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번째 봄 애거사 크리스티 스페셜 컬렉션 4
애거사 크리스티 지음, 공경희 옮김 / 포레 / 2015년 3월
평점 :
절판





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아빠가 사두고 읽지 않은 책이 꽤 많단다. 봄이라서 그런지 그런 책들 중에 봄에 관련된 책들이 자꾸 눈에 들어오더구나. 이번에도 읽은 소설도 제목에 ‘봄’이 있어서 집어 들었단다. 추리소설의 대가 애거사 크리스티가 자신의 실명을 숨기고 메리 웨스트매콧이라는 필명으로 쓴 소설. 출판사 포레는 메리 웨스트매콧의 필명으로 쓴 소설들을 모아서 애거사 크리스티 스페셜 컬렉션이라는 시리즈를 출간하였는데, 이번이 아빠가 읽은 두번째란다. 작년 봄에 그 책 역시 책 제목에 ‘봄’이 들어가서 봄에 읽었었지. 그리고 이번이 두번째이고….

이번 소설은 애거사 크리스티의 자전적 소설이라고 하는구나. 그런데 그리 행복한 장면이 연출되는 것은 아니야. 애거사 크리스티도 남편과 불화가 있었다고 하는데, 그 이야기를 소설로 그린 것이라는 것 같았어. 오늘 들려줄 <두번째 봄>이라는 소설은 그리 유쾌하지 않은 내용이니 너희들에게 되도록 짧게 이야기해줄게. (아빠가 피곤하고독서편지를 쓰기 귀찮아서 아니라는 점.. 꼭 알아줘~~~^^)

 

1. 

레러비는 여행지에서 우연히 자살하려는 여인 샐리아를 만났어. 처음에는 그냥 가벼운 눈인사를 하고 지나쳤는데, 직감이 스치고 지나갔다고 할까다시 샐리아가 자살을 하려고 그곳에 왔음을 직감했어. 래러비는 힘든 시절자살을 생각한 적이 있어서…. 그래서 샐리아를 다시 찾아가 설득해서 자살을 막았고, 숙소까지 데리고 와서 밤새 샐리아의 이야기를 들어주었단다. 왜 샐리아가 이 낯선 곳에서 자살을 생각하게 되었을까. 아참이 소설의 출간년도는 1934년이라는 점도 알고 이야기를 들어줘.

샐리아는 어린 시절 독실한 크리스천 집안에서 자라났어. 아버지 존이 건강이 좋지 않아서 요양을 위해 프랑스 남부에 다녀오기도 했어. 프랑스에서 다녀온 이후에도 부모님만 여행을 가시고, 샐리아의 오빠 시릴과 샐리아는 하녀들과 함께 생활하기도 했어. 이런 생활이 샐리아의 성격을 만들었을까아니면 천성이었을까? 샐리아는 감성이 풍부하고 예민한 성격을 가지고 있었어. 다른 사람들이 곤충들의 생명을 해치는 행동에도 눈물을 보이곤 했어. 그리고 주변 사람들이 지나가듯 하는 말도 마음 속에 담아두었단다.

샐리아의 아버지는 결국 건강을 회복하지 못하고샐리아가 열 살 때 돌아가셨어. 이후 샐리아 가족의 생활은 넉넉하지 못했어. 엄마는 샐리아의 학업을 직접 가르쳤고, 일부 가르치지 못하는 과목들은 따로 가정교사를 두어 가르치기도 했어. 샐리아가 10대 후반이 되었을 때 파리로 공부라고 갔어. 이 때 음악에 대한 소질이 약간 있었는데, 예민한 성격 때문에 사람들 앞에서 하는 것을 잘 하지 못했어.

샐리아의 엄마는 샐리아가 젊은 시절에 이런저런 재미를 누릴 수 있게 했어. 돈이 들긴 하지만이집트 여행도 같이 갔어. 샐리아는 커가면서 점점 아름다움을 갖추게 되었고남자들의 대쉬가 이어졌어. 그러나 수동적이고 내성적인 샐리아는 잘 표현하지 못했어. 분명 자신이 좋아하는 남자가 있었는데도 마음 속에만… 자신의 타입이 아닌 이들에게만 청혼이…. 어떤 돈 많고 나이 많은 소령이 적극적으로 청혼을 했지만, 소심한 성격에 여러 번 망설이다가 소심하게 거절했어.

어린 시절부터 알고 지내던 짐이라는 남자가 어느날 이웃으로 이사 와서 농장을 했어. 짐과 책사상 등 지적인 이야기를 많이 나누면서 서로 통한다고 생각했어. 짐이 청혼을 했지만샐리아는 사랑이라는 감정은 아니라고 생각했어. 짐이 6개월 간의 약혼기간을 가져보자고 했는데, 그것까지 거절할 수 없어서 그러자고 했지만역시나였어. 짐과 약혼기간에 오히려 우울증이 생겼지.. 이런 고민을 친구의 오빠인 피터에게 편지로 물어보곤 했어. 피터는 친구의 결혼식에서 알게 된 이후 편한 관계라고 생각했거든. 그런데 알고 보니 피터가 샐리아를 사랑하고 있었어. 짐과 파혼을 하자 피터가 청혼을 했고샐리아는 오케이를 했어.

