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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란한 멸종 - 거꾸로 읽는 유쾌한 지구의 역사
이정모 지음 / 다산북스 / 2024년 8월
평점 :
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이번에 아빠가 소개해 줄 책은
이정모 님의 <찬란한 멸종>이라는 책이란다. 제목을 통해서 어떤 이야기를 해줄지 감이 잡히는 책이었단다. 현재
진행중인 여섯 번째 대멸종에 관한 이야기를 하려는 거라고 생각했어. 지은이는 이정모님으로 과학 커뮤니케이터로
오랫동안 활동하신 분이야. 아빠가 과학 교양서에 관해 관심이 많아서,
과학 교양서를 많이 출간하신 이정모 님에 대해서는 대략 알고 있었단다. 그런데 인연이 닿지
않았는지, 아빠의 눈에 확 띄는 책이 없었는지 이정모 님의 책들을 읽어본 적이 없었구나. 가끔 과학 유튜브에 출현하시는 것들을 본 적이 있던 것 같구나.
그렇다고 이번에 출간한 <찬란한 멸종>이 아빠의 눈에 확 띄어 읽게 된 것은 아니란다. 이미 아빠는 여섯 번째 대멸종에 관한 책들을 읽었고, 영상으로도
많이 접해서 어느 정도 알고 있었거든. 그런데도 읽은 이유는 엄마가 이 책 혹시 아냐면서 너희들이 읽으면
좋을 것 같다고 이야기해서 사게 된 것이란다. 바쁜 너희들 대신해서 아빠가 먼저 읽어보았단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여섯 번째 대멸종를 비롯하여 지금까지 있었던 과거 다섯 번째 대멸종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단다. 최대한 쉽고 읽기 편하게 쓰려고 노력하신 것이 보였어. 지은이의
시점이 아닌 다른 객체의 시점을 통해서 이야기를 풀어갔단다. 예를 들어 인류가 멸망한 2150년의 인공지능이 화자가 되어 이야기를 하거나 범고래나 삼엽충의 일인칭 시점이 되어 이야기를 풀어나간단다.
책 속에서 다루고 있는 이야기들은
아빠가 그 전에 읽은 <멸종>이라는 책과 <인류세>라는 책과
<최종 경고 : 6도의 멸종>에서
봤던 내용들과 많이 겹쳤단다. 그리고 아빠가 정기적으로 읽는 <녹색평론>에서도 대멸종에 대해 가끔 실려서 그 책 이야기를 할 때도 너희들에게 이야기를 해 준 것 같구나. 우리는 이미 여섯 번째 대멸종 시대를 살고 있는데 이번 대멸종 시대와 다른 것은 불가항력인 원인이 아닌 인위로
만들어진 이유로 멸종이 되고 있다는 거야. 과거 대멸종은 대화산, 운석
충돌 등 예기치 못한 사건으로 지구의 기후가 급격히 변화되면서 대멸종이 찾아왔다면 지금의 대멸종은 산업혁명 이후 인류의 탄소 사용량의 급격히 늘어나면서
기후가 급격히 변화하면서 멸종 시대가 찾아왔다는 것이야.
불가항력적인 원인이 아니라 인위적인
원인이기 때문에, 즉 원인을 알고 있기 때문에 이것을 충분히 막을 수도 있는 거야. 중요한 것은 시간이란다. 이미 많이 늦었어. 지금이라도 이 흐름을 막지 못한다면 책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불과 100여
년 후인 2150년에는 이 지구상에 인류가 사라질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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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
2150년에는 과연 인류가 살고
있을까요? 물론 저는 그때도 인류가 살아남았기를 기대합니다. 어쩌면
그럴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기후위기를 극복하는 데 필요한 대부분의 기술은 지금도 있으니까요.하지만 우리가 바뀌지 않고 지금처럼 산다면, 그래서 지구가 꾸준히
더워진다면 2150년 지구에는 인류가 없을 것 같습니다. 여섯
번째 대멸종은 이미 진행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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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여름도 역사상 가장 더운 여름으로
기록되었는데, 그 기록은 곧 깨지게 되고, 얼마 뒤면 매년
그 기록이 깨질 수도 있을 거야. 이젠 진짜 불똥이 발등에 떨어진 상황이야. 더 뒤로 미루고 생각할 것도 없단다. 인류 전체가 합심해서 노력해야
할 시기란다. 그런데 어떻게 합치지? 국가들은 여전히 경제
성장에 목을 매고 있는데…. 그리고 이런 환경 문제에 가장 관심 없는 분이 미국 대통령이 되었으니 또한
걱정이구나.
