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량(上樑)은 집 지을 때 마룻대를 올려놓는 일. 집의 뼈대를 세우고 마감공사를 준비해야 하는 중요한 과정이다. 요즘 건축물은 콘크리트 구조가 많아 가장 높은 층의 슬래브를 칠 때 상량식을 치른다. 형식이 바뀌면서도 질기게 살아 있다.

    상량식은 미신처럼 보이지만 지혜로운 잔치다. 힘들여 일한 인부들의 수고에 감사하며 남은 일도 잘 부탁한다고 대접하는 것이다. 이웃 주민들에게는 공사하느라 끼친 소란을 참아줘 고맙다고 인사한다. 무엇보다 착공에서 완공에 이르는 계획을 중간 점검하는 의미가 크다. 공정을 확인하며 고칠 것이 없는지 반성하고 다짐하는 날이다. 현대식 네트워크 공정 관리방식으로 보면 피드백을 겸한다.

    상량식은 소통을 위한 대화의 잔치이다. 건축주는 시공자의 의견을 듣고, 시공자는 건축주의 의견을 듣는다. 새로 서는 집이 옆집 말을 듣는다. 소통이 필요한 관계끼리 자기 말을 하기 전에, 남의 말을 듣는 날이다. 제사나 고사의 의미는 소망을 빌기 전에 땅과 하늘의 말을 먼저 듣고자 함이다. 공사현장에 남아 있는 미덕에서 소통의 방식을 좀 배우자.  (P.113 )

 

 

    욕심 없는 바람자루

 

 

 

    들뜬 마음의 비유도, 남의 얼을 빼는 것도, 작은 일을 크게 부풀려 말함도 바람이다. 사회적 경향이나 일시적인 유행은 바람이 분다고 한다. 원치 않는 풍병이나 헛걸음은 바람맞았다고 한다.

몹시 빠른 것도 바람이요, 풍습이나 분위기도 바람이다. 더불어 일어나는 기세도 바람이요, 일의 까닭도 바람이다.

   세상바람은 결이 잘고 자연 바람은 말이 곱다. 갈바람. 높새바람. 덴바람. 마파람. 높하늬바람 등은 방향 따라 부는 바람이고, 건들바람. 꽃샘바람. 봄바람. 색바람. 손돌바람. 찬바람 등은 계절 따라 오는 바람이다. 살바람. 황소바람은 좁은 틈으로 들어오는 찬 기운을 일컫고, 실바람. 선들바람. 모진바람. 명지바람. 매운바람은 공기 흐름의 상태를 말한다.

   구식처럼 보이는 바람자루는 디지털시대에도 여전히 쓰인다. 방향없이 이리저리 막 부는 왜바람이 바람자루를 아무리 흔들어도 바람자루는 자리를 지킨다. 바람을 가두지 않고 흘려보내니 어떤 바람에도 찢기지 않는다. 바람자루가 방향을 정확히 알리는 것은 흘러간 자연 바람 덕이다. 세상을 흔드는 정치. 사회적 바람도 바람자루는 어쩌지 못한다.  (P.75 )

 

 

     오리발 아닌 닭발

 

 

   구멍가게 간판부터 정치까지 광고 행위의 본질은 꼬드김이다. 꼬드긴다는 말은 연날리기에서 쓰는 말로, 연이 높이 올라가도록 연줄을 잡아 젖히는 것을 말한다. 연줄을 무조건 당기는 것이 아니라 바람의 흐름과 세기를 잘 살펴 젖히는 요령이 필요하다. 꼬드김만 계속 한다고 연이 잘 날지는 않는다. 머릿살과 허릿살의 균형이 맞게 마름질 잘 된 연을 꼬드기면 높이 날지만 성글게 만든 연은 꼬드길수록 허공에서 찢어지고 곤두박질치기 일쑤다. 꼬드김은 사탕발림이란 뜻으로도 쓰인다. 꼬드기지 못하는 광고는 죽은 광고다. 광고 전문가들은 사탕발림의 흑심을 점잖게 광고의 호소력이라고 말한다.

   뜨내기가 들끓는 유원지의 간판이야말로 호소력이 생명이다. 헌 합판에 페인트 붓으로 빨갛게 있는 힘을 다해 쓴 '닭발'글자가 힘차다. 빨간 고추장 양념 바르고 연탄불에 구워 판다는 사실이 명쾌하다. 허술한 간판이지만 호소력이 넘친다. 뇌물. 투기. 청탁 등 모든 의혹에 시치미 떼고 오리발 내미는 세상에 솔직한 그 간판 반갑다. 그 닭발에 소주 한 잔 하고 싶다. (P.149 )

 

 

 

    좁을 수록 넓게 쓰이는 골목

 

 

 

   막다른 골목, 양팔을 벌리면 닿는다. 그 좁은 폭도 양쪽집에서 나누어 쓴다. 좁은 길을 넓게 쓰는 해묵은 비법은 서로 비비며 같이 쓰는 것. 수다를 떨면 사랑방, 아이들이 뒹굴면 놀이터, 푸성귀를 다듬을 땐 안뒤꼍이 되는 골목은 변신의 공간. 집 밖이지만 때론 안으로 이어져 아무렇지 않게 마루나 마당처럼, 좁지만 넓게 쓰인다. 비좁은 골목은 어울려 쓸수록 살아나고 혼자 쓰려면 좁아진다. 누군가 걸채이지 않는 지점에 화분을 놓았다. 필시 값싼 화초를 기르다 말랐거나 얼었거나 둘 중 하나. 버린 화분을 살리려 뭔가를 심었다. 자란 잎을 보니 밑둥이 실할 게다. 텃밭이 된 골목은 어떤 봄밭보다 넓고 따뜻하다. 화분이 깊으면 얼마나 깊을까만 골목이 다 들어선 화분 안에 사람이 살고 있다.  (P.239 )

 

 

    먼지 묻지 않는 새로움

 

 

   모든 새 책의 운명은 헌책이 된다는 것. 그들이 모여 있는 헌책방은 철 지난 베스트셀러와 교과서, 빛바랜 단행본, 고물상을 거쳐 온 것, 도서관에서 잠자다 쫓겨난 것, 대륙과 바다를 건너온 외서, 주인은 저승으로 가고 혼자 남은 장서도 있는 과거의 집이다. 새 책방은 시속의 반응과 욕망에 민감하지만 헌책방은 초연하며 운영 방식도 다르다. 새 책방은 팔리지 않는 책을 출판사로 반품(반품 비용은 출판사가 부담)하여 재고부담 없이 판매수수료를 남기는 위탁유통업이지만 헌책방은 반품할 곳 없이 재고 부담을 떠안는 보관판매업이다. 구입. 분류. 진열방식도 후지지만 절판되거나 잊히고 묻힌 책들의 사바세계다.

