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감한 진실
존 르 카레 지음, 유소영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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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오늘은 아빠가 아주 가끔씩 읽는 존 르 카레의 소설을 한편 이야기해줄게. 지은이 존 르 카레가 실제 첩보활동을 했었다는 이력은 여러 번 이야기했으니 지은이에 대한 소개를 건너 뛰고 바로 책 이야기를 할게. 오늘 이야기할 책은 <민감한 진실>이라는 소설이란다. 존 르 카레의 소설들은 모두 첩보, 스파이에 관한 소설이란다. <민감한 진실>도 마찬가지고

주인공 폴 앤더슨. 외무부에서 20년 넘게 일한 베테랑. 어느날 갑자기 국방성의 퍼거스 퀸으로부터 호출을 받고 갔더니 첩보원 제안을 받았단다. 그리고 받은 가명이 폴 앤더슨이었어. 폴은 왜 자신을 뽑았냐는 질문을 했지만, 답은 받지 못하고 곧바로 임무 관련된 이야기를 했어. 작전명은 야생동물작전. '윤리적 결과'라는 방위사업체의 보호를 받고 있는 엘리엇이라는 사람으로부터 연락이 올 거라고 했어. 며칠 뒤 엘리엇으로부터 연락이 와서 미션을 받았어. 지브롤터에 가서 젭이란 인물을 접선하라고 했단다.

그렇게 폴은 지브롤터로 가서 젭을 만났단다. 젭은 영국 군인으로 다른 요원들과 함께 일하고 있었어. 그들의 임무는 '알라딘'이라고 부르는 폴란드인을 감시하는 거였어. '알라딘'은 무기 밀거래를 하는 사람으로 지하드의 테러리스트 펀터라는 사람과 거래를 한다고 했어. 그들을 제거하는 것이 그들의 목적이었어. 그리고 그 임무는 큰 어려움 없이 성공했단다.

....

 

1.

토비 벨이라고 하는 유능한 젊은 외교관이 있었어. 어느 날 토비는 국방성 퍼거스 퀸의 개인 비서로 발령을 받았어. 토비의 외무부 상관인 자일스 오클리는 토비를 따로 불러 피거슨 퀸에 대해 이것저것 꼬치꼬치 물어보았고, 피서슨 퀸을 보좌하면서 특이한 일이 있으면 연락 달라고 했어. .. 일종의 내부 스파이라고 할까. 그런데 어느 주말에 그런 특이한 일이 일어났어. 퍼거스 퀸이 비공개 약속을 잡았는데, 보안 장치를 모두 끄고 누군가를 만나는 일이었어.

피거스 퀸은 이 약속을 토비에게 준비해 달라고 했단다. 토비는 자일스에게 연락을 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아 이 일에 대해 행동지침을 받지 못했어. 그래서 토비는 혹시 모를 일에 대해 대비를 했단다. 퍼거스 퀸 몰래 약속장소에 도청장치를 설치했어... 그래서 토비는 그 모임에 대해 알게 되었단다. 퍼거스가 만난 사람들은 폴 앤더슨과 젭이라는 사람이었어. 아까 지브롤터에서 임무를 수행했던 그 사람들.. 그런데 이 시점이 지브롤터에서 임무를 수행하기 전인지, 후인지 명확하지 않구나. 이 만남을 토비는 자신의 외무부 상사 자일스에게 이야기를 했더니, 자일스가 말을 싹 바꾸었단다. 자신은 특이한 일이 있으면 연락 달라고 한 적이 없다고 말이야. 뭐지?

….

3년 뒤.. 크리스토퍼 프로빈과 수제너 프로빈 부부는 콘월 지역으로 새로 이사 와서 정착했단다. 크리스토퍼는 오랜 공직 생활 후 은퇴를 하고 콘월로 온 것이란다. 어느날 지역 행사에서 그들에게 한 가죽상이 접근을 했는데, 자신이 젭이라면서 크리스토퍼에게 인사를 했단다. 폴 아니면서... 크리스토퍼는 아니라고 하면서 돌아왔는데, 프로빈 부부가 산 가방 안에 쪽지가 한 장 들어 있었어. 그들이 삼 년 전에 작전 수행했던 야생동물작전의 진실이 적혀 있었어. 그들이 죽인 것은 테러리스트들이 아니고, 죄 없는 여자와 아이였다고 말이야.

크리스토퍼는 그 쪽지를 보고 당황했어. 그래, 크리스토퍼가 폴 앤더슨이라는 가명으로 활동했던 그 사람 맞아. 폴은 모른 척 했던 젭을 다시 만나기로 했단다. 폴을 만난 젭은 그날 있었던 일들을 이야기해주었어. 그들이 알라딘이라고 부르는 테러리스트를 잡으러 간 곳에는 난민 여자와 그녀의 어린 딸만 있었고 그들은 총격에 의해 죽었단다. 그럼에도 영국정보국은 이 작전이 성공했다고 홍보를 했지. 사실 이 정보를 제공한 것이 '윤리적 결과'라는 방위산업체로부터 받은 것인데, 부패한 정치인 퍼거스 퀸이 방위산업체와 결탁한 것이었어. 이 작전은 겉으로는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고, 진실은 은폐되었고, 이 작전에 참가했던 군인들은 돈으로 입막음을 했단다.

