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모비 딕 - 상 ㅣ 열린책들 세계문학 214
허먼 멜빌 지음, 강수정 옮김 / 열린책들 / 2013년 8월
평점 :
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책을 읽다 보면 책 속에서 또 다른 책, 특히 고전을 언급하는 경우가
종종 있단다. 그러면 그 고전도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곤 하지. 이번에
읽은 허먼 멜빌의 <모비 딕>도 그렇게 해서 읽게
되었단다. <모비 딕>은 여러 책에서 언급이 되었어. 그리고 우리가 작년에 재미있게 본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서도 여러 번 언급되었지. 이 작품이 그렇게 재미있나? 또 하나, 전 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커피샾인 스타벅스도 <모비 딕>에 등장하는 일등항해사에서 따왔다는 것을 알게
되고, 도대체 이 책이 얼마나 재미있고 위대한 작품이길래, 이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를 할까, 싶었단다.
<모비 딕>은
우리나라에서 여러 출판사에서 번역 출판을 했는데, 아빠는 몇 년 전에 ‘열린책들’ 출판사로 사 둔 책이 있어 그 책으로 읽었단다. 그런데 아빠가 몇 년 전에 <모비 딕>을 사면서 그 책이 오래 전에는 <백경>이라는 제목으로 출간했다는 것을 몰랐단다. 아주 오래 전에 헌책방에
갔다가 사두고 읽지 않은 <백경>이라는 책이 있었는데
말이야. 뭐, 아빠의 고정 상식이 부족해서 일어난 일… 아무튼 열린책들 출판사에서 나온 두 권짜리를 꺼내 들었단다.
이 책도 읽기 어려운 책 순위를 메기면 꼭 10위 안에 드는 책으로
읽기는 쉽지 않은 책이야. 그도 그럴 것이 읽다 보면 이 책이 소설인지 자연과학 책인지 실용도서인지
헛갈리게 되더구나. 고래에게 복수하는 선장의 이야기가 있지만, 온갖
고래에 대한 이야기들이 끝도 없이 이어지기도 하고, 고래를 잡는 법,
요래하는 하는 법 등 고래 관련 잡학 상식들도 이야기해준단다. 그러니 이 책이 처음 출간되었을
때, 이 책을 접한 사람들도 쉽지 읽지 못했을 거야. 그래서
지은이 허먼 멜빌 생전에는 이 책이 그게 인기를 끌지 못했다고 하더구나. 오히려 혹평을 받았다고 했어. 그러나 20세기에 들어서 이 책을 어렵게 읽게 했던 부분이 이 책의
위대한 점으로 평가하면서, 대표적인 미국의 대표적인 고전이 되었단다.
그리고 이 책은 읽는 사람마다 전혀 다르게 기억을 하게 한다는구나. 뭐 워낙 다양하고 책이
두껍다 보니 보는 것만 보는 사람의 특징상 그럴 수밖에 없겠다 싶었단다.
지은이 허먼 멜빌은 1819년에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났으나 12살 때인가 아버지가 사업에 실패하고 돌아가시는 바람에 집안이 몰락했다는구나.
온갖 직업을 다 가지면서 돈을 벌었는데 그때 포경선 선원으로도 일했다고 하는데 그때의 경험을 책으로 엮은 것이 바로 <모비 딕>이란다. 그가
이 책을 쓴 것이 31살 때이고 그가 죽은 것이 1891년이니
당시로는 제법 오래 살았는데 그런데도 생전이 <모비 딕>이라는
작품이 빛을 보지 못했다고 하니 정말 당시 사람들은 이 책을 안 좋아했나 보구나.
