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의 언어 - 흐르는 시간에서 음표를 건져 올리는 법
송은혜 지음 / 시간의흐름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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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을 하는 사람은 생각도 음악처럼 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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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제5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황정은 외 지음 / 문학동네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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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영 작가의 <쇼코의 미소>를 읽고 2014 제5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을 읽었다. 단편 하나하나 마다 시간 간격을 두고 읽어서 완독에는 꽤 시간이 걸렸다. 대상 작품은 황정은 작가의 <상류엔 맹금류>이지만 8년이 지난 지금 읽었을 때 모든 소설들이 완성도 있는 알찬 소설집이다.


*상류엔 맹금류 - 황정은
제목을 읽었을 때 어떤 내용일지 전혀 짐작가지 않았다. 상류에 맹금류가 있음을, 제희네 부모님과 ‘나‘가 어색한 분위기에서 도시락을 먹었던 곳의 진실을 그것을 기어코 말하고 말한 ‘나‘의 이별은 어쩌면 그날 예정된 것이리라.

˝나는 그날의 나들이에 관해서는 할말이 많다고 생각해왔다. 모두를 당혹스럽고 서글프게 만든 것은 내가 아니라고 말이다.˝

*빛의 호위 - 조해진
‘권은‘이라는 사진작가는 주로 분쟁지역에서 사진을 찍는다. 그런 ‘권은‘을 인터뷰하면서도 그녀가 ‘열쇠‘를 주기 전까지 과거의 그녀를 기억하지 못하는 ‘나‘. 권은이 어떤 아픔을 지녔기에 소설 속 다큐멘터리<사람, 사람들>에 나오는 ‘알마 마이어‘의 운명과 동질감을 느끼는 것인지 궁금했다. 어둠 속에 있던 ‘알마 마이어‘와 ‘권은‘이 겹쳐지며 빛의 호위로 끝나는 이야기가 아름다웠다. 연말에 어울리는 소설.

˝돌이켜보면 그 만남에서 그녀가 내게 한 이야기들, 가령 사진에 빠져들었던 계기며 태엽과 멜로디에 대한 언급은 일종의 힌트들이기도 했다.˝

*쿤의 여행 - 윤이형
‘쿤‘이라는 것은 무엇일까? 소설 뒤에 실린 평론에는 ‘에반게리온‘언급이 있어 신선했다. 형체가 없는 만큼 사람마다 상상하는 모습이 다를 것이다. ‘나‘ 대신 힘들고 궂은 일을 대신해 주는 ‘쿤‘이 내게 있었다면 주인공과 같이 쿤을 떼어내지 못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 소설이었다.

˝쿤을 뜯어냈다. 말 그대로, 뜯어냈다.˝

*창 너머 겨울 - 최은미
읽으면서 주인공 몸에 있는 곰팡이가 굉장히 불결하게 느껴졌다. ‘그녀‘가 반짝이는 빛이라면 주인공은 아버지로 부터 물려받은 곰팡이가 있는 퀘퀘한 남자이다. 시간이 지나도 주인공이 ‘그녀‘에게 닿을 일은 절대 없을 것이다.

˝포털 사이트를 열었다. 그리운 사람의 이름을 쳐보는 사람처럼 나는 검색창에 ‘창 너머 겨울‘이라고 쳐보았다. 다시 ‘창 너머 겨울 출근버스‘라고 쳐보았다.˝

*이상한 정열 - 기준영
앞서 읽었던 <창 너머 겨울>의 주인공처럼 매력 없는 주인공이었다. 이야기는 ‘말희‘로 시작해 ‘나‘의 재미 없는 삶, 그리고 다시 나와 말희의 만남으로 흘러 간다. 하지만 시간이 흐른 뒤, 젊은 그 시절에도 없었던 이상한 정열이 다시 살아난다면 그 정열은 어떤 쓸모가 있을까? 말희가 이야기했던 ‘그때 못한 건 지금도 못한다‘는 말은 주인공의 기이한 정열이 갖는 무용함을 드러내는 말 처럼 느껴진다.

˝모든 것을 친애하고 싶은 그의 마음은 한순간 너무 뜨거워져 정염과 헷갈렸다. 그는 때로 열이 오르고 야윈 채로 갈팡질팡했다. 생이 덧없다는 말은 무용했다.˝

*산책 - 손보미
손보미의 소설은 왠지 모르게 지금보다 초기가 더 좋다. 그녀와 그녀의 남편, 그리고 그녀의 아버지. 가족이지만 남보다 먼 그 관계와 대사들이 좋았다. 이번 젊은작가상 소설집에는 겨울 배경의 소설들이 많은 것 같다. 겨울의 추위는 마음의 따뜻함도 앗아가 버리는걸까?