   세상의 시스템. 디자인. 슬로건은 새 책방을 흉내 내지만 내세우는 말과 달리 새로움이 없고, 대수롭지 않은 것을 별난 포장하니 오히려 퀴퀴한 문내가 난다. 새것이 앞이면 헌것은 뒤고, 새것이 위라면 헌것은 밑일 터이다. 새것보다 더 많은 헌것이 채우는 세상. 필요한 개념과 방안도 필시 그 밑바닥에 있을 것이다. 바닥에 닿지 않는 뿌리를 흔들며 허구의 말들이 허공에 넘친다. 가을이 왔다. 먼지 묻은 어제의 새책이나 읽어야겠다. 새것의 단서는 헌것에 있을지니.  (P.271 )

 

 

 

    베짱이의 겨울

 

 

   부산역 광장을 지나다 초겨울 빗속에 마무리 중인 크리스마스 트리를 보았다. 알록달록 전등 달고 꼭대기엔 별이 빛난다. 성탄의 깊은 의미를 새기자는 뜻일 게다. 철재로 만들어진 거대한 불빛나무 형태가 보릿대로 만들던 여치집을 닮았다. 쌕쌔기. 철써기 매부리와 함께 여치과에서 베짱이를 뺄 수 없다. 우화 '개미와 베짱이'가 떠오른다. 베짱이가 겨울에 개미를 찾아간다. 개미는 춥고 배고픈 베짱이를 박대하고 돕지 않는다. 개미는 근면과 성실, 베짱이는 나태와 태만의 상징으로 그려져 개미는 착하고 베짱이는 나쁘다고 말한다. 다르게 보기도 한다. 개미의 생산성을 높이는 데 즐거운 노래가 일조했으니 베짱이도 열심히 일한 것이라는 시각이다. 또 베짱이가 개미를 찾아가 문을 두드려도 대답이 없어 살펴보니 개미마을은 여름철의 지나친 중노동으로 모두 과로사했더라는 우스개도 있다.

   우화는 현실을 풍자하며 왜곡한다. 개미와 베짱이. 생리 다른 둘의 습성은 비교될 수 없다. 둘 다 존귀하고 소중하다. 여름은 지난하고 겨울은 살벌하긴 둘 다 마찬가지다. 서로 부족한 것 채워주고 위로하고 나누며 따뜻한 봄날까지 같이 살았다고 고쳤으면 좋겠다. 상생의 실천이 성탄절 하루뿐이라면 예수님 우실 게다. (P.277 )

 

 

 

 

                      - 건축가 이일훈, 카메라로 세상을 읽다 <사물과 사람 사이>-에서

 

 

 

 

 

 

 

 

 

      <뒷산이 하하하>와 <제가 살고 싶은 집은>의 건축가 이일훈 선생의 <사물과 사람 사이>를

     읽었다. 틈나는 대로, 보이는 대로, 글감의 주제를 미리 정하여 찍고 적은 글이 아니라

     차를 타고 가다가도, 여행길에도, 출장길에도, 회의중에도...순간적으로 찍은 장면과 함께

     흔들리는 생각을 적은 책이다. 저자의 말에 의하면 누구는 사진이 아쉽다 하고 어떤 이는

     다시 찍으라 했다지만, 근사하게 보여주려 다시 찍는 것은 내키지 않았다 한다. 오히려 찍는

     (보는) 그 순간의 느낌을 좇으려 했다 한다.

     그래서인지, 사진들이 멋부리지 않고 소박하지만, 그 순간의 느낌을 짧지만 깊은 단상의 글로

     읽는 내내.. 공감과 생각과 성찰을 깃들이는 즐거움을, 시원하고 명쾌하게 주었던 책이다.

     혼탁하고 어지러운 세상이란, 결국은 사람과 자연에 대한 가장 기본적인 질문과 예의와 공존

     을 애써 외면하고 회피하고 억압하는 그 모든 '부자연스러움'에서 생겨난 또 하나의 보기 싫은

    '동영상'이 아닐까.

    '뒷산이 하하하'뿐만 아니라, '모두가 하하하'인 그런 세상을 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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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2013-12-29 14:34   좋아요 0 | URL
굳이 사진은 안 찍어도 되기에
이야기를 알차게 담으면
그 이야기만으로도
그림을 환하게 마음속으로 그려
사진보다 더 또렷한 사진을 얻으리라 느껴요.

appletreeje 2013-12-30 12:02   좋아요 0 | URL
예~정말 그런 듯 싶어요~
굳이, '카메라로 세상을 읽다'라는 부제가 안 붙었어도
충분히 이야기만으로도 또렷한 그림이 그려졌으니까요..^^
그런데 옆에 있는 사진과 함께 읽으니, 더욱 신선함과 공감으로
즐거웠어요~ㅎㅎ

2013-12-29 15: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12-30 12: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후애(厚愛) 2013-12-30 13:31   좋아요 0 | URL
<오리발 아닌 닭발> 이 글이 참 좋습니다.^^
닭발은 원래 못 먹었는데 선배언니 때문에 먹게 되었네요.ㅎㅎ


appletreeje 2013-12-30 14:12   좋아요 0 | URL
아..이 <오리발 아닌 닭발>,은 정말이지..사진도 꼭 함께
올리고 싶었습니다~ 어찌나 공감이 되던 사진이던지요~ㅎㅎ
저도 예전엔 왠지 모양이 좀 그래서인지 못 먹었는데 어느날
한 번 먹고부터는, 이젠 잘 먹습니당~것도, 아주 매운닭발 좋아합니다~
아 왠지..오늘 저녁엔 매운닭발에 소주 한 잔 하고 싶네요..ㅎㅎ

2013-12-30 22: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12-31 05: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녀고양이 2013-12-30 22:53   좋아요 0 | URL
이 분 처음 글을 읽었는데,
글이 참으로 좋네요, 부드럽고 관조적이면서도 삶의 통찰이 느껴지네요.
아마도 사진도 참으로 좋겠지요. 한번 찾아봐야겠습니다.

