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도시 기행 1 - 아테네, 로마, 이스탄불, 파리 편 유럽 도시 기행 1
유시민 지음 / 생각의길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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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유시민님이 정치를 그만두면서, 본격적으로 글을 쓰신다고 했던 것이 벌써 5~6년 전인 것 같구나. 그때 그러면서 유럽 여행에 관한 책을 출판사와 계약을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어. 그 소식을 듣고 아빠는 유시민님이 오래 전에 쓴 유시민과 함께 읽는 **문화이야기시리즈가 생각났단다. 그 시리즈는 당시 여러 나라의 문화에 대해 이야기를 해주었거든. 아마 여행기라고 해서 그 시리즈 생각이 났던 것 같아. 아무튼 유시민님의 여행기를 기대하며 기다렸지. 그런데, 그 여행기를 쓴다는 소식을 듣고 나서 한참이 지나도 여행기에 관한 출간 소식이 전해지지 않았어.

무슨 사정이 있나 보나 생각하고 있었는데, 올 여름 드디어 그 여행기가 출간되었구나. 유럽 도시 기행. 주제를 나라가 아닌 도시로 잡았구나. 나라마다 그 나라를 대표하는 도시가 있단다. 그런데도 유럽 기행이 아니고, 도시라고 꼭 짚은 이유가 있었을까? 보통 유럽 여행이라고 하면 짧은 시간에 여러 곳을 방문하는 것이 대부분일 거야. 거리도 멀고 비행기 값도 비싸고, 자주 가는 것도 아니니 한번 갈 때 최대한 많이 보고 오는 것이 아무래도 효율적이라고 생각하겠지.

그래도 진정한 여행이라고 하면 한 곳에 머물면서 현지인처럼 살아보는 것이 아닐까 싶구나. 유시민님은 도시 한 곳을 집중하는 여행에 초점을 맞춘 것 같았단다. 그리고 도시가 나라를 곧바로 대표하는 것은 아니니까, 그 도시만이 가지고 있는 매력을 이야기하고 싶었을 거야. 특히, 이탈리아의 경우는 도시 한 곳이 이탈리아를 대표한다고 볼 수 없다고 했어. 도시마다 제각각 자신만의 특색을 가지고 있다고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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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에 가서 이탈리아를 보았다고 생각한다면 아주 큰 착각이다. 이탈리아는 엄청난 다양성을 지닌 나라여서 어떤 도시도 혼자서는 이탈리아를 대표하지 못한다. 알프스에서 지중해 한가운데로 장화처럼 뻗어 나온 이탈리아반도는 면적의 75%가 비탈진 산과 언덕이다. 한반도의 백두대간처럼 이탈리아반도에는 아펜니노산맥이라는 등뼈가 있으며, 한반도의 1.5배인 30만 제곱킬로미터의 국토에 6천만 명이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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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는 여러모로 우리나라와 비슷한 것 같구나. 우리나라도 지역마다 얼마나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니. 지역감정 말이야. ㅎㅎ.

1권에서는 아테네, 로마, 이스탄불, 파리... 대체로 유명한 도시, 유럽 여행이라고 하면 첫 번째로 손꼽히는 도시들이었어. 많이 알려져 있는 곳들이었지. 그 도시 안에서도 숨겨진 명소들도 몇몇 소개해주었지만, 대부분 많이 알려진 곳들에 대해서 이야기해주었단다. 잘 알려지지 않은 도시들,  잘 알려지지 않은 장소들에 대해 이야기를 해주었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단다.

1.

아빠가 여행기를 많이 읽어보지 않았지만, 다른 여행기의 약간의 차이점을 이야기하자면, 도시에 담긴 역사를 많이 소개해 주었단다. <아테네>편을 읽을 때는 유시민님이 출현했던 <알쓸신잡> <아테네>편이 많이 떠오르더구나. 그리스 아테네는 서양 문명의 시작점으로 서양문화의 빅뱅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그 이후의 역사가 어땠는지 잘 몰랐어. 그렇게 많이 알려지지도 않았고 말이야. 고대에 그렇게 많은 영웅과 철학자들을 배출한 나라인데, 그 이후에 역사적으로 유명한 사람을 찾기가 그렇게 어렵다니지금 생각해보면 이상함마저 들더구나. 아테네의 역할은 서양문명을 화려하게 열었다는 것으로 끝이었던 것인가나중에 기회가 되면 그리스 현대사까지 어우르는 그리스 역사에 관한 책을 함 읽어보고 싶더구나.

