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어 마이 프렌즈 1 - 노희경 원작 소설
이성숙.노을 소설구성, 노희경 원작 / 북로그컴퍼니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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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몇 년 전에 재미있다고 소문난 드라마 한 편이 있었단다. 아빠는 안 본 드라마인데 찾아보니 16부작이라서, 그 드라마를 보려면 꽤 시간이 걸릴 것 같구나. 그렇게 알게 된 드라마 <디어 마이 프렌즈> 우연히 인터넷 서점에서 제목이 같은 소설을 보았단다. , 이게 원작 소설이 있는 드라마였나? 싶어 책 소개를 읽어봤더니 그건 아니고 드라마가 먼저고, 드라마 시나리오를 소설로 재구성해서 책으로 낸 것이라고 하는구나. 그 드라마 시나리오 작가는 유명한 노희경 님이고, 소설로 재구성한 분, 아니 분들은 이성숙 님과 노을 님이라는 분들이란다.

소설은 두 권이니까 드라마 16부작을 다 보는 것보다는 시간이 적게 걸리겠네. 이런 생각으로 이 책을 읽게 되었단다. <디어 마이 프렌즈>라는 드라마에 나오는 배우들을 확인해 보고, 소설을 읽을 때 소설 속 인물들과 배우들을 머릿속에서 매칭하면서 읽었더니, 머릿속에서 각 배우들이 연기하는 장면이 떠오르더구나. 대화하는 부분은 목소리까지 들리는 듯했어. 원래 드라마와 시나리오가 어땠는지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소설로도 잘 구성되어 있었단다. 원작이 소설이었다고 해도 될 만큼 자연스러웠단다. 예상했던 것처럼 책장도 금방금방 넘어갔고 말이야. 소설은 두 권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오늘은 그 중 1권에 대한 이야기를 해줄게.


1.

이 소설에는 많은 등장인물이 나오는데 그들을 엉키지 않게 잘 소개해야 하는데 잘 될지 모르겠구나. 천천히 소개해볼게. 주인공 박완. 작가와 번역일을 하고 있어. 3년 전까지 슬로베니아에서 여인 서연하와 함께 있었는데, 서연하가 교통사고를 당하고 장애인이 된 이후에 도망치듯 한국으로 돌아왔단다. 애인이 사고 당하고 장애인이 되었다고 도망치듯 한국으로 온 것을 보면 참 못된 사람인 것 같지만, 엄마가 장애인하고는 절대 결혼하면 안 된다는 생각이 머릿속에 박혀 있어서 무의식적으로 한국에 온 것 같았어. 하지만 여전히 서연하와 연락을 주고 받고 지내고 있단다. 서연하도 박완을 잊지 못하고 있지만, 자신이 장애인이라서 박완을 사랑하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어.

한편, 박완은 힘들 때 의지하려고 만나는 남자가 있으니, 대학 때 잠깐 사귀었던 한동진이라는 선배란다. 그런데 한동진이라는 사람이 아내와 아이들은 외국에 있는 기러기 아빠라는 것. 이렇게 이야기하다 보니 막장 드라마인가 싶은데 중요한 것은 드라마의 주인공들은 이들이 아니란다. 소설의 첫 문장에 나와 있듯이 주인공들은 박완의 엄마와 그의 친구들, 선후배들이란다.

...

그럼 지금부터 본격적으로 소설의 주인공들을 소개할게.

장난희. 박완의 엄마. 인기 좋은 중국집을 운영하고 남편은 이미 세상을 등진 과부였어. 남편이 죽었지만 여전히 30년 전 남편이 바람 핀 일로 남편을 흉보며, 그 어떤 일보다 바람 피는 일이 가장 안 좋은 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란다.

오쌍분. 박완의 외할머니이자 장난희의 엄마. 네발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고 치매인 남편, 장애인인 아들을 보살피고 있단다.

희자 이모. 난희의 선배. 얼마 전 남편 잃고 혼자 살고 있음. 아들만 셋이 있는데 그 중에 막내 민호가 가끔 보살펴주러 옴.

정아 이모. 역시 난희의 선배이자 희자 이모의 절친. 남편인 석균 아저씨와 세계일주 가는 것을 평생 꿈으로 안고 사는 사람.

충남 이모. 난희의 친구. 평생 솔로로 지냄.

영원 이모. 난희의 친구. 난희 남편이 바람 피는 것을 알고도 모른 척 해서 난희가 아직도 싫어함. 다행히 나중에 오해를 풀게 된단다. 영원 이모는 유명한 배우이지만 결혼 생활은 그리 행복하지 않았고 지금은 혼자 지내고 암까지 걸렸음.

, 대충 등장인물들을 다 소개한 것 같구나.


2.

