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봄
조선희 지음 / 한겨레출판 / 2023년 10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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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아빠가 몇 년 전에 너무 재미있게 읽고, 주변 사람들에게 선물도 하고, 추천도 한 책이 있어. <세 여자>라고아빠가 아마 몇 번 이야기 했을 거야. 그래서 그 이후 그 책의 지은이 조선희 님의 책을 찾아 읽기도 했었지. 신간 알림도 해 놓았더니, 몇 달 전에 신간 알림이 왔단다. 지은이 좃ㅅㅅㅅㅅㅅ 님은 기자 출신으로 아빠가 알기로 <세 여자>가 첫 번째 소설이었어. 그리고 소설은 이번에 출간한 <그리고 봄>이 두 번째일 거야. ‘아빠가 알기로는이라는 단서가 붙어서 찾아보니, 아주 오래 전에 소설을 한 편 쓰신 것이 있더구나. 그러니까 <세 여자>가 소설로는 두 번째, <그리고 봄>은 세 번째가 되겠구나. 아무튼 <세 여자>를 재미있게 봐서 신간 <그리고 봄>도 읽었단다.

<그리고 봄> <세 여자> 같은 역사 소설은 아니고 현재를 그린 사회 소설이라고 할 수 있겠구나.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한 가족의 모습을 그리면서, 우리 사회의 여러 이슈들을 담았더구나. 지금을 살고 있는 사람들이 읽기 깔맞춤인 그런 소설인 것 같았어. 소설은 2022년 봄부터 2023년 봄까지 1년 남짓의 시간을 다루고 있단다. 아빠를 비롯한 일부 사람들에게는 악몽 같은 시간이었지. 새로운 대통령이 뽑혔고, 그는 알 수 없는 이유로 거처를 옮겼고, 역사의 수레바퀴를 뒤로 돌렸단다. 그에 좌절한 사람들이 이 소설에서 나오는 50대 후반의 부부란다. 그들도 민주당 대통령 경선이 있기 전까지는 지지하는 사람이 달랐는데, 경선이 끝난 이후로 1번 후보로 지지를 통일했단다. 그들에게 그것이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했으니 말이야. 2번을 찍는 것은 말도 안 되는 것이었고, 3번은 뜻은 있으나 현실적이지 않았으니 말이야. 그런데 그들의 딸은 곧 죽어도 3번을 찍었고, 아들은 소위 말하는 2찍남이었어. 이렇게 가족구성원들의 정치적 성향이 전혀 다르면 어떨까?


1.

20대 자녀를 둔 아빠 영한과 엄마 정희. 큰 딸 하민은 3번 후보자 지지자로, 아빠와 엄마의 설득에도 넘어가지 않아 1번 후보자가 0.7%로 지는데 어느 정도 책임이 있다고 영한과 정희는 생각했어. 아들 동민은 2찍남으로, 아빠 영한의 속을 긁었는데, 영한은 자신의 아들이 2찍남이라는 것에 이해를 할 수 없어 몇 번이나 말다툼을 하고 그로 인해 동민이 집을 나가는 사태까지 벌어졌단다. 그래서 집은 영한과 정희와 딸 하민이 지냈어. 식구끼리 만든 단체 카톡방에서도 동민을 나갔단다. 집을 나간 동민은 친구와 함께 인디 밴드를 했단다. 인디 밴드도 잘만 뜨면 엄청 인기 있고 돈도 많이 버니까, 음악을 좋아서는 첫 번째 이유지만 인기와 돈도 음악을 하는 이유가 아니라고 할 수는 없었지.

대선이 끝나고 첫 가족 식사 모임을 했어. 하민이 쏜다고 했어. 동민도 참석했지만 여전히 영한과는 냉전 중이었지. 그런데 그 식사 시간에 전혀 예상치 못한 폭탄 선언을 한 하민외국인 여자와 진진하게 사귀고 결혼하겠다고 커밍아웃을 한 거야. 요즘 동성 커플의 공개 선언이 색다른 것이 아닐 수도 있지만, 하민의 커밍 아웃은 엄마 정희에게 큰 충격이었단다. 오히려 영한은 사랑의 한 종류로 받아들이려고 했어. 정희는 딸 하민이 결혼이 아닌 친구와 남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 정희는 하민의 커밍아웃 이후 겉으로 반대는 하지 못하고(딸의 뜻을 거슬리는 엄마가 되긴 싫고) 혼자 속으로 낑낑 앓아서 잠도 제대로 못 잤단다.

