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읽는 크리스티앙 보뱅.
우리 동네 작은 도서관엔 보뱅의 책이 딱 한 종, 한 권 있었다.
선택의 여지없이 시작할 밖에...^^
그런데 서문부터 맘에 들어서 고개 끄덕끄덕
독서에 송두리째 마음을 빼앗긴 가난한 사람(나다.), 난 죽은 사람 아니고 산 사람..(보뱅에 의하면)
˝하지만 책을 읽을 때 우리는 자신의 삶을 버리고. 대신 몽상의 영(靈)과 불길 같은 바람을 들여놓는다.˝
책은 읽지 않는 돈이 있는 사람들의 흰 손, 몽상하는 사람들의 섬세한 손...
그러나 그는 손이라고는 아예 없는 사람들, 황금도 잉크도 박탈당한 사람들, 오직 그들을 위해 글을 쓴다고 말한다.
˝요컨대 타자를 지향하는 글이 아니라면 흥미로운 글일 수 없다. 글쓰기는 분열된 세상과 끝장을 보기 위한 것이며, 계급체제에 등을 돌림으로써 건드릴 수 없는 것들을 건드리기 위한 것이다. 그 사람들은 결코 읽지 않을 한 권의 책을 바로 그들에게 바치기 위해서이다.˝
빛바랜 원고다. 마지막 페이지에 날짜가 적혀 있다. 5년. 5년 전에 쓴 원고다. 원고는 당신에게 우편으로 배달된다. 당신은 그걸 탁자 한쪽에 놓아둔 채 잊어버린다. - P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