˝하지만 그녀의 아버지는 ‘산책‘을 그만두지 않았고, 결국 그녀는 아버지의 ‘산책‘을 완전히 못마땅하게 생각하게 되었다.˝

*쇼코의 미소 - 최은영
최은영 작가의 단독 소설집에서 먼저 만나보았던 소설이다. 이 책에서 다른 소설들과 분량을 비교해보니 역시나 길다. 한 때 ‘쇼코‘라는 일본 이름이 낯설어 한동안 <쇼코의 미소>를 읽지 않았었는데 좋은 소설을 놓칠뻔했다. ㅎㅎ
나에게는 할아버지가 없지만 주인공의 할아버지와 쇼코의 할아버지의 모습이 기억에 오래 남는 소설이었다.

˝나는 쇼코의 할아버지를 떠올렸다. 쇼코에게 험한 소리를 들으면서도 한마디도 되갚지 않고 죽은 듯이 분꽃을 바라보던 얼굴이 붉던 노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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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2-10-19 00:3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모든 소설이 알차다니 안읽어볼수가 없네요 ㅋ 우주점 가면 바로 검색해봐야 겠습니다 ^^

파이버 2022-10-19 00:40   좋아요 3 | URL
아마 중고서점 검색하시면 많을거예요~ 겨울 배경인 소설들이 많아서 겨울에 읽으시길 권해드립니다 ㅎㅎ

얄라알라 2022-10-19 09:48   좋아요 3 | URL
역시나 좋은 소설을 알아보시는 새파랑님다운 댓글.
파이버님에 이어 곧 읽으시리라는 데 한 표 ^^

새파랑 2022-10-19 12:29   좋아요 2 | URL
전 일단 강추하는 소설은 읽어보고 싶더라구요 ㅋ

mini74 2022-10-19 06:52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쇼코의 미소 좋아하는 소설입니다. ~ 황정은 작가님에 다들 쟁쟁하신 분들이군요 ~

파이버 2022-10-19 13:21   좋아요 2 | URL
다들 제가 좋아하는 작가님들이라 옛날(?) 책이지만 읽어봤습니다ㅎㅎㅎ

그레이스 2022-10-19 07:3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그 시절(벌써 그 시절이라고 불러도 될지 모르겠지만) 젊은 작가들, 강력했네요^^

파이버 2022-10-19 13:22   좋아요 3 | URL
지금보니 수상 라인업이 화려하죠ㅎㅎㅎ

scott 2022-10-19 23:4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2014년의 작가들 지금 모두 인기 작가들!ㅎㅎ

파이버님 처럼 저도 손보미 작가 초기 작들이 훠얼씬 좋았습니다 ^^

파이버 2022-10-19 23:53   좋아요 2 | URL
손보미 작가님 최근작 「사라진 숲의 아이들」 잡지에서 연재하실 때 앞부분만 읽었는데 예전의 예리함이 보이지 않아 슬프더라구요... ㅠㅠ

라로 2022-10-20 03:5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2014년 것이군요!! 저는 2022년 것을 샀지요. 최은영, 황정은 말고는 읽지 않아 모르는 작가들이네요. 세상엔 글 잘쓰는 사람들이 왜 이리 많을까요!!!

파이버 2022-10-21 20:45   좋아요 1 | URL
2022년 책 저도 샀어요~ㅎㅎㅎ 글 잘 쓰는 분들이 많아 읽을 책도 너무 많아졌습니다ㅎ

서니데이 2022-10-20 22: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2014년 수상작가들은 요즘도 자주 이름을 볼 수 있는 작가들이 많네요.
얼마 전 같은데, 그 사이 시간이 많이 지난 것을 생각하면
여기 작가들도 많이 달라졌을 것 같기도 합니다.
잘 읽었습니다. 파이버님, 따뜻한 하루 되세요.^^

파이버 2022-10-21 20:47   좋아요 2 | URL
그 사이 8년은 길고도 짧은 시간인 것 같아요. 지금 읽어도 좋은 글인것을 보면 작가들은 사회의 흐름을 예민하게 볼 수 있는 사람들만 되는 것 같습니다.
서니데이님 편안한 밤 되세요~~

페크pek0501 2022-10-24 22: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 책 시리즈 중 2019년것과 2020년 것을 갖고 있어요. 2019년 것만 완독했는데 좋았답니다.
2014년 것도 좋은가 봅니다. 파이버 님이 별점 만점을 주셨네요.
이런 책이 여러 작가의 다양한 작품을 볼 수 있어 좋은 것 같아요. 이 책도 기억해 놓겠습니다.^^

