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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 기자 정의 사제 - 함세웅 주진우의 '속 시원한 현대사'
함세웅.주진우 지음 / 시사IN북 / 2016년 10월
평점 :
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이 책이 처음 출간되었을 때 아빠가 든 생각은, 제목
한번 잘 뽑았다는 것이었단다. 악마 기자와 정의 사제 ㅎㅎ 이 시대 최고의 언론인 중에 한 명인 주진우
기자. 정권이 바뀌어 그도 이제 공중파를 통해서 볼 수 있는 좋은 세상이 되었구나. 그리고 그토록 감옥에 보내려고 십 년 넘게 쫓아다니던 MB도 감옥에
들어가 계시고…. 오늘 우리가 느끼는 이 민주주의 향기… 주진우 기자의 공로도 잔뜩 실려 있다는 것에
아빠는 그에게 늘 고맙다고 생각한단다..
그리고 그보다 좀더 오래 전부터 민주주의를 위해 애쓰신 분 중에, 함세웅 신부라는 분이 있어.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을 만드는데 앞장
서셨고, 과거 군사 독재 정권에 맞서 저항하셨던 분… 얼마 전에 재미있게 본 영화 <1987>에서도, 경찰에 도망 다니는 민주주의
운동가를 보호해주는 역할로도 등장했던 분…. 이 두 분께서 지난 2015년 11월과 12월에 다섯 차례에 걸쳐 진행했던 현대사콘서트를
책으로 엮은 것이 바로 아빠가 이번에 읽은 <악마 기자 정의 사제>라는 책이란다.
2015년이면… 군사독재 이후 민주주의가 가장 쇠퇴했던 시절이 아니었을까 싶구나. 당시만
해도 1년 뒤에 촛불이 그렇게 뜨겁게 타오르라 예상을 못했던 시절이고, 이명박근혜가 감옥에 가리라고는 더욱 상상도 못했던 시절… 그리고 정권을 비판하면 검찰에 잡혀갈 수도 있는 그런
시절… 그런 세상이 불과 2년 만에 전혀 다른 나라로 바뀌다니… 아직도 이게 꿈인가 싶을 때가
있단다. 2015년 그 어두웠던 시절… 지나고 보니 해가 뜨기 전이 가장 어두운 것처럼… 2016년 촛불이 타오르기 직전 가장 어두웠던 시절이 바로 2015년이었던
것 같구나.
지금 2018년, 이 책을 읽다 보니, 2015년 우리나라의 역사가 오롯이
이 책에 기록되어 있는 기분이더구나. 다시는 그런 어두운 시절이 오지 않기를…
….
앞서 이야기했듯이 얼마 전에 영화 <1987>를
봤다고 했잖아… 그보다 더 위대한 촛불혁명이 있었던 2016년과 2017년…. 가까운 미래에 2016이나 2017이라는 영화가 만들어지지 않을까
싶구나.
1.
이 책은 주진우 악마 기자와 함세웅 정의 사제의 콘서트 실황을 그대로 옮겨 적어 놓았단다. 주진우와 함세웅의 대담과 청중들의 질문에 대한 답변으로 되어 있어. 주제는
장소마다 다르긴 했지만, 관통하고 있는 주제는 우리나라 현대사를 이야기하고, 우여곡절 그 역사 속에서 몸소 경험했던 함세웅 신부님의 이야기, 그리고 2015년 당시 우리나라 대한민국의 부조리에 대한 이야기를 했단다. 아빠는
물론 그 콘서트에 가 본 적은 없었어. 하지만 그 콘서트가 한창이고, 이
책이 출간되었던 즈음에 주진우 기자와 함세웅 신부님이 팟캐스트에 나와서 비슷한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었던 것을 들었던 기억이 있단다.
주진우 기자는 통찰력이 뀌어나고, 논리적이면서도
위트 있고, 유머러스한 사람이란 걸 잘 알고 있었는데, 함세웅
신부님도 재치 있고, 촌철살인 같은 말씀으로 청중의 웃음과 박수를 자아내게 하시더구나. 아빠는 사실 함세웅 신부님의 이름은 많이 들어봤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셨고, 그가 하신 말씀을 들어본 적도 없어서 잘 몰랐었는데, 이 책을 통해서 그 또한 열정적인 삶을 사셨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
종교인이라면서 속세와 담을 쌓고 사는 사람들도 있지만, 함세웅 신부님은 고통에 신음하는
시민들과 부조리한 사회 시스템을 그냥 볼 수만은 없었던 뜨거운 심장을 가진 분이었던 거야. 그로 인해 1970년대에는 두 번이나 감옥에 갔다 오셨다고 하는구나. 많은
재야인사들과 함께 우리나라 민주주의 운동에 힘썼고, 늘 약자의 편에 서서 약자의 인권 보호에 힘써주셨더구나. 앞으로 더 관심을 하지고 함세웅 신부님의 행보에 응원을 해주어야겠구나.
2.
