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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평론 통권 168호 - 2019년 9월~10월
녹색평론 편집부 지음 / 녹색평론사 / 2019년 9월
평점 :

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녹색평론 168호를 읽었단다. 이번 호의 부제는
“한일 갈등, 출구는 무엇인가”란다. 그리고 앞면에는 이름 모를 식물이 하나 그려져 있었단다. 한일 갈등과 이 식물이 무슨 연관성이 있나? 라는 생각과 함께 책을
펼쳤단다. 앞면의 나온 식물은 한일 갈등과 관련 없는 꼭지에서 소개된 식물이었단다. 하기야 각 호의 부제와 관련 있는 사진을 표지로 잡은 적이 얼마나 있었다고…
아무튼 그 식물은 ‘대마초’로 유명한 대마라는
식물이란다.
우리나라에서는 불법이라 대마초를 키우면 경찰에 잡혀가고 대마초라는 것이 중독성이 강한 것이라는 인식에 이미지가 좋지 않단다. 대마초라고 하면 마약을 떠올리는 사람도 많을 거야. 그런데, 이런 대마의 사진을 녹색평론의 앞면에? 라고 의아해 하는 이라면
녹색평론을 많이 읽지 않을 사람일 거야. 몇 차례 대마의 의약적 활용 등 좋은 점을 소개했던 기억이
있단다. 이번 호에서는 대마를 그런 의약적 장점이 아닌, 무려
지구를 구하는 식물로 소개하고 있더구나.
대마에는 중독성이 없는 대마가 있다고 하는데, 그 대마의 쓰임새가 어마무시하다고 하는구나. 지구는 이산화탄소를 비롯하여 공기 중 탄소량이 급증한 상태라서,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의 주범으로 손꼽히고 있는데, 이 대마는 그 어떤 식물보다 이산화탄소를 많이 흡수한다고 하는구나. 키우기 어렵냐? 그렇지도 않대. 아주
적은 양의 물만 있으면 잘 자란대.. 비료도 필요없대. 그
뿐만 아니라, 플라스틱으로도 만들 수 있는데, 대마로 만든
플라스틱이라면, 현재 플라스틱 공해의 아주 좋은 대안이 될 수도 있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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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
대마 생산물은 생물다양성을 증진시킬 수 있고, 오늘날 1분에 트럭 1대분의 쓰레기가 되어 바다에 버려지고 있는 석유화학물질, 즉 플라스틱을 대체함으로써 환경오염을 막을 수 있다. 매년 100만 마리의 바닷새들이 플라스틱을 먹어서 죽고 있으며, 바닷새들 90%의 내장에 플라스틱이 들어 있다. 커다란 플라스틱 조각들과 햇빛과
파도에 의해 잘게 부서진 미세플라스택과 목욕세제와 세안제에 포함된 미세플라스틱 알갱이들은 ‘바다의 스모그’라고 불려지고 있다. 그것들은 몸속의 독성물질들을 흡수하고 먹이사슬
속으로 들어가 결국은 인간의 몸으로 들어간다. 그 모든 것을 피하기 위해서 우리는 자연분해가 가능하고
독성이 없는 대마로 만들어진 플라스틱을 사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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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밖에 대마는 값싸고 질 좋은 종이를 만들 수도 있고, 바이오 연료로 추출해서 사용할 수
있다고 했단다. 18세기만 해도 대마는 미국 농촌에서 많이 가꾸었다고 하는데, 1930년대에 들어서면서 위에서 이야기한 장점들 때문에 다른 경쟁 산업의 눈총을 받았고, 강력한 힘들을 가진 경쟁자들이 대마초라는 누명을 씌워 불법으로 만든 것이라고 하는구나. 대마는 죽어가고 있는 대마를 살릴 수 있는 아주 쉬운 방법이라고 하는데, 많은
나라에서 지구를 살리는 목적으로 대마를 심었으면 좋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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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번 호의 주요 주제인 한일 갈등에 대한 꼭지들이 많이 있었단다. 우리나라와 일본의 관계는
지난 몇 십 년 간 롤러코스터처럼 오르락내리락 했다고 생각해. 그런데 최근처럼 관계가 좋지 않았단 적은
없었던 것 같구나. 그렇다고 한일 관계를 꼭 개선할 필요가 있나? 이런
생각을 드는 사람들도 있을 거야. 아빠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단다. 일본에서
과거에 대해 진심 어린 사과를 하고, 앞으로 다시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게 다짐을 하고, 같이 잘 살아갈 수 있는 미래를 만들어 보자는 자세로 나온다면, 물론
한일 관계가 좋아지면 좋겠지. 하지만 지금처럼 강압적이고, 과거
반성을 하지 않는 자세로 지들 잘났다고 하는 마당에, 뭐가 아쉬워서,
아니 아쉬운 것이 있어도 친하게 지낼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단다. 이웃도 이웃 같아야 이웃이지.