하민은 커밍아웃을 하고 본격적으로 결혼준비를 했단다. 하민은 애인 엘리샤를 식구들에게 정식 소개도 했어. 결혼식은 지인들끼리 작게 하려고 한다며, 엄마 아빠한테도 일단 초대장은 보내는데 안 오셔도 된다고 했어. 그런데 문제는 하민의 애인 엘리샤의 부모님이었단다. 엘리샤는 튀르키예 사람인데, 부모님이 하민과 결혼을 완강하게 반대한다고 하셨어. 하민은 결국 둘이 친구로 지내기로 했다고 식구들에게 이야기 했단다. 정희는 안도의 한숨으로 몰래 내쉬었단다.


2.

계절마다 한 사람의 관점으로 이야기를 하는데 봄은 엄마의 정희의 관점이고, 여름은 딸 하민의 관점이었단다. 엘리사의 부모님의 명령으로 이스탄불로 돌아가야 한다고 했어. 하민은 엘리사와 이별을 준비했단다. 그러면서 서울에서 열리는 퀴어축제에도 같이 참가했어. 그런데 그들은 이별을 준비하면서 둘은 죽어도 헤어질 수 없다는 것만 다시 확인하게 되었단다. 하민은 이것 저것 알아보더니 엘리사와 독일로 가기로 결정했어. 독일은 동성애에 관대하여 색다른 시선으로 사람도 적고, 결혼절차도 쉽고, 동성 부부가 입양하는 것도 쉽다고 했어.

일단 회사 휴직을 2년을 하고 독일에서 지내보기로 했어. 이런 계획을 하민은 엄마에게 이야기를 했단다.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던 엄마 정희는 전보다 더 큰 근심에 빠졌단다. 갑자기 폭삭 늙으신 것 같기도 했어. 하지만 이건 하민 자신의 인생이라서 결정을 바꿀 생각은 없었단다. 갑자기 늙어 보이는 엄마와 아빠를 걱정하는 것뿐.

이번에는 가을, 동민의 이야기란다. 동민은 수십 차례 취업 입사지원서를 넣었지만 모두 합격이었어. 얼마나 좌절감을 느꼈을까. 그래서 결국 자신이 하고 싶은 음악을 하고 하기로 했어. 94라는 친구와 미호라는 친구와 인디 밴드를 만든 것이 2년 전이었어. 그러나 그들의 음악을 알리고 성공하는 것은 쉽지 않았단다. 미호는 얼마 전에 밴드를 그만두고 취업을 했어. 94와 동민 둘만 남았단다. 2년 동안 실패하면서 경제적으로 힘들어졌고, 집세 내는 것도 빠듯했단다. 누나 하민이 찾아와서 집에 들어가는 것은 어떠냐고 제안을 했고, 동민은 돈도 없고 음악 하는 것도 좀 지쳐 있던 상황이라서 누나의 제안에 곧바로 동의했단다. 사실 동민 자신도 집에 들어가고 싶었는데 자존심 때문에 선뜻 먼저 들어가지 못하고 있었는데, 누나가 옆구리를 찔러주었던 거지.

동민은 악기들도 모두 처분해 버렸어. 집에 들어왔지만 아빠와는 여전히 서먹한 사이동민은 다시 취업을 한다고 여기저기 면접을 보러 다녔지만 결과는 안 좋았단다. 그러다가 미호의 소식을 들었어. 그날 이태원에 갔다가 그만 죽었다고 말이야. 동민은 큰 충격을 받았어. 아빠도 재작년에 그 뉴스를 듣고 비록 아는 사람들이 희생당한 것은 아니지만, 무척 충격이 컸던 기억이 있구나. 동민에게 미호가 단지 같은 인디 밴드 멤버만은 아니었어. 동민과 미호는 한때 사랑하던 사이였거든. 그런 미호의 죽음은 동민에게 큰 충격이었고 이겨낼 수 없는 슬픔이었단다.


3.

겨울이 왔어. 아빠 영한의 관점이지. 식구 구성원들 중에 아빠를 겨울로 삼았다는 것은 좀 의미심장한 것 같구나. 네 식구 중에 겨울을 누구와 매핑을 시켜야 할까? 하는 생각에 지은이는 전혀 고민하지 않고 아빠와 매핑시키지 않았을까 싶구나. 아빠의 계절 겨울. 어울리는 것 같다. 영한은 1980년대 치열하게 학생운동을 했었어. 1 4개월 동안 감옥에도 다녀왔어. 1 4개월이냐. 1 4개월보다 더 감옥에 가면 군대 면제가 되기 때문에 나라는 그 꼴을 볼 수 없어서 군대를 갈 수 있는 가장 긴 1 4개월을 감방에 넣은 거야.

