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예 12년
솔로몬 노섭 지음, 오숙은 옮김 / 열린책들 / 2014년 2월
평점 :
품절



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오늘은 솔로몬 노섭의 <노예 12>이라는 책을 이야기할게. <노예 12>은 책이 아닌 영화로 먼저 알게 된 작품이란다. 한참 전에 영화로 개봉되었는데, 그 책이 <노예 12>이라는 소설을 원작이란 것을 알게 되었거든. 책제목을 보면 대충 어떤 내용인지 짐작을 할 수 있는 그런 책이란다. 아빠는 이 책이 그냥 소설인지 알았는데, 알고 보니 실화를 바탕으로 한 책이더구나. 그것도 지은이 솔로몬 노섭이 직접 경험한 것을 그대로 저술한 것으로 허구가 아니라 실제 있었던 일이란다. 그래서 이 책의 주인공도 솔로몬 노섭이란다.

솔로몬 노섭은 1808년에 미국에서 태어난 아프리카계 미국인이란다. 그가 태어난 시기는 링컨의 노예해방선언이 공표되기 한참 전이었지만, 일부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은 자유인 신분을 가지고 있었단다. 솔로몬 노섭의 아버지도 주인으로부터 해방되어 자유인 신분이 되었고, 솔로몬은 태어났을 때부터 자유인이었단다. 자유인들은 자유인 증명서를 가지고 있었어. 솔로몬은 1808 7월 뉴욕주 에식스카운티에서 태어났어. 1829년 아버지는 돌아가시고 그 이후에는 어머니, 형과 함께 세 식구가 함께 살았어. 그리고 그 해 크리스마스 앤 햄프턴과 결혼하여 포트 에드워드 마을에서 건축 관리 일을 했단다. 그러다가 1834 3월 새러토가스프링스로 이사를 했고 전세마차 마부로 일하게 되었어. 솔로먼과 앤은 세 아이를 낳았어. 아이들의 이름은 엘리자베스, 마거릿, 알론조였단다. 그들은 자유인의 신분으로 평범한 가정생활을 꾸려갔단다.

 

1.

1834 3월말. 우연히 해밀턴과 브라운이라는 사람을 만나 일자리를 제안 받았어. 솔로몬은 바이올린을 잘 켤 줄 알았는데, 서커스단 공연에서 바이올린 공연을 해 달라는 제안이었어. 공연은 뉴욕에서 진행되는데 며칠 동안만 임시직으로 해 달라고 했어. 생각보다 보수도 좋아서 솔로몬은 그 제안을 받아들이고 그들과 함께 길을 떠났단다. 어른이나 아이나 낯선 사람들이 친절하게 접근하는 것은 늘 조심해야 한단다. 그들도 솔로몬을 신뢰하는 분위기였어. 그들과 기분 좋게 술도 먹었는데, 심한 두통을 느끼고 의식까지 잃게 되었어.

다시 깨어났을 때는 이미 늦었지, . 솔로몬은 쇠고랑을 차고 어두운 곳에 갇혀 있었어. 주머니에 있던 자유인 증명서도 사라졌어. 나중에 알고 보니 그곳은 윌리엄 노예 수용소였어. 노예상인 제임스 H 버치가 와서, 솔로몬은 자신은 자유인이라고 주장하고 뭔가 오해가 있는 것 같다고 이야기를 했지만, 그의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고 오히려 구타만 당했어. 그래도 탈출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고 있었어. 그곳에는 다른 사람들도 여럿 있었어. 이야기를 해보니, 솔로몬처럼 속아서 잡혀 온 사람들도 있고, 원래 노예인 사람들도 있었어. 자유인이라고 주장해봤자 오히려 채찍질로 맞을 뿐이라고 일단 조용히 따르고 기회를 보기로 했어. 노예 상인들은 솔로몬을 플랫이라는 이름으로 불렀어.

..

솔로몬은 뉴올리온즈 노예상을 거쳐서 윌리엄 포드라는 이에게 팔려가게 되었어. 중간에 자유인으로 잡혀온 어떤 이는 지인들이 자유인 증명서를 다시 들고 와서 풀려나기도 했지만, 그 사람을 제외하고는 모두 뿔뿔이 팔려갔단다. 그 와중에 안타까운 일도 있었어. 아이 둘을 함께 있던 엄마 노예가 있었는데, 아들과 딸과 뿔뿔이 흩어져 팔려가게 된 거야. 엄마는 같이 팔아달라고 울면서 애원을 했어. 그들이 안타까웠는지, 윌리엄 포드가 같이 데리고 가려고 했지만, 노예상은 안 된다고 차갑게 거절했단다. 그렇게 생이별한 엄마 노예는 그 이후에도 계속 울기만 하면서 폐인이 되어갔어.