아테네의 이야기를 하면서, 소크라테스에 대한 이야기를 했는데, 소크라테스의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대단한 선구자라는 생각이 들더구나. 차별이 당연하고 상식적이라고 생각하던 시절에, 그것을 잘못되었다고 주장하는 모습…. 예전에 읽었던 <소크라테스의 변명>을 다시 한번 읽고 싶게 만들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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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소크라테스는 폴리스의 영광이 아니라 개인의 삶에 천착했다. 신에 대한 믿음이 아니라 자신의 이성에서 도덕법을 끌어내려 했다. 출신 배경이 어떠하든 만인이 똑같이 자유를 누릴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주장함으로써 남자 시민들을 불편하게 만들었다. 사람들은 그를 인격적 이념적으로 공격하기 시작했다. 당대의 인기 극작가 아리스토파네스는 <구름>이라는 연극에서 소크라테스를 가리켜 교활한 개자식이라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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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의 경우는 얼마 전에 읽은 <로마의 일인자>가 많이 떠오르더구나. 로마는 아빠도 꼭 한번 가보고 싶은 곳인데, 관광객들로 득실거려서 좀 그렇구나. 로마 안에 세상에서 가장 작은 나라인 바티칸이라는 나라가 있는데, 그 도시에 크게 관심이 없어서 어떻게 유지할 수 있었는지 몰랐는데, 이 책에 간단히 소개되어 알 수 있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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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티칸은 세상에서 하나뿐인 곳이다. 로마에 있지만 공식적으로는 교황이 다스리는 별도의 도시국가인데, 이 특이한 국가의 영토는 겨우 0.44제곱 킬로미터이고, 1천 명이 겨우 넘는 시민권자의 직업은 성직자, 직원, 근위병이 전부다. 바티칸이라는 지명은 가톨릭 교황청보다 먼저 생겼다. 현재 바티칸의 영토는 바티칸 언덕에서 베드로 광장까지다. 이 구역은 9세기 중반 교황 레오 4세가 사라센족의 공격을 막으려고 강둑을 따라 성벽을 쌓아 올리면서 특별한 공간이 되었다. 이탈리아왕국은 1871년 교황청의 주권을 전면 부정하고 바티칸을 로마에 통합했지만, 1929년 모솔리니가 라테라노에서 조약을 체결해 현재의 바티칸 지역을 교황청의 영토로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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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탄불이라는 도시는 예전에 다른 책들을 읽으면서 독특한 역사를 가진 도시라서 머릿속에 남아 있는 곳이란다. 동로마 시대의 콘스탄티노플이라는 이름을 가진 수도로써 기독교의 본거지였다가 이슬람 세력에게 빼앗겨서 이슬람의 성지가 된 곳. 그래서 기독교 문화와 이슬람 문화가 공존해 있는 곳. 아시아 대륙과 유럽 대륙이 공존하는 도시. 1453년 콘스탄티노플이 함락에 관한 이야기도

2.

유시민님이 여행을 갈 때 아내분과 함께 했다고 하는구나. 이 책에 실린 여행지의 사진은 모두 아내분이 찍은 사진이라고 했어. 이 여행기를 위해 아내분이 사진 공부도 2년 동안 했다고 했어. 컬러판 사진들을 보면서 그곳을 좀더 가까이 느낄 수 있어 좋긴 한데, 유명한 장소들의 사진은 사람들이 늘 바글바글하더구나. 아빠의 성격상 아무리 유명하고 보기 좋은 곳이라도 사람들이 많으면, 별로 가고 싶은 생각이 안 들더구나. 그렇게 사람 많은 곳에 가서 좋은 기억도 별로 없고 말이야.