파이버 2022-10-25 17:04   좋아요 1 | URL
젊은작가상작품집은 제 때 사면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어서 두 배 더 좋은 것 같습니다ㅎㅎ 저도 2019, 2020은 완독했는데 둘 다 좋았습니다. 새로운 작가님들을 만나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희선 2022-10-27 02: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여기 실린 소설 두편 빼고 다 봤군요 다섯 사람은 어쩌다 보니 소설집을 만나서... 저는 젊은작가상 6회부터 봤어요 이번엔 13회인데, 어느새 그렇게 되다니... 지금은 새로운 작가가 보이기도 하네요 김혜진 작가는 전부터 알았지만... 작가가 되고 열해 되기 전에 상을 받아서 잘됐다 싶기도 해요


희선

파이버 2022-10-27 23:22   좋아요 0 | URL
희선님께서 이미 읽은 소설이 많았군요~ 젊은 작가상 취지가 좋은 것 같아요. 젊은 작가들이 이름을 알릴 좋은 기회가 되어서요. 저는 젊은작가상 읽은지 얼마되지 않아서 더 꼼꼼히 찾아봐야겠어요.
 
소설 보다 : 가을 2022 소설 보다
김기태.위수정.이서수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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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마다 나오는 소설보다 시리즈. 드디어 가을 2022를 모두 읽었다. 얇고 가벼워서 모으고 있었는데, 이 시리즈도 해를 넘어서 모으다 보니 꽤 자리를 차지해서 정리를 해야할 성 싶다.

이 시리즈의 장점이자 단점은 내가 잘 알지 못하는 작가의 단편을 읽을 수 있다는 것이다. 나도 몰랐던 작가를 발견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일 수 있고, 맞지 않는 작가의 글을 꾸역꾸역 읽는 기회가 될 수도 있는데, 이번 가을 2022는 전자였다.

이번 세 소설들은 가을 공기 처럼 쌀쌀하고 건조한 현실들을 다루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고 느꼈다.

*
[전조등], 김기태

˝한낮의 아스팔트 위에 죽은 것이 있었다.˝(9쪽) 라는 자극적인 첫문장과 달리 지극히 평범한 이야기이다. 모범생으로서 성실히 학점을 따고 좋은 회사에 취업한 주인공 ‘그‘는 좋은 여자와 만나 결혼을 하고 가정을 꾸린다. 소설 거리가 되지 않을 지극히 평범한 삶이지만 그의 삶의 면면을 들여다보면 젊은 세대들이 열심히 노력해야만 겨우 얻을 수 있는 ‘평범‘이기에 어딘가 비현실적인 분위기도 풍기는 이야기였다.

*
[오후만 있던 일요일], 위수정

위수정 작가는 [소설보다 봄:2022]에서 ˝아무도˝라는 소설로 처음 접했었다. 지난 작품이 호불호가 갈리는 소재였다면 이번 소설은 노년의 시기에 막 접어든 중년 여성의 성적 욕망을 이야기하고 있다.

˝[아무도]가 결혼 생활을 정리하려는 삼십대 여성의 관점에서 전개되었다면, [오후만 있던 일요일]에는 크게 세 세대의 여성이 등장하지요. 그중 육십대 여성인 원희가 주인공입니다.˝(87쪽, 인터뷰 중에서)

아무래도 좀 더 공감이 갔던 이야기는 나와 비슷한 나잇대였던 [아무도]였지만 이야기의 풍부함은 [오후만 있던 일요일] 쪽이 더 좋았다.

*
[발 없는 새 떨어뜨리기], 이서수

이서수 작가 또한 [소설보다 여름:2021]에서 ˝미조의 시대˝라는 소설로 만났었다. 이 책의 세 편의 구성 모두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었는데, 또 한번 좋은 소설 모음으로 만나서 반갑다. 이서수 작가의 글도 보다 더 깊어져 있었다. 젊은이의 고단한 삶은 차가운 가을 바람 같지만 주인공 가진과 사영의 관계는 미온(微溫)하기에 가을에 읽기 좋은 소설이다. 검색해보니 작가 단독 저서가 많아 아쉽다. 언젠가 찾아 읽어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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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삭매냐 2022-10-13 16:2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는 소설 보다 가을
을 즐기라는 뜻으로
책 제목을 받아 들였네요 :>

가을 참 좋은 계절입니다.