소설 <모비 딕>이
무슨 뜻인지 소설 속에서는 나오지 않는 것 같았어. 아빠가 그 뜻이 무엇일까? 궁금해서 그 뜻이 소설 속에서 나오면 꼭 기억하려고 집중을 한다고 하면서 읽었거든. 그런데 그 뜻이 안 나오는 이유는 영어를 모국어로 쓰는 사람들은 다 알고 있기 때문에 안 나왔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단다. 나중에 찾아보니 ‘모비’는 크다는 뜻이 있고, ‘딕’은
남자의 성기의 속어로 쓰인다고 하는구나. 소설에 등장하는 향유고래가 엄청 커서 그런 상징적인 이름을
붙여준 것이라 생각하면 되겠구나.
1.
자, 그럼 오늘은 <모비
딕> (상) 권을 이야기해줄게.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이 책에는 온갖 고래에 대한 상식들이 나오는데 아빠는 줄거리 위주로 이야기를 해 줄게. 주인공은 이슈마엘이라는 사람이란다. 상선만 네 번을 타 본 적이
있는데 한 동안 뭍 생활을 하다 보니 싫증이 나서, 이번에는 포경선을 타겠다고 마음 먹었어. 포경선은 처음이라서 갑판원으로 타게 되었지. 포경선을 타기 위해서
포경선들이 모여 있는 낸티컷이라는 항구도시로 가야했어. 중간 마을에 있는 물기둥 여인숙에 묵게 되었는데, 빈 방이 없어서 어떤 작살잡이와 한 침대에서 자게 되었어.
그런데 그 작살잡이가 식인종이라는 거야. 그런데 그 식인종은 보통 사람들을
잡아먹지 않으니 걱정하지 몰라고 했어. 그래도
식인종과 한방을 쓰다니, 쉽지 않지. 그렇게 이스마엘은 퀴퀘그라고
하는 식인종과 한 방을 쓰게 되었어. 그런데 이 퀴퀘그라는 사람이 엄청난 거구이고 식인종이긴 한데, 좀 귀여운 면이 있었단다. 그리고 사려 깊고 성실한 사람이었어. 이상한 매력을 가진 소유자여서 이스마엘도 금방 친해지고 그를 믿을 수 있게 되었단다. 그래서 이스마엘은 그 다음날에도 퀴퀘그와 한방에서 지냈고, 그들은
한방에 머무르면서 끊임없이 수다를 떨었고, 마음 속 깊은 이야기도 하게 되었단다.
=====================
(110)
왜
그런지는 모르지만, 친구끼리 흉금을 털어놓기에 침대만 한 곳은 없다.
부부는 침대에서 서로에게 영혼의 밑바닥까지 보여 주고, 나이 든 부부는 동이 트도록 침대에
누워 옛날 얘기를 나누기도 한다고 들었다. 그래서 나와 퀴퀘그도 그렇게 편하고 사랑스러운 한 쌍이 되어
마음의 밀월을 즐겼다.
=====================
…
퀴퀘그가 살아온 이야기도 했는데… 퀴퀘그는 서남쪽 멀리 떨어진 코코보고
섬 출신이었고, 그의 아버지는 대추장이고, 삼촌은 대사제라고
했어. 그러니까 퀴퀘그는 그의 부족에서는 금손이라고 할 수 있었지. 그냥
그곳에 머무르면 아버지를 이어 받아 추장이 될 수도 있었지. 어느 날,
그는 코코보고 섬에 온 포경선에 무작정 탔는데, 선장이 받아주질 않았어. 퀴퀘그는 기독교의 세계에 가보고 싶다고 간곡히 부탁을 해서 선장은 받아주었대.
그렇다고 퀴퀘그가 기독교로 개종한 것은 아니고 여전히 자기 부족의 종교를 믿었단다. 포경선에
탄 퀴퀘그는 작살잡이를 배웠고 작살잡이에 소질이 있어서 지금은 유능한 작살잡이가 되었어..
이슈마엘이 포경선을 탄다고 하니 퀴퀘그는 꼭 함께 타자고 했고, 이슈마엘이
거절할 이유가 없었지. 둘은 모스 호라는 배를 타고, 낸티컷에
도착을 했어. 가는 길에 퀴퀘그는 물에 빠진 사람을 구해주기도 했단다.
