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파민네이션 (리미티드 에디션) - 쾌락 과잉 시대에서 균형 찾기
애나 렘키 지음, 김두완 옮김 / 흐름출판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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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오늘은 중독에 관한 책을 하나 소개해줄게. 얼마 전에 아빠가 <도둑 맞은 집중력>이란 책을 이야기한 적이 있는데, 그 책과 관련된 책으로 많이 소개된 애나 렘키의 <도파민네이션>이라는 책이란다. 책 제목이 도파민네이션이라고 쭉 붙어 있어서 한 단어인줄 알았는데, 원제를 보니 “Dopamine Nation”으로 두 단어더구나. 도파민이라는 것은 쾌락과 고통을 지휘하는 신경물질을 이야기하는데,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쾌락에 중독된 이유를 도파민에서 찾고 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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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

도파민은 보상 과정에 관여하는 유일한 신경전달물질은 아니지만, 신경과학자들 대부분은 도파민이 그중 가장 중요하다는 데 동의한다. 도파민은 보상 그 자체의 쾌락을 느끼는 과정보다 보상을 얻기 위한 동기 부여 과정에 더 큰 역할을 한다. 그래서 유전자 조작으로 도파민을 만들 수 없게 된 쥐들은 음식을 찾지 못하고 음식이 코앞에 놓여 있어도 굶어 죽지만, 음식을 입안으로 바로 넣어주면 음식을 씹어서 먹으며 그걸 즐기는 것처럼 반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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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지은이 애나 렘키는 스탠퍼드대학교 의과대학 교수이자 스탠퍼드대학 중독치료 센터를 이끄는 정신과 의사라는구나. 자신도 어릴 때부터 우울증을 앓아왔고 의사가 된 후에도 에로티즘 소설에 중독된 적이 있다면서 자신의 사례들도 들면서 중독을 극복하는 것을 이야기해주었어. 20년간 만난 수많은 환자들의 사례를 소개하면서, 도파민에 대해 이야기하고, 중독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는 것이 이 책의 주요 주제란다.

 

1.

이 책에는 여러 가지 중독에 걸린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아빠로서는 상상할 수 없는 여러 가지 중독에 사례들이 있더구나. 그런 중독으로 인해 가정이 파탄이 나기도 하고 자살을 생각하는 경우도 많았어. 그 정도로 한번 중독에 빠지면 헤어나오기 쉽지 않았단다. 작은 고통도 참지 못하고 행복과 쾌락만 추구하려는 사람들도 있는데, 쾌락 중독증에 걸린 사람이라고 할까. 이런 사람들은 작은 고통과 불안에도 신경안정제를 먹어야만 했어. 그러다 보니 신경안정제에 중독된 사람들도 많다고 하는구나.

쾌락과 고통. 지은이는 이것을 저울로 설명한단다. 우리 뇌에는 보이지 않는 저울이 있는데, 이것은 계속 균형을 이루려고 하는 저울이란다. 그런데 쾌락을 경험하게 되면 도파민이 분비되고 저울은 쾌락쪽으로 기울게 된다. 하지만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저울은 균형을 이루려 하기 때문에 고통이 생겨난단다. 또 쾌락이라는 것이 내성이 생겨서 이전에 나에게 쾌락을 주었다고 해서 같은 일이 나에게 똑 같은 크기의 쾌락을 주는 것이 아니야. 그것보다 더 큰 쾌락을 찾게 되고, 그걸 참지 못하는 이들이 알코올과 마약 중독에 빠지게 되는 것이란다. 그리고 저울은 다시 균형을 찾으려고 하니 커진 쾌락만큼 더 커진 고통이 찾아오게 되는 거라고 설명했단다. 아빠가 제대로 이해한 것이 맞다면

어떤 이들은 쾌락이 아닌 고통을 먼저 자청하여 경험하고 그 반대급부로 쾌락을 얻으려는 이들도 있어. 찬물 샤워나 러너스 하이가 그런 종류하고 하는구나.

….

 

2.

그렇다면 중독에서 어떻게 벗어날 수 있는가? 지은이는 Dopamine의 알파벳 각각으로 시작하는 단어로 설명하였단다. 창의적인 생각이지만, 이렇게 보면 억지로 끼워 맞춰 최선의 답이 아닌 다른 답을 제시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사실 아빠는 이런 방법을 좋아하지는 않는단다. 그래도 지은이가 생각해낸 방법들이 소개를 해보면, DData. 너 자신을 알라는 내용으로 먼저 단순한 사실을 수집하라고 했어. O Objectives.  왜 중독에 빠졌는가를 생각해 보는 단계이다. P Problem. 중독의 악영향을 찾는 단계. A Abstinence. 그 중독으로부터 절제해 보기 단계로 지은이는 30일의 인내를 제안해 보았어. 알코올 중독인 사람이 30일간을 술을 끊어보라는 거지. 아빠는 술을 3달 넘게 안 먹고 있는데, 아무렇지도 않은 것으로 보아 술 중독은 아니었던 것으로… M Mindfulness. 마음 챙김으로 고통을 들여다 보는 단계를 거쳐 I Insight. 통찰의 단게로 진짜 나와 대면하는 단계이다. NNext Steps. 다음 단계로 중독 대상과 새로운 관계 맺는 단계란다. 마지막 E Experiment: 중독과 친구가 되는 단계란다. 이 정도 되면 중독 극복이 아니라 도인이 된 것 아닌가 싶구나.

….

