀는 계속 그 일을 내나갔다. - P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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