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수의견
손아람 지음 / 들녘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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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아빠가 얼마 전에 아주 재미있게 읽은 소설, 디 마이너스. 그 소설의 지은이 손아람이 쓴 또 다른 소설이자 그의 대표작으로 부르며 영화로도 만들어진 소설, 소수의견을 읽었단다. 이번 소설도 너무 좋았단다. 올해 아빠가 새로 알게 된 우리나라 작가들이 몇 분 계신데, 첫 번째 손가락으로 뽑고 싶을 만큼 읽는 소설마다 절로 감탄이 나오는구나. 지은이가 한때 사법고시를 준비하지 않고서는 미학과 출신의 작가가 이 많은 법정 용어와 법원 시스템에서 이렇게 잘 알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 지은이는 정말 한때 사법고시를 준비했었을까? 궁금하더구나^^

이 소설이 처음 나온 것은 2010년이고 아빠가 읽은 것은 2015년에 나온 중판이란다. 초판이 나온 2010. MB 정권 시절로 상식이 통하지 않던 시기였어. 이 소설을 읽다 보면 자연스레 2009년 있었던 용산 참사가 생각이 난단다. , 가슴 아픈 사건이었는데, 어느덧 10년이 거의 다 되었구나. 그렇게 말도 안 되는 사건으로 사람들이 죽고, 감옥에 갔음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국민들은 자신과 관련 없는 일이라면서, MB에 이어 박근혜까지 대통령으로 만들어버리는 어리석은 짓을 했단다. 그리고 또다시 더 말도 안 되는 사건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죽고 나서야, 이런 일들이 자신의 이야기가 될 수도 있겠다고, 뒤늦게 큰 대가를 치르고 나서야 깨달은 것 같아 안타깝더구나.

이 소설은 재미뿐만 아니라, 권력을 잘못 뽑으면, 이 사회가 몰상식한 사회가 될 수 있다는 교훈도 주는 소설이라는 생각이 들었단다.

 

1.

, 그러면 이 소설의 줄거리를 이야기해줄게. 주인공 윤 변호사. 아빠가 주인공의 이름을 놓쳤던 것인지, 아니면 주인공의 이름이 언급 안되었던 것인지 모르겠구나. 그냥 윤 변호사로 이야기할게. 지방의 법대를 나와서 대학 졸업 후 변변치 못한 건축회사를 다니다가 뒤늦게 사법고시를 공부해서 36살이 되어서야 사법고시를 패스를 해서 국선변호사로 일하고 있는 이가 바로 윤 변호사야.

그러다가 우연찮게 아현동 뉴타운 시위 현장에서 경찰을 죽이게 된 박재호씨의 변호를 맡게 되었단다. 박재호를 만나 봤는데 박재호씨는 자신은 아들을 살리려다가 어쩔 수 없이 경찰을 죽였다고 했어. 열여섯밖에 안된 박재호의 아들이 시위 현장에서 죽었거든. 하지만, 검찰은 박재호의 주장과 달리 박재호씨의 아들을 죽인 사람은 경찰이 아니라, 용역업체 사람인 김수만씨라고 했어. 윤변호사가 이 사건을 맡게 되자, 이준형이라는 기자가 만나러 왔어. 이름은 남자 이름이었지만 여자였어. 이준형 기자는 현장에서 촬영한 CCTV 자료를 주었고, 사건 당시 현장에서 직접 취재한 내용을 정리해서 주었어. 윤 변호사도 조사를 하면 할수록 박재호씨의 아들 박신우는 경찰이 폭행에 의해 죽었고, 박재호씨는 아들을 살리려다가 경찰을 공격해서 경찰이 죽은 것으로 보였어.

그렇다면 왜 용역업체 김수만은 자신이 죽였다는 하는 것일까. 경찰 수사 기록은 열람이 불과했고, 사건 현장은 사건이 일어난 즉시 피한방울 남기지 않고 깨끗이 청소를 하였어. 증거를 없었고, 수사 기록도 볼 수 없었지. 윤변호사는 같이 일하는, 대학부터 알고 지내던, 형의 친구 장대석 변호사에게 도움을 청했어. 그리고 서울대 젊은 법대 교수 이주민 교수도 도움을 주겠다고 했어. 그래서 이 셋은금요모임을 갖고 같이 변론을 준비했어. 이들은 이 사건을 국가를 상대로 한 소송을 하기로 했단다. 그래서 윤변호사는 국선변호사를 그만두었어. 국가에서 월급을 받으면서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할 수 없으니까 말이야.

..

그들은 변론 준비에 이곳저곳을 다니고 사람들을 만났어. 당시 야당 국회의원인 박경철의원도 관련 자료를 주면서 도와주었어. 물론 그는 국회의원으로써 정치적인 목적도 있었겠지. 김수만씨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어. 자신이 박재호씨 아들 박신우를 죽였다고 하면서 뭔가 숨기는 듯했어. 그들에게 협조도 하지 않으려고 했어. 병원에 가서 사건 당일 일했던 레지던트를 만나기도 하고, 경찰들도 만나 조그마한 단서나 그들이 숨기는 것을 알아내려고 했어. 이 사건은 점점 사회의 이슈를 받으면서, 금요모임 멤버들은 이 재판을 국민참여재판으로 하기로 했어. 검사 황재덕은 판을 키우는 것을 싫어했지만 반대할 명분이 없었어. 그래서 기소검사를 따로 데리고 왔는데, 미모의 젊은 검사인 이민정이라는 사람이었어. 외모로 국민참여재판의 배심원의 인심을 사겠다는 뻔한 작전이었지.

