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러북클럽이 뱀파이어를 처단하는 방식
그래디 헨드릭스 지음, 강아름 옮김 / 문학동네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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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아주 독특한 제목과 강렬한 표지로 눈을 끄는 책이 하나 있었어. 아빠가 이번에 읽은 <호러북클럽이 뱀파이어를 처단하는 방식>이라는 책이야. 어때? 책 제목이 무서우면서도 거창하지 않니? 거기에 피가 책 위로 줄줄 흐르는 책표지. 이런 출판사는 이런 책표지로 아빠의 눈을 끌어내는데 성공을 했단다. 아빠는 책에 대한 소개와 리뷰 평점을 보니, 더욱 호기심이 가는 책이어서 바로 읽어보게 되었단다.

지은이는 그래디 헨드릭스라는 미국 사람으로 아빠는 처음 알게 된 사람이란다. 결론적으로 이 책을 재미있게 읽었으니, 그의 다른 작품들도 눈여겨 봐야겠구나. , 오늘도 밀린 독서 편지를 따라잡기 위해서 거두절미하고 곧바로 책 이야기로 들어가보자.


1.

때는 1980년대 후반 미국의 올드 빌리지라는 곳에 퍼트리샤라는 전업 주부가 있었어. 결혼 전에는 간호사로 일했지만, 결혼하고 나서부터는 주부로 엄마로 아내로 열심히 살았단다. 코리, 블루라는 두 아이가 있었는데 모두 십대였단다. 하지만 집에 있으면서 십대 청소년 둘하고만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미치기 일보 직전이었어. 거기에 노망난 시어머니 메리도 모시게 되었어. 그린 부인이라는 간호사가 시어머니를 시중들기는 하지만, 퍼트리샤에게도 부담이 많았지. 이런 집안 사정이다 보니 퍼트리샤는 힘들었어. 동년배의 어른들과 진지한 이야기를 하고 싶어 미칠 것 같아 북클럽에 가입하게 되었단다.

그런데 그 북클럽의 리더가 선택한 책들이 너무 어려운 책이라서 제대로 읽지 못하고 북클럽 모임에 참석을 했어. 리더한테 책을 제대로 읽지도 않고 모임에 참석했다고 한 소리 들었지. 그런데 그 리더를 제외한 다른 멤버들도 모두 퍼트리샤와 마찬가지였던 거야. 모두들 책을 읽지 않고 모임에 참가한 거야. 그래서 그들은 리더를 빼고 따로 모여서 스릴 넘치고 잔인하지만 재미있는 범죄실화소설을 읽었단다. 처음에는 한번 그렇게 읽으려고 했는데, 그 범죄실화소설들이 재미있고 서로 이야기들도 잘 맞아서 계속 이어갔단다. 그러면서 자신들의 북클럽은 딱히 북클럽 아닌 북클럽이라고 했어. 북클럽이라고 하기에는 읽는 책들이 좀 그래서 말이야. 자신들도 자신있게 북클럽이라고 하지 못했던 거지 ㅎㅎ

이 책에는 곳곳에 유머 코드가 담겨 있는데, 이걸 너희들에게 잘 전달하기가 쉽지 않구나. 아무튼 그들의 멤버는 퍼트리샤, 그레이스, 키티, 메리 엘런, 슬리크 이렇게 다섯 명의 아줌마들이었어.

어느날 저녁에 퍼트리샤는 쓰레기를 버리러 집밖에 나갔다가 동네에 노망나서 실성한 새비지 부인이 갑자기 퍼트리샤를 공격했어. 퍼트리샤는 귀를 물려 귀가 잘리는 사고가 나고 말았어. 다행히 더 이상 다치지 않고 세비지 부인은 병원으로 옮겨졌는데, 며칠 못 가 돌아가시고 말았단다. 퍼트리샤는 귀에 남편이 선물한, 아끼는 귀걸이를 하고 있었는데 그걸 새비지 부인은 귀를 물어뜯으면서 같이 먹고 말았어. 그래서 그걸 찾을 수 있을까 걱정하면 남편에게 이야기를 했더니 걱정 말라며 그거 공짜로 얻은 것이라고 하는 남편… (ㄱㅌxwzzzㄴㅎ 뭐냐 이 남편.. 분위기 파악 못하고 ㅎㅎ)

퍼트리샤는 착한 스타일의 아줌마인데 비록 자신을 공격한 새비지 부인이었지만, 장례식에 가지 못해서 미안함에 새비지 부인의 집에 찾아갔단다. 새비지 부인의 조카가 그 집에 있다고 해서 미안하다고 이야기하려고. 노크해도 아무런 소리가 없어서 문을 열었더니 문이 열리고 어두컴컴한 집 안에는 조카가 침대에 누워 죽어 있는 거야죽은 지 얼마 안된 것 같아 심폐소생술과 인공호흡을 했어. 그래도 전직 간호사니까 말이야. 그런데 그는 단지 잠들어 있던 것이고 깜짝 놀라 일어나서 퍼트리샤에게 화를 냈단다. 이런퍼트리샤는 당황했어. 인공호흡이지만 모르는 남자의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창피함과 당황함을 들고 얼른 집으로 돌아왔단다.