대부분 민주주의를 채택한 나라들은 두 개의 큰 정당이 서로 번갈아 가면서 정권을 잡곤 하는데, 일본은
우익 정당이 오랫동안 정당을 차지는 것 같구나. 예전에 잠깐 진보 성향의 민주당에서 총리를 했었고, 줄곧 우익 성향의 자민당의 총재가 총리직을 맡고 있단다. 일본의
국민들은 왜 자민당의 보수 우익 전쟁광들을 좋아하는 것일까? 그들의 계략에 다 넘어간 것인가? 아니면 우리가 알지 못하는 섬사람들만의 무엇인가 있는가?
한일 관계에 적대적인 자세를 취하면서 인기를 먹고 사는 아베를 지지하는 일본 사람들이 꽤 있는 것으로 보아, 악화된 한일 관계는 앞으로도 꽤 유지될 것 같구나. 일본의 우파
세력은 그들이 요리하기 편했던 박근혜 정부의 종말을 무척 싫어했다고 하는구나. 그리고 문재인 정부의
등장을 엄청 싫어했대. 어떤 일본 우익이 쓴 글을 이번 녹색평론에 실었는데, 황당하기 그지 없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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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박근혜는 뭐니뭐니 해도 5,000만
한국 국민이 선거로 뽑은 대통령이었다. 그게 고작 100만
명의, 그것도 북조선(북한)의
공작원이 관여했을지도 모르는 데모(대)의 의해 탄핵결의로
내몰렸다. 이것이 민주화의 발로라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문재인
정권은 세계에서 가장 민주주의와는 거리가 먼 나라, 김정은의 북조선을 어떤 나라보다 지지하는 정책을
내걸고 있다. 그런 인물을 대통령으로 뽑은 것이 정말 ‘민주주의의
승리’라고 할 수 있는가?” <산케이 신문>과 더불어 일본 보수우파의 대변지인 <요미우리신문> 등은 촛불시위와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파면 결정을 한국 민주주의의 승리가 아니라 미숙한 탓이라고 논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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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상한 것은 일본 우익의 논조는 우리나라 가장 큰 야당의 자세와 비슷하다는 것이란다. 그들에게는
국민은 뒷전이고, 오직 권력을 되찾겠다는 욕망만 있는 것처럼 아빠는 보인단다. 그러니 만날 친일파 소리를 듣는 거지… 그럼에도 그들의 소리가 줄어들지
않는 것을 보면, 그들을 지지하는 국민들이 있어서 그런 것 같구나. 나라가
제대로 되려면 국민들이 먼저 정신을 차려야 하는데 말이야. 언론에 속지 말고, 정치인들에 속지 말지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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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일본의 우경화를 이끌고 있고, 한국과 적대적 관계를 이용하여 일본국민들의 지지를 먹고
사는 아베라는 이의 정체는 도대체 무엇인가? 이 사람이 총리가 된지 꽤 오래된 것 같은데, 오래도 하는구나. 내각정치라고 하지만 총재 임기도 없는가? 이번 녹색평론에 아베에 대해 짧게 소개를 해주었는데, 읽는 내내
화를 돋구는 이력을 가지고 있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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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아베는, 일본군 성노예뿐만 아니라 난징학살 등 아시아태평양전쟁이라는 침략전쟁 중에 일본군이 저지른 온갖 전쟁범죄에 관련된
역사적 사실을 전면적으로 부정하고 그러한 역사적 진실을 은폐하려는 적극적인 활동을, 최초로 국회의원이
된 1993년부터 지금까지 26년에 걸쳐 일관되게 계속해왔다. 그 활동 내용은 ‘정치적 반대 운동’이라고 단순하게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기만과 허위, 정치적 압력
등 온갖 사악한 수단을 동원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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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이 사람 참 위험한 사람이구나, 이런 생각을
했단다. 전쟁하고 싶어 죽겠는데, 미국 등 주변국 눈치 보느라
참고 있는 사람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 이런 이를 지지하는 일본 사람들은… 그와 같은 역사관과 전쟁관을 가지고 있다고 봐야 하나… 휴… 전쟁하고 싶은데 못하고 있어서 스트레스 잔뜩 받아서 큰 병이나 생겨서 정치판에서 떠났으면 좋겠구나.
