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 뒤에 남는 것... 

  
자동차를 타고 바닷가를 지나다가 해풍을 맞고 있는 이 녀석을 만났습니다.
드넓은 푸른 바다를 헤엄쳐 다녔던 시절은 갔지만 여전히 바다를 향해 깃발처럼 높이 달려있습니다.
아마 이 녀석은 이렇게 해풍에 다소 건조되어져 사람들의 저녁 식탁에 올랐을 테지요.
아아, 호랑이는 가죽 때문에 죽고, 아귀는 담백한 살점 때문에 죽는 모양입니다.

사람은...이름 때문에 죽는 것...맞을까요?

예수쟁이라 성경구절 하나를 떠올립니다.
한 알의 밀이 땅에 떨어져 죽지 아니하면 한 알 그대로 있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느니라(요한복음 12:24)

이름 때문에 죽은 어느 ‘죽음’에 대해 오래 생각하게 하는 요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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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시작

여름의 길목...
그전에는 봄이 되자마자 모를 심어서 봄내, 여름내, 자라는 줄 알았습니다.
어릴 적 교과서에서 배운 전형적인 모내기 풍경을 사라지고 없습니다.
온 들녘이 조용하지만 이틀인가 지나서 보니 벌써 모내기를 다 했더군요.
아침 운동을 갔다오다 보니 논 가득히 모판이 그득했습니다.
논 주인은 무슨 생각에선지 모판을 가지런히 두지 않고 이렇게 두었더군요.
아마 다른 논에 심기 위해서 대기 중인 모양입니다.

생명의 시작, 먹거리의 시작은 바로 여기일 것 같습니다.
가을 날, 한 그릇의 따뜻한 쌀밥을 기대해도 좋을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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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섬 2010-06-02 18: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진을 참 잘찍으셔요. 모판을 보니 푸른 생명이 파릇파릇 살아나는 듯 느껴져요. 생명의 시작 먹거리의 시작의 아름다움에 한껏 감동하고 가요.^^

gimssim 2010-06-03 06:46   좋아요 0 | URL
잘 보셨다니 저도 행복합니다.
사진을 찍고 글을 올리고 또 이렇게 댓글을 달고...
일상의 행복입니다.
6월...좋은 출발되시기 바랍니다.

비로그인 2010-06-02 22: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쌀밥을 많이 묵어야 하는디,,
다른 맛난 것이 하도 많아서 밥 먹을 틈이 없는 것이 문제입니다.
쌀 200만톤이 재고로 쌓여 있습니다..
농님들 시름이 깊어 갑니다.

그래도, 벼 모 사진 이뻐요. 중전님


gimssim 2010-06-03 06:49   좋아요 0 | URL
개발이다, 수익성이다...그런 경쟁논리에 밀려 논밭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별난 음식 먹어도 맨 마지막에는 밥으로 마무리를 해야 하는 저로서는 이런 현실이 좀 난감합니다.
언젠가 비싼값에 곡물을 수입해야 할 날이 올터인데...
걱정 접고...아름다운 6월되세요.

세실 2010-06-03 06: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초록이 눈부십니다.
문득 모판이 예술적으로 보여요~~~

gimssim 2010-06-03 06:51   좋아요 0 | URL
그래요. 눈부신 6월, 여름을 기대합니다.
좀 드문 모판보고 집에 와서 카메라 가져가 찍었어요.
그런 의미에서 보면 사진은 '예술'이 아니라 '노가다'랍니다.
좋은 6월 되세요.

같은하늘 2010-06-03 23: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싱그러운 초록빛입니다.
모판을 한번도 본 적이 없는 촌넘~~^^

gimssim 2010-06-05 23:30   좋아요 0 | URL
볍씨를 물에 불려 작은 모판에 붓고 흙을 얇게 덮어두면 싹이 나서 저렇게 자라더군요. 저도 주위에서 하는 거 보고 알았어요.
요즘엔 대부분 기계로 심습니다.
 

 굿바이 게으름...겹겹의 의도

우리 집 바른생활사나이가 3박4일 일정으로 세미나를 갔어요.

저는 당연히 ‘자유부인’이 되었지요.

아침 일찍 출발하면서 몇 번이나 물었어요.

“뭐 할꺼냐?‘

걱정할 일도 아니에요.

저는 남편과는 달리 혼자서도 잘 놉니다.

제일 먼저 할 일은 명찰을 떼는 거에요.

제 가슴에 달려 있는 ‘바른생활아줌마’

그리고 ‘나홀로 집에’의 캐빈이 되는 거죠.