감옥과 군대를 모두 다녀오고 뒤늦게 공부를 해서 사회학 박사가 되었지. 지방대 사회학과 교수로 일했어. 그런데 세월이 흐르면서 사회학과가 인기가 없어지면서 사회학과가 폐지되었어. 어쩌다 사회학과가 폐지되는 세상이 되었나, 한탄도 했지. 그래도 학교에서 버텼어. 20년을 채워서 사학 연금을 받으려고 말이야. 20년을 채우고 영한은 은퇴를 했단다. 은퇴한 영한은 친구들과 가끔 산에도 가고 그랬어. 등산은 은퇴한 남자들의 대표적인 일상인 것 같구나. 나이를 먹다 보니 건강을 잃은 친구의 소식도 가끔, 이른 나이에 친구의 부음도 듣곤 했어. 그런 나이였어.

영한도 어느날 갑자기 현관문 도어락 비밀 번호가 기억나지 않아 당황했어. 아빠도 얼마 안 있으면 소설 속 영한의 나이가 되는데, 어느날 갑자기 현관문 비밀번호가 생각나지 않으면 어떤 기분일까, 생각해 봤단다. 약간은 우울한 것 같은데그런 일을 대비해서 꼭 핸드폰을 갖고 다녀야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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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4)

어느 날 이른 오후 집에 왔는데 영한은 현관문 잠금장치의 비번이 기억나지 않았다. 불편한 기억과 부정적인 감정들을 무의식의 아래 칸으로 쓸어냈더니 무차별 망각의 쓰나미에 몇 안 되는 실용적인 정보도 딸려 내려가 버린 모양이었다. 집엔 아무도 없었다. 영한은 현관문 앞에 한참을 서 있다가 아파트 뒷산을 넘어 보라매공원에 가서 아내가 집에 돌아오기를 기다렸다. 해가 와우산숲 위로 넘어가고 오리들도 사라져 텅 빈 연못에 어둠이 내릴 때 영한은 내 인생도 헛되고 헛된 공부들 끝에 이렇게 막이 내리고 있구나, 하는 비감에 젖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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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한은 사회학과 교수다 보니 관련 책들도 참 많이 샀단다. 그 책을 사면서 아이들도 같이 읽었으면 좋겠다는 바램을 가졌지만, 그간 영한 만의 헛된 꿈이었지. 영한은 예전에도 책을 썼는데, 다시 한번 책을 쓰기로 마음 먹었단다. 그래서 동네 도서관에 갔어. 그런데 그곳에서 우연히 아들 동민을 보았단다. 모른 척 하려고 했는데, 동민이 먼저 와서 아는 척을 했어. 둘은 오랫동안 서먹서먹한 사이였는데, 그날따라 동민은 아버지에게 먼저 아는 척을 했어. 그리고 저녁도 같이 먹게 되었고, 술자리가 이어졌단다. 드디어 아버지와 아들의 화해의 시간인가. 영한은 그런 동민에게 고마움을 느끼고, 오늘만큼은 대화 매너의 3금을 지키겠다고 다짐했단다. 그 대화 매너의 3금은 아빠도 꼭 명심해야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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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9)

동민이 먼저 와서 말을 걸다니, 영한은 이 무슨 사건인가 싶다. 동민한테는 그동안 찜찜했는데 잘됐다. 집을 나간 2년 반은 동민이 대화를 거부했고 집에 돌아온 지 두 달이 넘었지만 대화는 번번히 핀트가 어긋났다. 노트북을 접고 자리를 정리하면서 영한은 부자간의 대화를 위한 마음의 준비를 했다. 책 안 읽는다고 타박하면 안 돼. 지적질 금지! 가르치려는 습관을 버려야 돼. 강의 금지! 너무 다 알려고 하지 마. 곤란한 질문도 금지! 영한은 대화 매너의 3금을 정해놓고 스스로에게 거듭 다짐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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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자리는 괜찮았어. 조심스레 정치 이야기도 하고동민이 왜 2찍남이 되었는지도 들었고, 그럴 수 있다고 이해해 보려고 했어. 술이 잔뜩 취하게 되자, 동민은 미호의 죽음의 이야기했어. 친한 친구인데 이태원에서 죽었다고동민은 그 일로 무척 힘들었는데 어디서 위로도 못 받고 있었던 것 같아. 술자리에서 이렇게 아버지에게 이야기하고 위로 받고 싶었던 것 같아.

그 술자리 이후 네 식구는 다시 관계가 좋아졌단다. 동민이 다시 가족 카톡방에도 들어왔어. 얼마 후 동민은 선배가 차린 수제 맥주 회사에 취업했다고 했어. 영한과 정희는 그 취업이 썩 내키지는 않았지만, 동민이 그 일을 좋아하고 열심히 하는 것을 보고 안심했단다.

