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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평론 통권 181호 - 2021년 11월~12월, 창간 30주년 기념호
녹색평론 편집부 지음 / 녹색평론사 / 2021년 11월
평점 :
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녹색평론 181호(2021년 11-12월)>를
읽었단다. 읽기 전에 이번 호가 녹색평론 30주년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어. 올해 계속해서 녹색평론 30주년 특별 기획으로
출간하기도 했고… 그렇다고 거창한 것은 아니었고, 녹색평론답게
조용하지만, 의미 있는 글들을 실어 주었단다. 녹색평론을
창간하고 늘 함께하던 김종철 님의 부재가 아쉬웠지만, 김종철 님의 동지이자 따님이신 김정현 님께서 잘
이끌어주셔서 녹색평론이 길을 잃지 않고, 30주년까지 잘 온 것 같구나.
아빠가 전에도 이야기했지만, 녹색평론이라는 잡지를 처음 알게 된 것은, 법정 스님의 책을 통해서였단다. 그래서 그 이후에 빼놓지 않고 읽어봤는데, 아빠도 녹색평론을 함께
한 지가 10년이 넘었구나. 20주년 특집, 25주년 특집이 엊그제 같았는데, 세월은 너무나 빨리 흘러 어느덧 30주년이 되었구나. 이렇게 오랜 기간 동안 이어졌는데, 양질의 책 내용처럼 독자수도 계속 늘어나고 출판사도 번창하고 그래야 하는데,
그리 되지 않은 것 같더구나. 예전에도 녹색평론의 재정적 사정이 좋지 않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최근에도 여전한 것 같아. 이 좋은 글들을 많은 사람들이 찾지 않는
것 또한 안타깝구나.
갑작스럽게 김종철 님이 돌아가시고
나서 김정현 님께서 녹색평론을 잘 이끌고 계시고는 있지만, 조금은 힘에 부치신 것 같구나. 이번 30주년 기념호 녹색평론을 출간하고, 1년 동안 휴식의 시간을 갖는다고 하는구나. 그렇게 30년간 쉼 없이 달려왔으니, 1년간 쉬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드는구나. 1년은 금방 휙 지나가니 그리 긴 시간도 아니고…. 1년
동안 잘 쉬시고, 더욱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만나길 바래본다. 식상한
인사말이지만, 녹색평론이 우리 사회에 영원한 녹색 빛이 되어 주기를….
1.
아빠는 녹색평론을 통해서
많은 것을 배웠단다. 세상을 보는 눈, 사회를 보는 눈, 국가를 보는 눈의 시력을 높여 주었어. 가끔 그 내용이 어려워 이해하기
어려울 때도 있었지만, 비슷한 주제를 다룬 글들을 계속해서 실어주어,
여러 번 읽다 보면 이해가 가기도 했어. 그리고 많은 불편한 진실들도 알게 되었어. 녹색평론은 창간 할 때부터, 그러니까 30년 전부터 그런 불편한 진실들을 사람들에게 알려주려고 노력했고, 그런
불편한 진실을 없애기 위해 여러 조언들 해주었단다.
아래도 김종철 님의 녹색평론
창간사에 있던 말인데, 지금 이야기를 해도 진취적이고 진보적인 글이라는 생각이 드는구나. 지금 이 시대를 사는 이들에게 들려주어도 좋은 글이고 말이야. 그만큼
김종철 님은 세상을 보는 눈이 남다르셨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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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
“오늘날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전대미문의 생태학적 재난은 결국 인간이
진보와 발전의 이름 밑에서 이룩해온 이른바 문명, 그 중에서도 특히 서구적 산업문명에 내재한 논리의
필연적인 결과로서의 사회적, 인간적, 자연적 위기라는 사실을
명확히 인식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다시 말해서, 이것은
사람이 이 세상에 산다는 것은 무엇인가, 이 지구상에서 사람이 삶을 영위하는 올바른 방식은 과연 무엇이어야
하는가를 근본적으로 성찰할 것을 요구하는 진실로 심오한 철학적 종교적 문제에 직결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녹색평론사> 창간사, 1991년 11-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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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까운 것은 우리나라 집권층들이
그런 말을 새겨 듣지 않은 것이 문제였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 여러 나라 지도자들도 이런 것들에
관심이 없었지. 결국 30년이 지난 지구는 기후위기와 끝날
것 같지 않은 무서운 전염병에 커다란 위기에 빠져 있구나. 이런 것들이 자본주의의 병폐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한번 만들어진 시스템을 겁나서 바꾸지 못하고 결국 죽음을 향해 돌진하고 있는 것 같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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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