…
이번 녹색평론에 또 다른 꼭지에서 정치지도자가 마음에 새겨야 할 내용을 소개해 준 것이 있는데, 아베는
완전 반대로 하고 있는 것 같구나. 그런데도 한 나라의 총리를 하고 있다니.. 연구대상이구나. 이 궁금증을 풀어야 하나? 아베에 관한 책을 한번 읽어야 하나? 그런 사람에 관해 알려고 시간을
낭비해야 하나? 그냥 그가 어떤 이유에서든지 얼른 정치판을 떠났으면 좋겠구나. 우리나라 몇몇 정치인들도 말이야.
아참, 이 책에 나온 정치지도자가 마음에 새겨야 할 것은 아래와 같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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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지도자는 다음에 열거한
것을 마음에 깊이 새기지 않으면 안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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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도덕률은 모든 국민이 기본적으로 침범할
수 없는 자유와 존엄에 대한 권리를 대등하게 보유하고 있다는 통찰에 근거하고 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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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인류의 도덕률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자기
혹은 자국민 혹은 자국의 이익추구보다도 우선적으로 지켜져야 한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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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지도자는 타국의 국민도 자국민과 마찬가지로
인정해야 할 이익추구 권리를 갖고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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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양보의 미덕, 절도와 자제 등 기본적 미덕은 도덕적 계율이며, 이들은 결코 방기돼서는
안되는 이성적 원리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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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더 이상 자본주의는 안 된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늘어가는 것 같다가도 그 자본주의의 족쇄에 벗어나서는 살 수 없다고들 생각하는 것 같아. 이젠 기후 변화는 돌이킬 수 없는 것이 되어, 최악은 막아보자는
것이 최선이 되어버린 것 같구나. 그렇게 최악이라도 막아서 인류가 잘 생존하게 된다면, 100년 뒤의 모습은 어떨까? 이번 녹색평론에서는 여러 꼭지를 할애하여
자본주의 이후의 세상으로 소농 공동체에 관한 글을 실었단다.
나중에 석유가 다 떨어지고 나면, 어쩔 수 없이 몇몇 소수 공동체가 자급을 하면서 살아갈 것이라고
이야기하는 사람들도 있어. 근거가 없는 말은 아니란다. 그리고
그렇게 살아가면서도 우리는 행복할 수 있고, 인간다운 삶을 충분히 살 수 있다고 생각해. 하지만 오랫동안 자본주의에 물든 많은 사람들이 그런 생각을 바꿀 수 있을까?
어렵다는 생각이 들어.
아빠가 얼마 전에 예전 친구들을 오랜 만에 만났는데, 아주 잠깐 기후 변화에 대한 이야기를
했어. 그런데 어떤 친구가 이야기 하기를 우리와 우리 아이들 세대까지는 괜찮다면서 별일 아닌 것처럼
이야기하는 거야. 그리고 그 친구의 말에 동조하는 이들도 있고 말이야.
