떨림과 울림 - 물리학자 김상욱이 바라본 우주와 세계 그리고 우리
김상욱 지음 / 동아시아 / 2018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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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아빠가 좋아하는 김상욱 교수님의 책을 읽었단다. 그동안 아빠가 읽은 김상욱 교수님의 책들은 과학 본연의 주제를 담고 있었고, 특히 김상욱 교수님의 전문 분야인 양자역학에 대한 내용들이 대부분이었어. 이번에 읽은 책은 과학보다는 조금 멀고, 우리 일상에 좀더 가까운 글들이었단다. 떨림과 울림이라는 책 제목도 좋았단다. 가끔 책 제목이 <떨림과 울림>인지, <울림과 떨림>인지 헛갈린 때가 있지만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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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히 있는 것 같지만, 세상 만물은 모두 떨림이 있다는 것으로 책을 시작한 것도 좋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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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우주는 떨림이다. 정지한 것들은 모두 떨고 있다. 수천 년 동안 한자리에서 말없이 서 있는 이집트의 피라미드도 떨고 있다. 그 떨림이 너무 미약하여 인간의 눈에 보이지 않을 뿐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면 그 미세한 떨림을 볼 수 있다. 소리는 떨림이다. 우리가 말하는 동안 공기가 떤다.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공기의 미세한 떨림이 나의 말을 상대의 귀까지 전달해준다. 빛은 떨림이다. 빛은 전기장과 자기장이 시공간상에서 진동하는 것이다. 사람의 눈은 가시광선밖에 볼 수 없지만 우리 주위는 우리가 볼 수 없는 빛으로 가득하다. 우리는 전자기장의 떨림으로 둘러싸여 있다. 세상은 볼 수 없는 떨림으로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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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동이 아닌 떨림이라는 말을 사용해서 더 좋았단다. 진동이라고 하면 왠지 과학 용어처럼 보이지만, 같은 뜻이라도 떨림이라고 하니 가슴 떨림이라는 말도 생각나고 말이야. 아무튼 우리 세상은 모두 떨림이란다. 심지어 빛도 떨림이라는 것이지. 138억년 전 우주의 탄생과 함께 탄생한 빛은 아직도 우주 전체를 떠돌고 있다는 것이 100년도 못사는 인간의 뇌로 이해하기 쉽지 않은 일인 것 같구나.

1.

이런 신기한 빛은 옛사람들에게도 신비함 그 자체였단다. 빛의 정체를 밝히려고 했던 사람들의 노력들무모해 보이지만, 빛의 속도를 측정하려고 했던 사람들그런 사람들의 이야기를 풀어나갔단다. 오늘날 빛의 속도는 파장과 진동수를 곱한 것으로 정확히 구할 수 있다는 하는구나. 빛은 파동의 성질도 가지고 있으니까, 파동의 속도 = 파장 x 진동수. 이 공식을 이용한 빛의 속도는 299,792,458m/s. 문득 이 숫자들을 외워볼까 싶었는데, 늙어가는 두뇌로 무모한 일이다 싶어, 그냥 쉽게 초속 30만 킬로미터라는 상식으로 만족하기로 했단다.

빛 이야기를 하다 보면,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을 빼놓을 수 없지. 관측자의 속도에 상관없이 똑 같은 속도로 관찰되는 빛의 속도로부터 출발한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 한마디로 시간과 공간은 별개가 아닌 얽혀있는 하나, 시공간이라는 곳.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은 그 전에도 여러 번 이야기했으니 오늘은 생략할게.

138억년 전 빛만 생겨난 것이 아니야. 우주의 탄생과 함께 시간과 공간도 생겨났단다. 도대체 시간이란 무엇일까. 공간이란 무엇일까. 시간은 왜 되돌릴 수는 없을까. 도대체 어떻게 만들어진 것이길래. 아빠는 시간의 정제보다 더 궁금한 것은 시간이 생기기 전이란다. 빅뱅과 함께 우주가 생기고, 공간이 생기고, 시간이 생겼다고 하는데그런 그 이전은 무슨 상태였단 말인가. 과학이 아무리 발달해도 밝힐 수 없는 것들

그러나 우리 과거에는 밝힐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 것들을 밝히 사례들이 있으니, 한번 기대해보자꾸나.

2.