2.

며칠 뒤 퍼트리샤의 집으로 찾아온 새비지 부인의 조카(그의 이름은 제임스 해리스)가 며칠 전 화를 낸 일을 사과하겠다고 했고, 퍼트리샤도 같이 사과를 하면서 그와 친해지게 되었단다. 그런데 그는 이상한 병이 있었어. 어렸을 때 늑대에 물리고 나서부터 햇볕을 보지 못하는 체질이 되었대. , 이쯤 되면 제임스가 소설 제목 속의 뱀파이어라는 것을 알겠지? 물론 퍼트리샤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고, 불쌍한 사람이라고 생각했겠지. 그래서 그가 도움을 청할 때 이일 저일 도와주었어. 그와 이야기하다가 우연히 북클럽 이야기가 나왔고, 제임스도 그 북클럽에 들고 싶다고 해서 좋다고 했어.

북클럽 모임을 퍼트리샤의 집에서 한 적이 있는데, 그때 퍼트리샤의 시어머니 메리가 제임스를 보고 난동에 가까운 발작을 하셨어. 제임스를 보고 자신의 아버지를 죽인 사람이라고 소리를 질렀단다. 그래서 그날 북클럽은 흐지부지되었고, 퍼트리샤는 시어머니의 일로 나중에 제임스에 정중한 사과를 하게 되었어.

어느 날 밤에 집 주변에 낯선 남자가 서성거리는 거야. 그날따라 남편 커터는 아직 퇴근전인데 말이야. 그때 제임스가 찾아와 안심을 시키고 커터가 오기 전까지 같이 있어 주었어. 이렇게 제임스는 이 동네 사람들에게 인심을 사게 되었어. 북클럽의 남편들과도 친해져서 부동산 투자도 같이 하자고 제안해서 그 부동산이 값이 오르면서 돈도 벌게 되었단다.

한편 시어머니 메리 부인은 틈만 나면 제임스가 자신의 아버지를 죽인 호이트라고 계속 이야기했어. 사진도 가지고 있다고 했어. 어느날 파티 때문에 외출하고 집에는 메리 할머니와 메리를 돌보는 그린 부인만 있었어. 그런데 알 수 없는 수천 마리, 아니 수만 마리의 쥐떼의 공격을 받아 메리 할머니는 돌아가시고 그린 부인은 중상을 입는 일이 일어났단다. (이 일도 그때는 몰랐지만, 나중에 알고 보니 제임스의 짓이었던 거야.)

퍼트리샤는 키티와 함께 그린 부인이 살고 있는 마을로 찾아갔어. 그린 부인의 부상이 어떤지도 보고 미안함에 사례금도 주고 그러려고 했지. 그런데 그 마음에 이상한 일들이 일어난다는 거야. 최근 들어 아이들이 자살해서 죽거나, 약에 취해 아픈 것 같거나 이유 없이 사라지는 일들이 일어난다는 거야. 그리고 그런 아이들이 사고가 날 때면 여지없이 낯선 흰색 밴이 있었대. 그린 부인은 전체는 아니지만 일부 차번호까지 적어 두었어. 퍼트리샤는 흰색 밴을 갖고 있는 사람을 한 명 알고 있었지. 바로 제임스그래서 그의 집에 가서 차 번호판을 봤는데, 일부분이긴 하지만 차 번호도 일치했어.

퍼트리샤는 다시 그린 부인의 마을에 가서 최근에 갑자기 아프다고 하는 한 소녀의 집을 찾아갔어. 밤에 찾아갔었는데, 그 소녀는 자신의 방에 없었어. 그 소녀의 엄마는 깜짝 놀라서 경찰에 신고하고, 퍼트랴사는 주변을 찾아보았어. 그리고 숲 속에 차가 한 대 있는 곳을 보았고, 차 안에는 그 소녀가 약에 취해 피를 흘리고 있었고, 그 옆에는 입에서 피를 흘리고 있는, 아니 먹고 있는 제임스가 있었단다. 깜짝 놀라 그 자리를 피해서 그 소녀의 집에 왔어. 얼마 뒤 경찰들이 그 소녀의 집에 왔을 때, 그 소녀는 침대에 자고 있었단다. 아니 어떻게?

