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처한 미술 이야기 4 - 중세 문명과 미술 : 지상에 천국을 훔쳐오다 난생 처음 한번 공부하는 미술 이야기 4
양정무 지음 / 사회평론 / 2017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지은이 양정무 님이 시대순으로 이야기해주고 있는 <난생 처음 한번 공부하는 미술 이야기> 그 네 번째는, 암흑의 시대라고 이야기하는 중세 가운데의 미술 이야기란다. 하지만, 늘 반전은 뒤따르는 법. 지은이 양정무 님도 중세가 암흑 시대라고 하는 것은 오해라며 이야기를 시작한단다. 아무래도 그래야 독자들이 눈이 확 뜨이고 관심을 집중하겠지? 그런데 무덤덤한 아빠는 그런가? 싶었단다. 책을 다 읽고 나서는 지은이의 말에 조금은 인정하련다. , 건축 분야라는 단서를 달고 말이야. 분명 미술 이야기에 관한 책인데, 건축 이야기가 책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거든. 물론 건축물 안에 건축을 장식하기 위한 스테인글라스나 조각들이 미술 작품이긴 하지만

중세라고 하면 신분 사회가 명확한 봉건제 사회였어. 왕 밑에 영주, 영주 밑에 기사, 기사 밑에 농노. 왕과 교황은 서로 견제하는 사이였고중세 시대 유럽의 마을 풍경은 영주가 있는 성이 있고, 한 켠에는 교회가 있었고, 나머지 농노들이 살고 있는 집들이 있었단다. 이것이 대략적인 중세의 모습이란다. , 이제부터 지은이가 중세를 암흑시대라고 부르는 것은 오해라고 하는 이유를 이야기해줄게.


1.

중세 시대 기독교가 널리 퍼지면서, 성지 순례가 유행하게 되었다고 하는구나. 성지라고 하면, 보통 기적이 일어난 곳, 성인의 유해나 성물이 있는 곳을 말하는데, 가장 대표적이고 절대적인 곳은 오늘날까지도 최고의 성지라고 하는 예루살렘이란다. 오늘날은 늘 전쟁이 도사리고 있긴 하지만 말이야. 특히 최근에는 또 엄청난 사람들이 죽는 전투가 이어지고 있다는 뉴스를 봤단다.

중세 시대에도 유럽에서 예루살렘까지 가는 길은 멀고 험함 길이었단다. 그러나, 그 성지를 이슬람에게 빼앗긴 것은 참을 수 없던 일이었지. 유럽의 기독교 세력은 예루살렘을 되찾으려는 십자군 원정을 하기도 했단다. 200여년 동안 여러 차례 진행된 십자군은 숱은 희생자들만 남기고 실패로 돌아갔단다. 이렇듯 예루살렘은 멀기도 멀고 이슬람 세력이 차지하고 있어 쉽게 갈 수 없었어. 그래서 유럽 내의 성지들로 순례를 가는 것이 유행이 되었어. 그 중 대표적인 곳이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라는 곳이란다. 아빠가 알기로 산티아고 순례길은 오늘날에도 세계적으로 유명한 순례길로 알고 있어. 그냥 동네 이름인줄 알았는데 기독교인들에게 상징적인 뜻이 담겨 있었구나.

=======================

(57)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아직 도시 이름이 좀 낯설죠? 그렇지만 뜻을 알면 금방 이해가 될 겁니다. 산티아고는 야고보 성인이라는 뜻인데요, 성인을 뜻하는 세인트(Saint)’와 예수의 열두 제자 중 한 사람인 야고보의 스페인식 표현 야고(Yago)’가 합쳐진 말이에요. 콤포스텔라는 별의 들판이라는 뜻입니다. 합치면 야고보 성인의 별이 빛나는 들판이라는 의미가 되지요.

=======================

..