그런데 이번에는…. 겸손한 피터는 자신이 너무 가난해서 샐리아와 결혼할 자격이 없다면 조금 시간을 갖자고 했어. 군인이었던 피터가 외국으로 2년간 파견을 하게 되었는데,  2년동안 마음이 변하지 않으면 그때 결혼하자고 했어. 그 사이 더 멋지고 부자가 나타나 청혼을 하면 부담 갖지 말고 결혼하라고 했어. 피터는 왜 그랬을까샐리아를 왜 시험대에 올려놓았을까? 겸손하고 착한 남자인 줄 알았는데그 또한 나쁜 남자였던 것일까?

 

2.

얼마 뒤 샐리아에게 더멋이라는 남자가 나타났어. 피터가 이야기한 부자도 아니고멋진 남자도 아니었어. 피터와 마찬가지로 가난한 군인이었어… 그런데더멋은 자신의 상황 같은 거 따지지 않고, 무조건 사랑이 전부라고 생각하는 사람이었어. 샐리아는 더멋의 청혼을 받아들였어. 피터에게는 미안했지만 현시점에서 더멋을 사랑하는 것은 맞으니까. 샐리아의 엄마 미리엄은 더멋을 싫어했어. 콩깍지가 씌어져 보이지 않는 더멋의 진모습이 명확히 보였거든. 더멋은 그리 착한 남자가 아니었어나쁜 남자.

미리엄의 입장에서는 다행히 전쟁이 일어나 더멋도 전쟁이 참가한다고 갔어. 하지만일 년 뒤 부상을 당하고 후방으로 배치를 받았고, 샐리아는 더멋과 결혼을 했어. 더멋은 결혼을 하면서 한마디 했는데, 그 말을 읽는 아빠도 그렇고샐리아도 그렇고 그저 사랑하는 이에게 하는 다정스러운 이야기인줄 알았지, 그 말이 꼭 지켜야 하는 약속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았어. 그 말은 “아름다움을 잃지 않겠다고 약속해줘요”라는 말이야. 나이를 먹고아이를 낳다 보면 그 나이에 맞게 아름다움의 기준도 바뀌어야 하는 것인데… 더멋이 이야기하는 하는 아름다움은 지금 이순간의 아름다움이라는 것을 그때는 더멋을 제외하고는 아무도 몰랐을 거야.

가난한 군인과 신혼생활은 낡고 작은 아파트에서 시작했어. 샐리아는그 전에는 한번도 해본 적이 없는 무료한 가정주부의 생활의 시작이었어. 군인에서 제대한 더멋은 사업을 하게 되었고, 사업이 위기도 있었지만그래도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어. 하지만 샐리아에 대한 집착특히 샐리아의 아름다움에 대한 집착은 심했어. 그리고 자상함이란 것도 없었어. 샐리아를 사랑한 것이 아니라 샐리아의 아름다움을 사랑한 사람 같았어. 주디를 임신했다는 소식을 전했을 때도, 기쁨보다 샐리아가 아름다움을 잃을 것을 걱정했으니…. 그리고 세월이 흐르고 샐리아의 젊음과 아름다움이 조금씩 바래기 시작하면서, 더멋을 아무렇지 않게 샐리아를 버렸어. 그는 이혼을 하고 다른 여자와 결혼을 했어.

 

3.

내성적이고 성격이 예민했던 샐리아는 힘든 시간을 가졌어. 홀로 오랜 시간을 가졌어. 딸 주디도 자라서 결혼을 했어. 그렇다가 우연히 마이클이라는 남자를 만났어. 의사였던 마이클은 그 옛날 피터와 비슷한 성향이었어. 그리고 어느날 그 남자는 샐리아에게 청혼을 했어. “아름다움을 잃지 않겠다고 약속해줘요.”라는 말과 함께… 더멋에게 들었던 말을 다시 들었으니 얼마나 경악을 했겠니. 그 말을 듣고 그 남자를 떠나 버렸다는구나. 샐리아의 나이 이제 서른아홉. 그의 삶이 아직도 삼십 년이나 더 남았을 텐데… 그런 괴로움과 고통 속에서 살 수 없다면서 자살을 생각했다는구나.

래러비는 밤새 이야기를 들어준 것만으로 샐리아가 자살의 생각을 접었을 것이야. 래러비가 손을 다정하게 손을 잡아준 것이니까. 래러비와 헤어진 샐리아는 이제 새로운 시작을 할 것이야. 예전에 유명한 초상화가였던 래러비가 한쪽 팔을 잃고 좌절했다가 다시 살아갈 이유를 찾았던 것처럼 말이야…

.

이렇게 소설은 끝이 났단다. 사람은 사람과 관계로 자신이 만들어지는 것 같아. 가장 많은 시간을 갖고 가족과의 관계가 그만큼 중요한 것 같구나. 성격이 만들어지는 어린 시절… 그런 시간을 갖고 있는 너희들… 아빠도 더욱 더 너희들을 사랑으로 감싸 안아주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

애거사 크리스티가 메리 웨스트매콧이라는 필명을 쓴 다른 소설들…. 가끔씩 찾아서 읽어봐야겠구나. 이제까지 두 권은 봄마다 읽었는데, 이왕 이렇게 된 것 매년 봄마다 하나씩 찾아서 읽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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