과학 이야기에서, 가장 큰 세계로 우주의 이야기가 있다면 가장 작은 세계의 이야기로는 원자의 이야기가 있겠지. 더욱이 지은이는 양자역학 전문가잖니원자 이야기는 아빠가 최근에 여러 번 했으니 생략을 할게. 그래도 하나만사람은 죽지만, 원자는 변하지 않는다는 말.. 죽음뿐이겠니, 이 거대한 우주도 결국은 원자들로 이루어져 있는 것인데, 이 모든 것이 원자 놀음인가. 원자란 도대체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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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모든 사람은 죽는다. 죽으면 육체는 먼지가 되어 사라진다. 어린 시절 죽음이 가장 두려운 상상이었던 이유다. 하지만 원자론의 입장에서 죽음은 단지 원자들이 흩어지는 일이다. 원자는 불명하니까 인간의 탄생과 죽음은 단지 원자들이 모였다가 흩어지는 것과 다르지 않다. 누군가의 죽음으로 너무 슬플 때는 우리 존재가 원자로 구성되었음을 떠올려보라. 그의 봄은 원자로 산산이 나뉘어 또 다른 무엇인가의 일부분이 될 테니까. 모든 것이 원자의 일이라는 말에 허무한 마음이 들지도 모르겠다. 우리가 허무함이라는 감정을 느끼는 그 순간에도 이 모든 일은 사실 원자들의 분주한 움직임으로 이루어진다. 모든 것은 원자로 되어 있으니 원자를 알면 모든 것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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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미토콘드리아게 관한 이야기도 짧게 해주었는데, 그 이야기는 아빠로 하여금 미토콘드리아에 관한 더 알고 싶게 만들었단다. 예전에 김상욱 교수님의 책인지 정확한지 모르겠지만, 어떤 책에서 미토콘드리아에 관한 책을 추천했었어. 그 책이 엄청 두껍고 어렵겠지만, 언젠가는 한번 도전을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단다. 김상욱 교수님의 이전 책들에서도 괜찮은 과학 서적을 추천해주시곤 했는데, 이번 책에서도 자신이 직접 쓴 책 서평을 실으면서 책을 추천해 주시기도 했단다. 아빠도 읽은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에 대한 서평도 실려있고, 리사 랜들이라는 여성 과학자가 쓴 <천국의 문의 두르리며>라는 책을 소개해주었어. 이 책 뿐만 아니라 리사 랜들이라는 분이 쓰신 책들을 한번 읽어보고 싶더구나. 언젠가는

3.

과학에 관한 이야기들을 우리 일상과 읽혀 재미있게 이야기를 해주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번 책에서는 약간의 실망감을 느꼈단다. 그 이전 책들을 읽고 생긴 지은이에 대한 기대감이 컸던 것일까. 방송 출현 등으로 유명해진 덕에 출판사에서도 신간을 얼른 내고 싶었나, 하는 생각도 들었어. 단행본을 낼 만큼의 페이지를 꾸역꾸역 채워냈다는 기분도 들었거든. 그리고 지은이가 의식적으로 지난 책들에게 이야기한 것들은 하지 않으려고 의도도 보였어. 그것이 오히려 좀 부자연스러운 문체로 느껴졌단다.

이번 책으로 김상욱님의 책을 처음 읽는 사람들은, 뭔가 빠진 기분이 들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그래서 아빠는 김상욱 교수님의 그 이전 책들에 비해 이번 책은 약간 실망을 했다고 한 거야. 그래서 혹시 이 책이 김상욱님의 책이 처음인 분들은 그 이전의 책들을 읽어볼 것을 추천해 본단다. 그의 진면목을 볼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들었단다.

….

,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의 마무리는 괜찮았단다. 과학은 지식이 아니라, 태도라는 말 말이야. 과학적인 태도로 살아가보자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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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9-270)

과학은 불확실성을 안고 가는 태도이다. 충분한 물리적 보상이 없을 때, 불확실을 전망을 하며 나아가는 수밖에 없었다. 과학의 진정한 힘과 결과의 정확한 예측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결과의 불확실성을 인정할 있는 데에서 온다. 결국 과학이란 논리라기보다 경험이며, 이론이라기보다 실험이며, 확신시기보다 의심하는 것이며, 권위적이기보다 민주적인 것이다. 과학에 대한 관심이 우리 사회를 보다 합리적이고 민주적으로 만드는 기초가 되길 기원한다. 과학은 지식이 아니라 태도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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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책의 첫 문장: 우주는 떨림이다. 정지한 것들은 모두 떨고 있다.

책의 끝 문장: 과학은 지식이 아니라 태도니까.


현재 1초의 정의는 세슘 원자가 내는 특정 진동수의 빛이 9,192,631,770번 진동하는 데 걸린 시간이다. 언젠가 미래에 인류문명이 멸망하더라도, 이 정의를 본 누군가는 1미터를 정확히 복구해낼 수 있다는 의미다. 물론 90억 번가량의 진동을 정확히 셀 수 있어야 하므로, 엄청난 정확도로 진동수를 알고 있어야 한다. 2005년 노벨물리학상은 존 홀과 테오도어 헨슈에게 주어졌다. 이들의 업적은 정확한 진동수를 갖는 빛을 만든 것이다. 최근 이 방법을 사용하여 진동수를 19자리까지 알 수 있었다. 비유하자면 서울과 뉴욕 사이의 거리를 원자 하나의 크기보다 작은 오차로 잴 수 있다는 뜻이다. - P32

사실 우리 주위에서 일어나는 대부분의 자연현상은 전가지력 때문이다. 지금 당신이 일어나는 대부분의 자연현상은 전자기력 때문이다. 신문 또는 스마트폰에서 출발한 전가지파, 즉 빛이 당신의 눈에 도달했다. 눈의 망막에 있는 분자들이 빛 때문에 변형을 일으키고, 그 결과 화학신호가 발생하고, 그것이 전기신호가 되어 뇌로 전달되는데, 이 모든 것이 전자기력 때문이다. 심지어 당신의 글을 인식하고 이해하는 것은 뇌 속의 전기적 작용, 즉 전자기력 때문이다. 우리가 실용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힘은 모두 전자기력이라. 우리 주변 대부분의 기계들이 전기를 이용하는 이유다. 전기가 예뻐서 그러는 것이 아니다. 다른 가능성이 없기 때문이다. - P1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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