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
솔직히 말씀드리건대 나는 꽤 오래 살았습니다.햇수로 보나 명성으로
보나 말이죠. 하지만 나는 아직 인생에 그리 싫증이 나지 않았으며 살해당하는 것으로 삶을 끝낼 생각이
없습니다. 나를 제거해보십시오, 그러면 장담컨대 로마는 독재관
카이사르보다 훨씬 더 나쁜 병폐들을 겪게 될 겁니다. 로마의 현상황은 루키우스 코르넬리우스 술라가 독재관
직을 맡을 때와 다릅니다. 로마는 하나의 강력한 손이 필요하고, 그
손을 내게서 찾았습니다. 내 법들을 확립시키고 로마가 그 어느 때보다 위대하게 살아남을 거라는 확신이
들면 나는 독재관 직을 내려놓을 것입니다. 하지만 내 일이 완전히 끝나기 전에는 그러지 않을 것이며, 그때까지는 수년이 걸릴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경고하겠습니다. 내게 예전의 영광으로 ‘공화국을 되돌려 놓으라’는 부탁은 이제 그만하십시오.
(203-204)
문제의 핵심은 어느 특정 단체에 있지 않았다. 카이사르가 실패한 지점은
바로 그가 이 모든 일을 사실상 혼자 했다는 사실이었다. 독재관으로서.
그런데 로마에는 자기도 카이사르와 똑같이 할 수 있다고 믿는 사람들이 있었다. 카이사르가
독재관을 지내는 기간이 장기화되면서 뭔가 분위기가 달라졌다는 사실을 그는 똑똑히 알고 있었다. 뾰족한
해결책은 없었다. 그는 여생 동안 독재관 직을 유지해야 할 터였고, 그가
죽은 후 로마가 부디 충분한 교훈을 깨달아 후퇴가 아닌 전진하기를 바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무엇을
위한 전진이란 말인가? 그것은 그도 몰랐다. 카이사르가 할
수 있는 일은 오로지 그가 도입한 변화들이 훌륭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그를 따르는 자들이 그 훌륭함에
충분히 감화되어 이 변화들을 지속해나가리라고 믿는 것뿐이었다.
(231-232)
“원로원 의원 여러분, 나는
이 우스꽝스러운 아첨을 당장에 그만두라고 말하겠습니다. 나는 그런 것들을 요구한 적도 바란 적도 없습니다. 앞으로도 결코 받지 않을 겁니다. 이것이 나의 지시이며, 이 지시는 반드시 준수되어야 합니다. 원로원에서 나를 로마의 왕으로
만들려는 시도로 해석될 수 있는 결의안이 통과되는 것을 묵과하지 않겠습니다! 우리 로마에서 왕정은 폐지되었고
그 대신 공화정이 탄생했습니다. 나는 왕정을 혐오합니다. 나는
결단코 로마의 왕이 될 필요를 느끼지 않습니다! 나는 합법적으로 임명된 로마의 독재관이며 이 독재관
직만이 내게 필요한 전부입니다.”
(325)
해방자들이 광기 어린 눈빛으로 가쁜 숨을 몰아쉬며 흐느끼기 시작했다. 그들은
서로를 바라보았다. 브루투스는 손등에 흐르는 피를 멎게 하는 데만 정신이 팔려 있었다. 그들은 순간적으로, 하지만 무언의 동의라도 한 듯 일제히 돌아서서
문을 향해 달렸다. 데카무스 역시 넋이 나가 있었다. 평의원들은
현장을 목격하자마자 이미 비명을 지르며 밖으로 달아난 터였다. 그가 죽었다, 카이사르가 죽었다! 해방자들마저 정원으로 뛰쳐나오자 밖에 있던 사람들도
모두 공황상태에 빠졌다. 해방자들의 토가에는 선혈이 낭자했고 끈적끈적한 주먹에는 칼이 들려있었다.
(400)
편지를 끝맺기 전에 꼭 말해두어야 할 게 있다. 네가 상속받은 유산
말이다. 옥타비우스, 제발 유산을 물려받지 마라! 재산을 똑같이 나눠서 8분의 1만
받겠다고 하고 입양되는 것은 거부하렴. 이대로 유산을 받는 것은 죽음을 부르는 짓이야. 너는 안토니우스와 해방자들과 돌라벨라의 등쌀에 올해를 넘기기 힘들 거야. 그들은
열여덟 살 어린애인 너를 박살대고 말 거라고. 안토니우스는 고작 어린애한테 밀려서 유산을 상속받지 못했다고
화가 나서 제정신이 아니야. 나는 그가 카이사르의 암살자들과 공모했다고까지 말하진 않겠다. 그랬다는 증거가 없으니까. 하지만 그자가 도덕이나 윤리 따윈 없는
인간이라는 건 분명해. 그러니 널 만났을 때 카이사르의 유산을 거부하기로 결심했다는 말을 듣길 기대하마. 오래오래, 늙은이가 될 때까지 살아라, 옥타비우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