이 일이 있고 나서 퍼트리샤는 제임스를 범죄자이자 뱀파이어로 의심했단다. 햇볕을 싫어한다는 등, 죽은 시어머니가 수십 년 전에 그를 봤다는 등 그가 뱀파이어라는 것을 뒷받침하는 것들이 생각났어. 북클럽 멤버들은 자신의 말을 믿을 거라 생각하고 자신이 겪은 일을 이야기하고 제임스가 뱀파이어라고 이야기했어. 처음에는 멤버들이 말도 안 되는 일이라며 무시했단다. 하지만, 퍼트리샤가 강력히 주장하니 모두들 그의 말을 믿었단다. 그런데 앞으로 무얼 해야 하지? 북클럽 멤버들이 제임스를 이상하게 생각하는 것을 알게 된 남편들이 단체 행동을 했단다. 그들은 제임을 철썩 같이 믿고 있었거든. 그리고 제임스까지 데리고 와서 말도 안 되는 말을 소문 퍼뜨린다고 사과를 하라고 했어. 남편들은 아내의 말들을 무시하고 무조건 제임스 편을 들었어. 이 세상 모두가 뭐라 해도 아내의 말을 끝까지 믿어줄 남편이 그러면 되나… (, 아빠도 곰곰이 생각해보니, 이 점에 대해서는 좀 반성 좀 해야겠구나.. 엄마의 말이 가끔 아빠의 상식선에서 생각할 때 이치에 맞지 않다고 생각하면 엄마가 잘못 알고 있다고 생각한 적이 있으니반성합시다.)

아무튼 남편들의 강압적인 기세에 하나둘 아줌마들이 제임스에게 사과를 했단다. 하지만 퍼트리샤는 끝까지 사과를 하지 않았어. 퍼트리샤는 화가 나서 자제하지 못한 상태에서 수면제를 과도 복용하여 정신을 잃고 병원신세까지 지고 말았단다.

….


3.

그 일이 있고, 3년이 지났어. 동네의 북클럽은 활성화되어 수십 명이 모이는 북클럽이 되었고, 퍼트리샤는 그 옛날 일은 잊고, 아니 잊으려고 했고, 제임스와도 겉으로는 친하게 지내는 척을 했단다. 하지만 여전히 속으로는 제임스를 의심했어. 이젠 예의 북클럽 멤버들도 더 이상 퍼트리샤의 말을 믿지 않았어. 더 외로운 싸움의 시작. 하지만 여기서 물러날 아줌마가 아니지우리나라 아줌마들만 멋있는 줄 알았더니 미국의 아줌마들도 멋있구나. 더욱이 제임스의 손아귀가 건너 마을이 아니라 우리 마을까지 덮쳐 왔단다. 북클럽의 멤버도 그에게 당했고, 퍼트리샤의 딸 코리도 당했어. 하지만 이걸 남편 커터에게 이야기해봤자, 옛날 이력을 이야기하면서 퍼트리샤의 말은 믿지 않겠지.

퍼트리샤는 혼자 움직일 수밖에 없었지. 확실한 증거를 찾기 위해서 말이야. 나중에는 그린 부인이 도와주긴 하지만 말이야. 퍼트리샤는 몇 번의 위험을 무릅쓰고 제임스의 집에 잠입을 하고, 제임스의 다락방에서 시신을 발견하게 된단다. 이걸로 완전한 증거를 잡은 거야. 하지만 그걸 경찰에 신고할 수도 없었어. 남의 집 다락에 들어간 것이 범죄가 되니 말이야. 경찰이 정신 병원 이력이 있는 아줌마의 말을 믿지 않을 것이 뻔하고 남편도 뭐, 말 할 것도 없고

퍼트리샤는 다시 북클럽 친구들의 도움을 받기로 했어. 이 일을 해결할 수 있는 이는 우리 밖에 없다고제임스에게 당한 멤버가 한 명(누구였는지 기억이…)이 있으니 말이야. 그런데 어떻게 해결을 해? 경찰들 남편들 도움 없이? 답은 단순했어. 그 뱀파이어를 처단하는 것이지. 그는 사람이 아니다, 그는 벌레다, 그런 마음으로 말이야. 제임스의 집으로 출동하는 퍼트리샤의 아줌마들마지막은 결말은 어떻게 되었을까. 이런 유쾌한 소설이 잘 나가다 비극으로 끝날 수도 없고, 결론은 예상하듯 잘 정리되었지만, 그 과정은 쉽지 않았단다.

그야말로 이 소설은 엄마 파워, 아줌마 파워를 보여주는 소설이라고 할 수 있겠구나. 이렇게 이야기해도 될지 모르겠지만, 가장 유쾌한 페미니즘 소설이 아니었나 싶구나.

한마디 외치고 오늘 독서 편지는 마치련다. “아줌마 파이팅.“


PS:

책의 첫 문장: 이 이야기는 피로 끝난다.

책의 끝 문장: 진땀나게 만들고 불안감을 조성하면서도 처연한 범죄실화소설의 걸작을 원한다면 <내 곁의 이방인>보다 나은 작품을 찾을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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