어제의 새 책.... 우리는 너무 빨리 달려가서, 소중함이 무엇인지 잊어버리는 것 같아요.

appletreeje 2013-12-31 05:56   좋아요 0 | URL
책이 아주 군더더기 없이,
글도 사진도 다 깔끔하니 빼어난 글쟁이답게
정말 관조와 통찰과 부드러움이 잘 조화된 책인 듯 했어요~
판형도 작고 가벼워서, 가지고 다니며 마음이 어수선할 때마다
차갑고 깨끗한 고드름을 한 입, 베어 먹는 듯 한 그런 책이었어요~
 

 

 

 

 

 

 

         어제 저녁, 미팅을 마치고 돌아오니 책상 위에 소포가 하나 와 있었다.

         '사진책도서관 함께살기 삶말 고흥 길타래' 봉투를 꼼꼼히 붙이신

         함께살기님께서 보내주신 소중한 책선물이었다~

         바로 뜯어도 보고 싶었지만...왠지 마음이 뭉클하고 좋아 내일 조용히

         혼자 있을 때, 아끼며 열어 보려고 그냥 그대로 놔두었다.

         그리고 바쁜 일이 다 끝난 조금 전에, 비로소 봉투를 열었다.

         책표지부터 마음을 설레게 하는 두 권의 어여쁜 책과 또 책안에 곱게

         함께 들어있는, 함께살기님의 곱고 아름다운 그림 한 장.

         참...뭐라 말할 수 없는...아름답고 따스한 삶빛 가득한 선물!

 

 

 

 

 

 

          보내 주신 두 권의 책은,

          시게마츠 기요시님의 <휘파람 반장>과

          '어느 제일 조선인 소년의 성장이야기'라는 부제가 붙어 있는

          고사명님의 <산다는 것의 의미>이다.

          두 권 다, 좋은 출판사 양철북에서 나온 책이다~

      

 

 

 

 

 

           책표지들도 예쁘고 책을 펼쳐 읽기도 전에

           너무나 따뜻한 마음이 들어, 늘 앉아 일하는 모니터 앞에

           두고 자꾸만 쳐다본다~

           그리고 이 포스팅을 하면서도 두근두근 기쁘고 얼얼하고

           행복했다~~

 

 

 

 

 

 

 

 

 

 

 

 

 

         그림을 앞에 두고 보고 또 본다.

         고운 빛깔 안에 들어 있는, 함께살기님의 곱고 아름다우신

         삶의 노래와 이야기가 가득하다~~

         '한겨울에도 푸른 빛 가득 숲 바람 불어 포근히 덮네' 적혀 있는,

         나뭇잎 안에 또 나무도 햇빛도 꽃도 하늘도 별도~ 다 들어 있다!!

         어쩜 이리도 색깔도 아름답게 그리셨을까~?^^ 감탄하며 삶그림을 자꾸자꾸

         쓰다듬어 본다.

 

 

         나는 책도 너무 좋으면 그냥 자꾸 쓰다듬는데

         이 고운 그림도 또 자꾸만 쓰다듬는다~~

         지난 달 '고흥사진책도서관' 지킴이들에게 보내 주신,

         함께살기님의 책, 부산보수동책방골목

         <책빛 마실>과  <책방 앞을 걷다> 역시

         보드라운 아기궁둥이같이 예쁘고 좋아서 자꾸만 쓰다듬었다~ㅎㅎㅎ

 

 

         언제나 좋은 글과 사진과 삶빛과 나무와 숲을 이야기 해주시는

         함께살기님! 정말정말 너무나 기쁘고 감사합니다~!!!*^^*

         이 소중하고 아름다운 선물, 마음 가득 감사히 읽고 즐겁게 누리겠습니다~

         히히히~다시 한 번, 진심으로 무지무지 감사드립니당~*^^*

         고맙습니다^^!!!

       

 

 

 

 

 

 

 

 

 

 

 

 

 

   

    <산다는 것의 의미>를 읽으시고 쓰신

     함께살기님의 느낌글, 첫 머리에

    

     (1) 좋아하는 책을 사서 읽고 나누며 살기

 

     '제가 더없이 사랑하는 일이 한가지 있습니다. 저한테

     좋다는 느낌이 드는 책을 찾아나서고, 두 손 두 다리 온몸이

     고단하도록 책을 살핀 다음, 좋아하는 책을 쥐어 들어 기쁘게

     울고 웃으며 읽고, 이렇게 읽은 책을 옆지기한테 건넨다든지

     느낌글을 쓰고 나서, 둘레에 건네주거나 느낌글을 쓰던 얼거리

     그대로 살아내는 일입니다. 좋아하는 책을 찾아내서 사고 읽고 나누면서 살아가는 일이란

     저한테 둘도 없이 애틋하고 아름다운 일입니다.

 

  2007년에 나온 <산다는 것의 의미>를 2008년에 읽었는데, 2009년 한 해 내내 이 책을 끌어안고

  지냈습니다. 이제 2010년을 맞이하여 제 마음 한 켠에서 살포시 내려놓고 우리 집 책시렁 한쪽

  에 얌전히 옮겨 놓고자 합니다.'

 

 

  고사명 작가의 <산다는 것의 의미> 들어가는 말,의 마지막 글도 마음에 들어와, 옮겨 본다.

 

  '나는 최선을 다해 이 길을 걸어 왔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나의 걸음은 일본과 조선을 이해

  하고, 사람들의 마음속에 숨어 있는 상냥함을 발견해 가는 걸음이었습니다. 나는 죽을 각오로

  열심히 살아왔고, 그 노력들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선물입니다.

     이 책은 재일조선인 가운데 한 명인 내가 인생을 살면서 겪은 여러 가지 사건들에 대한 기록

  입니다. 조선인과 일본인이 서로를 좀 더 깊이 이해하고, 상대방의 마음속에도 나와 똑같은

  상냥함이 숨어 있음을 알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펜을 들었습니다.'  (P.13 )

 

 

   작가의 말처럼 '사람들의 마음속에 숨어 있는 상냥함을 발견해 가는' 내가 되기를 바라며,

   함께살기님의 말씀처럼 '아픔과 슬픔이 함께 있어 좋은 책'인 이 <산다는 것의 의미>를

   나도 찬찬히 마음을 깃들여 잘 읽어봐야겠다~*^^*

 

 

 

 

 

 

 

 

    -프롤로그-에서,

 

      여러분은 골목 모퉁이를 지나다 '고양이를 찾습니다'라는

   글귀가 적힌 전단지를 본 적이 있는가. 기르던 고양이가 어느

   날 갑자기 집을 나간 뒤 감감무소식이 되어 버린 날, 무사히

   들어오기만을 바라는 주인의 간절한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전단을.