그리고 모르는 새로운 작가
들과의 만남도 역시나 -

파이버 2022-10-13 16:29   좋아요 3 | URL
뜻밖에 좋은 작가들은 만나면 예쁜 단풍잎을 만난 것처럼 반갑습니다. 이제 벌써 겨울이 다가오고 있지만 조금이나마 남은 가을 즐겁게 만끽하시길 바랍니다^^!

청아 2022-10-13 16:4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봄>을 재밌게 읽고 여름> 준비해 두었었는데
벌써 가을>이네요?ㅋ 계절에 맞춰 읽고 싶은데
워낙 한눈 파는 요즘이다보니..^^;;
이 시리즈 너무 두껍지 않아서 들고 다니며 조금씩 읽기에 안성맞춤인듯합니다.

파이버 2022-10-13 17:28   좋아요 2 | URL
미미님께서는 공부하시며 독서하시고 저는 가볍게 가볍게 얇은 책만 골라 읽어서 그런 것 같아요 ‘소설 보다‘시리즈는 금방 읽지만 한권을 독파했다는 성취감?을 줘서 좋아요ㅎㅎㅎ

서니데이 2022-10-13 21:1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월간지보다 계간지는 많지 않고 책 제목에 계절이 있어서 이 책은 기억하기가 좋은 것 같아요.
선물하는 책으로는 사 본 적이 있는데, 페이지가 두꺼운 편은 아닌 모양이네요.
잘읽었습니다. 파이버님, 좋은 하루 되세요.^^

파이버 2022-10-13 22:07   좋아요 3 | URL
제목에 계절이 있어서 새로운 계절을 맞이할 때마다 사게되는 것 같아요. 책값도 저렴한 편이구요. 작고 가벼워서 가지고 다니며 읽기 좋습니다. 저도 지인에게 선물한 적이 있는 책입니다 ^^

새파랑 2022-10-13 21: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가을에는 읽어줘야할 의무가 드는 책이네요 ㅋ 전 소설보다 여름 읽었었는데 좋더라구요. <오후만 있던 일요일>은 어떤날 노래인데 ㅋ 이 노래도 좋습니다~!!

파이버 2022-10-13 22:09   좋아요 2 | URL
[오후만 있던 일요일]이 노래 제목이었군요! 알려주셔서 감사해용~ 찾아보니 가사가 참 예쁜 노래네요 🎶

서니데이 2022-10-15 12: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파이버님, 주말 날씨가 따뜻하고 좋다고 해요.
즐거운 주말 보내시고, 좋은 오후 되세요.^^

파이버 2022-10-16 14:14   좋아요 1 | URL
서니데이님께서도 즐거운 주말 되세요~
 
[eBook] 깊은 강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60
엔도 슈사쿠 지음, 유숙자 옮김 / 민음사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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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에 이어 [깊은 강]을 읽었다. [침묵]이 작가의 대표작이라면 [깊은 강]은 그의 말년에 쓰여진 글이라 한다. 그래서 그런지 이야기 속에 삶의 마무리에 접어든 등장인물들(이소베, 그의 아내, 기구치, 누마다)이 등장한다.

깊은강에서는 각자 저마다의 사연을 지닌 이들이 인도 여행길에 오르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제목에서 이야기하는 깊은강은 표면적으로 인도에 흐르는 갠지스 강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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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용)
그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인생이 있고, 타인에게 말 못 하는 비밀이 있고, 그것을 무겁게 등에 짊어지고 살아간다. 갠지스강에서 정화해야만 하는 무언가를 그들은 갖고 있다.

-알라딘 eBook <깊은 강> (엔도 슈사쿠 지음, 유숙자 옮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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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에서 가장 처음 등장하는 이소베의 이야기는 다음과 같다. 여느 평범한 가정주부였던 이소베의 아내가 죽음을 앞두고 이소베에게 환생한 자신을 찾아달라는 이야기를 한다. 이에 이소베는 환생한 아내를 찾으러 인도를 찾게 된다. 1장 이소베의 경우를 읽으며 흔히 불교에서 이야기하는 환생을 기독교인인 작가가 다룬다는게 신선했다.

이소베 다음으로 눈길을 끌었던 인물은 미쓰코였다. 이소베의 이야기에도 잠깐 등장하는 미쓰코는 대학 시절 고지식한 남자인 오쓰를 만난다. 미쓰코에게 오쓰는 처음에 시시해보이는 장난감이었지만 시간이 흐른 후 미쓰코는 머나먼 인도로 그를 찾아 떠난다.

