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6)

잠만 학습에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다. 그냥 편안하게 쉬는 것도 도움이 된다. 미시간대학교의 연구자들은 학생들의 뇌를 피곤하게 만들기 위해 기본적인 인지 검사를 했다. 그러고서 한 집단은 50분 동안 수목원을 걷게 하고, 다른 집단은 혼잡한 앤아버 시내를 50분간 걷게 했다. 산책을 마치고 돌아온 두 학생 집단을 다시 검사해보았더니 자연 속에서 산책을 한 집단의 수행 성과가 복잡한 중심가를 산책하고 돌아온 집단보다 더 뛰어났다. 일주일 후에 두 집단의 조건을 바꾸어 실험했을 때도, , 시내 중심가를 걸었던 학생들이 수목원을 산책하고, 수목원을 산책했던 학생들이 시내 중심가를 산책하게 했을 때도 똑 같은 결과가 나왔다. 이번에도 역시 수목원을 따라 편안한 산책을 즐긴 학생 집단의 성적이 더 좋게 나온 것이다.

(127)

10대의 수면 주기 초반에는 뇌가 서파수면 단계로 들어간다. 서파수면은 가장 깊은 잠을 자는 상태다. 아이가 사춘기에 접어들면서 이 깊은 잠을 자는 상태다. 아이가 사춘기에 접어들면서 이 깊은 서파수면이 무려 40%나 줄어든다. 수면 주기 후반에 일어나는 렘수면 동안에는 뇌가 일종의 쇼를 보여준다. 뇌는 학습한 정보를 꿈을 통해 재연하고 뇌의 기억 영역에 저장할 수 있도록 정보를 더욱 응고화한다. 10대가 시험 전날에 그냥 잠만 잘 게 아니라, 시험공부를 하다가 푹 자야 하는 이유가 이것이다.

(182)

청소년들을 대하기가 어려운 이유는 이들이 세상에 반응할 때 이성이 아니라 감정이 앞서기 때문인 경우가 많다. 이는 어른들만 알고 있는 사실이 아니다. 10대들 자신도 잘 알고 있다. 10대들은 삶이 상황에 따라 너무 끔찍한 드라마가 되기도 하고, 너무 멋진 드라마가 되기도 한다고 곧잘 말한다. 인간의 감정은 편도체의 작용과 긴밀하게 관련되어 있다. 공포, 분노, 증오, 공황, 비탄 등 우리의 가장 원초적인 느낌과 반응은 편도체에서 나온다. 정서적으로 볼 때 성인과 청소년의 가장 큰 차이점은 청소년은 이마엽의 활성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청소년들은 자신의 감정을 다루기가 힘들다. 위기의 상황에서는 더 그렇다.

(194)

성인인 당신은 그런 정보를 10대 자녀에게 전달하고, 아이들에게 스스로를 잘 돌보고, 삶을 주도하고, 시간적 여유를 가지라고 말해주어야 할 위치에 있다. 자신의 몸을 스스로 돌보는 방법은 잘 먹고 잘 자는 것이다. 삶을 주도하는 방법은 작은 것이라도 목표를 설정해서 한 번에 한 걸음씩 나아가는 것이다. 그리고 시간적 여유를 갖는 방법은 인터넷, 문자메시지, 페이스북 등과 거리를 두고 그 대신 자신의 문제에 귀 기울여주는 사람을 찾아 대화를 나누는 것이다.

(219)

감정적, 정신적 사안에 대해 10대가 대단히 취약하다는 사실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10대는 스트레스에 대해 과민하고, 자기 분석이나 통찰 등의 능력이 부족한 시기다. 또래 집단에 소속되어 있다고 해도 그들도 같은 10대들이기 때문에 경고 신호를 해석할 수도, 적절한 공감을 해줄 수도 없다. 그래서 10대 주변 성인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방심하지 말고 지켜보아야 한다. 성인이 능력껏 질문을 던지고 캐묻고, 접촉을 유지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평소와 조금이라도 달라진 듯한 증상이 보이면 주저 말고 의학적 자문을 구하는 것이 중요하다.

(221)

오늘날의 10대와 20대는 숨 막힐 정도로 많은 전자기기의 홍수에 노출된 1세대 젊은이들이다. 따라서 이들은 새롭고 낯선 여러가지 유혹에 취약하다. 기술은 새로움을 추구할 수 있는 또 하나의 기회이고, 10대의 뇌는 자극하기 아주 쉽기 때문에 최신의 디지털 장난감 하나만 있으면 얼마든지 꼬드길 수 있다. 알코올, 마리화나, 섹스, 혹은 빠른 자동차처럼 최신 스마트폰 하나만 새로 출시 되어도 뇌의 보상중추에서 일어나는 일련의 신경 과정, 그리고 쾌락 화학물질인 도파민의 폭주를 쉽게 촉발할 수 있다.

(253-254)

정돈 기술과 주의집중 기술이 발달하는 데 남자가 시간이 더 오래 걸린다는 연구 결과에 고개를 끄덕일 학습 전문가들이 많은 것이다. 이 점이 교육자들에게 던지는 실용적 의미는 상당하다. 내 친구 하나는 교육 상담사다. 그녀가 하는 일은 학생들을 사립학교나 대학에 입학시키는 것인데, 이 과정을 어렵게 느끼는 10대들이 많다. 특히 남학생들이 그렇다. 좋은 학교나 대학에서 입학 허가를 받는 데 필요한 단계는 무척 복잡하다. 30년 전만 해도 서류 작업을 별로 하지 않아도 하버드대학, UCLA, 뉴욕대학교 같은 곳에 지원서를 제출할 수 있었다. 하지만 요즘에는 이런 학교에 들어가기까지 거쳐야 할 과정이 엄청나게 많고, 경쟁도 치열하다. 정돈 기술에서 여학생들보다 뒤처져 있는 남학생들에게는 이런 과정이 그만큼 더욱 힘겹게 느껴진다.

(315)

자녀들을 지나치게 칭찬하다 보니 아이들이 더욱 자기에게 열중하고 스스로를 너무 중시한다는 것이다. 플로리다주립대학교에서 심리학을 가르치는 로이 바우마이스터는 이런 부모들이 자녀들에게 지나친 자신감을 불어넣어주다 보니 뜻하지 않게 엄청난 자기도취와 특권 의식을 심어주었다고 말한다. 따라서 10대의 경험에 확신을 불어넣어줄 때는 지켜야 할 균형이 있다. 확신이 부족하면 자녀는 길을 잃은 듯한 느낌을 받을 테지만, 확신이 지나치면 비현실적인 자신감에 빠져 나중에 문제의 씨앗이 될 수 있다.

(321-322)

* 10대 자녀가 일으키는 작은 사고들을 참아낼 수 있어야 하지만, 그 실수에 대해 차분하게 대화를 나누는 것을 잊지 말자.

* 10대 자녀가 무언가 어리석은 일을 하고도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고 말할 때 충격을 받지 말자. 당신은 이제 그 이유를 알고 있다. 하지만 자녀에게도 그 이유를 설명해 주어야 한다. 앞이마엽이 아직 연결이 완성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이다. 그리고 명심하자. 제아무리 똑똑하고, 말 잘 듣고, 온순한 아이라고 해도 청소년기를 졸업하기 전에 무언가 어리석은 일을 저지르기 마련이다.

* 소셜 미디어와 웹사이트는 10대 자녀와 소통할 수 있는 중요한 창구다.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은 덕분에 10대 자녀와 가장 성공적이고 의미 깊은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고 말하는 부모들도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