..

 

2.

젭은 이 진실을 폭로 하려다가 불명예제대를 하게 된 것이란다. 그럼에도 젭은 이 사실을 폭로하려고 애썼고, 폴을 만나게 되어 함께 하자고 했던 거야. 충격적인 사실을 접한 폴은 당황하면서도 젭과 함께 회고록을 쓰자는 데 동의했고, 다음 약속을 잡았어. 그런데 젭이 사라졌단다. 폴은 그 전부터 알고 지내던 토비에게 편지를 해서 만나자고 했단다. 중요한 내용은 편지에 적지 않았어. 위험한 진실이니까.. 토비가 콘월로 폴을 찾아왔어. 폴은 토비에게 야생동물작전에 대해서 물어보니 모른다고 했단다.

폴은 젭이 알려준 사실을 토비에게 이야기를 해주고 도와달라고 했단다. 폴은 젭에게 연락을 하려고 했지만 실패했고 젭의 담당의사라는 사람한테 연락이 왔단다. 그 담당의사는 젭이 머무르고 있는 정신병원의 의사라면서 젭이 정신이상상태에서 거짓말을 한 것이라고 전에 이야기한 것을 무시하라고 전해달라고 했다는 거야. 하지만 젭과 직접 통화는 안 되었단다. 그 의사가 뻔한 거짓말을 한 거지. 폴의 딸, 에밀리는 현직 의사로 일하고 있는데, 에밀리가 인맥을 통해서 확인한 바로 폴에게 전화한 사람이 다른 사람을 사칭해서 거짓말을 한 것이 드러났어. 그렇다면 젭은 지금 어디에 있는 것인가..

...

토비는 아는 사람을 통해서 젭의 집주소를 알아내어 찾아갔더니, 폴과 만나기 하루 전에 자살했고 이미 화장까지 마쳤다는 거야. , 자살한 것이 아니고 자살 당한 것이 확실하군. 토비는 젭의 소식을 에밀리와 폴에게 알렸단다. 폴은 런던 외무부에 와서 야생동물작전에 대해 대놓고 물어보았지만, 젭이 이야기한 것은 진실이 아니라고 했어. 야생동물작전은 성공한 것이 맞고 젭이 최근에 자살했다고 했어. 토비가 이렇게 들쑤시고 다니는 것을 알게 된 그의 상사 자일스는 토비에게 연락을 해서 몸 조심하라고 했단다. 충고인지, 경고인지... 그뿐만 아니었어. 토비는 계속 경고와 위협을 받았단다.

젭의 아내로부터 알게 된 젭의 동료 쇼티를 만나게 되었는데, 그 사리에 쇼티와 엘리엇 등 관련자들이 모두 나와서 토비에게 경고를 했고, 토비는 자신의 집에 침입한 괴한으로부터 폭행을 당했단다. 이렇게 진실을 이야기하는 것은 때론 엄청 큰 용기를 가지고 있어야 해. 이런 토비에게 도움을 주는 있으니 에밀리였단다. 토비와 에밀리는 서로 호감을 갖는 단계가 되었어. 둘은 이 사실을 고발하기로 마음 먹는 단계에서 소설을 끝이 났단다.

소설이 깔끔하게 결론 짓지 않고 열린 결말로 끝이 났단다. 왜 열린 결말로 끝을 냈을까. 폴과 토비와 에밀리는 과연 이 사건의 진실을 온 세상에 퍼트릴 수 있을까. 아니면 젭처럼 자살을 당하거나 사고사를 당하는 것은 아닐까. 국가가 자신의 잘못을 은폐하려는 것은 비단 영국에서만 일어나는 것은 아니란다. 우리나라도 그런 일들이 비일비재하고 지금 이 순간에도 자신의 잘못을 숨기는 일들을 하고 있을지 몰라. 아니, 현정권은 자신의 잘못을 숨기지 않고 떳떳하게 하고 있으니 더욱 문제인 것 같구나. 국가 중요 요직에 친일파들을 임명하면서 어찌 저렇게 떳떳할 수 있는지 이해가 가질 않는구나. 이쯤 되면 여당도 등을 돌릴 것 같은데얼마나 더 타락하는지 지켜보자.

 

PS,

책의 첫 문장: 영국령 지브롤터의 특색 없는 호텔 2층에서 유연하고 민첩한 50대 후반의 남자 한 사람이 초조하게 침실을 서성이고 있었다.

책의 끝 문장: 한데 합창이 울부짖음으로 발전하고 바깥 거리에서 자동차 브레이크 소리가 들리기 시작하자, 토비는-아무도, 에밀리조차도-더 이상 그 소리가 어느 방향에서 들려오는지 확실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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