물론 먹지는 않았어^^. 낸티컷에 도착한 이슈마엘은 포경선을 골랐단다. 이슈마엘과 퀴퀘그는 ‘피쿼드’라
부르는 포경선에 타기로 했단다. 피쿼드 호의 선장은 에이해브라는 사람인데 오래 전에 고래의 공격을 받아
한쪽 다리를 잃고 고려뼈를 이용하여 부목을 만들었고 지팡이를 이용해서 절룩거리는 사람이었어. 하지만
그의 기술은 여전히 뛰어나서 선장을 하고 있었던 것이지.
그 외에 피쿼드의 멤버들을 보면, 일등항해사, 드디어 나오는구나, 스타벅. 이등항해서
스터비. 삼등항해사 플래스크가 선장을 보조했단다. 그리고
퀴퀘그를 비롯한 작살잡이가 세 명, 갑판원, 요리사 등 여러
사람들이 함께 배를 타게 되었단다. 그런데 왜 일등항해사 스타벅의 이름을 따서 스타벅스를 지었을까? 좀 찾아보니 스타벅스의 공동 창업주 중에 한 명이 <모비 딕>의 일등항해서 스타벅을 좋아해서 그랬다는데, 그 사람은 스타벅의
어떤 점에 끌리게 되었을까. 그래서 아빠도 다른 등장인물보다 스타벅이 나오는 부분을 좀더 신경 써서
읽었단다. 스타벅은 상당히 이성적이고 효율적인 사람으로 보였단다. 책에서는
스타벅에 대한 사람을 설명하는데 두어 페이지에 걸쳐 이야기하는데 그중 일부를 발췌해 보았단다. 이정도
사람이라면 좋아할 만하지 않을까 싶구나.
=====================
(203)
그의
눈을 들여다보면 그가 지금껏 침착하게 맞섰던 수많은 위기의 잔상이 아직도 어른거리는 것 같다. 인생
대부분을, 말로 채운 무기력한 책이 아니라 몸으로 이야기하는 팬터마임으로 살아온, 착실하고 충실한 남자였다. 하지만 그렇게 옹골진 냉철함과 불굴의
정신에도 불구하고 가끔은 다른 특징들에 영향을 미치고, 몇몇 경우에는 그 특징들을 전부 뒤엎어 버리는
것 같은 어떤 자질을 지녔다. 그는 뱃사람치고는 드물게 양심적이고 자연에 대한 깊은 경외심을 가진 탓에, 거친 바다 위에서 고독한 생활을 하다가 미신에 심하게 경도된 것이다. 하지만
그런 종류의 미신은, 어떤 사회의 경우 어찌된 까닭인지 무지가 아니라 오히려 지성에서 샘솟는 것처럼
보인다. 그는 외부의 징후와 내면의 예감을 느꼈다. 하지만
어쩌다 그런 것들로 인해 강철 같은 그의 영혼이 무릎을 꿇는 일이 있더라도, 훨씬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건 멀리 곶에 두고 온 젊은 아내와 아이의 단란한 추억이었는데, 무뚝뚝한 천성을 떨치고 정직한 사람에게
잠재된 영향력을 발휘하며, 포경업을 하다 보면 처하게 되는 위험한 상황에서도 다른 사람들과 달리 무모하게
물불 안 가리고 뛰어드는 걸 자제할 수 있는 것도 그 추억 때문이었다. <고래를 두려워하지 않는
자는 내 보트에 태우지 않는다.> 스타벅의 이 말은 가장 분명하고 유용한 용기란 직면한 위험에
대한 정확한 판단에서 나오며, 두려움을 전혀 모르는 사람은 겁쟁이보다 훨씬 더 위험한 동료라는 뜻인
것 같았다.
=====================
2.
처음 타본 포경선이지만 이슈마엘은 포경선에 대한 기대가 컸단다. 포경선
안이 바로 하버드이자 예일대학교라고 생각했어. 그만큼 고래에 대해서 배울 것이 많을 테니까 말이야.
