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대한출판문화협회가 깊이 인정한 모범장서가였던 소생은 그렇게나 중지애지하던 장서를 한동안 엄청나게 팔아치웠다. 위에 보시는 바와 같이 자금마치 물경 2천만원이 넘는다. 정말 돈 엄청나게 벌었다. 뭐 긁어모았다. ㅎㅎㅎ 한때는 퇴근하면 택배 박스싸느라 알밤까지 일수였다...까지는 아니지만 하여튼, 그랬는데 요즘은 또 굿즈에 해까닥해서 다시 책을 사모으기 시작하고 있다. 무슨 놈의 팔자가 샀다 팔았다 샀다 팔았다. 이번 생에는 이렇게 살게 되어있는 모양이다. 만년필 좋아해서 깃털펜 보자마자 안절부절, 회중시계 저런 거 또 좋아해서 보자마자 좌불안석, 도리 없고 배길 수 없다.
깃털펜으로 한번 써봤어요. 만년필 특유의 사각사각하는 느낌이 없어 조금 실망했어요. 뭐 어차피 그냥 품으로 두고 보는 것이라 상관은 없어요. 소생 그래도 주제와 본분을 알아 명품에 대한 욕심이 전혀 없어, 시계고 차고 옷이고 지갑이고, 허리끈이고 신발이고 양말이고 빤스고 털깍는 기계고 뭐고 명품이라고는 가지고 있는 것 한나도 없지만, 단 하나 그 높고 멋지다는 산 높이가 숫자로 펜촉에 박혀있다는 그 만년필 하나는 갖고 싶습니다.
다음은 땡투보고입니다. <에세>는 vita님께, <인류본사>와 <합스부르크>는 거리의 화가님께 땡투했습니다. 꼭 참고해주세요. 김상근 교수는 tv에서 처음 볼때는 약간 광대짓하는 것 같고 조금 웃기기도 하고 약간 비호감이었는데 볼수록 매력이 느껴지고, 근래에 시공사에서 나온 로마, 베네치아, 피렌체 이 삼부작을 상당히 읽어볼 만한 것 같습니다. 유시민의 <유럽도시기행1>은 정말 너무 실망이어서 2편을 살 생각은 전혀없었는데 그놈의 굿즈때문에 어쩔 수 없이 구입했어요. 아직 읽어보지는 못했지만 1편처럼 그렇게 성의없는 글이라면 정말 바로 바이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