또 다른 인물인 기구치의 경우 젊은 시절 전쟁에서 죽을 뻔한 시간을 넘어온 사람이다. 기구치는 그 때의 동료들의 삶을 기리기 위해 인도를 방문한다. 기구치가 배고픔에 힘겨워하던 모습이나 동료들의 비참한 모습에서 [침묵]에서 주인공 신부가 겪었던 고행이 생각나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이 책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이라고 생각되는 오쓰가 있다. 오쓰가 가진 믿음은 유럽의 사제들의 눈에 이단의 그것과 다름 없다. 오쓰가 믿는 기독교는 일본(동양)의 사상과 융합된 것으로 보인다. 이는 [침묵]에서도 잠깐 언급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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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용)
전에 출세를 위해 세례를 받은 이노우에는 일본의 가난한 농민 신도들이 다른 무엇보다도 먼저 성모를 숭배하고 있음을 잘 알고 있었던 것입니다. 실제로 저도, 도모기 마을에 처음 와서부터 농민들이 때로는 그리스도보다 성모 쪽을 더 숭배하고 있는 것을 알고 염려했을 정도니까요.

-알라딘 eBook <침묵> (엔도 슈사쿠 지음, 공문혜 옮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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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에서 포르투갈 신부 로드리고는 일본의 기독교에 대해 위과 같이 표현한다. 오쓰가 유럽의 신부들에게 배척받는 이유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그렇다면 일본인이 가지는 믿음은 유럽의 그것과 다르기 때문에 기독교 신자로서 받아들여질 수 없는걸까? 방황하는 오쓰의 모습에서 작가의 모습이 설풋 비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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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해설 중에서 인용)
“자신의 키에 맞지 않는” 기독교라는 ‘양복’을 ‘키’에 맞는 ‘일본 옷’으로 ‘다시 재단하기.’ 이러한 방향 정립은 엔도에게 곧 일본 사회란 무엇인가, 나아가 가톨릭 신자로서 자신의 위치를 규명하는 작업으로 직결된다. 엔도 문학 역시 이 지점에서 출발한다.

-알라딘 eBook <깊은 강> (엔도 슈사쿠 지음, 유숙자 옮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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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자의 이유로 인도를 찾은 사람들을 한데 모아 받아들여 주는 것은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갠지스 강이다. 이 책은 인도의 여신에 대해서, 갠지스 강의 포용력에 대해서 이야기하면서 기독교 신 또한 끝없이 이야기한다. 작가가 생각한 신의 모습은 어떠한 모습인지 결말부의 오쓰의 모습에서 그 의미를 추측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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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2-10-10 15: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파이버님도 이 책 좋게 읽으셨다니 왠지 뿌듯하네요. 제가 슈사쿠 친척은 아니지만 ㅋ 여기에 더해서 <사무라이>까지 읽으시면 좋을거 같아요~!! 전 침묵보다 깊은강이 좀 더 와닿더라구요 ^^

파이버 2022-10-10 19:04   좋아요 2 | URL
저도 두 번째 만난 책이어서 그런지 [깊은 강]이 좀 더 읽으면서 받아들이기 좋았습니다. 다음 작품으로 읽으려고 창비 [바다와 독약] 사 놓았는데, 새파랑님 댓글보고 [사무라이]도 구입했네요~ 슈사쿠 전도사 새파랑님 추천 감사합니다 ^^
 
[eBook] 친밀한 이방인
정한아 지음 / 문학동네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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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을 새서 모두 읽었다. 인생을 바로 잡을 기회는 여럿 있었음에도 계속 그러한 삶의 방식을 선택하는 것은 천성일까. 이야기의 개연성이 상당부분 인물의 매력에 기대고 있다는 것을 제하면 흥미로운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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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2-10-10 00:1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 책이 드라마 원작이라는 소개가 나왔던 것 같은데, 그 사이 시간이 많이 지났으니 드라마는 방영이 끝났겠네요.
요즘 날씨가 많이 차가워졌습니다. 감기 조심하시고, 즐거운 휴일 보내세요.^^

파이버 2022-10-10 00:40   좋아요 2 | URL
저는 쿠팡 가입을 하지 않아서 블로그 리뷰글로 내용을 살짝 보았습니다. 8화의 짧은 영상화이다보니 설정들이 많이 간소화되었더라구요.ㅎㅎ

서니데이님 저는 지금 난방을 틀었답니다. 서니데이님께서도 따뜻한 밤 되시길 바랍니다~

scott 2022-10-10 01:1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밤새워서 읽을 정도면
영상보다 재미 가득😊

파이버 2022-10-10 19:17   좋아요 2 | URL
드라마를 보지는 않았지만 축약이 많이 들어가서 원작 소설이 더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