이 사건이 많은 주목을 받게 되자, 대형 법률사무소의 유명한 변호사 이광철이 찾아왔어.. 이 재판으로 자신의 법무법인 광고나 하겠다는 심뽀를 보여 윤변호사는 자신이 끝까지 맡겠다고 했으나, 처음 윤변호사에게 의뢰를 했던 시민단체 민생살림의 사무국장도 이광철 변호사가 맡았으면 좋겠다고 했고, 박재호씨도 같은 생각이라고 했어. 열 받은 윤변호사는 그만둬버렸단다.

 

2.

그리고 어떤 조폭 보스의 살인 미수 사건 변론을 해주면서 큰 돈을 버는 사설 변호사가 되었어. 그런데 얼마 안 가서 사무국장이 다시 찾아왔어. 박재호씨가 미안하다며 다시 윤변호사가 맡아달라면서 말이야. 그렇게 윤 변호사는 다시는 바꾸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아내고 다시 이 사건을 맡게 되었단다. 윤 변호사, 장대석 변호사, 이주민 교수, 이준형 기자는 꼼꼼한 변론 준비를 했단다. 그런데 박신우를 죽였다고 하는 김수만이 보석으로 풀려난 이후 사라져버렸어. 가장 강력한 증인이라고 생각했던 변호인측은 당황할 수밖에 없었어.

그런데, 윤변호사가 얼마 전에 변호해서 무죄승소를 한 조폭의 보스로부터 연락이 왔어. 자신이 김수만을 데리고 있다고그 바닥에서 김수만과 조폭의 보스는 알고 있던 사이였던 거야. 조폭의 보스는 예전에 승소에 대한 답례로 김수만을 데리고 왔어. 김수만은 진실을 털어놓았어. 검사 홍재덕이 와서 회유했다고 했어. 박신우를 죽었다고 이야기하면 그의 조직을 봐주기로 하고, 재판결과도 집행유예로 해준다고 말이야. 그런데 나중에 검찰은 약속과 달리 김수만의 몸담고 있던 조직을 들쑤셔 놓았다고 했어. 그래서 김수만은 진실을 이야기하고 돕겠다고 했어. 그것만이 자신도 무죄가 될 수 있는 거니까 말이야.

그리고 결정적인 증거, 홍재덕이 회유하며 이야기한 것을 한 녹음파일도 있었어. 같이 변론 준비하던 이준형 기자가 이 녹음파일의 존재를 기사로 터트리는 바람에, 세상은 난리가 났지만, 윤변호사는 너무 일찍 공개한 것에 대해 이준형 기사와 심함 말다툼을 하기도 했어. 검찰은 즉각 반응했어. 검찰은 갑자기 윤변호사 사무실을 압수수색을 했어. 다른 핑계를 대고 했지만, 그것은 홍재덕의 녹음파일을 찾기 위함이었지. 그리고 녹음파일은 홍재덕에게 전달되어 바로 폐기되었단다. 그런데 요즘 같은 시절 녹음파일이 한 개만 있었겠니. 윤 변호사와 장대석변호사는 공판 마지막날에 그 증거물을 재판장에서 틀었단다.

모든 사람들이 들을 수 있었고, 그 목소리는 검사 자리에 있던 홍재덕이었어. 그것으로 재판은 끝났다고 생각했어. 그러나, 최후변론이 끝나고 배심원의 판정이 나오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단다. 그리고 배심원은 만장일치로 박재호의 무죄판결로 결정했어. 박재호의 행위는 아들을 살리기 위한 어쩔 수 없이 행한 정당방위였다는 것이지. 하지만 우리나라 배심원들의 판정은 단지 참고용이야. 판사가 최종 결정을 하는 거야. 국민참여재판은 많은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하고 있기 때문에 배심원의 판정을 무시할 수 없을 텐데, 우리나라 판사들은 아주 쉽게 무시하는 것 같더구나.

이 소설에서도 판사는 배심원들의 판정을 뒤집고 박재호에게 유죄 판결을 내렸고, 3년 형을 선고했단다. 그렇게 재판을 끝냈어. 현실에서도 국민참여재판을 하면서 배심원들은 무죄 판결을 했는데, 판사들이 배심원들의 의견을 무시하고 유죄 판결을 내린 경우도 여럿 있단다. 여러 이성적인 사람들이 심사숙고해서 내린 판결보다 그들보다 나은 것이라면 법 공부한 것 밖에 없는 한 사람의 판결로 죄를 결정하는 게 맞는지 잘 모르겠구나.

..

소설은 그렇게 끝이 났단다. , 앞으로는 다시 그런 이들이 정권을 잡는 일이 없길 바래. 그래서 상식적인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구나. 말도 안 되는 어처구니 없는 사고가 발생하지 않는 그런 나라 말이야.

 

PS:

책의 첫 문장 : 사체는 은평구 뉴타운의 기초공사 현장에서 발견됐다.

책의 끝 문장 : 새들은 날의 오름을 노래하고 바람은 보아야 할 시절을 이르되, 지구의 땅과 물 위 사람들을 제하고는 결코 이름을 빌리지는 아니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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