“지난 2~3세기 동안 이른바
문명세계가 산업문명을 통해서 이룩했다고 하는 높은 생활수준은 실은 인간사회가 자신의 보금자리를 끊임없이 찢고 할퀴는 난폭한 짓을 되풀이함으로써
얻어진 부산물에 지나지 않은 것이었기 때문이다. 요컨대, 서구
자본주의의 산물인 산업경제와 그것에 의존해온 근대적 문명은, 그것이 재생 불가능한 화석연료와 지하자원을
대량으로 사용하지 않으면 성립되지 않는 것인 한, 언젠가는 필연적으로 종말의 파국에 도달할 수밖에 없는
결정적인 한계를 그 출발점에서부터 내포하고 있다.”(<책머리에>,
<근대문명에서 생태문명으로>, 녹색평론사,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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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철 님의 녹색평론 창간사에서
하나만 더 보자꾸나. 당시만 해도 과학 기술이 우리 인류에 주는 편리함과 빠름으로 인해 과학 기술은
찬양의 대상이었단다. 하지만 그때 이미 과학기술이 인류와 지구 생태계의 대재난을 초래할 것이라고 이야기했는데, 그의 말은 안타깝게도 현실이 되고 만 것 같구나. 이렇듯 세상에는
김종철 님과 같은 선지자들이 있는데, 그들의 이야기를 귀를 기울이는 사람들이 적은 게 현실인가 보구나. 누가 사람들을 이렇게 조종하고 있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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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
오늘날 과학기술의 힘이
막강하고, 부분적이나마 과학기술 수준이 찬탄스러운 것이라 해도, 과학은
여전히 우리의 삶의 바탕과 이 세상과 우주의 근원적인 진리를 해명하는 데에는 너무나 미약하고 부적절한 수단밖에 가지고 있지 않다는 사실에 우리는
주목해야 한다. 하물며, 기계론적 우주관과 선형적 진보사관에
의지하여 전개되어온 지난 수세기의 근대과학기술의 성과는 이제 인류의 파멸까지도 배제하지 않는 지구생태계의 대재난을 초래하는 데 결정적인 기여를
해온 것이 아닌가? 삶의 태반을 망가뜨리면서 그것을 진보와 발전이라고 믿어온 것은 실로 우매의 극치라
할 만하고, 완전한 미치광이짓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과학과
기술에 대한 인간의 본질적 관계, 그리고 근대과학의 근본가정에 깔려 있는 폭력성에 대한 뿌리로부터의
철저한 반성 없이, 계속하여 더 많은 과학과 더 정교한 기술만을 구한다면 파멸은 불가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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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녹색평론 30년 동안 줄곧 이야기해온 주제 중에 하나가 농촌에 대한 이야기란다. 이번 30주년도 농촌의 문제점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그런 문제점들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들도 같이 제시했단다. 우리나라 농촌의 여러 문제점은 정치 구조에 의해 일어난다고 했어. 중앙집권적 정치시스템이다 보니 농촌에 살고 있는 국민들의 의견이 많이 묵살된다는 거야.
면에 살고 있는 국민들이
모두 반대하는 사업이 그 면에 진행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데, 우리나라에서는 그런 것이
가능하단다. 그래서 그 면에 사는 국민들이 반대 시위를 하고 말이야.
지방자치제도가 있지만 제대로 동작하지 않는 거지. 지방자체제도가 제대로 동작하기 위해서는
군을 폐지하고 읍면 단위로 이루어져야 하며, 읍면장과 이장은 직접 선거로 뽑아야 한다고 했어. 지금은 군수들이 보이기 사업으로 하다고 보니 자신이 왕처럼 행동하는 것 같아.
면의 국민들과 툭하면 충돌이 일어나고, 비리나 저지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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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외국의 지방자치제도를
보면, 군수와 군청이 아예 없는 나라도 많다. 그러니 면의
주민들이 반대하는 사업을 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사실 대한민국도 516 군사쿠데타 이전까지는 그랬다. 516 이전의 기초지방자치는
시, 읍, 면 자치였다. 면장, 읍장도 직선으로 뽑고 면의원, 읍의원도 뽑았다. 군(郡)은 지방자치단체가
아니었다. 그런데 516 군사쿠데타를 일으킨 박정희 세력이
쿠데타에 성공하자마자 지방자치를 중단시키면서, ‘지방자치에 관한 임시조치법’이라는 것을 만들어서 면,읍을 군(郡)으로 강제 통합했던 것이다.
