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내인 - 네트워크에 사로잡힌 사람들
찬호께이 지음, 강초아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7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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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망내인>이라는 책을 읽었단다. 이 책을 알게 된 것은 우연히 본 이 책의 부제 때문이란다. 네트워크에 사로잡힌 사람들. 이 소설을 읽거나 책 소개만 읽어 봐도 이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겠지만, 이 문구를 처음 봤을 때 아빠는 다르게 해석을 했단다. 아빠가 하는 일이 네트워크와 관련된 일이라서, 네트워크라는 일에 미친 사람들이라고 짐짓 해석을 해보았어.

그런 부제 때문에 책에 대한 소개를 읽어봤더니, 추리 소설인 것 같더구나. 지은이는 찬호께이라는 홍콩 사람인데, <13.67>이라는 소설로 많이 유명한 사람이었어. 아빠가 추리 소설을 좋아하고, 홍콩 작가의 추리 소설은 읽어본 적이 없는 것 같고, 먼저 읽은 이들의 평도 괜찮은 것 같아서 읽게 되었단다. 책이 700페이지가 넘는 엄청 두꺼운 책이더구나. 700페이지를 금방 읽을 수 있는 재미는 있지만, 예상되는 반전과 주인공들의 약간의 식상함이 있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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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주인공 아이. 가난하지만 행복했던 시절이 있었어. 그러나 아이의 아빠가 직장에서 사고로 돌아가시고, 엄마도 병으로 돌아가신 이후 모든 것이 변해 버렸어. 아이(주인공 이름)는 이제 여덟 살 어린 중학생 동생 샤오원과 단둘이었지. 아이는 중학생인 샤오원을 뒷바라지를 위해 학교 진학도 포기하고 직장을 다녔어. 보수도 그리 넉넉하지 못했어. 그런데 어느날 샤오원 마저 죽었단다. 자살이었어. 아이는 자신의 책임이 크다고 생각했어. 그리고 샤오원이 자살까지 생각하고 있는 줄 몰랐어. 동생을 너무 몰랐다는 것에 마음 아파했단다. 아이는 이제 무슨 이유로 살아가야 할까. 얼마 전에 샤오원에게 있었던 일에 대해 너무 둔감하게 생각했던 자신을 자책했단다.

샤오원이 얼마 전에 지하철에서 성추행범한테 당한 적인 있었는데, 샤오원은 그냥 참고 말려고 했어. 그러나 주위 어떤 아줌마가 큰 소리로 성추행범에게 야단을 치면서 소란이 났고, 성추행범 당사자는 유죄를 받게 되었어. 하지만 이 소문을 삽시간에 퍼져 샤오원의 학교에서도 알게 되었어. , 그래도 피해자니까 이 정도로 끝이 나면 시간이 샤오원의 상처를 아물게 할 수 있겠지.

하지만, 얼마 뒤 유명한 인터넷게시판에 가해자의 외조카라는 사람이 억울하다며, 샤오원을 비방하는 글을 올렸어. 이 일로 샤오원에 대한 악의적인 댓글과 답글들이 달렸고, 학교에서도 친구들이 샤오원을 불량소녀로 보는 시선들이 늘어났어. 그리고 신문들도 샤오원에 악의적인 기사를 싣기 시작했어. 샤오원은 이 일이 있고 나서 얼마 후에 고층 아파트에서 뛰어내려 스스로 삶을 마감한 거야. 사실 이런 일들이 소설 속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고, 실제에도 일어나는 일들이라서 더욱 안타깝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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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아이는 사설 탐정을 시켜서 샤오원의 죽음을 몰고 간 성추행범의 외조카의 주소를 알아달라고 했어. 그런데 그런 사람이 없다는 거야. 성추행범의 여자 형제가 없기 때문에 외조카라는 이가 있을 수 없다고 했어. 그럼 그야말로 게시판에 올린 글은 악의적인 목적으로 올린 것이었어. 게시판의 글을 올린 사람을 찾고 싶다고 하는 아이에게 그 사설탐정은 유명한 해커 아녜를 소개해 주었어.

해커 아녜. 그는 영화나 드라마 속에서 보는 천재 해커의 전형적인 모습으로 소개된단다. 집안은 온통 지저분하고, 외톨이 스타일이지만 컴퓨터나 해킹 분야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는 그런 모습. 그리고 당연히 아이를 무시하고 의뢰를 단호히 거절하는 모습. 뭐 또 당연히 나중에 그 사건을 맡게 되겠지. 이것도 추리 소설의 일종의 패턴인가? 아빠는 그런 생각을 했어. 끝끝내 아녜가 의뢰를 맡지 않았다면 이 소설은 어떻게 되었을까. 소설이 될 수가 없었겠지.