주진우 기자와 함세웅 신부님이 함께 했던 이 콘서트 이후 2년 남짓… 그 당시에는 아무도 오늘날의 대한민국이 이런 모습을 하게 되리라 예측을 못했을 거야. 통찰력이 뛰어났던 주진우 기자도 문재인 대통령이 이렇게 뛰어난 능력을 가진 사람이란 걸 몰랐던 것 같아. 어느덧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한 지 일 년이 다 되어가는구나. 세월이
참 빠르구나… 이제 4년 밖에 안 남았나…
하는 아쉬운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지난 1년 그가
해온 일들을 보면 그야말로 무지막지한 일들을 해온 것 같아.
그의 행적들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 유수
언론에서도 칭송이 끊이지가 않고 있단다. 그리고 그 정점은 지난 달에 있었던, 남북정상회담. 온 국민뿐만 아니라, 온 세계 사람들을 감동의 도가니로 몰아넣은 남북정상회담. 정말
꿈만 같았던 일들이 앞으로 펼쳐질 것을 기대해도 될 것 같구나. 하지만 늘 그렇듯 너무 큰 기대는 하지
말고, 조금씩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는 그런 남북관계가 되길 바래본다.
그래서 정말 부산에서 기차를 타고 프랑스 파리까지 갈 수 있는 날이 꼭 오기를….
…
우리는 2016년, 2017년 역사적인 한 해를 거듭 살아왔다고 생각했는데, 2018년은
또다시 그 역사적인 한 해를 업그레이드를 해가 되어 가고 있구나. 아빠가 앞서 2016년이나 2017년을 다룬 영화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그 시리즈로 2018년을 다룬
영화도 나와야겠구나.^^ 자, 오늘은 이만 줄일게…
(73)
미래에는 두 가지 의미가 있습니다. 하나는 영어로 퓨처(future), 그러니까 그냥 가만히 있어도 오는 미래에요. 그런데 성서의 대림에서 말하는 미래는 앞당기는 미래, 선취하는 미래입니다. 선취적 미래, 그러니까 내가 지금 비록 2015년을 살고 있기는 하지만, 나는 이미 2020년, 아니 멀리 2050년을 살고 있는 거예요. 민주주의가 이룩되고 통일이 이룩된, 박근혜는 이미 타파된 그런 미래를 살고 있는 거죠. 여러분이 그런 희망을 가질 수 있다면 참 좋겠습니다.
(101)
저는 비례대표제가 바뀔 수 있다면 국회의원 수도 현행 300명에서 500명으로 늘려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입니다. 1948년 제헌국회 때는 인구 10만 명당 한 명의 국회의원이 나왔어요. 그러니 인구가 5천만 영인 지금은 500명쯤 나오는 게 맞지요. 우리가 정책을 논할 때 300명이 논하는 게 좋겠습니까, 500명이 논하는 게 좋겠습니까? 당연히 많은 쪽이 좋겠죠. 국회의원 늘리면 세비가 더 늘어난다고 하는데, 지금 대통령이 한 해 동안 주무르는 예산이 얼마입니까? 375조 원이에요. 이걸 청와대와 재경부가 마음대로 씁니다. 반면 국회 예산은 2천7백억 원, 인건비까지 합쳐도 5천4백억 원에 불과합니다. 비교가 안 되는 수치입니다. 국가 예산이 어떻게 쓰이는지 감시하는 게 국회입니다. 더 많은 국회의원들이 감시할 수 있어야 해요. 다 우리 세금이니까요. 청와대와 재경부가 자기들 만대로 쓰고 있지는 않은지 감시해야죠.
(159-160)
제가 함석헌 선생님을 직접 뵙기도 하고 그분의 책을 읽으면서 배운 게 많아요. 그분은 자신을 소개하시길 "나는 하느님의 발길에 차인 사람이다"라고 하세요. 그분이 일제강점기 때 감옥에서 서너 번 가신 분인데, 해방이 된 다음에는 북한에서 소련군이 체포돼 모진 고문을 당해요. 그 뒤 ‘야, 내 나라 내 땅에서 고문을 당하다니’ 싶어 북한을 몰래 탈출해 남한으로 건너오죠. 그런데 여기 와서 보니 이건 또 이승만 독재에 박정희 독재에 온통 독재뿐인 거예요. 여기 맞서 싸우다 보니 ‘야, 나는 일제와 싸우고, 소련과 싸우고, 북한 공산당과 싸우고, 남한에 와서는 이승만 독재, 박정희 독재와 싸우는구나. 이게 운명인가?’ 하는 생각이 절로 든 거죠. 그러면서 고백하신 말씀이 "나는 하느님의 발길에 차인 사람"이라는 거예요. 저는 이 말씀을 우리 역사와 연결시킬 수 있을 때, 그러니까 순국선열, 한국의 역사, 우리 민족을 위해 ‘나는 발길에 차인 사람이다’ 이런 마음으로 살아갈 수 있을 때 희망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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