점 더 실천적인 방안도 제시해주었는데, 물리적 장애를 만들어 중독 대상과 물리적으로 만날 수 없게 하는 것과 순차적 시간을 제한하여 중독 대상에 노출 시간을 점차 줄여나가는 것인데, 이것은 자신의 강한 의지가 필요한 것이란다. 이런 의지가 있었다면 처음부터 중독에 빠지지 않았을 것 같기도 한데그리고 주변 사람들에게 솔직하게 이야기를 함으로 중독을 극복하는데 도움을 얻을 수 있다고 이야기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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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3-234)

친밀함은 그 자체도 도파민의 원천이다. 타인과의 사랑, 엄마-자식 간의 유대감, 성적 파트너와 평생토록 갖는 유대감 등과 관련이 있는 옥시토신이라는 호르몬은 뇌의 보상 경로에서 도파민 분비 뉴런에 있는 수용기들을 옭아매고, 보상-회로관을 강화한다. 간단히 말해 옥시토신은 뇌의 도파민을 증가시킨다. 이는 린홍, 롭 말렌카 등 스탠퍼드대학의 신경과학자들이 치근에 밝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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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저울의 교훈을 정리하면서 책은 마무리되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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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9)

저울의 교훈

1. 끊임없는 쾌락 추구(그리고 고통 회피)는 고통을 낳는다.

2. 회복은 절제로부터 시작된다.

3. 절제는 뇌의 보상 경로를 다시 제자리에 맞추고, 이를 통해 더 단순한 쾌락에도 기뻐할 수 있도록 한다.

4. 자기 구속은 욕구와 소비 사이에 말 그대로 초인적인 공간을 만드는데, 이 공간은 도파민으로 과부하를 이룬 지금 세상에 꼭 필요한 것이다.

5. 약물 치료는 항상성을 회복시킬 수 있다. 하지만 약물 치료로 고통을 해소함으로써 잃는 것은 무엇인지 생각해 보라.

6. 고통 쪽을 자극하면 우리의 평형 상태는 쾌락 쪽으로 다시 맞춰진다.

7. 그러나 고통에 중독되지 않도록 주의하라.

8. 근본적인 솔직함은 의식을 고취하고, 친밀감을 높이며, 마음가짐을 여유 있게 만든다.

9. 친사회적 수치심은 우리가 인간의 무리에 속해 있음을 확인시킨다.

10. 우리는 세상으로부터 도망치는 대신 세상에 몰입함으로써 탈출구를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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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기대를 하고 책을 읽어서인지 아빠에게는 이 책은 별로였단다. 여러 가지 중독에 대한 사례를 들어주긴 했는데, 한 가지 사례를 다 이야기하고 다음 사례를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고, 여러 가지 사례를 섞어서 이야기하다 보니 어지럽기도 했어. 그리고 중독 사례들을 많이 이야기했는데, 그보다 도파민 본질에 대해서 더 이야기해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단다. 어떤 사례들은 중독에 대한 이야기만 했지, 그것이 도파민과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도 잘 모르겠고.. 암튼, 기대에 좀 못 미친 그런 책이었단다. 책은 취향이니, 아빠의 기준으로 이야기한 것이란다.

그럼, 오늘은 이만

 

PS,

책의 첫 문장: 대기실에서 제이콥을 맞이했다.

책의 끝 문장: 저울의 교훈을 실천해서 자신이 지나온 길의 빛을 돌아볼 수 있길 바란다.



어린이가 심리적으로 연약하다고 여기는 것은 철저히 현대적인 사고방식이다. 고대에 어린이는 태어날 때부터 완성된 축소형 성인으로 여겨졌다. 대부분의 서구 문명에서 어린이는 선천적으로 악하다고 간주되었다. 부모와 보호자와 할 일은 아이들이 사회화를 통해 세상을 살아갈 수 있도록 엄격하게 훈육하는 것이었다. 아이들이 올바르게 행동하도록 체벌과 공포심을 쓰는 전략은 전적으로 용인되었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 P52

그런데 오늘날은 도파민에 쉽게 접근할 수 있기 때문에 굳이 몸을 움직일 필요가 없어졌다.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오늘날 전형적인 미국인은 깨어 있는 시간의 절반을 앉아서 보내는데, 이는 50년에 비해 50퍼센트 증가한 수치다. 세계의 다른 부유 국가들도 이와 비슷하다. 우리가 공급량이 제한적인 식량을 두고 경쟁하기 위해 매일 10킬로미터를 횡단하도록 진화되었음을 고려하면, 현재 우리가 영위하고 있는 좌식 생활 습관의 역효과는 굉장히 충격적이다. - P185

고통이 너무 심하거나 너무 강력한 형태를 띨 경우, 고통에 중독될 위험은 커진다. 나는 이를 치료 중에 여러 번 목격했다. 내가 맡은 어떤 환자는 너무 많이 달리다가 다리뼈가 골절됐는데, 그렇게 되고도 달리기를 계속했다. 또 어떤 환자는 쾌감을 느끼고 자기 마음속에 계속되는 생각을 없애기 위해 팔뚝과 허벅지 안쪽을 면도날을 벴다. 그녀는 심각한 흉터와 감염의 위험에도 굴하지 않고 베기를 멈추지 않았다. - P203

하지만 거짓말에 관한 한 인간에 비할 동물은 그 어디에도 없다. 진화생물학자들은 인간의 언어 때문에 우리가 거짓말하는 경향을 띠고 거짓말도 매우 잘한다고 추측한다. 그 논리는 이렇게 연결된다. 호모 사피엔스의 진화는 거대한 사회 집단의 형성으로 막을 내렸다. 거대한 사회 집단은 의사소통 형태의 정교한 발달로 존재할 수 있었고, 그러한 발전은 상호 협동을 이끌었다. 그러나 협동에 쓰인 말들은 상대를 속이고 잘못된 방향으로 이끄는 데 쓰일 수도 있다. 언어가 발전할수록 거짓말은 정교해진다. - P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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