그런데 1987년 민주화 이후에도 이런 박정희의 ‘잔재’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1991년 지방자치를 부활시키면서도 면,읍 자치를 부활시키지 않고 군 단위로 지방자치를 부활시킨 것이다. 그래서
대한민국은 세계에 유례가 없는 이상한 지방자치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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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 중앙집권적 정치제도로
인해, 남의 동네에 필요한 전기를 만드는 발전소를 우리 동네에 만드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거란다. 그걸로 끝이 아니고, 그 전기를 남의 동네까지 전송하느라, 고압송전탑을 또 우리 동네와 남의 동네 사이에 있는 동네들에 만들고… 물론
그 동네의 사람들에게 동의를 구하지도 않고 말이야… 그래서 반대 시위라도 하려면 하면 님비(NIMBY)라고 비판하고… 하지만,
누가 진짜 님비(NIMBY)인지는 조그만 생각해 보면 알게 된단다. 그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자기 지역의 전기는 자기가 해결해야 한다고 하는데… 우리나라가 중앙집권적 정치제도가 너무 확고해서, 이런 문제들이 해결될
것이라 생각은 안 드는구나. 솔직히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모르겠구나.
우리도 사실 위에서 이야기한 ‘남의 동네’ 근처에
살고 있어서 읽는 내내 미안한 마음이 들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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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그렇다면 누가 님비(NIMBY)인가? 전기를 많이 쓰면서도 우리 지역에 발전소가 들어오는
것을 반대하는 쪽이 님비인가, 아니면 우리 지역에서 쓰는 전기도 아닌데 발전소와 송전선을 우리 지역에
건설하겠다고 밀어붙이니 거기에 반대하는 것이 님비인가? 사실은 서울과 그 인근 지역이야말로 극단의 ‘님비’이다. 외부에 전기를
의존하면서도 스스로 전기문제를 해결할 의지가 없는 곳이다. 게다가 발생하는 생활쓰레기도 자체 처리를
못하고 외부로 반출해서 버리는 도시가 서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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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그런데 이런 방식은 놔두고, 농지를 훼손해가면서 태양광발전을 늘리겠다는 것은 ‘전환’이 아니라 ‘공멸’로 가는
길이다. 이것은 전력시스템 측면에서 보더라도 매우 위험하다. 기후위기로
인한 재난이 급증하는 상황에서 장거리 초고압송전에 의존하는 전력시스템은 불안정할 수밖에 없다. 대한민국의
경우 수도권 중심으로 거미줄처럼 얽혀 있는 초고압송전선 몇 군데에서 동시에 사고가 나면 전력시스템이 붕괴할 수 있는 상황이다. 한전은 그 위험을 감추기 위해 송전선을 덕지덕지 건설하고 있지만 그렇게 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해답은 지역분산형으로 전환하고, 자기 지역의 전력 자급률을 높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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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30주년 기념호에도 여러 가지 좋은 이야기를 해주었는데, 오늘은 한가지만
더 이야기를 하고 마치련다. 비싸지만, 즐겨 먹지는 못하지만
간혹 그 달콤함에 사 먹게 되는 샤인머스켓이라는 과일… 그것이 예상은 했지만, 유전자 조작까지는 아니지만 성장호르몬을 처리하여 씨가 없다고 하는구나. 그런데
그 때 사용한 성장호르몬 지베렐린에 대한 안정성이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고 하는구나. 유전자 조작과 비슷한
것이구나. 예전에 씨가 없게 조작한 과일들을 많이 먹으면 불임의 원인이 된다는 이야기를 어디선가 들은
것 같은데… 음… 샤인머스켓을 좀 멀리해야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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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57)
샤인머스켓은 낯선 과일이다. 칠레와 FTA 협상이 타결된 이후 눈에 띄게 늘어서 수입한 청포도라고
짐작했는데, 우리 땅에서 재배하는 일본 품종인 걸 얼마 전에 알았다.
기껏 육종했건만 한국에 주도권을 빼앗겨 아쉬움이 크다는데, 약삭빠른 일본 자본도 가끔 실수하나
보다. 먹어보니 씨가 없고 아주 달다. 유기농 포도를 재배하는
이는 포도 영양분의 85%가 씨에 있다는데, 샤인머스캣은
왜 씨가 없을까? 그렇게 육종한 걸까? 아니라고 한다. 꽃이 필 때와 열매가 생길 즈음, 식물 성장호르몬인 지베렐린을 두
차례 처리한 결과이다.