1.
이 책의 제목을 <찬란한 멸종>이라고 한 것은, 반어적인 표현이라고도 할 수 있지만, 멸종 뒤에는 새로운 종의 출현이
있어왔기 때문에 지은이는 ‘찬란한’ 멸종이라고 했다는구나.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대멸종의 원인은 지구 기후의 급격한 변화였단다. 그리고
기후의 급격한 변화의 가장 중요한 영향을 끼치는 것은 온실 가스란다. 그러니까 온실 가스를 제대로 제어를
하면 기후의 급변화를 막을 수 있어. 온실 가스 중에 가장 많이 차지하는 것이 이산화탄소이고… 이 이산화탄소량이 산업화 이후 급격히 늘어나고 있단다. 그래서 이미
지구의 기온이 올라가고 있고 북극과 남극의 얼음이 사라지고 있는 소식을 접하고 있잖니. 그리고 그곳에
살고 있는 동물들의 개체도 줄어들고 있고 말이야. 그런 뉴스를 보면서 우리들은 저 동물들 불쌍해서 어쩌지? 이러는데 정작 자신들 걱정은 하지 않고 있단다. 그들이 사라지고
나면 다음 차례는 곧 인간이 될 테니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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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
인간들은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말할 때마다 빙하가 녹아서 굶주리게 된 동물들을 걱정한다. 참 재밌다. 펭귄 걱정해 주고, 바다표범과 우리 범고래 걱정을 해준다. 고맙다, 그런데 우리는 당신들이 더 걱정이다. 빙하가 사라지는 것을 보고서도 꼼짝도 하지 않고 있으니 말이다. 이게
자연의 이치다.
그런데
인간은 조금은 별난 존재다. 최고 포식자이면서도 생물량이 가장 많은 생명. 자연사에서 유일한 존재다. 아마 당신들은 우리보다 조금 더 버틸
것이다. 하지만 당신들도 영원할 수는 없다. 끝이 바로 앞이다. 나를 주연으로 영화까지 만들어준 인류에 대한 내 마지막 경고이자 애정 표현이다. 우리가 사라지면, 펭귄과 바다표범과 범고래가 사라지면 그 다음은
당신들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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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래를 잡는 포경 산업도 기후
위기에 영향을 준다고 했어. 고래의 똥이 지구의 기후를 조절하고 있는 줄 몰랐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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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
포경으로
고래가 사라지자 철분을 이동시키는 펌프로 망가진 셈이 된 것이다. 고래 똥이 사라지면 바다의 생산력이
감소한다. 수염고래는 매년 똥을 통해 약 1200톤의 철분을
바다에 공급했다. 이건 펭귄이 공급하는 521톤의 두 배가
넘는 양이다. 수염고래와 펭귄의 똥이 사라지면 결국 식물성 플랑크톤도 급격히 줄어든다. 해양 생태계의 먹이사슬이 끊어질 뿐만 아니라 지구 대기의 이산화탄소량이 급격히 늘어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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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식물성 플랑크톤이 줄어들면
이산화탄소의 양이 증가하여 문제가 되지만 산소의 양도 줄어들게 된다고 하는구나. 바다의 식물성 플랑크톤이
만들어내는 산소의 양이 무려 전체 산소의 3분의 2나 된다고
하는구나. 공기 중에 산소가 약 20%를 차지하고 그로 인해
우리는 숨 쉬는데 아무 문제 없지만 그 농도가 줄어든다면 계속 가쁜 숨을 쉬어야 할 수도 있다는 거야. 점점
무서워지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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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4)
해안선이