이런 등장인물들이 나오니 그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들이 얼마나 재미있겠니. 이 드라마, 아니 소설은 노년층을 주인공을 삼았다는 데 다른 드라마들과 다른 것 같았어. 그들도 여전히 사랑도 하고, 우정은 더 깊고, 삶을 대하는 방식도 진지하면서 즐길 줄 아는 그런 분들이라는 것을 새삼 깨닫게 하는 소설이었단다. 그런 어르신들 사이에서 박완은 그들을 뒤치다꺼리를 하기도 하면서 불만을 쏟아내지만 그들의 일이라면 가장 먼저 앞장서고, 또 그들로부터 위안도 받고 조언도 받고 알게 모르게 삶을 배우기도 했단다.

그들 사이에는 보이는 않지만 따뜻함이 가득 느껴졌단다. 그들 사이에 우정만 있는 것은 아니고 사랑도 있었단다. 어렸을 때 희자 이모를 짝사랑했던 이성재 아저씨라는 사람이 있었어. 변호사이면서 겸손하고 멋진 분으로 나오는데, 아내를 잃고 혼자된 다음 희자 이모에게 데이트를 신청을 했단다. 그런데 충남 이모가 어렸을 때부터 성재 아저씨를 좋아했어. 삼각관계라면 삼각관계였지. 그런데 희자 이모에게 충남 이모가 더 중요했어. 그래서 데이트 신청하는 성재 아저씨를 외면하고 그랬어. 충남 이모도 성재 아저씨와 희자 이모의 관계를 알게 되고 쿨하게 양보를 하려고 했어. 그들의 귀여운(?) 삼각관계에서 애틋함이 느껴지는구나.

….

이 소설에서 가장 꼴불견인 캐릭터는 정아 이모의 남편인 석균 아저씨란다. 아내를 하인 부리듯 하고 여자를 무시하고 고집불통인 사람이었어. 정아 이모와 석균 아저씨에는 딸이 셋이 있는데, 첫째 딸은 입양한 딸이었어. 오래 전에 아이가 생기지 않아 입양을 했는데 그 이후 딸들을 낳게 된 거지. 다행히 대학 교수와 결혼해서 잘 살고 있었어. 아니, 잘 살고 있는 줄 알았지. 그런데 첫째 딸 순영이 남편한테 오랫동안 구타당하고 있었던 거야. 정원 이모가 이 사실을 먼저 알게 되고 정아 이모에게 이야기하고 순영은 이혼을 하고 미국으로 가기로 했단다. 뒤늦게 이 사실을 알게 된 석균 아저씨는 변호사인 성재 아저씨를 데리고 순영의 남편을 찾아가 기질을 발휘하여 5억을 뜯어내어 딸 순영에게 보내주었단다. 그 일을 하고 얼마나 자신을 뿌듯해 하는지하지만 여전히 자신의 아내한테는 못된 남편이었지. 약속했던 세계일주도 안 가겠다고 했어. 결국 정아 이모는 남편과 따로 살겠다면서 집을 알아보러 다녔어. 정아 이모의 결정을 지지한 친구들이 같이 집을 알아보러 다녔단다.

….

박완은 엄마 난희와 사이가 좋았다 안 좋았다 했어. 박완 나이 정도 되었으면 엄마와 싸우는 것은 좀 줄어들 만 할 텐데, 여전히 소리 지르면서 엄마와 싸우고 자존심 긁는 소리도 하더구나. 어느 날은 말다툼하다가 30년 넘게 비밀로 간직했던 말까지 꺼냈어. 30년 전 왜 자신을 농약 먹여 죽이려 했냐고 물어봤어. 그 말에 난희는 충격을 받았지. 박완이 어렸기 때문에 그 일을 기억하지 못하고 있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오랫동안 마음 속에 품고 있었다는 사실을 말이야. 사실 앞서 이야기한 남편의 불륜 때문에 딸과 동반자살하려고 했던 거야. 뒤늦게 정신을 차리고 딸을 다시 살려냈지만 말이야. 그렇게 딸과 엄마는 숨겨둔 아픈 기억을 끄집어 내어 갈등의 최고조에 다다르게 된단다.

대충 1권의 중요 에피소드들을 이야기했는데, 그 밖에 많은 에피소드들이 있었단다. 어르신들의 생활을 이해하는데도 도움이 되는 그런 소설인 것 같았어. 부모님들께 잘해 드려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했고, 전화를 하게 만드는 그런 소설이로구나.

오늘은 이상 1권까지의 이야기를 하고 2권의 이야기는 조만간 할게.


PS:

책의 첫 문장: 내가 그녀들의 이야기를 쓰게 되리라곤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책의 끝 문장: 나는 오늘 그날의 엄마 그림자를 그녀 앞에 끌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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