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킬레우스의 노래
매들린 밀러 지음, 이은선 옮김 / 이봄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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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그 유명한 트로이 전쟁. 트로이 전쟁을 이야기한 책들과 영화를 봐서 줄거리는 알고 있는데, 그 이야기를 또 읽은 이유가 있단다. 먼저 지은이 매들린 밀러의 최근작 <키르케>를 알게 되었단다. 사람들의 평이 좋은 것도 있지만, 그보다 책 디자인이 예뻐서 눈에 띄었어. 외모를 중시하면 안 되는데, 아빠는 겉표지가 예쁜 책들에게 약하단다. 그렇게 읽는 책들도 여럿 있고 말이야. ㅎㅎ <키르케>도 그렇게 관심을 갖게 되었는데, <키르케>라는 책과 짝을 이루는 책이 하나 있으니, 그보다 먼저 출간된 <아킬레우스의 노래>라는 책이란다. 출간 시기도 먼저이고, 책의 내용도 <아킬레우스의 노래>가 먼저이기 때문에, 이 책을 먼저 읽게 된 것이란다.

그 유명한 트로이 전쟁. 수많은 작가들이 트로이 전쟁에 대해 이야기를 했는데, 또 하나의 이야기나 나왔다고 관심을 가질 필요 있겠냐? 이런 생각을 할 수 있지만, 이 소설은 또 다른 시각으로 트로이 전쟁을 풀어내는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단다. 아킬레우스의 친구였던 파트로클로스. 그 파트로클로스가 죽은 다음 분노에 찬 슬픔으로 복수를 하게 된 아킬레우스. 그 둘 간의 관계는 어떤 관계였길래, 냉정하던 아킬레우스를 그렇게 만들었는지트로이 전쟁의 분수령이었던 그 사건에 숨겨진 이야기를 파트로클로스의 목소리로 들어보는 것이 바로 이 소설이란다. , 그럼 그의 이야기를 한번 들어보자꾸나.


1.

파트로클로스의 아버지는 메노이티오스라는 사람으로 작은 나라의 왕이었어. 엄한 아버지였어. 파트로클로스가 아홉 살밖에 안되었는데, 헬레네의 남편 선발 대회에 아버지의 강요에 의해 참가했단다. 당연히 선발될 수 있겠나. 헬레네의 남편은 스파르타의 왕 메넬리우스가 되었단다. 다시 자신의 나라로 돌아온 파트로클로스. 친구와 시비가 붙어 싸우다가 밀쳤던데, 실수로 그 친구가 죽고 말았어. 이 일로 그는 추방당해야 했어. 파트로클로스의 나이 고작 12살이었단다. 그는 펠레우스 왕이 다스리고 있는 프티아라는 나라로 갔어. 펠레우스 왕의 아들이 아킬레우스였단다. 파트로클로스는 그곳에서 아킬레우스와 친한 친구가 되었단다. 아버지가 친구들을 사귀라고 그렇게 이야기했는데, 말을 안 듣던 아킬레우스가, 파트로클로스와는 곧바로 친한 친구가 되었단다. 이후 아킬레우스와 파트로클로스는 같은 방에서 자는 등 아주 친한 사이가 되었고, 뭘 해도 함께 했단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그들 사이의 관계가 그냥 우정이 아니라, 사랑의 감정이 생겨는 것 같았어. 파트로클로스는 자신도 모르게 감정에 이끌려 아킬레우스에게 키스를 했는데, 아킬레우스도 그냥 받아주었어.  그런데 그들의 이런 관계를 알아챈 이가 있으니, 아킬레우스의 엄마 테티스야. 너희들도 잘 알겠지만, 테티스는 바다의 신이잖아. 아킬레우스가 태어날 때 그를 불멸의 존재를 만들기 위해서 저승에 흐르는 스틱스 강에 담겼다 꺼냈다는 일화. 그런데 뒷발꿈치를 손으로 잡고 넣었다 빼서 그곳에는 불멸의 존재가 되지 않았다는 이야기. 너무 유명해서 아빠가 또 할 필요는 없지만아무튼, 테티스는 아킬레우스와 파트로클로스를 떨어뜨리려고, 아킬레우스를 켄타우로스인 케이론에게 보냈단다.

이런 사정을 모르는 파트로클로스는 아킬레우스가 떠난 뒤 무작정 그를 찾아 길을 떠났고, 아킬레우스도 그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단다. 그들은 함께 케이론에게 가서 이런 저런 다양한 것을 배웠단다. 의술, 무술, 음악 등 다양한 분야를 배웠어. 나중에 테티스가 케이론을 찾아와 화를 냈지만, 케이론이 잘 설득을 시켰단다. 그곳에서 2~3년을 보내면서, 그들은 서로에게 더 깊은 사랑에 빠지게 되었단다. 그러다가 아버지 펠레우스 왕으로부터 호출이 왔단다. 돌아오라고….


2.