그나마 다행인 것은 솔로몬을 산 윌리엄 포드는 침례교 전도사로 착한 백인이었어. 노예들을 사람으로 대접해 주었고 노예들의 의견도 잘 받아주었어. 솔로몬이 어떤 일에 대해 제안을 한 것에도 칭찬을 해주며 받아주었어. 하지만 그런 생활도 오래가지는 못했어. 윌리엄은 형의 보증을 섰는데, 형의 사업이 망하면서 윌리엄도 재산을 처분해야 했어. 그래서 노예들을 다른 사람에게 넘겨야 했는데, 솔로몬도 티비츠라는 사람에게 인수되었어. 그나마 다행인 것은 넘기기는 했지만, 아직 윌리엄은 솔로몬의 몸값 중에 일부(400달러)의 지분이 있었어.

티비츠는 윌리엄과 달리 악랄한 주인었어. 노예들에게 부당하게 채찍질하는 것도 다반사였어. 솔로몬은 참다가 결국 맞받아쳤는데, 티비츠는 솔로몬을 죽이려고 했단다. 다행히 감독관인 채핀이 만류했고, 그 일을 윌리엄 포드에게 이야기를 해서, 윌리엄이 그곳까지 와서 솔로몬을 구해주었단다. 하지만 윌리엄이 항상 솔로몬을 구해줄 수는 없었어. 티비츠는 다시 시비를 걸고 솔로몬을 죽이려고 하여 솔로몬은 도망갈 수밖에 없었단다. 도망길도 만만치 않았어. 악어가 출현하는 습지를 거쳐 며칠을 고생 끝에 윌리엄 포드의 집에 도착했어.

윌리엄은 솔로몬을 며칠간 보살펴주면서 다른 주인에게 넘겼단다. 이번 주인은 에드윈 엡스라는 사람인데, 티비츠처럼 막무가내는 아니었지만, 깐깐하고 빈틈없는 사람으로 노예를 노새나 개로 생각하는 사람이야. 최대한 적게 쉬게 하고 풀가동으로 돌리려는 사람이지. 에드윈 엡스는 거대한 목화농장을 가지고 있는데, 하루 목표량을 채우지 못하면 채찍이 날라와서 쉬지도 못하고 일해야 했어. 먹는 것도 딱 살수 있을 정도만 주고, 잠잘 곳도 대충 만들어놓은 통나무집이었어. 솔로몬은 엡스의 농장에서만 10년을 일했어. 말이 10년이지, 먹는 것도 제대로 못 먹고 매일 밤 늦게까지 일하면서 쉬지는 못하는 생활을 10년이나 했다니, 상상도 가지 않는구나.

 

2.

1845년 목화농장에 흉작이 들었어. 그래서 농장의 일이 줄어들게 되어 솔로몬은 인근 사탕수수농장으로 임대를 가기도 했어. 그러니까 무슨 일이 있어도 쉴 틈을 주지 않았단다. 사탕수수 농장의 일이 끝나면 다시 목화농장으로 돌아왔어. 솔로몬은 위험을 무릎 쓰고 편지를 써서 집으로 보내려는 시도도 했지만, 쉽지 않았어. 엡스에게 발각되었다가 간신히 위기를 넘기기도 했어. 어떻게 해야 가족에게 돌아갈 수 있을지 방법이 보이질 않았어.

시간은 흘러 1950년이 되었어. 같이 일하는 노예 윌리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그는 농장 밖에서 통행증 없이 다니다가 순찰대에게 걸려서 도망을 갔는데 경찰견한테 물려 잡히고 채찍질을 당해 중상을 입었어. 그런데도 또 도망갔지만 다시 잡혀와 감옥에 갇혔다가 다시 농장으로 오게 되었어. 그 정도로 탈출은 쉽지 않았어. 윌리처럼 다시 살아서 돌아오게 되면 채찍질이 기다리고 있었고, 도망가다가 죽는 노예들도 많았어.

어느날 엡스의 농장에 배스라는 사람이 찾아왔어. 배스는 노예제 강경한 반대론자로 많은 노예들을 데리고 있는 엡스에게 강하게 반대하기 위해 온 거야. 솔로몬은 그런 배스를 유심히 살펴보았어. 솔로몬은 몰래 배스에게 접근하여 자신은 자유인인데 억울하게 붙들려 와서 노예로 일하고 있다면서 자신의 이야기를 해주었어. 배스도 솔로몬의 이야기를 듣고는 도와주겠다고 했어. 그 이후 배스는 비밀리에 솔로몬을 돕기 시작했고, 솔로몬이 몰래 쓴 편지를 보냈단다. 솔로몬이 잡혀와 노예 생활을 한지 너무 오래되어서인지 편지에 대한 응답은 없었어.

