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4 - 제2부 유형시대 조정래 대하소설
조정래 지음 / 해냄 / 2007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오늘은 조정래 님의 <한강> 4권을 이야기해줄게. 4권부터는 2유형시대의 제목을 가지고 있단다. 유형시대가 정확히 어떤 뜻을 의미하는지 좀 찾아봤는데, 찾을 수가 없구나. 2부를 읽으면서 그 뜻을 대충 유추해 봐야겠구나. 소설 속에서 년도가 나오지 않지만, 소설 속 역사적인 사건을 유추해 보면 <한강> 4(2부 유형시대) 1964년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단다.

안경자의 아버지는 광주에서 잘 나가는 병원을 하는 병원장이란다. 안경자의 동생을 김선오가 가르쳤는데 그때부터 안경자의 아버지는 김선오를 눈 여겨 보았어. 김선오가 검사에 합격하게 되자, 안경자의 아버지는 김선오를 신랑감으로 생각하고 자신의 뜻을 이야기했단다. 김선오는 뜻밖의 제안이었지만, 병원장의 딸을 아내로 둔다는 것만큼 경제적 이익은 없다고 생각했어. 그런데 한가지 걸리는 것이 있단다. 김선오는 그 동안 안경자의 친구였던 박영자과 사귀고 있었어. 김선오가 순천으로 발령되어 오면서 거리적으로 멀어지긴 했지만 애인은 애인이니까 말이야. 김선오는 며칠을 고민에 고민을 하다가 결국 안경자를 선택하고 안경자의 아버지를 찾아갔단다. 그런데 김선오에게 복병이 있었단다. 강숙자. 자신을 멸시하던 김선오를 오래 전부터 싫어했던 강숙자. 강숙자는 안경자와 박영자 둘 모두의 친구잖니. 강숙자는 안경자에게 김선오와 박영자 사이에 대해서 다 이야기를 했단다.

충격을 받은 안경자는 아버지에게 이야기하고 김선오와 일을 없었던 것으로 했단다. 김선오는 박영자와도 헤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어. 속이 쓰렸지만 자신의 잘못을 누구에게 탓하리오. 김선오는 자신의 검사 월급으로는 딸린 가족들을 챙기기 부족하다면서 걱정했단다. 김선오, 많이 타락했구나.

또 다른 사랑 이야기. 임채옥과 유일민의 사랑 이야기는 비극적으로 끝나가려고 한단다. 임채옥의 아버지 임상천이 임채옥이 유일민과 사귀는 것을 알게 되었어. 임상천은 자신의 딸의 머리카락을 자르고 집에 감금시키고 일민을 못 만나게 했단다. 이 충격으로 임채옥은 하혈을 했는데, 알고 보니 임채옥은 임신을 하고 있었던 거야. 임상천은 사람들을 시켜 유일민을 반쯤 죽여 놓고 다시는 임채옥을 만나지 말라고 경고했단다. 아버지 때문에 자신의 꿈을 펴지 못한 유일민은 사랑도 이렇게 제대로 할 수 없구나. 등장인물 중에 가장 불쌍한 사람인 것 같아.

유일민은 임채옥을 잊기 위해 서독 광부를 준비하였단다. 당시 우리나라 사람들이 서독에 돈을 벌러 가기 위해 광부와 간호사로 많이 갔거든. 유일민은 빨리 광부 경력증을 받기 위해 뒷돈도 쓰고 그랬단다. 그런데 이번에도 아버지 이력 때문에 서류에서 떨어지고 말았단다. 뒷돈 쓴 것 때문에 빚만 남았단다. 도대체 이곳에서는 할 수 있는 게 하나도 없구나. 유일민의 동생 유일표도 돈이 없어 휴학을 하고 군대를 갔단다.

 

1.

4.19 혁명 때 대학생으로 참여했던 박준서. 박영자의 오빠이기도 하지. 어느덧 대학을 졸업하고 아버지 회사에 들어가서 사업을 배웠단다. 아버지에게 형들보다 더 인정을 받기 위해 정말 열심이었단다. 4.19 혁명 때 정의를 향한 젊은 혈기는 사업을 향한 혈기로 바뀌어 있었어.

나복남의 동생 나윤자는 봉제 공장에서 일했는데, 봉제 공장은 그야말로 열악한 환경이었단다. 장소를 확보하려고 일층 중간에 칸막이를 두어 2층으로 만들어 노동자들은 허리도 제대로 펴지 못했고, 환풍시설이 제대로 없어서 먼지 속에서 작업을 해야 했단다. 그래서 폐병 걸리는 노동자들이 가끔 있는데, 그런 병에 걸렸다고 회사에서 의료비 지원 같은 것은 전혀 없었고 오히려 병에 걸린 사람을 잘라버렸단다. 정말 사악한 놈들이구나.

