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평론 통권 170호 - 2020년 1월~2월
녹색평론 편집부 지음 / 녹색평론사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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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2020 녹색평론

2020년 첫 번째 녹색평론을 읽었단다. 유난히 따뜻했던 겨울. 제대로 된 눈 한 번 보지 못하고 지나갈 뻔한 겨울. 간신히 얼마 전 내린 눈으로 눈을 보긴 했지만, 우리의 겨울이 어쩌다 이렇게 변한 것인지 모르겠구나. 이제 기후위기는 더 이상 돌이킬 수 없는 것이 되었고, 변화된 기후위기에 어떻게 잘 적응할 수 있는지가 문제가 되겠구나. 녹색평론에서 오랫동안 문제제기를 했지만, 격월마다 발행되는 비주류 잡지의 목소리는 너무 작았나 보구나.

올 겨울 이상 기온의 모습은 우리나라의 모습뿐만 아니라, 전 지구촌 널리 퍼져 있는 뉴스이고, 몇 십 년 만에 최고기온을 기록했다는 뉴스는 더 이상 놀랍지도 않구나. 자본주의사회라는 것이 경제적으로는 평균적으로 풍족하게 만들었는지 모르겠지만, 경쟁심을 부추겨 정신적으로 피폐하게 만들었고, 지구 환경은 돌이킬 수 없게 만들어 인류멸종을 앞당겼으며, 인간 사회의 시스템은 불균형과 불평등한 사회로 만들었구나.

최근 전세계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결국 비영어권 영화로는 처음으로 아카데미 작품상까지 수상하였단다. 우리나라 국민으로 자랑스러운 일이지만, 그런 영화에 전세계의 사람들이 공감한다는 것이 슬픈 현실이구나. 자본주의 속에서는 빈부격차로 날이 가면 갈수록 심해지고, 커다란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데, 이 또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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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물론 인간사회에서 경제적 불평등이 문제가 아니었던 때는 거의 없다고 할 수 있지만, 지금은 그 정도가 너무도 지나친 데다가, 놀랄 만큼 빠른 속도로 심화되고 있다. 말할 것도 없이, 이는 한국만의 현상이 아니다. 아니, 세계적 차원으로 눈을 돌리면, 부의 격차는 경악할 만한 수준까지 이르렀음을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지금은 세계의 최상위 부자 1%가 세계 전체 부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시대가 되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10%가 그만큼의 부를 차지하고 있다고 알려졌지만, 눈 깜박할 사이에 이 수준까지 된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요즘은 언론 지면에서도 우리는 부유층이라는 말 대신에 초부유층(super-rich)이라는 말에 자주 접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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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이라는 영화의 성공으로 세계 각국의 지도층들이 빈부격차의 심각성을 깨닫고, 이 문제점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한 고민들을 했으면 좋겠는데, 트럼프님은 뻘소리를 하고 있더구나..


1.

이번 호의 책제목은 인공지능에 대한 근본 질문들이란다.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인공지능이라고 하면, 몇 년이 지났지만, 이세돌과 알파고의 바둑경기를 떠올릴 거야. 당시 이세돌이 한 경기를 이겼지만, 그 이후 인공지능은 더욱 발전하고 진화해서, 이제 사람이 인공지능과 바둑을 두어 이길 수 없다고 했어. 작년에 이세돌이 은퇴를 하면서 인공지능과 또 바둑을 두었는데, 이번에는 접바둑으로 두 점을 깔고 두었다고 했어. 그래야 비등비등한 실력이 된다고 말이야. 비단 바둑뿐만 아니라 우리 일상생활에 이제 인공지능을 우리 생활에 깊숙이 들어와 있단다. 인공지능이 소설을 쓸 정도라고 하니 말이야.