그런 순례 유행에 따라 순례객을 위한 성당이 필요하다 보니 성당이 많이 세워졌단다. 아빠는 잘 모르지만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대성당 등 많은 성당들이 지어졌대. 이때도 건축 양식에 유행이 있었는데, 이때는 아치를 많이 활용한 로마네스크 양식으로 많이 지었다고 하는구나. 성당의 호칭을 보다 보면 그냥 성당이 있고 대성당이 있는데 둘 간의 차이가 무얼까? 아빠는 그냥 큰 성당을 대성당이라고 부르는 줄 알았어. 그런데 그건 아니고 주교가 자리한 지역의 주교좌 성당을 이야기한다는구나.

=======================

(106)

대성당은 규모가 큰 성당이라는 뜻이 아니라 주교가 자리한 지역에 있는 주교좌 성당을 가리킵니다. 참고로 주교는 기독교 사제 중 고위 성직자에 해당합니다. 주교가 맡은 지역이 크거나 중요할 경우 대주교로 격상시켜 부르고요.

=======================


2.

유럽 역사를 이야기할 때 바이킹을 빼먹으면 안되지. 그들의 역사의 주무대로 서서히 부각이 되는 것도 중세였단다. 유럽 대륙을 휩쓸면서 세력을 확장하던 바이킹은 노르망디에 정착을 했단다. 그러면서 당시 유럽의 문화와 종교를 받아들였지. 그리고 그들도 건축물을 짓기 시작했는데, 보르군 목조 교회, 생 미셸 수도원 등이 대표적인 바이킹인 노르만족들이 지은 건축물이라고 하는구나.

노르망디에 정착을 한 이후에는 바다 건너 영국을 정복한단다. 정복왕 윌리엄이 그 공을 세운 사람인데, 영국에 노르만 족 양식의 건물을 세우게 된단다. 노르만족이 영국을 점령한 것이 역사에서 중요한 사건으로 기록되는데, 그 이유는 유럽의 변방이었던 영국을 유럽의 중심으로 끌어들인 사건이기 때문이래. 그들이 영국을 차지하고 기념으로 만든 태피스트리가 있는데, 그 길이가 70미터이고 높이가 50센티미터인데, 일일이 수를 놓아 그림을 그려놓았다고 하는구나. 여러 사람들이 투입했겠지만, 70미터에 50센티미터에 수를 놓다니대단하다는 생각밖에 안 드는구나.

앞서 이야기를 잠깐 했던 십자군의 이야기를 좀더 할게. 너희들이 기억할 지 모르겠지만, 시오노 나나미의 <십자군 이야기>를 읽고 이야기해 준 적이 있긴 해사실, 아빠도 내용을 잘 기억하지 못하고 있으니. 그 때 쓴 독서 편지를 다시 한번 읽어봐야겠구나. 십자군 전쟁은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이슬람 세력에게 빼앗긴 성지 예루살렘을 되찾고자 시작되었단다. 여러 차례 십자군이 이동하다 보니 그들이 가는 경로로 도시가 발전했단다. 그리고 그들은 알게 모르게 동방 문화를 접하게 되었어. 이런 것들이 접목되면서 십자군 경로로 해서 대성당들이 지어졌다고 하는구나. 피사의 사탑으로 유명한 피사 대성당도 이때 만들어졌고, 내부가 화려한 모자이크화가 있는 산 마르코 대성당도 이때 만들어졌다고 하는구나. 이 시절은 성당과 미술이 혼연일체가 될 수밖에 없는 시대인 것 같구나.

….


3.

중세 성당의 특징이라고 하면 고딕 양식을 띠었다는 것인데, 그 웅장함과 화려함이 사진으로 봐도 느껴지더구나. 그 고딕 양식으로 성당으로 지은 이유는 천국처럼 만들기 위함이라고 하는구나.

=======================

(247-248)

그래서 중세인들은 교회를 천상의 공간처럼 건축하기에 이릅니다. 지상에서 신의 존재감을 느낄 수 있는 곳을 천국과 좀 더 가까운 공간으로 만드는 데 성공하죠. 그곳이 바로 고딕 성당입니다. 고딕은 건축적으로 보는 이를 압도하는 신비로운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중세인들은 그 힘을 이용하여 천상의 세계로 한 걸음 다가가려고 했죠. 직접 고딕 성당의 내부로 들어가보면 이 점을 확실히 느낄 수 있습니다.