      산책을 나갔다가 그것이 눈에 들어올 때면 나는 가슴 한구석

   이 아련하게 오그라드는 것을 느낀다.

      더구나 그 전단지가 붙인 지 얼마 안 된 것처럼 빳빳할수록,

   잃어버린 고양이를 찾아 근방을 애타게 돌아다녔을 주인과 그 집 아이들의 모습이 더욱 선하게 떠오른다. 참 안됐다, 빨리 다시 만나야 할 텐데.

   하지만 더 가슴이 뭉클한 것은 붙인 지 한참이나 지난 전단을 발견했을 때다. 며칠 아니 몇 주, 몇 개월이나 전봇대며 게시판에 붙어 있어서 귀퉁이가 너덜너덜해지다 못해 떨어지기 일보 직전

인 것을 볼 때면, '고양이는 아직 주인의 품으로 돌아가지 못한 거구나, 가족들은 이미 반쯤 포기한 상태일까 아니면.....'하고 별별 생각이 다 든다.

   늘 곁에 있던 누군가와 두 번 다시 만나지 못한 채 떨어져 살아야 한다는 것은 정말 쓸쓸하고

슬픈 인인것 같다.

   사실은 나에게도 그런 누군가가 있다.

   고양이는 아니다. 사람이다. (P.4~5 )

 

 아저씨가 된 나는, 어릴적 꿈을 이루어 지금은 작가다. 거짓말같지만 이것은 진짜 이야기다.

 그래서 마코트를 찾는 전단지는 한 권의 책이 되었다. 여러분이 지금 손에 들고 있는 바로 이 책

이다. 그러니 한 번 읽어 봐 준다면 좋겠다. (P.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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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2-28 15: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12-29 09: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숲노래 2013-12-28 18:27   좋아요 0 | URL
두 가지 이야기책 모두 무척 사랑스러운데
생각보다 사랑받지 못하는 듯해요.

고사명 님 책은
지식인 아닌 여느 사람으로서
재일조선인이 걸어야 한 길을
한결 깊이 느끼도록 해 준다고 느껴요.

그림종이에 그리지 않아 종이가 너무 나풀거리는데,
다 그리고서야 뒤늦게 깨달았어요 ^^;;;

appletreeje 2013-12-29 09:48   좋아요 0 | URL
함께살기님께서 제가 읽으면 좋겠다 여기시어
보내주신 책이니, 무척 사랑스런 책들이겠지요~
기쁘고 감사히 잘 읽겠습니다.^^

종이가 얇아서 오히려 색의 고운 질감이 한결 더
잘 살아나 저는 너무나 좋던데요~?^^
볼수록 기쁘고 아름다운 그림입니다~*^^*
고맙습니다!!

후애(厚愛) 2013-12-30 13:33   좋아요 0 | URL
정말 멋진 선물을 받으셨네요.^^
제가 너무 좋아서 올리신 페이퍼를 보고 또 보고 그랬습니다.ㅎㅎ
축하드립니다~!!!*^^*

appletreeje 2013-12-30 13:51   좋아요 0 | URL
앗, 후애님~!!!!!!^^
방금 보슬비님 서재에 다녀왔는데~ 울 후애님께서 오셨군요!!^^
며칠 소식이 없으셔서 걱정도 되고, 많이 궁금했습니다..

예~함께 좋아해주시니~너무너무 감사하고 고맙습니다~!!^^
정말 그런듯 싶어요~ 저도 후애님이나 보슬비님 또 다른 분들께서
선물받으신 페이퍼 보면, 제가 받은 것처럼 참 즐겁고 좋습니다~
감사해요~~후애님~*^^*

2013-12-30 22: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12-31 05: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내가 살을 빼야하는 이유

 

 

 

 

 

                      나는 곧 인도에 도착할 것이다, 길을 모르니

                      릭샤를 부를 것이다

 

                      체중 미달로 병역이 면제된

                      본희 형보다 가냘픈 사내에게,

                      꽃을 밟아도 꽃잎 하나 다치지 않을

                      피천득 선생만큼 가벼운 남자에게

                      몸을 맡길 것이다

 

                      사내는 나를 옮겨 실으며

                      눈으로 물을 것이다

                      - 뭐가 들어서 이렇게

                      볼록하지요?

 

                      그러고는 옛날 서울역 지게꾼처럼

                      기를 쓰고 일어나며 페달을 밟을 것이다

                      릭샤가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할 때

                      맨발의 사내는

                      혼잣말처럼 또 이렇게 물을 것이다

                      - 무슨 물건이 이렇게,

                      무겁지요?   (P.12 )

 

 

 

 

 

 

                     예토(穢土)라서 꽃이 핀다

 

 

 

 

 

                        대여섯 살 먹은 여자아이와 서너 살 사내아이

                        어린 남매가 나란히 앉아 똥을 눈다

                        먼저 일을 마친 동생이 엉거주춤 엉덩이를 쳐든다

                        제 일도 못 다 본 누나가

                        제 일은 미뤄놓고 동생의 밑을 닦아준다

                        손으로,

                        꽃잎 같은 손으로

 

                        안개가 걷히면서 망고나무 숲이 보인다

                        인도의 아침이다  (P.13 )

 

 

 

 

 

 

                      설산 가는 길 2

 

 

 

 

 

                          식당에도 여관에도 장마당에도

                          인간의 상품보다는

                          하늘나라 물건이 흔하더군

 

                          세숫물도 목욕물도

                          산과 짐승과 사람이 함께 쓰더군

 

                          물건 참 오래 쓰고 곱게 쓰더군

                          만년(萬年) 묵은 눈이

                          아직도

                          새것이더군  (P.15 )

 

 

 

 

 

 

                        은각사 가는 길

 

 

 

 

                              머리가 하얗게 센 남자와 아직 그렇게

                              온통 하얗지는 않는 여자가 찻길을 건넌다.