줄고 해수면이 낮아지면 해양생물에게는 재앙이 닥쳐 온다. 바다가 넓은 것 같아 보여도 대부분의 해양생물은
깊이 200미터의 대륙붕에서 활동하기 때문이다. 사실 산소의 3분의 2는 바다에서 만들어진다. 숲이
아무리 많아봤자 그 넓은 바다에서 활동하는 시아노박테리아와 식물성 플랑크톤의 맹활약에는 미치지 못한다. 이래저래
산소 농도는 줄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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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그렇다면 이 많은 이산화탄소는
어디서 왔을까? 산업화 이후 석탄과 석유의 사용량이 늘어나면서 이산화탄소가 늘었고, 그 이후 지구의 온도가 올라가면서 빙하가 녹는 등 이런 저런 이유에 의해서 더 늘어나게 되었다고 했단다. 석탄은 과거 고생대 석탄기라는 지질시대가 있었어. 당시 지구상에
엄청난 양의 숲이 생성이 되었다고 하는구나. 숲이 많다는 이야기는 나무들이 많다는 이야기이고 그 나무들이
광합성을 해대는 바람에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 양이 줄어들기 시작했대. 오늘날 현상과 반대 현상이 일어나게
된 거지.
그럼 대기 중에 이산화탄소의
양이 줄어들면 지구의 온도는 어떻게 될까? 그래, 내려가게
되는 거야. 그래서 빙하기가 찾아왔다는구나. 이렇게 찾아온
빙하기로 인해 지구상에는 또한번 멸종의 시대가 찾아온 것이고, 그 많은 나무들도 광합성으로 얻은 탄소를
품에 안고 땅속에 묻히게 된단다. 그리고 오랜 시간 동안 땅속에 있으면서 석탄과 석유로 변한 것이란다. 그것을 산업화 이후 인류들이 사용하게 된 거야. 먼 과거 빙하기를
만들 정도로 지구의 열을 저장한 것이 바로 석탄과 석유이고, 그 열을 오늘날 인간들이 사용하여 다시
대기에 뿜어내고 있는 거야. 지구 입장에서 보면 저장해 두었던 열을 다시 사용하는 것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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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7)
석탄기가
남긴 유산은 역시 석탄이다. 이게 얼마나 중요한지는 인간이 제일 잘 안다. 오죽하면 우리 시대의 이름을 석탄기라고 지었겠는가? 하지만 인간들이
애써 모른 척하려는 게 있다. 석탄이랑 우리가 누려야 할 열이 땅속에 갇힌 결과다. 이 열을 3억 년 후에 인간들이 사용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인간들이 등장했을 때는 대기에 없던 이산화탄소가 대기로 흘러들어간다. 우리는 더운 세상이 좋았지만 인간들에게도 그럴 거라고는 말하지 못하겠다. 보통
자신이 출현한 그 환경이 유지되는 게 생존에 가장 좋다. 그 환경에 적합해서 선택되었을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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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들은 지구상에 출현했던 그
어떤 생명체들보다 지능이 높단다. 그 높은 지능 때문에 3억년
전에 숨겨진 열까지 찾아내어 사용하고 있는 것이란다. 그리고 지금 여섯 번째 대멸종이 진행되고 있는
것도 알고 심지어 그 원인도 알고 있단다. 또 심지어 그 해결 방법도 알고 있단다. 이산화탄소를 줄이면 되는 거야. 숲을 울창하게 하던지 식물성 플랑크톤을
보호하던지 정책적으로 충분히 가능하단다. 줄이기 어렵다면 현재 수준을 유지하거니 증가하는 속도라도 늦추는
노력을 해야 한단다. 하지만 그런 움직임이 보이지 않는 것이 안타깝구나. 우리의 후세들에게 욕 먹지 않기 위해서는 지금 무엇인가 해야 하는 것이 옳단다. 세계의 지도자들이 좀더 경각심들 가졌으면 좋겠구나. 지금은 다른
나라와 싸울 것이 아니라 기후변화와 싸워야 할 시간. 이 책에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대멸종뿐만 아니라
과거 다섯 번의 대멸종 이야기도 있었지만, 이것은 이전에도 다른 책들을 통해서 이야기를 해서 오늘은
현재 진행되고 있는 여섯 번째 대멸종에 대해서 간단히 이야기해보았단다.