지베렐린은 사람과 가축에
해가 없다지만, 복합오염 시대에 우리가 그 위험을 아직 모르고 있는 건 아닐까? 그러고 보니 요즘 거봉도 씨가 없다. 같은 방식으로 처리했을 텐데, 먹기 편해지려고 씨를 꼭 없애야 했나? 바나나도 씨가 없는데, 지베렐린과는 관계없다. 우연히 씨 없는 열매를 찾아냈고, 알뿌리로 번식이 가능한 그 다년생 풀을 집중적으로 재배해 오늘의 바나나 품종이 세계 과일시장을 점유하게 되었다. 씨가 전혀 없는 건 아니다. 깨진 자동차 유리 파편처럼 생긴 씨앗이
촘촘히 박힌 바나나를 발견하면 새 품종을 찾을 기회이므로 팔지 않으니 시장에 나오지 않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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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책의 첫 문장: <녹색평론> 창간 30주년을
맞이하는 우리의 마음은 몹시 무겁다.
책의 끝 문장: 숲이 없으면 사람도 살 수 없다.
결국 이러한 문제의식들은 생명협동운동으로서 직거래운동과 유기농운동을 결합해 도농상생의 공동체를 일구기 위한 한살림운동으로 이어지게 되었다. 따라서 여기서 직거래운동은 유통마진을 줄여 생산자, 소비자 서로에게 이익을 주는 것에 머물지 않고, 상호 신뢰를 통해 생산과 소비의 관계를 근본적으로 바꿔내는 새로운 경제운동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유기농운동 역시 농약과 화학비료 사용을 줄여 건강한 농산물을 생산하고 소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지역 순환과 생태계 복원, 생명존중 실천이라는 의미를 폭넓게 담고 있다. 따라서 친환경 유기농업의 등장 이유를 우루과이라운드 등 농산물 수입개방 상황에서 국내산 농산물의 경쟁력 강화 차원으로 설명하는 것은 이런 운동적 관점을 놓친 매우 협소한 시각이다. - P25
고도로 화폐화된 자본주의사회는 세계화와 도시화로 필연적으로 귀결되어, 수많은 사회문제와 환경문제를 낳고 있다. 이러한 시대에 ‘지역화’는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지역화폐에 담겨 있는 본래적 의미를 잘 살린다면, 화폐(국가화폐와 은행화폐) 의존적인 삶을 벗어나 지역화된 사회로 이행하는 데 지역화폐는 훌륭한 도구가 될 수 있다. 홍동면의 지역화폐운동은 궁극적으로 화폐(지역화폐도 포함)가 부족해도 인간답게 살 수 있는 공동체를 지향하고 있다. 그러한 공동체로 가는 이해 도구로 지역화폐만큼이나 유용한 것도 없다. - P47
신혼부부 앞에서 주치의는 "태어날 당신 아들은 운동을 좋아할 텐데 야구에 적성이 맞고, 투수보다 유격수를 추천"할지 모른다고 리 실버는 전망했다. 젊어서 담배를 하루 한 갑 이상 피우면 60세 이전에 폐암에 걸릴 확률이 80%가 넘으니 금연을 권하거나 수정란 유전자를 폐암을 피할 유전자로 바꾸라고 권유할 것으로 예견하면서, 그런 현상을 피할 수 없을 거라 확신했다. 자식에게 좋은 유전자를 주입하는 걸 누가 통제할 수 있겠는가? 좋은 유전자로 세대마다 바꾼 부유층은 그렇지 못한 일반 계층과 어울리지 않을 텐고 그렇게 10세대 이상 지나면 서로 다른 종으로 구별되고 서로 관심이 없어질 거라고 실버는 예상했다. 침팬지에게 인간이 애정을 느끼지 않듯. - P61
라운드업은 광범위한 효능을 지닌 제초제일 뿐만 아니라 광범위하게 생명체들을 죽이는 독극물이다. 꽃가루를 매개하는 유익한 곤충이나 토양 생물을 말살한다. 라운드업레디 작물들로 인해 북반구에서 왕나비의 90%가 사라졌고, 과학자들이 ‘곤충 대멸종’이라고 부르는 현실 속에 우리가 놓여 있다는 사실을 감안한다면, GMO 대두를 이용하여 가짜 고기를 생산하는 일을 ‘환경적으로 책임 있는 선택’이라고 말할 수 없을 것이다. - P80
"지난 2~3세기 동안 이른바 문명세계가 산업문명을 통해서 이룩했다고 하는 높은 생활수준은 실은 인간사회가 자신의 보금자리를 끊임없이 찢고 할퀴는 난폭한 짓을 되풀이함으로써 얻어진 부산물에 지나지 않은 것이었기 때문이다. 요컨대, 서구 자본주의의 산물인 산업경제와 그것에 의존해온 근대적 문명은, 그것이 재생 불가능한 화석연료와 지하자원을 대량으로 사용하지 않으면 성립되지 않는 것인 한, 언젠가는 필연적으로 종말의 파국에 도달할 수밖에 없는 결정적인 한계를 그 출발점에서부터 내포하고 있다." - P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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