그런데 이 책에 실린 곳들은 대부분 일년 365일 늘 관광객들이 들끓는 곳이야. 그래서 확 땡기는 곳이 사실 없었단다. 2권에서 소개되는 도시들은 좀더 아빠의 취향에 맞는 도시를 소개해 주었으면 좋겠구나. 나중에 여행가게 되면 참고할 수 있는 그런 도시로 말이야. 그런데 이상 기후로 지난 유럽의 여름 기온이 45도를 육박한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단다. 유럽을 여행을 하더라도 여름은 피해야겠구나. 너희들도 그렇고 아빠도 그렇고 더위는 질색이잖니

올 여름 우리나라는 지나고 보니 그래도 참을 만했단다. 그런데 어떤 기사를 보니, 이것도 지구온난화의 영향이라는 것을 봤단다. 지구온난화로 북극의 얼음이 너무 많이 녹아서, 차가운 공기가 많이 내려와서 그렇다고 말이야. 기후 문제는 이제 우리 생활을 완전히 변화시키고 있구나. 안 좋은 방향으로 말이야. 걱정이구나 걱정.

PS:

책의 첫 문장: 아테네 플라카지구, 로마의 포로 로마노, 이스탄불 골든 혼, 파리 라탱지구, 반의 제체시온, 부다페스트 언드라시 거리, 이르쿠츠크 데카브리스트의 집, 이런 곳에 가고 싶었다.

책의 끝 문장: ‘아비엥또(또 봐)!’


나는 아직 런던에 가보지 않았기에 ‘엘긴의 대리석’은 사진으로만 보았다. 한때 세계를 호령했던 대영제국의 부질없는 영광을 자랑하는 것 말고 거기에 무슨 의미가 있단 말인가? 대영박물관이나 루브르 박물관의 그리스, 아시아,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 전시실은 그들이 저질렀던 약탈행위를 증언하는 ‘외국 문화재 포로 수용소’에 지나지 않는다. 귀중한 인류의 문화유산이 파괴되는 것을 막으려고 그랬다는 엘긴의 말이 진심이었다면, 그리스가 문화재를 관리할 능력이 없어서 반환하지 않겠다던 영국 정부의 주장이 진심이었다면, 지금이라도 그것을 돌려주어야 하는 게 아닐까. - P36

소크라테스의 삶과 죽음은 아테네 민주주의의 잠재력과 한계를 모두 확인해 주었다. 아테네의 품에서 태어났으나 시대의 경계 너머로 나아갔던 그는 민주주의라는 옷을 입은 다수의 폭정에 목숨을 빼앗겼다. 그런데도 민주주의는 문명의 대세가 되었고 소크라테스도 인류의 스승으로 인정받는다. 역사의 역설이다. - P74

무스타파 케말은 단순한 군사 영웅이 아니었다. 우리의 역사 인물과 비교하자면 이순신 장군, 세종대왕 그리고 이승만, 박정희, 김대중 대통령 등을 모두 뒤섞어 놓은 듯한 사람이었다. 전쟁 영웅, 민족주의 혁명가, 대통령, 계몽 군주, 공화주의자인 동시에 독재자였다. 그는 이슬람 문화와 터키 민족주의에 자신의 철학과 정치사상을 접목함으로써 터키공화국을 ‘창조’했다. - P210

‘태양왕’이라는 별명은 어릴 때부터 발레를 했던 그가 태양신 아폴로 역으로 공연에 출현한 일과 관련이 있다. 그는 1715년 세상을 떠나기 직전 어린 증손자에게 후회가 담긴 유언을 남겼다. "전쟁을 피하고 국민의 고통을 덜어주는 정치를 해라." 루이 14세의 자녀와 손자들이 대부분 천연두와 홍역을 비롯한 전염병으로 일찍 죽었기 때문에 왕위가 증손자에게 바로 내려간 것이다. 프랑스 국민들은 70년 넘게 재위했던 왕의 죽음을 슬퍼하지 않았다. - P2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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