그들이 케이론과 함께 있는 동안, 이쪽 세상에서는 난리가 났구나. 트로이아의 왕자 파리스가 메넬레우스의 아내 헬레네를 데리고 트로이아로 갔어. 너희들도 이 이야기를 잘 알고 있잖아. 이 일로 메넬레우스의 형이자 미케네의 왕 아가멤논은 트리이아에 전쟁을 선포했잖아. 당시 아가멤논의 파워가 세다 보니 주변의 여러 왕들도 자의 반 타의 반 전쟁에 참가를 해야 했단다. 그리고 메넬레우스와 헬레네가 결혼했을 당시 맹세가 하나 있었어. 메넬레우스와 함께 헬레네에게 구혼했던 이들은 모두 메넬레우스의 도움을 청할 때 도와주어야 한다고앞서 이야기했지만, 파트로클로스도 그때 구혼자에 포함되어 있었잖아. 그리고 펠레우스 왕도 참전 요구를 거절할 수 없었기 때문에 아킬레우스를 소환했던 것이란다.

그런데, 아킬레우스가 사라졌단다. 테티스가 전쟁 못 나가게 빼돌린 것이야. 그 전쟁에 나가면 아킬레우스가 못 돌아온다는 예언이 있었기 때문이야. 아킬레우스가 어디로 갔는지는 파트로클로스도 몰랐단다. 아킬레우스가 사라진 지 한 달이 지나고, 펠레우스 왕은 파트로클로스에게 아킬레우스를 찾아오라고 지시했고, 파트로클로스는 어찌 어찌하여 스키로스라는 곳에서 여장을 하고 숨어 있는 아킬레우스를 찾았단다. 테티스가 강요해서 그곳에서 여장을 하고 있었고, 그곳 공주 데이다메아와 결혼까지 해서 데이아메아는 임신까지 한 상태였단다. 하지만 아킬레우스는 그녀에게 마음도 없고, 오직 파트로클로스만 사랑하고 있었지.

그들이 그곳에 머물고 있을 때, 이타케의 왕자 오디세우스가 스키로스에 왔어. 오디세우스는 아킬레우스를 찾으러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고 있었거든. 설득의 왕 오디세우스는 아킬레우스에게 참전 의무에 대해 이야기를 했어. 테티스가 방해했지만 결국 참전하기로 결정했단다. 아킬레우스에 대한 예언을 정확히 이야기해주면 이랬단다. 첫번째, 아킬레우스는 트로이아에서 못 돌아온다. 두번째, 헥토르가 아킬레우스보다 먼저 죽는다. , 그러면 이 예언이 틀리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 거야. 헥토르가 안 죽으면 되는 거지그들의 세상에서 전사 중에 최고는 아킬레우스이고, 헥토르가 2인자로 알려져 있단다. 그리니까 아킬레우스 자신이 헥토르를 죽이지 않으면, 헥토르를 죽일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생각했어. 그러면 아킬레우스가 죽을 일도 없고 말이야. 그런 생각을 가지고 아킬레우스는 그 전쟁에 참가하기로 했단다. 파트로클로스도 함께 참가하기로 했어.


3.

아가멤논을 총사령관으로 한 여러 나라의 왕들이 모두 모였단다. 아킬레우스는 아가멤논을 안 좋아했고, 아가멤논도 많은 사람들에게 인기가 좋은 아킬레우스를 안 좋아했단다. 자신의 말보다 아킬레우스의 말이 더 잘 먹혔으니까트로이아를 진군해야 하는데, 계속 날씨가 궂어서 출발을 하지 못하고 있었어. 이건 트로이아 편에 있는 신들의 짓이었어. 아가멤논은 자신의 딸을 신들에게 제물로 바쳤어. 대단한 사람이네. 빼앗긴 동생의 아내를 찾으러 가는 전쟁에 자신의 딸을 제물로 바치다니그러니, 이 전쟁의 목적이 동생의 아내를 찾는 게 아니라 그것은 핑계이고, 트로이아를 빼앗으려는 그의 욕심을 채우기 위한 전쟁이었던 거야.

한편, 아가멤논이 제물로 바쳐 죽을 때, 옆에 있었던 아킬레우스는 그 죽음을 막을 수 있었는데, 못했다면서 죄책감에 빠졌단다. 아킬레우스가 전쟁에서 사람들을 많이 죽이게 되지만, 그에게는 늘 이런 인간전인 감정이 남아 있었단다. 아가멤논이 바친 제물로 날씨도 개이고, 드디어 전쟁이 시작되었단다. 그리스 연합군과 트로이아 군의 전쟁아킬레우스는 전투에서 승리를 하고 공을 세워서, 트로이아의 여자 노예를 얻을 수 있었는데, 다른 이들과 달리 여자 노예들을 데리고 와서 보살펴 주었단다. 파트로클로스도 함께 끌려온 노예들을 보살펴 주었어. 가장 먼저 끌려온 브리세이스는 가족처럼 친하게 지냈단다. 파트로클로스는 전투 능력이 뛰어나지 못해서, 전투에는 참가하지 못했어. 자신도 도움이 될 일을 하고 싶었는데, 예전에 케이론으로부터 배운 의술이 도움이 될 수 있었어. 부상병들을 치료하는 일을 하기 시작했단다.