=======================

그런데, 고딕 양식이 뭐지? 우리에게 익숙한 고딕은 고딕체라고 하는 글씨체가 아닌가 싶구나. 그래서 고딕 양식이라고 하면 고딕체처럼 굵고 직선이 강조된 것을 생각했는데, 고딕 양식의 사진들을 보니 그런 것만 아닌 것 같구나. 색색의 유리 조각으로 된 창으로 인해 빛이 이 창을 통해 들어오면 실내는 화려함이 뽐을 낸단다. 그런 고딕 성당의 대표적인 성당으로 생드니 대성당이 있다고 하는구나. 높은 천장, 화려한 유리 조각, 웅장한 울림을 나오게 만든 구조이 성당 이후 노트르담 대성당, 생트 사펠 등이 고딕 양식으로 지어진다고 하는구나.

=======================

(280)

사실 고딕이라는 표현은 후대 이탈리아 사람들이 만든 말입니다. 원래 중세에는 다른 이름으로 불렸죠. 쉬제르 자신은 라틴어로 오푸스 모데르눔이라고 일컬었는데, 스스로도 이 건축법이 새롭다고 생각했는지 현대적 양식이라고 불렀던 겁니다. 그리고 프랑스 밖에서는 이 양식을 오푸스 프란키제눔’, 프렌치 스타일이라고 불렀어요. 프랑스풍이라는 이야기인데 지금이야 메이드 인 프랑스하면 패션이나 음식 같은 것을 떠올리지만 이때는 고딕 성당을 떠올린 셈입니다.

=======================

(281)

사실 고딕이라는 용어는 고트족의 양식을 뜻합니다. 별로 좋은 뜻은 아니죠. 고트족은 로마를 멸망시킨 야만족의 상징이었기 때문에 고딕은 야만적이라는 단어와 동의어로 볼 수 있거든요. 중세 건축을 지칭하는 말로 고딕이라는 용어를 처음 사용한 사람은 바자리라는 16세기 이탈리아의 비평가로 알려져 있습니다. 르네상스 이후 시기 이탈리아 사람의 눈에는 알프스 산맥 너무 유럽에서 유행했던 중세 성당이 야만적으로 느껴졌던 거죠.

=======================

고딕 성당이 발달하면서 경쟁이 붙었단다. 고딕 성당이 천국을 재현한 것이라고 했잖아. 그렇다 보니 더 천국에 가깝게 만들기 위해 점점 높아지고 점점 화려해졌다고 하는구나. 그런 고딕 성당을 만들기 위해, 몇 가지 특징이 있었대. 뾰족한 아치를 이용하여 내부를 높고 넓게 보이도록 하였고, 공중 부벽이라고 하는 플라잉 버트레스라는 것도 있었대. 그것은 성당 외부에 덧댄 벽인데, 공중에 둥 떠 있는 모양이라고 했어. 이것을 만든 이유는 고딕 성당의 크고 높은 벽을 지탱하기 위함이라고 했어. 그리고 천장을 튼튼하게 만들기 위해 갈비뼈 구조인 늑골 공륭 구조의 천장이 있었대.

..

고딕 성당의 특징 중에 하나가 화려한 유리 조각으로 된 창이라고 했는데, 이것을 스테인글라스라고 부르는데, 고딕 양식 특성당 길고 커다란 창을 많이 낼 수 있었어. 그 창을 어디에 쓰면 좋을까 고민하던 이들은, 색유리 조각으로 그림을 그리고 그 그림으로 이야기를 이어가면 좋겠다고 생각한 거지. 그리고 그 이야기는 성당과 어울리는 성경 이야기였어. 많은 창의 그림들은 성경 이야기가 그려져 있었단다. 성경을 보기 어려운 당대 사람들이 성당에만 오면 그림, 그것도 화려한 칼라로 된 그림 성경을 볼 수 있었던 거야.