                              어린 오누이처럼 손을 꼭 붙잡고,

                              남은 팔은 하늘 향해 치켜들고.

 

                              느릿느릿 햇살의 여울을 건너는

                              은어 두 마리.

                              건물 옥상에서 내려다보면 더 예쁠 것이다

                              하늘에서 보면

                              더더욱 아름다울 것이다.  (P.27 )

 

 

 

 

 

 

                        새의 얼굴

 

 

 

 

                                어떻게 생긴

                                새가

                                저렇게 슬피

                                울까

 

                                딱하고 안타깝고

                                궁금해서

                                밤새 잠을 못 이룬 어떤 편집자가

                                자기가 만드는 시집에는

                                꼭

                                시인의

                                얼굴을

                                넣어야겠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 뒤로부터, 시집에는 으레

                                새의 얼굴이

                                실렸다.  (P.58 )

 

 

 

 

 

 

                           함민복씨의 직장

 

 

 

 

                                  ......다음은 신랑의 직장 동료 분들 나오세요.

                                  기념사진 촬영이 있겠습니다.......

                                  여직원의 안내에 따라 빼곡히 삼열 횡대!

                                  나도 그 틈에 가 끼었다.

                                  얼굴이나 나올까 걱정하면서

                                  짧은 목을 한껏 늘였다.

 

                                  지상에는 일가붙이도 몇 남지 않아서

                                  생각보다 훨씬 더 쓸쓸할 수도 있던

                                  함씨의 늦은 결혼식에

                                  직장 동료들이 많이 와주었다.

                                  부산에서도 오고 천안에서도 왔다

                                  장호원에서도 왔다

 

                                  오랜만에 만난 동업의 일꾼들이

                                  늦도록 마시고 떠들며

                                  난생처음 비행기를 타고 제주도로 떠난

                                  함씨의 첫날밤을 이야기했다.

                                  여남은 명은 새벽까지 술집을 돌았고

                                  서넛은 월요일부터 취해서 출근했다

 

                                  직원이 몇이라던가,

                                  어떤 사람은 수천 명이라고 하고

                                  어떤 사람은 수만 명이라고도 하는

                                  시인 함민복씨의 직장,

 

                                  문학은 대기업이다.  (P.70 )

 

 

 

 

                                                -윤제림 詩集, <새의 얼굴>-에서

 

 

 

 

 

 

 

 

 

       시인의 말

 

       어깨에 고장이 생겨서, 한 쪽 팔을 잘 쓰지 못한다. 당연히

    다른 한쪽이 수고가 많다. 일 없는 이쪽 팔은 하릴없이 두

    곱의 일을 떠안게 된 저쪽에 미안해서, 숨도 몰래 쉬는 눈치

    다. 가만히 매달려 있다.

       팔이 둘인 것이 새삼 고맙다. 양팔이 날개가 아닌 것이, 내

    가 조류가 아닌 것이 다행스럽다.

       어떤 시간이 와도 시절을 탓하지 않고, 어떤 세상이 와도

    공밥은 먹지 않게 되기를 바랄 뿐이다.

        내 시는 조화와 평화를 꿈꾼다.

                          

                                                                                          

 

 

 

 

 

 

 

 

 

윤준호, 라는 이름의 카피라이터가 있다. 1983년 오리콤을 시작으로 거손, 동방기획, 코래드, LGAD, O&M 등 여러 광고회사를 두루 거치며 뉴욕광고제, 한국방송광고대상, 중앙광고대상 등 국내외의 많은 광고상을 두루 휩쓸었다. 카피라이터 윤준호는 '윤제림'이란 이름으로 시를 쓰는 사람이기도 하다. 시력 25년의 중견 시인이다.

이렇듯 그 파급력에 있어 가장 빠르다 싶을 속도전을 자랑으로 아는 광고와 가장 느리다 싶을 굼뜸을 자존심으로 아는 시, 이 두 장르를 암수한몸처럼 운명으로 안고 살아가는 이가 바로 윤준호이자 윤제림이다. 또한 대학에서 카피를 가르치는 교수이기도 하다. 여러 학교 및 기관에서 광고 관련 강의를 계속 해오다 지난 2003년부터 서울예술대학 광고창작과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다.

그런 그의 삼십 년 이력의 노하우가 고스란히 담긴 책 한 권을 펴냈다. <카피는 거시기다>라는 책 제목 아래 '카피, 시, 혹은 아이디어를 위한 메타포 50'이라는 부제가 붙어 있다. 메타포의 힘으로 카피에 대한 사유를 50개나 적어나갔다는 이야기다.

이 책은 '카피'와 '아이디어', 이 두 단어가 같은 말이라는 인식에서 출발하여 '카피'가 단순한 글쓰기의 산물이 아니라 인간의 모든 의사소통 수단으로 활용되는 모든 방법과 도구를 두루 활용하는 일이라는 데까지 그 초점을 맞췄다

 

 

 

        오늘 순한 詩集,을 읽었다.

        시집의 색깔도, 시인의 말도, 시집속의 詩들도

        다 순하고 즐거운 시들을 읽으니...내 마음도 순해지고 자꾸만

        좋아서 웃음이 부실부실 나왔다.

        광고쟁이로서의 '카피는 거시기다'도 좋았는데

        시인으로서의 '새의 얼굴'도 참 좋구나.

        이래저래 바쁘고 분주한 연말에...이런 느릿한 詩集을 읽으니

        비로소 찬찬하고 차분한 올해의 마무리가 될 듯 싶다.

        좋은 벗들에게 선물할 생각에 더욱 기쁘고,

        오늘도 참 좋은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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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2013-12-27 18:09   좋아요 0 | URL
여섯 살 큰아이는 언제나 세 살 동생을 잘 챙기지요.
두 아이 노는 양 가만히 지켜보기만 해도
하루가 즐거워요.

시는 언제나 삶에서 스륵스륵 태어나요.

appletreeje 2013-12-27 21:58   좋아요 0 | URL
예~저도 이 시를 읽으며~
예쁜 벼리와 보라를 생각했답니다~
정말 시는 언제나 삶에서 스르르 태어나지요!