….
그렇게 배운 지식들이 책 곳곳에 고래에 대한 상식들로 가득 채운 것이 아닌가 싶구나. 아빠가 우영우처럼 머리가 좋아서 이 책에서 읽은 고래 상식들을 모두 외울 수 있다면 고래 박사가 되지 않았을까
싶구나. 그래서 고래 분류도 척척 이야기하고 말이야. 고래
박사가 좋은 점이 없을지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멋지겠다는 생각이 드는구나. 하지만 아빠는 우영우가 아니지.
모비 딕이라는 고래는 향유고래란다. 그래서 이 책에서 분류한 여러 고래
중에 향유 고래 부분만 발췌해 보았단다. 향유 고래라는 말은 많이 들었지만, 그 고래가 어떤 고래였는지 몰랐는데 이 책을 통해서 어떤 고래인지 알게 되었단다.
=====================
(237)
1권(2절판), 1장(향유고래) – 옛날 영국에서 트럼파고래, 피제터고래, 모루머리고래 등의 이름으로 막연히 알려졌던 이 고래를 오늘날 프랑스에서는 카샬로, 독일에서는 포트피슈라고 부르며, 거창한 학명으로는 마크로케팔루스다. 향유고래가 지구상에 거주하는 가장 큰 생명체이며, 우리가 마추치는
고래들 중에 가장 위압적이고 위풍당당한 풍채를 자랑하고, 상품 가치도 가장 뛰어나다는 데에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 그 귀한 경뇌유를 얻을 수 있는 동물은 오직 향유고래뿐이다. 향유고래의 여러 특징에 대해서는 앞으로 다른 곳에서 다룰 테니 여기서는 주로 이름만 언급하기로 하자. 언어학적으로 따지면 어처구니없는 이름이다. 몇 세기 전만 하더라도
향유고래는 실체가 거의 알려지지 않았고 경뇌유도 어쩌다 해변으로 밀려온 고래에게서 우연히 얻곤 했는데, 당시에는
경뇌유가 영국에서 그린란드고래, 또는 참고래로 알려진 고래에게서 나온다는 생각이 일반적이었다. 그뿐 아니라 경뇌유를 뜻하는 영어 단어 spermaceti의 첫
음절 – sperm – 탓에 그린란드고래가 흥분했을 때 분비하는 체액이라고 생각하기도 했다. 또한 그 시절에는 경뇌유가 대단히 귀했기 때문에, 불을 밝히는 용도로는
사용하지 않고 연고나 의약품으로만 썼다.
=====================
…
배가 항구를 떠난 지 며칠이 지났는데 선장은 선장실에 머무르면서 갑판에는 나오질 않았단다. 남쪽 따뜻한 곳에 도착을 하니 갑판에 등장을 했는데, 욕설도 하는
등 친절한 선장은 아닌 것 같았어. 그가 선원들을 모두 모아 놓고 한 마디 했단다. 그는 이번 항해의 목적을 이야기했어. 포경선의 목적이 뭐, 있나? 고래를 잘 잡으면 되지… 그런데
에이해브 선장은 이번 항해의 목적을 분명히 했어. 자신의 한쪽 다리를 가져간 흰 향유고래 모디 빅을
잡는 것이었단다. 이성적인 스타벅은 선장의 복수가 항해의 목적이 될 수 없다고 항변했지만, 에이해브는 일장 연설을 하였고 다른 선원들은 모두 선장의 말에 호응을 했단다.
모비 딕에게 패배한 이후 에이해브 선장의 삶의 목표는 오직 모비 딕이었단다.