그리고 최근 전세계를 공포로 몰아넣고 있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에 대한 대처도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를 이용했다고 했어. 이런 인공지능에 대한 밝은 면과 어두운 면에 대한 이야기를 몇 꼭지를 이번 호에 실었단다. 인공지능의 시대가 오면 직업은 사라지는가? 그러면 인간은 무엇을 하면서 사는가? 미래를 예측하기는 쉽지 않지만, 인간과 인공지능이 공존하지 않을까 싶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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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미래에 일자리 없는 세계는 오는 것일까? 사실 일자리 없는 세계는 저 멀리서 다가오는 것이 아니다. 그보다는 우리가 그런 세계로 한 걸음씩 들어가려 하고 있을 뿐이다. 인공지능과 로봇이 일자리 없는 세계를 가져오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가 이런 세계를 만들려 하고 있을 뿐이다. 누군가가 인공지능을 개발하고 누군가가 인공지능에 돈을 대고 있고 또 누군가가 이 미래를 정해진 미래처럼 말하고 있을 뿐이다. 인공지능이 일자리 없는 세계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이 기술로 이익을 얻으려는 이들이 그런 세계를 만들려 노력하며 이것이 필연적인 것처럼 말하고 있다. 인공지능은 데이터 없이도 경험과 상식으로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인간을 여전히 필요로 하며, 로봇은 환경을 통제하는 인간의 노력이 있어야 비로소 능력을 발휘한다. 이런 현실을 두고서도 마치 기술적 대량 실업이 예정된 미래인 것처럼 말하는 이들에게 우리는 저항해야 한다. 인공지능의 개발을 누가 주도하고 있는지, 인간의 쓸모없음이라는 내러티브를 누가 생산하고 있는지, 그것이 어떤 정치적인 효과를 가져오는 예의주시해야 한다. 무엇보다 인간 없는 세상에 인공지능도 없다는 점을 명백히 할 필요가 있다. 우리 모두가 원하지 않는다면 인간 없는 미래, 인간이 더는 필요 없어진 세계는 오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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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그렇게 인간과 인공지능이 공존을 하려면, 일단 일간이 생존해야 할 텐데, 앞서 말한 것처럼 지구 생명체 전체를 위협하고 있는 기후위기에서 과연 살아남을 수 있을지 모르겠구나. 그래야 공존을 하든 지배를 하든 지배를 받든 하지

이건 딴 이야기인데, 인공지능 관련 이야기하면서 어떤 분이 유발 하라리를 과학의 외피를 두른 예언자라고 비판하는 것이 있었는데, 몇몇을 두고 침소봉대하는 것은 아닌가 싶더구나. 그런 시각들이 늘 있어서 새롭지도 않고 놀랍지도 않았지만 말이야.


2.

일본 도쿄 올림픽이 이제 다섯 달도 남지 않았다고 하는구나. 환경학자를 비롯하여 여러 사람들이 방사능 때문에 도쿄올림픽을 보이콧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있단다. 아빠는 도쿄에서 올림픽을 열더라도 방사능이 그나마 적은 곳에서 경기를 열 것이라고 생각했어. 아빠가 순진했던 거냐? 일본은 후쿠시마가 안전하다면서, 그곳에서 몇몇 경기를 치를 뿐만 아니라, 그곳에서 나는 농산물로 올림픽 선수촌에 음식을 제공한다고 하는구나. 아니 이런 뻔뻔한 사람들을 봤나. 아빠의 지인들 중에 도쿄 올림픽에 참가하거나 구경을 가는 사람이 있다면 가지 말라고 막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단다. 이런 사실들을 알면 사람들이 올림픽에 참가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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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8)

축구 훈련 시설은 물론, 남자 야구와 여자 소프트볼, 성화 릴레이 등, 올림픽 행사의 상당 부분은 일본정부가 원자력 비상사태를 선언한 지역에서 행해진다. 이것은, 선수들과 일반인들에 대해서, 일본 이외의 세계의 모든 다른 경기시설에 존재하는 피폭 기준보다 20배나 높은 수준의 방사선 피폭이 합법화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미국과학아카데미가 밝힌 대로 방사선에 있어서는 역치(유해한 영향을 미치기 시작하는 기준치)가 따로 없다는 사실에 입각하여 위험성을 평가한다면, 올림픽에 참가는 선수들이 방사선 관련 질환에 걸릴 위험도 20배나 더 증가할 것이라는 뜻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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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끝나지 않고, 언제 끝날지도 모를 후쿠시마 방사능 사태. 하지만 일본 정부는 이미 다 끝났고, 안전하다고 선언을 하고, 후쿠시마에 살던 사람들에게 다시 후쿠시마로 돌아가라고 했다는구나. 그것도 강제로 말이야. 그들이 들어와서 살아야, 세계 사람들에도 안전하다고 큰 소리로 이야기할 수 있으니 말이야. 일본 정부가 너무 무리수를 두는 것이 아닌가 싶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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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3)