2013-12-27 19: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12-27 21: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12-27 21: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12-27 21: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후애(厚愛) 2013-12-27 21:52   좋아요 0 | URL
참 좋습니다~
저는 특히 <예토(穢土)라서 꽃이 핀다>, <새의 얼굴>이 마음에 듭니다.*^^*
오늘도 좋은 시들을 올려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편안하고 행복한 주말 되세요~
건강은 꼭 챙기시구요.*^^*

appletreeje 2013-12-27 22:07   좋아요 0 | URL
저도 참 즐겁고 기쁜 마음으로 읽었습니다~
후애님께서도 나중에 읽어 보시면 참으로 마음에
쏙~드실, 그런 詩集이예요~^^
<예토(穢土)라서 꽃이 핀다>, <새의 얼굴>
저도 참 좋았어요~

날씨가 많이 추워졌습니다. 더욱 더 건강 조심하시고,
언제나 몸도 마음도 편안하시고 좋은 날들 되시길 빌어요~*^^*

착한시경 2013-12-27 22:30   좋아요 0 | URL
내가 살을 빼야 하는 이유... 제목이 확 마음에 와 닿아 읽어봤는데,,, 슬픈 시네요..
트리제님 덕택에 늘 새롭고 좋은 시를 읽게 되어 서재에 오는게 참 좋네요...
연말이라 마음이 분주하기도 하고 우울하기도 하고... 그래도 이렇게 아름다운 시들과 책이 있으니
위안이 되네요^^ 행복한 주말 보내세요~

appletreeje 2013-12-28 15:04   좋아요 0 | URL
예..슬픈 시예요.^^
그런데 저도 살을 빼야 하는 이유가 너무 많군요..흑흑..
시경님께서는 별로 없을 것 같아요~ㅎㅎㅎ,
마음이 분주하기는 저도 마찬가지인데...이궁, 왜 우울하실까요..
우울해하지 마시고~착한시경님께서 너무나 기쁘고 즐거워하시는
책들과 함께, 행복하고 좋은 주말 되세요~*^^*

보슬비 2013-12-29 15:16   좋아요 0 | URL
'내가 살을 빼야하는 이유'를 읽고 뜨끔했어요. ^^;;

요즘 추워져서 운동도 게을러져요.
계속 따뜻하게 웅크리고 좋아하는 책만 읽고 싶어지는 계절이긴한가봅니다.

약속은 많고 운동은 않하고 체중계는 올라기기 귀찮고..... ㅎㅎ

appletreeje 2013-12-30 12:25   좋아요 0 | URL
저도요...ㅠㅠ
저야말로 모임이 있어 외출하지 않을때면
하루의 대부분을 거의 책상에 앉아 있기에(게다가, 심한 운동부족..)
이 겨울엔 체중계가 무섭답니다~^^;;;

비로그인 2014-03-10 00:48   좋아요 0 | URL
시인의 얼굴이 저도 참 좋습니다. ~~
 

 

 

 

 

 

 

                      저 들판 작은 교회

 

    

 

 

 

                        톱밥 난로 투둑투둑 뜨겁던 교회

                        마루 틈은 할머니 집사님 흘린 눈물로

                        까만 때가 스며 있던 교회

                        그 눈물들이 양초 속에서 매끄럽게 윤이 나던

                        들판 가운데 작은 교회

 

                        종루에 매어진 끈을 잡아당기면

                        종소리는 겨울 투명한 들녘을 가로질러

                        나락 벤 자리를 더듬다가

                        장독대 간장독을 지나

                        초종, 재종으로 성도들을 불렀지

 

                        성탄절 새벽송을 부를 때면

                        첫사랑 손 스침의 감격이

                        펼친 찬송가 위에

                        구주 예수 탄생처럼 명료하던 곳

 

                        주일을 못 지키는 일이 있어도

                        힘든 친구 따뜻하게 받아 안던 교회

 

                        끝내 기울어져 전나무를 잘라 받쳐 쓰다가

                        결국 사라지고 없는 교회

                        우리들 마음 그 끝에 세워진

                        저 들판 작은 교회   (P.69 )

 

 

 

 

 

 

                        구직

 

 

 

 

 

                        벼룩시장 들고 남산 말랭이까지 튄 사내

                        내리는 눈발 사이로

                        취직자리를 찾는다

 

                        지난 가을 떨어지지 않았던

                        팥배나무 빨간 열매 눈보라에 흩어져

                        붉은빛 으깨지며 눈속에서 시린 손 부빈다

 

                        벚나무 가지 사이

                        눌어붙은 눈 범벅

                        단풍은 손 오므려 떨어지는 눈발을 쥐고

                        떡갈나무는 터진 몸통 안으로 눈을 쟁인다

 

                        사내는 물끄러미 쳐다보다가

                        벤치의 눈을 손으로 흝어내고

                        서서히 눈보라에 몸을 들이민다

                        폭설 그치면 일자리 보이리라  (P.14 )

 

 

 

 

 

                        눈인사

 

 

 

 

 

                         한 방울의 빗물에도

                         온몸의 주름을 펴며 안아 주는 호수

                         그 흔들림으로 당신을 천천히 불러봅니다

 

                         당신은 웃고 있나요

 

                         숨죽이며 간신히 숨을 들이쉬던 선창가에서

                         당신은 내게 왔지요

 

                         입술이 말랐던가요

                         비가 왔던가요

 

                         가로등 불빛이 얼굴의 그림자를 스쳐

                         잔잔하게 뒷걸음쳤지요

 

                         사랑하고 마침내 미워하게 된

                         몇 자락 살아왔던 이야기

 

                         끝내 삭정이로 스러져 가는

                         우리네 저 아득한 자리

 

                         아득하여서 오늘은 훨씬 가까운

                         당신의 벅찬 이름  (P.11 )

 

 

 

 

 

 

                        환생

 

 

 

 

 

                          알츠하이머성 치매로 오락가락 하는 老母

                          옛 기억이 되살아나시는지 밥 안치는 일을 자청하신다

                          손목 아래로 빚어지는 정겨운 리듬

                          썩썩 써스럭, 써-억 써억 썩

                          바가지가 요란해진다

                          쏟아지는 수돗물이 시원타며 손등이 웃고

                          어둑한 집 안의 오후가 환해진다

 

                          어머니 일흔아홉이니

                          쌀 씻어 밥 안치는 일은 칠 십 년은 됐으리라

                          짚풀은 부지깽이로 아궁이에 넣어 지피고

                          한참 후엔 전기밥통에 쌀 씻어 안쳤으리라

 

                          식구들의 사발에 께끼밥도 푸고

                          때로 고봉밥 꾹꾹 눌러 펐으리라

                          떨어지는 밥알은 손으로 주워드시면서

 

                         "엄니, 다시 시집가도 되겠네, 쌀 씻는 소리 들응께"

                         "야 좀 봐라, 못하는 소리가 없네, 떼-엑!"  (P.47 )

 

 

 

 

 

 

                          깊은 산속 옹달샘

 

 

 

 

                            산책길 입구 조그만 시냇물 흐르는 곳

                            선생님이 흐르는 물 사이에 모형집을 세운다

                            토끼 두 마리를 그 옆에 다시 세운다

 

                            예닐곱 명의 아이들이 삐뚤빼뚤 서 있다

 

                            선생님은 작업을 마치고 산만한 아이들을 모은다

 

                            여러분!

