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보다 : 가을 2022 소설 보다
김기태.위수정.이서수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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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마다 나오는 소설보다 시리즈. 드디어 가을 2022를 모두 읽었다. 얇고 가벼워서 모으고 있었는데, 이 시리즈도 해를 넘어서 모으다 보니 꽤 자리를 차지해서 정리를 해야할 성 싶다.

이 시리즈의 장점이자 단점은 내가 잘 알지 못하는 작가의 단편을 읽을 수 있다는 것이다. 나도 몰랐던 작가를 발견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일 수 있고, 맞지 않는 작가의 글을 꾸역꾸역 읽는 기회가 될 수도 있는데, 이번 가을 2022는 전자였다.

이번 세 소설들은 가을 공기 처럼 쌀쌀하고 건조한 현실들을 다루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고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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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조등], 김기태

˝한낮의 아스팔트 위에 죽은 것이 있었다.˝(9쪽) 라는 자극적인 첫문장과 달리 지극히 평범한 이야기이다. 모범생으로서 성실히 학점을 따고 좋은 회사에 취업한 주인공 ‘그‘는 좋은 여자와 만나 결혼을 하고 가정을 꾸린다. 소설 거리가 되지 않을 지극히 평범한 삶이지만 그의 삶의 면면을 들여다보면 젊은 세대들이 열심히 노력해야만 겨우 얻을 수 있는 ‘평범‘이기에 어딘가 비현실적인 분위기도 풍기는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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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만 있던 일요일], 위수정

위수정 작가는 [소설보다 봄:2022]에서 ˝아무도˝라는 소설로 처음 접했었다. 지난 작품이 호불호가 갈리는 소재였다면 이번 소설은 노년의 시기에 막 접어든 중년 여성의 성적 욕망을 이야기하고 있다.

˝[아무도]가 결혼 생활을 정리하려는 삼십대 여성의 관점에서 전개되었다면, [오후만 있던 일요일]에는 크게 세 세대의 여성이 등장하지요. 그중 육십대 여성인 원희가 주인공입니다.˝(87쪽, 인터뷰 중에서)

아무래도 좀 더 공감이 갔던 이야기는 나와 비슷한 나잇대였던 [아무도]였지만 이야기의 풍부함은 [오후만 있던 일요일] 쪽이 더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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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 없는 새 떨어뜨리기], 이서수

이서수 작가 또한 [소설보다 여름:2021]에서 ˝미조의 시대˝라는 소설로 만났었다. 이 책의 세 편의 구성 모두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었는데, 또 한번 좋은 소설 모음으로 만나서 반갑다. 이서수 작가의 글도 보다 더 깊어져 있었다. 젊은이의 고단한 삶은 차가운 가을 바람 같지만 주인공 가진과 사영의 관계는 미온(微溫)하기에 가을에 읽기 좋은 소설이다. 검색해보니 작가 단독 저서가 많아 아쉽다. 언젠가 찾아 읽어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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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삭매냐 2022-10-13 16:2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는 소설 보다 가을
을 즐기라는 뜻으로
책 제목을 받아 들였네요 :>

가을 참 좋은 계절입니다.

그리고 모르는 새로운 작가
들과의 만남도 역시나 -

파이버 2022-10-13 16:29   좋아요 3 | URL
뜻밖에 좋은 작가들은 만나면 예쁜 단풍잎을 만난 것처럼 반갑습니다. 이제 벌써 겨울이 다가오고 있지만 조금이나마 남은 가을 즐겁게 만끽하시길 바랍니다^^!

미미 2022-10-13 16:4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봄>을 재밌게 읽고 여름> 준비해 두었었는데
벌써 가을>이네요?ㅋ 계절에 맞춰 읽고 싶은데
워낙 한눈 파는 요즘이다보니..^^;;
이 시리즈 너무 두껍지 않아서 들고 다니며 조금씩 읽기에 안성맞춤인듯합니다.

파이버 2022-10-13 17:28   좋아요 2 | URL
미미님께서는 공부하시며 독서하시고 저는 가볍게 가볍게 얇은 책만 골라 읽어서 그런 것 같아요 ‘소설 보다‘시리즈는 금방 읽지만 한권을 독파했다는 성취감?을 줘서 좋아요ㅎㅎㅎ

서니데이 2022-10-13 21:1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월간지보다 계간지는 많지 않고 책 제목에 계절이 있어서 이 책은 기억하기가 좋은 것 같아요.
선물하는 책으로는 사 본 적이 있는데, 페이지가 두꺼운 편은 아닌 모양이네요.
잘읽었습니다. 파이버님, 좋은 하루 되세요.^^

파이버 2022-10-13 22:07   좋아요 3 | URL
제목에 계절이 있어서 새로운 계절을 맞이할 때마다 사게되는 것 같아요. 책값도 저렴한 편이구요. 작고 가벼워서 가지고 다니며 읽기 좋습니다. 저도 지인에게 선물한 적이 있는 책입니다 ^^

새파랑 2022-10-13 21: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가을에는 읽어줘야할 의무가 드는 책이네요 ㅋ 전 소설보다 여름 읽었었는데 좋더라구요. <오후만 있던 일요일>은 어떤날 노래인데 ㅋ 이 노래도 좋습니다~!!

파이버 2022-10-13 22:09   좋아요 2 | URL
[오후만 있던 일요일]이 노래 제목이었군요! 알려주셔서 감사해용~ 찾아보니 가사가 참 예쁜 노래네요 🎶

서니데이 2022-10-15 12: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파이버님, 주말 날씨가 따뜻하고 좋다고 해요.
즐거운 주말 보내시고, 좋은 오후 되세요.^^

파이버 2022-10-16 14:14   좋아요 1 | URL
서니데이님께서도 즐거운 주말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