=====================
(279)
다시
말할 테니 잘 듣게. 조금 더 깊이 들어가 보자고. 눈에
보이는 건 전부 종이로 만든 가면에 불과해. 하지만 어떤 행동이든, 살아가는
행위라는 의심할 나위 없는 그런 행동일 경우에도, 알 순 없지만 그래도 이성적인 뭔가가 허무맹랑한 가면
뒤에서 이목구비를 내미는 법이거든. 일격을 가하려면 가면 뒤에서 뚫어야 해! 죄수가 벽을 뚫지 않고 밖으로 나갈 수 있나? 나한테는 이 흰 고래가
나를 바싹 에워싸는 벽이라네. 가끔은 그 너머에 아무것도 없다는 생각이 들기도 해. 하지만 그것으로 충분해. 놈은 나를 제 손아귀에 넣고 못살게 굴어. 나는 놈에게서 포악한 힘을, 그 속에 불끈거리는 불가사의한 악의를
느낀다네. 내가 증오하는 건 무엇보다 불가사의한 그것이야. 흰
고래가 앞잡이든 주범이든, 나는 놈을 상대로 내 원한을 풀 거야.
=====================
..
모비 딕은 선원들 사이에서도 전설적인 고래였단다. 작살을 여럿 맞아도
끄떡 없었대. 그래서 작살을 몇 개 꽂고 다닌다고도 했어. 그리고
큰 혹이 있고 덩치가 엄청 크면서도 이동 속도도 엄청나게 빠르다고 했어. 포경선을 보면 도망가는 것이
아니고 공격적으로 대응을 해서 모비 딕에게 많은 사람들이 죽고 다쳤다고 하는구나.
…
에이해브 선장이 어느 정도로 모비 딕에 대한 복수를 철저히 준비해 왔냐 하면 정식 선원들 이외에 모비 딕을 잡기
위한 이교도 사람들도 데리고 와서 선장실에 머무르게 했단다. 그들도 한동안 선장실에서 나오지 않아서
그들이 배에 탄 것을 한동안 몰랐단다.
…
자, 이제 파쿼드 호는 모비 딕을 잡기 위한 항해가 시작된 것이란다. 망망대해를 항해하다 보면 다른 포경선들도 계속 만나게 되는데, 그
때마다 에이해브 선장이 하는 일은 그들에게 모비 딕을 봤냐고 묻는 일이었단다. 대부분 본 적이 있다고
했고, 어떤 포경선에서는 모비 딕에게 선원이 잡혀 먹힌 적도 있다고 했단다. 그런 이야기를 들을수록 에이해브 선장은 복수에 대한 열의가 더욱 커져갔단다.
<모비 딕> (상)권의 이야기는 대충 여기까지란다. 앞서도 이야기했듯이 고래에 대한
온갖 잡학상식들이 많이 있어서 책이 두꺼워도 주인공들의 이야기는 좀 심플한 편이란다. 그리고 고래에
대한 상식뿐만 아니라 지은이의 생각도 많이 실려 있는데, 바다에서 교활함을 이끌어내는 부분이 인상적이었단다. 그 부분을 소개하는 것으로 오늘은 여기까지. 조만간 <모비 딕> (하)권도
이야기해줄게.
=====================
(450)
바다의
교활함을 생각해 보라. 바다에서 가장 두려운 존재들은 물밑으로 잠행하며 모습을 거의 드러내지 않은 채
더없이 아름다운 푸른빛 아래 음흉하게 숨어 있지 않는가. 그런가 하면 수많은 종류의 상어들이 날렵하고
멋스러운 자태를 지닌 것처럼, 가장 무자비한 종족이 악마 같은 광채와 아름다움을 지닌 걸 생각해 보라. 서로 먹고 먹히는 바다의 보편적인 습성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보 라. 모든
생명체가 서로를 먹이로 삼으며 태초에 시작된 이 영원한 전쟁을 지금도 계속한다.
=====================
PS:
책의 첫 문장: 내 이름은 이슈마엘.
책의 끝 문장: 당신이 철학자라면,
포경 보트에 앉아 있더라도 작살이 아닌 부지깽이를 옆에 놓고 저녁의 난롯가에서 앉아 있을 때보다 조금이라도 더 큰 공포를 느끼는 일은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