그들은 나름 정치적인 견해들이 진보 성향을 가지고 있는데 말이야. 이런 생각들이 현재 살고
있는 이들의 대부분의 생각이라면, 최악을 막아보는 것도 어렵지 않을까 싶구나. 지난 녹색평론에서 소개했던 폴란드 소녀 그레타 툰베리를 비롯한 전 세계의
10대들이 울부짖는 기후변화에 대해 어른들이 앞장서서 노력을 해야 하는데 말이야. 그레타
툰베리를 대놓고 외면하는 트럼프의 사진을 보고 얼마나 짜증이 나는지 모르겠구나. 너희들이 나중에 어른이
되었을 때, 아빠들을 비롯한 지금의 어름 세대들을 얼마나 원망을 할까…
미안하구나.
…
이 책에서 100년 뒤 미래라고 하면서 이야기한 것이 있는데,
이런 모습이라도 되기 위해서는 기후변화에 대한 최악을 막아야 하는데, 그렇게 될지 모르겠구나. 그렇게 되었다 치고 100년 후의 모습을 미래 그려보자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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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192)
그럼 이제 100년 후의 사회를 농사를 중심으로 해서, 내부와 외부의 관점을
섞어서 묘사해보겠습니다.
(1)
인구가 3분의 1로 줄어도 농민은 국민의 과반이 넘습니다. 농지는 마을에서 공동소유하고
많은 사람들에게 제공되며, 농민은 모두가 동경하는 직업이 됩니다.
(2)
많은 사람들이 먹거리를 중심으로 가능한 한
자급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외국으로부터 식량 수입은 거의 없어지고, 수출은
식량이 부족한 나라나 지역으로만 하게 됩니다.
(3)
돈이 없어도 먹고살 수 있는 보장을 마을에서
얻게 됩니다. 작은 상점가들도 활기가 넘칩니다.
(4)
시간은 천천히 흐르고, 효율을 경쟁하는 일은 없어지고, 애초에 경쟁이 필요 없는 세상이
됩니다.
(5)
천지자연에 대한 몰입은 빼놓을 수 없는 관습이
됩니다. 도시에도 여기저기 농지가 조성됩니다.
(6)
천지유정의 풍경이 풍요롭게 되살아나서, 어디를 가더라도 아름답고 차분한 풍경을 볼 수 있습니다.
(7)
마을의 천지자연으로부터 얻은 장작이나 낙엽, 잡초 등이 주요한 애너지원이 되고, 잘 관리되고 있습니다. 화석에너지는 중요한 분야나 재해시에 이용하도록 배당됩니다. 농업에
배당되는 것은 간척지의 배수펌프 정도일 것입니다.
(8)
수차나 퇴비의 열, 가스, 유채나 콩의 기름, 태양열
등이 잘 이용되고 에너지 소비 그 자체도 상당히 감소할 것입니다.
(9)
정치는 마을에서 자치가 이루어지고, 지자체 합병으로 거대해졌던 행정단위들의 영역은, 인구 수백에서 수천
단위로 재편성됩니다. 국가는 마을연합의 형태가 되고 그 기능은 극히 제한적이 될 것입니다.
(10)
수송기관은 주로 자력으로 움직이게 되고, 자동차는 제한된 분야에서만 사용됩니다.
(11)
유기농업이 당연한 농법이 되고, 농약이나 화학비료는 최소한으로만 사용합니다. 농업기술에서는 생산성을
부정하고, 천지자연의 은혜가 오래 계속되도록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중심이 되게 합니다.
(12)
교육은 지역을 기반으로 재편성되고, 농사가 필수과목이 됩니다.
(13)
‘농본주의 유산’을 인증해서,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관장지가 됩니다.
(14)
농사는 천지에 떠 있는 커다란 배가 되고, 모두 이 배에 함께 타고 있다는 사실을 자각하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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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오늘은 이만 마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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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책의 첫 문장: <신생> 창간 20주년에
불러주셔서 감사합니다.
책의 끝 문장: 이러한 제한은 차별 요소가 없어야 하며, 오직 타인의 권리와 자유를
완전히 인정하고 존중하고 보장하려는 목적을 가지고, 민주주의사회의 공정하고 가장 필수 불가결한 요건에
부합하는 경우에만 제한을 두어야 한다.