당시 가장 큰 사회적 이슈는 한일협정이었단다. 일제시대의 보상을 돈 몇 푼으로 끝내려고 하는 한일협정. 당시는 해방이 된지 20년도 안 된 시점이니 사람들이 얼마나 울분에 찼겠니. 대학생들을 중심으로 한일협정반대 시위를 했단다. 야당 정치인들 중에서도 이를 강력히 비판하고 반대하는 이들도 있었어. 대표적인 사람이 한인곤이었단다. 정부가 이를 그냥 보고만 있겠니. 중앙정보부에서 직접 나섰어. 한인곤을 직접 치는 것이 아니라 그의 가족들을 겨냥했어. 한인곤의 아버지 한무규의 회사에 세무조사를 해서 정미소 소유를 박탈시켰어. 회사가 무너질 위기에 처하자 결국 한인곤은 자세를 낮추고, 이젠 공화당이 된 친구 남재구에게 도움을 요청했단다. 이것이 당시 권력 잡은 이들이 휘두르는 권력의 진실이었단다. 오늘날이라고 크게 다르지 않는 것이 검찰이 마음에 들지 않는 정치인들과 가족들을 털어 기소하고 그러잖니. 검찰권력이 너무 막강하구나.

김선오의 동생 김명숙은 가출한 이후 친구들과 함께 차장 일을 했는데, 성추행에 가까운 몸수색을 당하는 것이 정말 괴로웠단다. 어느날 맥주홀의 서빙 자리를 제안 받게 되는데, 술집이라는 인식 때문에 김명숙은 그 제안을 거절했단다. 그런데 그게 정말 잘 한 것이었어. 알고 보니 그곳은 성접대까지 하는 술집이었던 거야.

유일표는 군대에 들어간 이후에 아버지 때문에 주기적으로 조사를 받고, 보직도 계속 바뀌었단다.

 

2.

유일민이 서독 광부를 가려고 준비했었다고 했잖아. 그때 같이 준비했던 친구 배상집은 최종 합격이 되어 독일에 갔단다. 그곳 생활도 쉽지 않았어. 석탄 가루 날리는 탄광에서 하루 종일 몸을 쓰며 일을 해야 했어. 그런데 어느날 통역을 맡은 이가 통역을 잘못하여 한 노동자가 거의 죽을 뻔한 일이 있었어. 이에 독일 관리자는 평상시 독일어를 할 줄 아는 배상집을 눈여겨보고 배상집에서 통역 일을 시켰단다. 그래서 배상집은 이제 탄광에 들어가지 않아도 되었어.

월북한 아버지 때문에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는 유일민. 이번에는 월남파병 근로자를 신청했으나 이번에도 신원조회 때문에 갈 수가 없었단다. 당시 월남, 그러니까 베트남 전쟁이 한창이었어. 군인들 파병뿐만 아니라 노동자들도 많이 갔단다. 우리나라보다 많은 돈을 벌 수 있어서 많은 노동자들이 베트남으로 향했단다. 유일민은 그곳도 갈 수가 없었어. 어느날 유일민은 우연히 임채옥을 만났어. 임채옥은 유일민에게 도망가자고 했어. 도망가지 않으면 자신은 부모님이 시키는 강제 결혼을 해야 한다고 했어. 유일민은 자기 아버지 때문에 안 된다고 했어. 만의 하나 자기 아버지가 내려오면 자기뿐만 아니라 임채옥의 가족까지 파탄 날 수 있다면서 안 된다고 했어. 그러면서 이제 진짜로 헤어지자고 했단다. 임채옥은 눈물을 머금고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어. 임채옥은 자신이 틈틈이 모아 놓은 돈이라며 당시로서는 거금인 50만원을 주려고 했단다. 유일민은 당연히 안 받으려고 했지. 임채옥은 그 동안 있었던 일, 아이를 임신했던 일과 낙태했던 일을 모두 이야기했어. 유일민은 임채옥의 진심을 받아들여 돈을 받았단다. 유일민은 결국 임채옥의 도움으로 사업을 할 수 있었단다. 사업은 신원조회가 필요 없었지. 유일민은 친구 서동철에게 조언을 받아 술 도매업을 하기로 했단다.

….