금방 끝날 줄 알았던 전쟁은 해가 지나도 끝나지 않았어.. 4년이 지날 즈음에는 집으로 가겠다고 반란을 일으키는 일도 있었어. 그래도 10년이나 걸릴 줄은 아무도 몰랐지. 그렇게 오랫동안 전쟁을 하면서, 아가멤논과 아킬레우스이 쌓여 있던 악감정이 드디어 폭발했단다. 아가멤논이 브리세이스를 강제로 데리고 간 것이었어. 그 일로 아킬레우스는 전투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어. 아킬레우스가 빠진 그리스 군은 사기가 떨어져서 계속 밀리는 형상이었어. 아가멤논이 미안하다고 한마디만 하거나, 아킬레우스가 마음을 바꾸어 전투에 참여하면 되었지만, 둘 다 자존심을 거둬들이지 않았단다. 군인들이 점점 아킬레우스를 탓하기 시작했어.

파트로클로스도 마음이 불편하여, 아킬레우스에게 제안했어. 자신이 아킬레우스인 척 전투에 참가하겠다고... 실제 싸움은 안 하고, 뒤에 있겠다고 했어. 아킬레우스의 존재만으로도 그리스군의 사기가 올라가니까 말이야. 싸움에 참가하지 않는 약속을 하고 아킬레우스가 그의 복장과 투구를 빌려주었단다. 그런데 파트로클로스는 직접 전투에 참여해보니 가만히 뒷짐만 질 수 없는 상황이었던 것 같아. 그리고 적군을 스스로 죽이고 보니, 자신이 전투에 능력이 있다고 생각이 들었고, 쾌감 같은 것도 느꼈어. 그래서 전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되었고, 결국 헥토르에게 죽음을 당하고 말았단다. 이런….


4.

그 이후의 이야기 또한 유명해서 너희들도 잘 알겠지. 이 소설은 파트로클로스의 일인칭 시점으로 이야기하고 있었는데, 죽은 다음에는 어떻게 하려나? 궁금했는데, 예상대로 파트로클로스의 영혼이 이야기하기 시작했어.

아킬레우스는 파트로클로스의 죽음에 분노하고 전쟁 시작하기 전 다짐했던 약속을 깼단다. 헥토를 죽이는 것 말이야. 자신의 연인이자 친구인 파트로클로스를 죽였으니 보이는 것이 없었단다. 결국 싸움의 2인자 헥토르는 싸움의 1인자 아킬레우스에게 죽고 말았단다. 헥토르의 아버지이자 트로이아의 왕 프리아모스가 시신을 찾으러 죽음을 무릅쓰고 아킬레우스를 찾아오고, 아킬레우스는 인간적으로 헥토르의 아버지를 대했고, 시신을 돌려주었어. 그리고 이후 전투에서 아킬레우스는 예언을 벗어나지 못하고, 그만 죽고 말았단다.

그리고 이 길고 긴 전쟁은 오디세우스가 짝 목마 작전으로 그리스군의 승리로 끝이 나게 된단다. 그 마지막 전투에 아킬레우스의 아들이 참가했다는구나. 어떤 아들이냐고? 스키로스에 숨어 있다가 그곳 공주 데이다메아와 강제로 결혼하고 데이다메아가 임신했었다고 했잖아. 그 아이가 태어나서 커서 그곳에 온 거야. 이름은 네오프톨레모스. 피로스라고도 불렀단다. 12살 밖에 안된 소년이었는데, 그 잔인함은 엄청났다고 하는구나. 프리아모스의 왕을 잔인하게 죽은 것도 그였고, 헥토르의 갓난 아들을 성벽에서 떨어뜨려 죽인 것도 그였다고 하는구나. 헥토로의 아내 안드로마케도 자신이 가지겠다고 했어. 이 전쟁의 최고 수훈은 자신의 아버지이니까,  그 아버지의 공을 자신이 받아야 한다면서 말이야. 아킬레우스에게 이런 망나니 아들이 있었다니

그렇게 길고 긴 트로이 전쟁은 끝이 났단다. 아킬레우스에게 파트로클로스는 단순한 친구가 아닌 평생 사랑을 했던 연인이었던 것이었어. 자신의 목숨보다 더 사랑했던 연인.. 하기야 그 정도는 되어야 그의 행동이 설명이 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더구나.

키르케 이야기도 곧 해줄게.


PS:

책의 첫 문장 : 나의 어버지는 왕이었고 왕의 자손이었다.

책의 끝 문장 : 태양 밖으로 금 항아리 백 개가 쏟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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