세수 안하기(이건 이번엔 좀 고려하고 있어요. 며칠 사이 엄청 노화가 진행되어 남편이 현관에 들어서다가 집 잘못 찾았나 문닫고 나갈까봐서요),

늦게 자기(남편은 고딩 수험생일때도 10시만 되면 잤다네요),

잠옷 입고 하루종일 버티기,

하루에 한 끼만 먹기(삼식이 식사 준비 하느라 너무 지쳤거든요)

컴퓨터 하면서 비빔국수 먹기,

큰 소리로 웃기,

역시 큰소리로 유행가 부르기(봄날은 간다),

하루는 소파에서, 하루는 안방 침대에서, 하루는 거실 바닥에서 자기,

집으로 오는 전화 안받기.
 

오늘로서 게으름과 이별을 해야 합니다.

새벽 두 시 쯤 잠자리에 들었다가 네 시 반에 일어나서 새벽기도 갔다가 잠시 신문보고 잠들었더니 해가 중천에 떠 있었어요. 읽다만 책들이 옆에서 함께 자고 있었나봐요.

나를 깨운 것은 사실 실컷 잔 잠이 아니라 이것이었어요.

광목 커튼을 휘감고 있는 밝은 햇살이요.

잠시 더 누워서 그 햇살을 바라보았어요.

행복감에 젖었고, 장자크 상뻬의 책 <겹겹의 의도>가 생각이 나네요.

옆에 있던 카메라로 몇 장 사진을 찍었습니다.
 

우리의 삶도 이렇게 서로 다른 농담(農談)으로 겹겹이 싸여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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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0-05-27 17: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오, 편안한 게으름이로군요.


gimssim 2010-05-27 21:55   좋아요 0 | URL
때로 이런 게으름이 많이많이 위로가 됩니다.
바른생활사나이는 제 시간에 정확하게 귀가를 했고,
저는 다시 바른생활아줌마로 돌아왔어요. ㅎㅎ

꿈꾸는섬 2010-06-02 17: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바른생활아줌마 생활이 너무 힘드셨군요.
너무 재밌게 읽었어요. 중전님이 부르시는 봄날은 간다는 어떤 느낌일까 궁금해요.ㅋㅋ

gimssim 2010-06-15 07:15   좋아요 0 | URL
온 봄 내 '봄날은 간다'에 필이 꽃혀 흥얼거리고 있습니다.
물론 바른생활사나이는 질색을 하지만요. ㅎㅎ

같은하늘 2010-06-03 23: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과연 삼일을 어찌 보내셨을까요? 궁금~~ㅎㅎ

gimssim 2010-06-06 06:56   좋아요 0 | URL
자유로운 몸과 영혼으로 살았지요.ㅎㅎ

페크pek0501 2010-06-14 11: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게으름의 자유, 너무 잘 알지요. 하루 한 끼만 먹고 잠옷 입고 지내다가 늦게 자는 그 맛!!!
공감 가는 글을 읽으니 저까지 즐거워지네요.
그런데 그것 아세요? 그런 게으름의 행복을 느낄 수 있으려면 바른생활사나이 님이
꼭 필요하다는 것을요. 매일 그런 생활이면 재미없거든요. ㅋㅋ

gimssim 2010-06-15 07:14   좋아요 0 | URL
맞아요, 맞아요!
 
노는 만큼 성공한다 - 김정운교수가 제안하는 주5일시대 일과 놀이의 심리학
김정운 지음 / 21세기북스 / 2005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재미있게 읽힌다. 

심리학 용어들이 빈번하게 등장하지만 지은이 특유의 입담(글담)으로 쉽게 풀어 설명을 해 준다. 

제목에 따른 '태클'이 어차피 들어오겠지만 가끔 멈춰서 '휴(休)'에 대한 묵상과 그에 따른 행동을 할 필요가 있음은 분명하다.  

지식정보화 사회를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있어서 외적인 추진력은 내적 에너지가 내재되어 있어야 함은 당연하다.  

'노는 것' 과 '쉬는 것'의 구별도 필수사항이지만 '성공'에 대한 성찰도 생각해 볼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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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예찬론
오시영 지음 / 북넷 / 2008년 10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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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 보고 절대 책을 덮지 마십시오. 

'너는 어느 쪽이냐'고 물으신다면 저는 '노통' 쪽입니다만 도서관에서 제목만 보고 그냥 나왔다가 다시 가서 대출해 읽은 책입니다. 

변호사 출신의 오시영 교수의 세태만평 쯤으로 이해됩니다. 

제목을 달면서 나름의 '고집'도 책 표지에 언급해 놓았습니다. 

그러나...세상을, 국민을 '사랑하고자 하는 '마음이 읽혀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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