그 밖에 사람들은 어떻게 지내는지 쭉 간단히 이야기해줄게. 천두만은 월남 파견 근무를 지원했지만 떨어졌단다. 유일표의 친구 최주한은 카투사로 입대하여 근무를 해서 편하긴 했지만 미군들의 인종차별로 스트레스가 심했어. 안경자는 결국 의대 선배인 신기훈과 결혼하게 되었어. 김선오의 또 다른 여동생 김광자는 유부남에 속아 사랑에 배신을 당하고 서독에 가기로 결심했어. 간호학원에서 간호사 자격을 획득하고 독일어 학원을 다니며 독일어 공부도 열심히 했단다. 강기수는 공화당으로 당을 옮겨 다시 한번 국회의원에 당선되었단다. 박정희는 윤보선을 상대로 지난번보다 여유로운 표차로 대통령 재선에 성공을 했어.

이 시설 또 하나의 큰 사건이 있었어. 북한 공작원 31명이 청와대 뒷산까지 침략했던 거야. 이 중에 29명이 사살되고 한 명은 북으로 되돌아 도망갔고, 김신조 한 명만 투항하여 잡혔던 사건이란다. 많은 사람들이 깜짝 놀란 사건인데 가장 깜짝 놀란 사람들은 군인들이 아닐까 싶구나. 이 일로 갑자기 군생활이 6개월이 늘어났는데 제대를 앞둔 사람들에게도 적용이 되었단다. 제대를 코 앞에 두고 군생활이 6개월이 늘어나다니상상도 할 수 없던 일이 일어난 거지군 생활을 해본 사람들은 그들이 느꼈을 분노를 모두 이해할 것 같구나. 그뿐만 아니라 군인 훈련도 빡세져서 모래주머니를 차고 훈련을 받아야 했어.

….

여기까지 <한강> 4권의 이야기란다. 조정래 님의 소설은 살아있는 삶을 그대로 쓰셔서 정말 실감이 나는구나. 그 시절을 함께 살고 있는 기분이란다. 기쁜 일보다 슬프고 억울하고 가슴 아픈 일들이 많아서 그렇지..

그럼 오늘은 여기까지.

 

PS,

책의 첫 문장: 화순을 지나면서 비치기 시작한 눈발은 기차가 광주에 도착했을 때는 꽤나 탐스럽게 내리고 있었다.

책의 끝 문장: “, 오면 내가 위로주 살게.”



김선오는 눈을 맞으며 한 곳을 하염없이 바라보고 서 있었다. 아득한 눈발 저쪽에 무등산이 그 우람한 자태를 드러내고 있었다. 광주에서는 어느 곳에서나 볼 수 있는 산, 광주에 오면 누구나 바라보는 산, 언제나 중후하고 의연하고 듬직하고 넉넉한 자태의 무등산은 겹겹의 눈발이 지어내는 환상적인 옷을 입으며 묘한 신비감을 자아내고 있었다. 광주를 내려다보듯 보듬듯 하고 있는 그 산을 무시로 바라보며 무등의 의미를 가슴에 새겼던 지난날을 김선오는 왠지 슬픈 감정으로 더듬고 있었다. 등수를 매길 필요가 없도록 으뜸이 되겠다는 꿈 속에는 고등고시 최연소 합격도 포함되어 있었다. 그러나 오늘의 자신의 모습은 무엇인가……
"꿈은 클수록 좋고, 욕망은 치열할수록 좋다."
- P10

"그게 말입니다…… 얼핏 보면 항아리에 담아놓는 것이 더 손해일 것 같은데, 전체적으로 따지고 보면 꼭 그럴 것 같지도 않습니다. 그러니까…… 왜냐하면 딴 그릇에 따로 내와도 깍두기가 모자라게 되면 사람들은 또 달라고 합니다. 그럼 다시 갖다 주느라고 일손만 많아지게 됩니다. 그런데 항아리에 담아두면 그 일손을 덜게 됩니다. 그리고 또…… 딴 그릇에 두 번 내온 것이 많아서 남기게 되면 그건 버려야 합니다. 그런데 항아리에서 각자가 먹을 만큼씩만 꺼내 먹으면 그런 낭비를 줄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또 한 가지는……, 항아리에 이렇게 담아두면 인심을 후하게 쓰는 것 같아 손님들을 기분 좋게 하고, 그게 더 손님을 끄는 효과를 발휘할 수 있습니다." - P37

"허진으로서는 어쩔 수 없을 거야. 자기 할아버지와 집안을 생각하면 그 심정이 어떻겠어. 일본놈들이 백배사죄하며 돈을 싸짊어지고 와도 시원찮을 판인데, 오히려 이쪽에서 사죄 같은 건 상관없이 어서 돈이나 좀 달라고 매달리는 형국 아니냔 말야. 그러니 자기 할아버지가 짓밟히고 모독당하는 것 같고, 괜히 헛된 일 한 것 같고, 또 엉망이 된 집안 꼴을 보면 얼마나 기막히겠어. 우리가 허진의 심정을 다 알 수는 없는데, 어쩌면 죽고 싶은 심정으로 데모를 하는지도 몰라." - P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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