                            오늘 유치원에서 배운 노래 불러요

 

                            아이들이 눈을 껌벅거리며 합창을 한다

 

                            깊은 산속 옹달샘 누가 와서 먹나요

                            새벽에 토끼가 세수하러 왔다가.....

 

                            지나가던 행인이 궁시렁댄다

 

                            저 애들 데리고 어떻게 여기까지 왔대.....자빠지면 어

                         쩔라고

                            깊은 산속도 아닌디

                            그러고 말여 토깽이 새끼 코쭝뱅이밖에 뭐 있어

 

                            세수할 디가 어디 있다고  (P.23 )

 

 

 

 

                                                                  -강형철 詩集, <환생>-에서

 

 

 

 

 

 

 

  

 

'실천 시선' 213권. 겨우 존재하는 것들의 속살을 보여줘 온 강형철 시인이 십여 년 만에 펴낸 네 번째 시집. 이번 시집에는 강형철 시인의 알츠하이머성 치매를 앓고 있는 어머니를 매개로 인간에 대한 이해와 사랑을 노래한 시편들이 실려 있다.

이번 시집의 '환생'이라는 것은 다시 돌아온다는 표층적 의미를 넘어 심층적이고 복합적인 관계망을 형성하고 있다. 알츠하이머성 치매를 앓고 있는 어머니를 통해 바라본 환생은 정신이 다시 살아남을 의미한다. 불교적 세계관을 토대로 보이는 환생이 있다. 또한 환생의 의미를 시인은 희망적 세계의 부활로 여기기도 한다.

발표한 지 십여 년이 훌쩍 지난 시들과 최근의 시들을 합쳐 총 4부로 묶었다. 1부는 나름으로 전체적인 이야기를 모았고 2부는 어머니와 살고 있는 이야기를 모았다. 3부와 4부는 최근에 생각하는 것들을 시로 쓴 것들이다. 시인은 특히 2부 시편들은 사람들과 함께 즐겁게 웃으면서 읽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작품들로 엮었다.

 

 

 

 

 

           세상의 '밥'이 되기 위해 오시는... 한 아기가 오늘밤 구유에서 태어나는 날, 

          '도선장 불빛 아래 서 있었다'의 시인 강형철 詩人의 <환생>을 읽는다.

           오늘밤 세상의 모든 교회와 성당에서는 아름답고 거룩한 경배가 있겠지만

           오늘밤도 여전히 세상은 출산을 앞두고 '빈방'을 찾아 헤맸던

           아기의 부모처럼, 절박하게 길을 헤매는 사람들이 또 많을 것이다.

           그리고 일흔 아홉 먹으신 치매로 오락가락하는 한 어머니가 쌀 씻는 정겨운 소리를 

           듣는다. 께끼밥도 푸고 고봉밥도 꾹꾹 눌러 펐던 그 밥의 환함,을 듣는다.

           '밥'은 열심히 일하고 배고플때 먹는 밥이 가장 맛있는 밥일 것이다.

           갓 지어 김이 모락모락 나는 밥 한 그릇도 맛있고, 고소한 누룽지도 맛있고

           뜨끈하고 구수한 숭늉도 모두 다 맛있다.

           나도 네게 밥이 되고 너도 내게 밥이 되어 주고 싶은 그런 날이다.

           모든 사람들이 어서빨리 신나게 웃으며 맛있는 밥을 함께 먹는 그런 세상을

           어둠에 묻힌 밤 촛불,처럼 기다리는 그런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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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2013-12-24 18:39   좋아요 0 | URL
서로서로 밥도 되어 주고
바람도 되어 주고
냇물이나 빗물도 되어 주고
햇볕도 되어 주면서
즐겁게 하루하루 누립니다.

appletreeje 2013-12-26 11:55   좋아요 0 | URL
예~서로서로 밥도 되고, 바람도 되고
냇물이나 빗물도 되고, 햇볕도 되어 주는
그런 하루 오늘도 다 함께 누려야겠지요~?^^

착한시경 2013-12-24 18:41   좋아요 0 | URL
가장 울적한 크리스마스 이브를 보내고 있었는데,,, 시가 위안이 되네요~

appletreeje 2013-12-26 11:57   좋아요 0 | URL
이쿵,...가장 울적한 크리스마스 이브,시라니요.
그래도 좋은 크리스마스 보내셨으리라 믿습니다~*^^*

2013-12-24 19: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12-26 11: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12-24 20: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12-26 12: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녀고양이 2013-12-25 09:47   좋아요 0 | URL
애플님, 밑에 덧붙여서 쓰신 글 너무 좋네요.
그 밥의 환함... 에서 아, 하는 탄성을 지르게 되는군요. 정말 그랬어요.
열심히 일하고 배고플 때 먹는 밥, 무엇인가 뿌듯하고 먹어도 되겠다고 생각되는 밥이었죠. 정갈하고 꺼리낌없는 그런 때였어요.