지금 근대문명이 벼랑 끝에 이르렀다는 것은 누구든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엄연한 사실입니다. 인류가 살아남고, 인간다운 삶이 최소한이나마 유지될 수 있는 상황을 지속시키려면, 근대문명을 넘어서 생태문명을 재창조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은 길게 말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리고 이 생태문명으로 나아가는 데 있어서 가장 큰 장벽은 우리들 뇌리 속에 끈질기게 남아 있는 고정관념, 즉 역사는 보다 나은 단계로 발전해간다는 이른바 발전사관과 이에 결부된 시대구분입니다. 근대문명의 본질을 정확히 포착하고, 생태문명을 재창조하기 위해서도 우리는 발전이니 진보니 하는 관념적 장벽부터 깨뜨리지 않으면 안됩니다. - P8
그러니까 생태문명의 재창조란 ‘근대’가 이 세계를 전면적으로 지배하기 이전의 거의 모든 토착적 혹은 전통적인 삶의 복구를 통해서 또하나의 ‘비근대적 문명’을 창출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런데 이 복구는 단순한 복원이 될 수는 없습니다. 무엇보다 그것은 ‘근대’를 통과해오는 동안 불가피하게 손상된 자연적 및 사회적 질서를 수선, 치유하는 것이 되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지금까지 인류 사회에 축적되어온 갖가지 창조적인 지혜와 경험과 기술을 살리지 않으면 안됩니다. 제가 ‘재창조’라는 용어를 강조하는 것은 그런 뜻입니다. - P10
왜 일본은 몰락하는가? 모리시마 교수는 그 이유를 ‘정치의 빈곤’을 들었다. "정치가의 일은 새로운 정치적인 아이디어를 창조하는 데 있다"고 보는 그는, 정치혁신 없이 이대로 갈 경우 일본은 고립돼 망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 정치의 빈곤을 떨쳐버릴 수 있는 유일한 길은 ‘동북아시아 공동체’를 만드는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그것을 하겠다고 선언하는 것만으로도 세상은 밝아지고 경기가 상승하는 효과가 나타날 것이며, 모든 6개 블록으로 나눈 동북아 공동체의 수도를 독립한 오키나와에 둔다면 남북한 분단이나 센카쿠열도(댜오위다오), 독도 등을 둘러싼 영토문제도 자동적으로 사라질 것이라고 했다. 갈라파고스 일본에서 그런 생각이 가능할까. - P36
발전소 주변에는 여전히 극심한 비극이 진행 중이다. 사고 당일 ‘원자력긴급사태’가 발령되어 처음에는 3km, 다음에는 10km 그리고 20km로 강제피난 지시가 확대되었고, 사람들은 손에 잡히는 짐만 가지고 집을 떠났다. 가축이나 애완동물들은 버려졌다. 그뿐만이 아니다.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40~50km 떨어져 있어서 사고 직후에는 아무런 경고나 지시도 받지 않았던 지역민 아디테무라에는, 사고 후 1개월 이상이 지나고 나서 극도로 오염되었기 때문에 피난하라는 지시가 내려졌고, 마을 전체가 피난했다. 사람의 행복이란 대체 어떤 것을 말하는 것일까. 많은 사람들에게는 가족, 친구, 이웃, 연인과의 평온한 말이 내일도, 모레도, 그다음 날도 평범하게 이어지는 것이 바로 행복일 것이다. 그것이 어느 날 갑자기 중단된 것이다. - P89
- 인류는 그걸 왜 해결하려 안할까요. 지금이 아니라 미래의 일이라 그런가요? 이게 인류의 모순일까요? 이상하죠. 그러니까 인류는 자기 혼자나 가족이 먼저 죽는다고 하면 겁을 내는데, 다 같이 죽는 건 겁을 안 내더라구요. 공멸은 신경 안 써요. 인류의 모순이죠. 한계죠. 그러니까 호모사피엔스라는 게 현명한 인간이 아니죠. 바보죠. 공멸이 더 무서운 건데. 그야말로 다 죽잖아요. - P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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