이때 유행한 고딕 양식의 건축물은 그 이후에도 오랫동안 인기를 끌었고, 오늘날까지 이어졌단다. 너희들이 좋아하는 해리 포터 시리즈의 촬영 장소 중에 하나였던 영국 옥스퍼드 대학도 대표적인 고딕 양식이라고 하는구나. 그렇게 만들어진 고딕 성당의 안과 겉을 꾸미는 데 있어 많은 조각 작품들이 함께 했단다. 성당에 만들어진 조각이다 보니, 성경 속의 인물들로 꾸몄는데, 이때의 조각 양식도 고딕 조각이라고 불렀어.

중세 시대 조각은 이런 성당의 장식으로 발전했단다. 이런 것들이 다음 시대에 이러지는 르네상스 시대의 밑거름이지 않았을까 싶구나. 이 정도로 짧게 <난생 처음 한번 공부하는 미술 이야기> 4권의 이야기를 마치련다.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난생 처음 한번 공부하는 미술 이야기> 4권은 성당으로 시작해서 성당으로 끝난 것 싶구나.

코로나 시대가 끝이 나면 유럽 여행을 한번 가자고 약속했는데, 실제 그런 날이 오게 되면 이 책에 나온 성당을 다 가보지는 못하겠지만, 한 두 개는 꼭 가보자꾸나. 고딕 양식을 직접 눈으로 보자꾸나 그런 날이 빨리 오길코로나여, 이게 그만 사라질 때도 되지 않았냐. 제발.


PS:

책의 첫 문장 : 이번 강의에서 우리는 흔히 유럽이라고 하면 떠올리는 모습이 서서히 만들어지는 시기로 여행하게 될 겁니다.

책의 끝 문장 : 이 새로운 시대에 어떤 놀라운 미술이 우리를 맞아줄지, 소개하는 저로서도 벌써부터 기대가 됩니다.


천 년 전으로 시간을 되돌리면 전혀 그렇지 않았습니다. 당시의 문명 세계는 유럽이 아니라 콘스탄티노플을 수도로 삼았던 비잔티움 제국이었습니다. 1000년경 콘스탄티노플의 인구는 50만 명에 육박했던 반면 유럽 내에는 인구가 만 명이 넘는 도시조차 없었거든요. 도시 규모가 문명 발달의 절대적인 기준은 아니지만 그 규모를 통해 사회 조직의 체계나 운영 능력을 엿볼 수는 있죠. 아무튼 도시 규모를 기준으로 하면 이 시기 유럽과 비잔티움 제국은 비교 자체가 불가능한 수준이었습니다. - P16

어쨌든 영국이 다채로운 고딕 천장을 만들 수 있었던 것은 중세 초기에 상당한 건축적 역량을 축적해두었던 덕분입니다. 앞서 살펴보았듯 정복왕 윌리엄에 의해 노르만 왕조가 세워지면서 영국에서 수많은 교회가 지어지고 엄청난 건축 붐이 일어났습니다. 영국 곳곳에 크고 웅장한 노르만 양식의 로마네스크 교회들이 들어섰던 모습을 기억할 겁니다. 당시 프랑스 노르망디에서 최첨단 건축을 이끌던 노르만왕조가 11세기 후반부터 영국에서도 새로운 건축을 시도하면서 유럽 건축사에서 선진적인 역할을 하게 되었고, 이 과정에서 잘 훈련받은 영국의 건축 장인들이 점차 대범한 시도를 했죠. - P308

초고층 건물을 지으면 경제가 안 좋아진다는 징크스를 말합니다. 뉴욕의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이 지어지면서 대공황이 시작되었기 때문에 생겨난 말인데 최근에는 아랍 에미리트 공화국이 부르즈 칼리파라는 엄청난 초고층 건물을 짓다가 국가 부도를 맞기도 했습니다. 그래서인지 ‘초고층 건물의 저주’가 계속된다고 믿는 사람이 많아요. - P398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