그런데 얼마 뒤 낯선 백인들이 솔로몬을 찾으러 왔단다. 그들은 솔로몬을 후원했던 헨리 B 노섭과 변호사였어. 솔로몬의 아버지는 헨리 B 노섭의 이름을 본 따 성을 노섭으로 했을 정도로 헨리 B 노섭과 솔로몬은 무척 가까운 사이였어. 하지만 솔로몬을 아는 이들은 없었어.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솔로몬은 노예로 끌려 온 이후부터 10여 년 동안 플랫으로 불려왔거든. 헨리는 솔로몬을 찾으러 다니다가 그 지방에 노예제 폐지론자 배스의 존재를 알게 되어 그를 찾아가면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 그렇게 배스를 만났는데, 배스는 처음에는 그들을 경계했단다. 그리고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그들은 신뢰가 가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솔로몬이 있는 곳을 알려주었단다.

헨리는 참 꼼꼼한 사람이었어. 무작정 솔로몬을 찾아가는 것이 아니고, 만발의 준비를 했어. 관련 서류를 꼼꼼히 준비하고 변호사와 경찰도 대동하고선 엡스의 농장을 찾아갔단다. 엡스는 그들이 찾아온 이유를 알고는 격분하며 화를 냈지만, 법적으로 솔로몬을 계속 데리고 있을 수는 없었어. 결국 솔로몬은 12년의 노예 생활을 마무리하고 드디어 가족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었어. 어린 자녀들은 훌쩍 크고 첫 딸은 이미 결혼도 했다고 했어. 오래 걸렸지만, 그래도 다시 집으로 돌아올 수 있어서 얼마나 다행이니그리고 솔로몬 주변에 헨리 B 노섭 같은 사람들이 있어서 또 다행인구나. 그리고 배스를 만나서도 참 다행이고 말이야. 이 사람들이 없었다면 평생 가족들을 못 만날 수도 있었으니 말이야.

그 뒷이야기를 좀 해보면, 주위의 권유로 솔로몬을 책을 출간하게 되었는데 그 책이 바로 <노예 12>이었던 거야. 이 책은 곧바로 베스트셀러가 되었지만, 솔로몬이 받은 돈은 얼마 안되었다고 하는구나. 그는 이후 노예제 폐지운동에 나섰지만, 거센 반대에 부딪혔다고 했어. 12년만에 돌아오고 4년이 지난 이후 그의 자취가 사라졌다고 하는구나. 이런저런 소문들만 난무했지만 끝내 그가 어떻게 살았는지 모른다고 했어. 그것 또한 참 이상한 일이긴 하구나. 노예제 폐지운동이 진전이 없으니 조용히 평범하게 살다가 삶을 마감했길 바란다.

이 책을 읽다가 엡스처럼 다른 사람들을 노예로 삼아 부자가 되고 평생 배부르게 살았던 사람들이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어. 그들은 자신의 가족에게는 친절한 아빠이고 남편인 사람도 있었겠지. 당시 평생 노예로 살았던 사람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구나. 누구에게든 한 번밖에 없는 인생인데 말이야. 이 책을 덮고 <노예 12>이라는 영화에 대해 알아봤어. 등장인물에 우리가 좋아하는 배우도 있더구나. 베네딕트 컴버배치. 알아보니 책 속에서 착한 전도사로 나왔던 윌리엄 포드 역할을 맡았더구나. 그리고 이 영화는 아카데미 작품상을 수상했다고 하는구나. 더욱 관심이 가는구나. 조만간 한번 봐야겠구나. 너희들도 괜찮다면 같이 봐도 좋고

그럼, 오늘은 이만.

 

PS,

책의 첫 문장: 자유인으로 태어난 나는, 30년 넘게 자유 주에서 자유의 축복을 누리며 살았고-그러다가 그 시기의 막바지에 납치되어 노예로 팔려 가, 노예 상태에서 12년 동안 예속의 삶을 살던 끝에, 마침내 1853 1월에 천만다행으로 구출되었다-이런 내 삶과 운명에 관한 이야기가 대중에게 흥미가 없지는 않을 거라는 제안들이 있었다.

책의 끝 문장: 내가 겪은 고난으로 단련되고 차분한 정신으로, 그리고 내가 행복과 자유를 찾을 수 있게 자비를 베풀었던 모든 분께 감사하면서, 비록 초라할지언정 올곧은 삶을 살다가 마지막에 내 아버지가 잠들어 계신 교회 묘지에서 쉬게 되기를 소망한다.