다시 봄이 되었어. 하민은 베를린에 간지 6개월이 되었고, 그곳에서 적응을 잘 한다고 했어. 레즈비언 커뮤니티에 가입하여 활동도 열심히 한다고 했어. 대학원에 들어가려고 준비도 한다고 했단다. 동민은 회사가 있는 이천에서 주로 생활했단다. 그렇게 네 식구는 각자의 자리에서 활기를 찾으면서 소설은 끝이 났단다.

가족 구성원 간의 갈등, 세대 간의 갈등, 성별 간의 갈등, 그리고 그런 것들이 완벽하지는 않지만 해결되어 가는 모습이 잔잔하면서 재미있게 그려진 소설이었어. 아빠는 아무래도 네 명의 구성원 중에 영한에게 공감이 많이 가더구나. 소설 속 영한은 아빠보다 나이가 많지만, 네 식구에서 아빠 역할을 하고 있으니 아빠와 비슷하잖아. 그리고 아빠도 요즘 들어 나이를 먹고 있음을 온몸으로 느끼고 있는데, 그런 점들도 공감되는 부분이 많았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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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3-324)

늙는 건 정말 종합적으로 어려워. 은퇴라는 것도 쉽지가 않지. 예전엔 그냥 가만히 있어도 사람들 한가운데였는데. 일이 돌아가고 같이 움직이고 그랬는데. 이젠 자기가 자기를 추스르지 않으면 하루하루가 안 굴러가. 몸은 여기저기 빵꾸 나기 시작하지. 요새 친구들 만나면 어디 아픈 얘길 많이 하는데 무릎 하나 가지고 30분씩 떠들 때도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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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저나 아직도 3년도 더 남았구나.

오늘은 여기까지.


PS,

책의 첫 문장: 어렵게 성사된 4인 가족의 점심 식사였다.

책의 끝 문장: 지금도 남편은 박스에서 책을 꺼냈다 넣었다를 계속하고 있다.


어쨌거나 지금은 너무 늦어버렸어. 미호는 너무 아름다웠어. 동민은 노래의 마지막 소절을 바꿔 불러본다. 미호는 평범한 얼굴이지만 스무 살엔 누구나 아름답다. 우리도 스무 살에 만났지. 스무 살에 저 노래를 부르며 데뷔한 서태지가 지금 오십이 됐다는 건 이상하다. 우리도 결국은 오십이 될까. 그럴 리 없어. 우리가 어떻게 오십이 될 수 있겠어. 하지만 내후년이면 서른인데 그다음에 마흔이 되고 나면 또 자동으로 오십이 되고 마는 거지. - P193

마르크스, 당신은 우리 인류에게 구원의 이름이자 저주의 이름이다. 아마 영원히 그럴 것이다. 당신은 20세기 인류를 반으로 갈라서 싸우게 만들었다. 절대권력과 독재정치가 당신의 이름을 빌리기도 했다. 하지만 당신은 식민침략과 제국주의로 질주하던 자본주의의 악마성에 제동을 걸었다. 식민침략을 당했던 조선의 지식인들에게 당신은 복음이었다. 당신의 이론과 레닌의 혁명은 역설적이게도 당신들을 추종한 공산주의 세계를 행복하게 만드는 대신 반대편의 자본주의 세계를 더 인간답게 만들었다. 이제 편히 잠드시라. 당신이 남긴 것을 구원의 도구로 쓰거나 파멸의 정치로 쓰거나는 후대 사람들의 선택이다. - P220

여기서 진보가 정치에 희망을 잃고 정치 혐오와 정치 무관심의 안드로메다로 떠나버리면 그것이 지금 일본이다. 총선 투표율이 50% 정도, 어차피 정치는 자민당이 알아서 하든 말든, 국민 절반이 누가 국회의원이 되는지 관심 없다. 전후 70여 년의 자민당체제에서 민주당이나 사회당이 집권한 건 단 두 차례, 6년이었다. 뭔가 바뀌어야 한다는 사회 분위기에 투표율도 높았지만 매번 실패했다. 자민당의 수족이 돼 있는 행정부에서 민주당은 거의 외계인 내각이었다. 민주화운동에서의 역할, 시민운동의 경험이 한국의 진보가 일본의 진보보다 나은 점이다. 그 다음은 집권 경험이 쌓여야 진보도 실력이 쌓인다. - P268

우리의 다음 스텝은 무엇이 될 것인가. 결국 믿을 것은 민주주의이고 의회정치인데 이상적인 의회제도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 민주화의 한 세대를 지나 차세대로 넘어가는 한국사회가 어떻게 저 우아한 시스템에 올라탈 것인가. 독일은 나치를 딛고 훌쩍 건너뛰었는데, 한국에서 민주주의의 바닥을 치는 이 시기가 변화의 지렛대가 될까. 성숙한 민주주의의 다음 단계로 건너뛰는 것, 사회적 진화의 시간을 단축하는 데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 P2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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