그럼, 오늘은 이만.
PS,
책의 첫 문장: “나는 인간 없는 지구를 꿈꿉니다.”
책의 끝 문장: 막이 내린다.
직립은 커다란 뇌, 넓은 시야와 더불어 인류에게 한 가지 선물을 더 주었다. 바로 자유로워진 손이다. 걷는 데는 두 발이면 충분했고, 더 이상 나무에 매달라는 데 손을 사용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손이 자유로워졌다. 예민한 감각이 모여 있는 손은 물건을 쥐고 섬세하게 움직일 수 있었다. 자유로운 손은 노동을 탄생시켰다. 인간으로서의 진화에 결정적 역할을 한 것은 뇌의 변화라기보다는 노동이며, 노동은 직립보행의 결과 손이 자유로워졌기 때문이라는 말이다. 똑바로 선 인간은 자유를 얻었고, 자유를 얻은 인간은 노동을 하기 시작했다. 노동은 다시 인간의 진화를 촉진해 마침내 ‘슬기 인간(Home sapiens)’으로 발전시켰다. - P32
참, 인간들이 왜 우리의 하인 노릇을 그렇게 열심히 할까요? 저도 잘 모르겠어요. 다만 분명한 것은 이 모든 아이러니가 우리가 그토록 두려워하는 기후변화의 결과라는 것이지요. 기후변화는 누군가에게는 위기이고 누군가에게는 기회입니다. 뭐, 현대인들이 그걸 아는지는 모르겠지만요. 그들이 잘 버텨야 우리도 편히 오래 살 텐데 걱정이네요. 요즘 하는 걸 보면 그다지 똑똑하지 않은 것 같아서요. 어쩌면 우리 펠리스 카투스도 선배님의 길을 따라갈 날이 얼마 남지 않은 것 같아요. 에잇, 잘 좀 하지! - P175
지구에서 일어난 멸종 사건 가운데 세 번째 대멸종처럼 처참한 사건은 전무후무하다. 이때 생명의 95퍼센트가 멸종했다. 95퍼센트가 멸종했다는 뜻은 100마리 가운데 95마리가 사라졌다는 게 아니다. 100종의 생명이 살고 있었다면 이 가운데 95종은 단 하나도 살아남지 못하고 모조리 싹 다 죽어 사라졌으며, 나머지 5종만 살아남았는데 잘 살아남은 게 아니라 겨우 몇 개체씩만 살아남았다는 뜻이다. 학교에 100개 학습이 있다면 95개 학급은 모두 전학하고 5개 학급만 남았는데 온전히 남은 게 아니라 한 반에 두어 명만 남은 상태다. - P249
미래를 생각하면 앞으로 또 어떤 놀라운 진화가 일어날지 궁금하다. 눈의 진화는 생명의 긴 여정에서 한 단계에 불과할 것이다. 생물이 환경에 적응해 나가는 동안 또 어떤 혁신이 등장할까? 미래의 생명체는 계속해서 감각을 개선해 주변 환경에 더욱 잘 적응하게 될 것이다. 새로운 유형의 눈이 발달해 더 선명한 시야를 제공하거나 다양한 빛이 닿지 않는 심해를 탐험하며 완전한 어둠 속에서도 볼 수 있도록 진화하는 생물도 있을 것이다. - P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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