그녀는 자기 삶에 주어진 얼마 안 되는 시간 동안 아이들과 같이 있고 싶다고 말했다. 프리먼이 아무리 험상궂게 찌푸리고 협박해도 괴로워하는 그 어미를 완전히 조용하게 만들 수는 없었다. 일라이자는 내내 한없이 애처롭게, 자기들 세 명을 갈라놓지 말아 달라고 통사정을 했다. 자기가 아들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거듭거듭 호소했다. 아까 한 약속들 – 만약 그 세명을 함께 사주기만 한다면 정말 얼마나 충성하고 순종할 것인지,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밤낮으로 얼마나 열심히 일할 것인지 –을 말하고 또 말했다. 그러나 소용없는 일이었다. 남자는 세 명 모두 살 만한 돈이 없었다. 거래는 성사되었고, 랜들은 혼자서 가야 했다. 그러자 일라이자가 아들에게 달려갔다. 뜨겁게 아들을 껴안고 입을 맞추고 또 맞추었고, 얼마를 기억해 달라고 말했다 – 그러는 내내 소년의 얼굴 위로 비처럼 그녀의 눈물이 떨어졌다. - P85

이제 나는 어디서 구출을 기대해야 할지 암담했다. 마음 속에선 희망이 솟다가도 짓밟히고 시들어 갔다. 내 삶의 여름이 지나가고 있었다. 나이보다 일찍 늙어 가는 것이 SRUWUTEK. 앞으로 몇 년의 시간과, 고된 노동과 슬픔, 그리고 습지의 독기 어린 공기가 그 효력을 발휘할 것이었다-나를 무덤으로 떠밀고, 썩어 잊히게 보이지 않으니, 할 수 있는 거라곤 땅바닥에 엎드려 말로 다 하지 못할 비통함으로 신음하는 것뿐이었다. 구조의 희망은 내 마음에 한 줄기 위안을 던져 준 유일한 빛이었다. 이제 그 빛이 흔들거리고, 약해지고, 작아지고 있었다. 이제 실망의 한숨 한 번으로 그 빛은 완전히 꺼지고, 나는 한밤의 어둠 속에서 더듬거리며 삶의 끝으로 가야 할 것이었다. - P227

배스가 말을 받았다. "내가 뉴잉글랜드에 있었더라도, 지금 여기 있는 나와 똑같았을 겁니다. 노예제는 부당하다고, 폐지되어야 한다고 말했을 겁니다. 사람이 다른 사람을 구속하며 붙들어 두는 걸 허락하는 법이나 헌법에는 어떤 이성도, 어떤 정의도 없다고 말했을 겁니다. 물론 자기 재산을 잃는 건 힘든 일이겠지요. 하지만 그건 댁의 자유를 잃는 것과 비교하면 별로 힘들지 않을 겁니다. 아주 공평히 말해서, 댁의 자유에 대한 권리는 저기 엉클 에이브럼의 권리보다 조금도 크지 않아요. 피부가 검고 흑인의 피가 흐른다고 하지만, 어떻게 해서, 이 지류에는 우리 둘만큼 피부색이 하얀 노예들이 많은 걸까요? 영혼의 색에도 차이가 있을까요? 허! 체제 전체가 잔인하고 터무니가 없어요. 댁은 깜둥이들을 갖고 있다가 교수형에 처해질지도 모르지만, 저라면 루이지애나에 가장 좋은 농장을 갖고 있대도 한 명도 소유하지 않을 겁니다." - P257

그 아늑한 작은 집으로 들어갔을 때, 처음 나를 맞은 건 마거릿이었다. 그 아이는 나를 알아보지 못했다. 내가 집을 떠날 때, 그 아이는 겨우 일곱 살, 장난감을 갖고 놀며 조잘거리던 작은 소녀였다. 이제 그 아이는 어엿한 숙녀로 자랐고-결혼해서, 눈이 빛나는 한 소년을 옆에 데리고 있었다. 노예가 되어 불행하게 살았던 할아버지를 잊지 말라고, 마거릿은 자기 아이에게 솔로몬 노섭 스톤턴이라는 이름을 붙여주었다. 내가 누구인지 밝히자, 마거릿은 감정이 북받쳐 한 마디도 하지 못했다. 이윽고 엘리자베스가 방으로 들어왔고, 내가 도착했다는 소식을 들은 앤이 호텔에서 달려왔다. 그들은 나를 껴안았고, 눈물범벅이 되어 내 목에 매달렸다. 그러나 설명보다 상상이 더 나을 수 있는 장면에 대해서는 이쯤에서 덮어 두겠다. - P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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