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문장] <모순>, 양귀자 장편소설
지난 어느 날, 그리도 간절하게 스스로를 향해 다짐했던 대로 나는 이제 되는 대로 세상을 살아가는 안진진이 아니었다. 나는 내 인생에 나의 온 생애를 걸기로 이미 결심을 한 사람이었다.
그날 이후, 나는 아주 생각이 깊어졌다. 무슨 일이든 한 발자국 뒤로 물러서서 주의 깊게 관찰하는 습관도 제법 익숙해졌다. 남자 문제도 마찬가지였다. 나는 내가 누구를 원하는지 알 수 있을 때까지 핫 걸음만 뒤로 물러나기로 했었다. 당분간은 관망, 이것이 내가 두 남자에게 정한 법칙이었다. (66쪽)
... 아껴서 좋은 것은 돈만이 아니었다. 어쩌면 돈보다 더 아껴야 할 것은 우리가 아무 생각없이 내뱉는 말들이었다. (75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