결론은 이렇다. 일본정부는 올림픽에 막대한 자금을 사용하면서도 제염 비용을 감축하기 위해서 16만 명의 후쿠시마 피난민들을 마치 실험동물처럼 취급하고 있다. 피난민을 재차 오염된 지역에 귀환하도록 강제하고, “아무 문제도 없다고 세계인들더러 믿으라고 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진지한 과학자들이 이 피난민들에 대한 방사선 영향을 정확히 조사하는 일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올림픽에 투입되고 있는 수십억 달러라는 막대한 자금은 후쿠시마 제1원전 재해 때문에 주거지에서 쫓겨난 사람들을 지원하는 데 사용하는 것이 훨씬 나을 것이다. 이들이 지금 귀환을 강제당하고 있는 오염지역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집과 일자리와 새로운 공동체를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할 것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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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앞으로 남은 다섯 달. 방사능 수치가 급격하게 줄어들 일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올림픽은 정상적으로 열리겠지. 어떻게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그런데, 최근에 일본의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방역체계가 뚫리면서, 우리나라도 걱정이지만, 일본도 많은 사람들이 감염되었단다. 방사능이 아닌 코로나19때문에 올림픽이 취소될지도 모른다는 소리가 흘러나오고 있어. 세계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축제의 장에 방사능 수치를 속이면서 올림픽을 개최하려는 나쁜 마음에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침투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단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많은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조용히 지나가되, 방사능 올림픽을 막아주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단다. 물론 4년동안 피땀 흘리면서 꿈을 키워온 선수들을 생각하면 안타깝지만, 그보다 보이지 않는 방사능의 악마가 몸 속으로 들어오는 것보다는 낫지 않을까?

아빠가 이 편지를 며칠 전에 쓴 것인데, 그 며칠 사이에 코로나19가 우리나라를 집어삼켜 먹을 지경이 되었구나. 충분히 호미로 막을 수 있을 것 같았는데, 이젠 갈래로도 막을 수 없을 지경이 된 것 같아 안타깝구나. 정부와 모든 국민들이 온 힘을 다 모아야 할 시점에, 독단적인 행동을 하는 이들이 있다는 것이 열 받더구나. 부디 최소의 피해로 이 시간이 빨리 지나갔으면 좋겠구나. 우리도 늘 손 깨끗이 씻고 조심하자꾸나.


PS:

책의 첫 문장 :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지금은 전례 없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책의 끝 문장 : 심장이 뛰는 사람이 많아진다면, 힘든 일이 될 지라도, 배를 돌릴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잘 알고 있듯이, 우리가 사는 지구에는 화석연료와 광물자원이 무한히 존재하는 게 아니다. 그런데도 지금 우리는 어마어마한 양의 석유와 석탄 등 화석연료를 매일같이 대량으로 소모하지 않고는 단 하루도 지탱하지 못하는 경제시스템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그러면서도 우리는 이러한 경제시스템을 그만둘 생각을 전혀 하지 않고, 어떻게 해서든 연장하고 확대하려고 온갖 시도를 다 하고 있다. 애초에 말도 안되게 불합리한 틀을 만들어 놓고, 그것을 진보니 발전이니 번영이니 하는 말로 떠받들어오다가 마침내 지금과 같은 파국 직전에 내몰렸음에도, 여전히 미망을 떨쳐버리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 P6

석유가 현대 경제의 핵심 요소라는 점을 고려할 때, 왜 세계경제가 1980년대 이후 신자유주의 논리의 지배를 받기 시작하는지, 우리는 이 석유의 EROEI 하강 현상에 근거하여 추리해볼 수 있다. 즉, 그 이전까지 꽤 잘나가던 세계자본주의 경제의 성장이 1980년대를 기점으로 둔화하기 시작한 것은 결국 석유의 EROEI 하강 현상 때문이라고 할 수 있고, 이 현상을 타개하기 위한 책략으로 도입된 것이 바로 신유주의 논리였다고 설명할 수 있기 때문이다. - P11

중국의 지금과 같은 발흥은 유례가 없는 것이다. 1990년에서 2017년 사이에, GDP는 903%나 성장했다. 세계의 최대 은행 4개는 이미 중국의 것이 되었다. 경제분석가 매케스가 말하듯이, "갑자기, 모든 글로벌한 사태는 중국과 관련된 이야기가 돼버렸다. 발칸반도의 커져가는 불안정한 상황이건, 짐바브웨의 쿠데타이건, 혹은 오스트레일리아의 국내정치이건, 모든 게 중국과 관련되고 있다." 이는 획기적인 변화이다. 그리고 이 현상은 저 ‘세계의 작은 고립된 부분’의 사람들로서는 쉽게 받아들일 수 없는 현상이기도 하다. - P145

이 올림픽은 역사상 최대, 최후의 눈가리개이다. 이런 눈가리개는 과감히 벗어던져야 한다. 우리는 주어진 자신의 본래의 신체로, 스스로의 인생을 살고 싶다. 아이들이 원기 있게 웃는 얼굴로 뛰어노는 내일을 되찾기 위해서 우리 어른들은 온갖 장애물을 넘어서 서로 손을 잡고 힘을 합쳐야 한다. 난 이 올림픽을 용납할 수 없다. - P1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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