아무튼, 아이는 처음 거절을 당했지만, 계속 찾아갔고 아녜는 이 사건을 맡기로 했어. 샤오원에게 악의적인 게시판에 글을 올려서 샤오원을 죽게 만든 이를 찾아 복수해 달라는 것. 그것이 아이가 아녜에게 부탁한 것이었어. 아이가 가지고 있는 돈은 얼마 안되지만 전부를 주겠다고 했어. 아녜가 그 게시판의 글을 올린 이를 추적해보니 평범한 사람이 아니었다고 했어. 그날 글을 올리기 위해서 새로 계정을 만들었고, 글을 올리고 나서는 바로 삭제를 하였을 뿐만 아니라 계정을 만들고 글을 올릴 때도 해외를 통해서 우회했기 때문에 직접 글을 올린 이를 찾을 수가 없다고 했어. 해커거나 해커 수준의 컴퓨터 전문가가 글을 올렸다는 것이지. 이것이 아녜가 이 사건을 맡게 된 이유라고 했어. 범인을 찾는 것이 재미있을 것 같다고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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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아녜는 천재성을 보이면서 범인이 남긴 아주 작은 실마리로 범인의 범위를 좁혀갔어. 네트워크 시스템에 관한 용어들과 해킹에 관련된 용어들이 많이 나왔단다. 아녜는 범인이 아이폰을 쓰고 샤오원을 잘 아는 사람일 것이라고 했어. 샤오원의 핸드폰 속에 kidkit727이라는 아이디를 쓰는 사람이 샤오원에게 협박성 메일을 보낸 것이 담겨져 있었는데, Kidkit727이라는 아이디는 그 게시판의 글을 올린 이의 아이디와 같았어.

샤오원의 죽기 전 생활의 진실을 알게 되면서, 아이는 동생에 대해 자신이 너무 관심이 없었음에 죄책감을 느꼈단다. 그러면서도 아이는 자신이 모르는 샤오원의 비밀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는지, 그러니까 착한 줄만 알았던 샤오원이 사실 나쁜 짓을 했었던 것은 아니었는지, 진실을 아는 것이 오히려 두려울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어.

아녜와 아이는 샤오원의 유품을 정리한다는 이유로 샤오원이 다니던 학교에 들렀어. 담임 선생님도 만났고, 친구들도 만나 이야기를 나누면서, 한편으로는 어떤 이가 범인일까 추리도 해보았어.

두쯔위. 도서관 사서 일도 같이 하는 학생. 샤오원의 장례식장에도 왔었음. 예전에 자신과 관계없는 친구의 잘못을 폭로해서 그 친구가 전학 가는 일이 있었음.

리민. 부잣집 딸. 공주로 불림. 소풍 장소 선정할 때 샤오원과 약간 트러블이 있었음.

수리리와 쿼타이. 샤오원이 예전에 쿼타이와 사귀었다가 2주 만에 절교함. 수리리와 쿼타이는 어렸을 때부터 친구였다가 얼마 전부터 사귀기 시작. 2년 전 크리스마스, 불량배들에게 위험에 빠졌던 샤오원을 구출해준 적 있음.

, 어떤 친구가 샤오원의 죽음과 관련이 있을까.

샤오원을 죽음으로 몰고 간 친구의 오빠 스중난이라는 사람이 등장한단다. 스중난은 컴퓨터 프로그래머이고 야심이 많은 사람으로 지금은 조그마한 벤처 회사에 다니고 있단다. 스중난이 자신의 동생에게 흔적 없이 게시판에 글을 올리는 방법을 알려준 이란다. 스중난이 다니는 회사에 어느날 유명한 미국의 벤처투자회사의 대표인 스투웨이가 찾아왔어. 스중난이 다니는 회사에 투자하고 나아가 회사를 사고 싶다고 했어. 스중난은 이것이 자신의 기회라고 생각하고 회사 밖에서 우연히 만난 척을 하면서 스투웨이를 만났단다. 스투웨이도 능력 있는 스중난과 자주 만나면서, 스중난이 다니는 회사를 사게 되면 CEO 자리를 보장해주겠다고 약속했어. , 뭔가 냄새가 나도 풀풀 나더구나. 스투웨이라는 사람 말이야. 그러니까 너무 티가 난다고 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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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그 다음부터는 아녜가 범인들을 찾아내고, 복수를 하는 단계로 이야기가 전개된단다. 하지만 복수가 정답일까 고민하는 아이. 그리고 소설이 진행되면서 지은이가 뿌려두었던 떡밥들을 하나하나 긁어 모으면서 소설은 마무리된단다. 냄새 풀풀 났던 스투웨이의 정체도 그리 놀랍지 않게 밝혀지고 말이야. 추리 소설인데, 결말까지 다 이야기해주는 것은 그렇고, 이만 여기서 독서 편지는 마칠까 해.

요즘도 많은 문제점을 일으키고 있는 인터넷 익명의 폭력.. 윤리적으로 좀더 성숙한 인류가 되었으면 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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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책의 첫 문장: 아침 8, 출근할 때만 해도 아이는 오늘 자신의 인생이 바뀌리란 걸 몰랐다.

책의 끝 문장: 아침에 집을 떠나면서 아이는 오늘이 자신의 인생이 바뀌는 첫날이라고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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