누군가에게 밥이 되어주고, 누군가가 내게 밥이 되어주는 그런 날이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집니다.

appletreeje 2013-12-26 12:23   좋아요 0 | URL
예전의 크리스마스처럼, 거리에 캐롤이 넘쳐 흐르는 성탄절은 아니지만
그래도 종교인이든 아니든 각박한 세상에서 '어떤' 의미나마 누군가를 떠올리고
함께 시간과 품을 나누는 시간이 되니...결국은 우주는 '한솥밥'일 의미와
밥, 그 정겹고 눈물겨운 밥,이 생각났어요..
정말 누구든지 열심히 땀흘려 얻은 밥을, 누구든지 마땅하고 기쁘고 맛있게
먹어야 하는, 그래서 더욱 서로가 서로에게 따뜻한 밥이 되고 싶은 성탄절이었어요.
마고님께서도, 그런 따뜻한 밥같은 크리스마스 보내셨지요~?^^

늘 환하고 좋은 댓글,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마녀고양이님! 오늘도 평화롭고 따스하고 좋은 하루 되세요~*^^*

비로그인 2013-12-25 21:29   좋아요 0 | URL
밥,밥,하시니까(위에 마녀고양이님 댓글에서도^^) 오늘 티븨에서 성탄 특집으로 본 '마당을 나온 암탉'이.....원작의 훌륭함이 워낙 크니까 어떤 식으로 에니를 만들었든 상관없이 또 눈물이 났어요. 세상의 따뜻함, 그 모든 사랑이 더이상 어려운 일이 되었다고 포기하는 순간이 오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 그게 결코 먼 곳의 남의 일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고 다시 회복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 그냥, 좀, 그런데 아주 많이, 감사하고 사랑한다는 말도 함께요...(아, 술김에 하는 말 아니예요)

appletreeje 2013-12-26 12:36   좋아요 0 | URL
저는 그 따뜻하고 유명한 '마당을 나온 암탉'을 원작으로도 애니로도
아직 못 보았어요..ㅠㅠ 그런데 아직 못 보았지만 울 컨디션님의 말씀만으로도
어떤 이야기나 소망이 따스하게 깃든 작품인지 담뿍, 전해오네요~

그저, 좀, 그런데 아주 많이, 저도 언제나 감사하고 사랑한다는..말을 수줍고도
격하게 드립니다~~"싸랑합니다~!!!!"
컨디션님! 오늘도 예쁘고 따스한 목도리같은, 하루 되세요~*^^*

보슬비 2013-12-29 15:24   좋아요 0 | URL
언제나 느끼지만, 나무늘보님이 읽어주시는 시는 그냥 읽는 시와는 달리 따뜻함이 있어서 좋아요. 시도 좋지만, 이번에는 나무늘보님의 글이 제 마음을 밝혀주네요. 항상 좋은시와 글들 감사합니다. *^^*

appletreeje 2013-12-30 12:33   좋아요 0 | URL
ㅎㅎ 보슬비님 마음이 따뜻하시니까 그러시지요~^^
보슬비님께서 제 방에 오시니, 추운 제 서재가 환해지고
따끈따끈합니다~~
저야말로 항상, 보슬비님의 따뜻하고 정감있고 멋지고 아름다운
서재와, 진심어린 댓글에 늘 너무나 감사하고 행복합니다~
올해 제 서재에 보슬비님께서 댓글 1위,이십니다~!
다시 한 번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있습니다~*^^*
 

 

 

 

 

 

 

 

 

고요한 밤 거룩한 밤

 

 

침묵의 시간이다. 동지(冬至)에 밤은 가장 깊어지며, 만물은 침잠한다. 한편, 침묵의 밤은 곧 있을 신성한 탄생을 예고하고 있다. 주역 쾌상을 보면 동지는 지뢰복괘(地雷復卦)다. 음이 뻑뻑한 가운데, 맨 아래 양 하나가 고개를 내밀고 있다. 어둠(음)이 짙을수록 새벽(양)이 다가오는 조짐이다. 그러나 아무리 주위를 둘러봐도 양기의 따뜻함은 좀처럼 느껴지지 않는다. 여전히 춥다. 그리고 앞으로도 더욱 추울 것 같다. 하지만 언제나 그랬듯이, 추운 겨울도 반드시 따뜻해진다. 그 출발점이 바로 동지다.

 동지와 나란히 자리한 성탄절을 떠올려 보라. 이날 밤은 '고요한 밤, 거룩한 밤'그리고 '어둠에 묻힌 밤'이다. 그런데 역설적으로 가장 칠흑 같

 

 

은 밤에 '왕이 나셨도다'. 그 왕은 어둠 속의 한 줄기 빛이요, 어떻게든 혹독한 겨울을 견디라는 격려 혹은 명령이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그 믿음을 굳건히 지키며 살아 남는 것이다. 동짓날은 아세(亞歲), 즉 '작은 설날'이며 태양탄생일이다. 이날을 기점으로 태양이 하루하루 올라와 부활한다고 하여 축제로 삼았다고 한다. 부활한 태양은 어디 있는가? 태양은 아직 미약하다. 그래서 12월 24일에는 촛불을 밝힌다. 이는 어둠과 빛이 팽팽히 대립하는 동지에 빛을 지키는 상징적 행위였다. 동지에 일양래복(一陽來復), 즉 하나의 양기가 다시 돌아온다고 했는데, 그것이 바로 촛불이었던 것이다.

 

 

동지책력과 다이어리

 

 

동지는 하지와 더불어 이지(二至)에 속한다. 지일(至日)은 하늘과 땅이 회전을 시작하고 음과 양이 극으로 치닫는 시점이다. 하지에는 양이 최고조에 올랐다 음으로 향해 가고 동지에는 음이 절정에 도달했다 양으로 치닫는다. 한마디로 이때를 분수령으로 낮과 밤, 추위와 더위의 벡터가 뒤바뀐다. 동지는 태양탄생일이지만 양기의 힘은 아직 미약하다. 그래서 사람들은 압도적인 음기에 맞서 양기를 보존하기 위한 방법을 궁리했다.

 

 

            음양이 바뀌는 시기에는 반드시 적극적으로 생명력을 불어넣어야 질

            병을 막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인체는 계절의 변화에 쉽게 적응하지

            못하니 음양이 교체되는 때에 특히 주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들은 갖

            가지 방식으로 음양의 순조로운 변화를 꾀했는데 이 방식들이 특정한

            세시풍속으로 남았다. 샤오팡, [중국인의 전통생활풍습] 김지연 외 옮김. 국립민속박물관

            2006. 333쪽

 

 

         그 풍속의 일환으로 하선동력(夏扇冬曆)이다. 하지에는 부채를, 동지에는 달력을 주고 받았다. 동지 때 배포되는 달력을 동지책력(冬至冊曆)이라 했는데 여기에는 앞으로 펼쳐질 1년 동안 일상생활에서 해도 좋은 일 좋지 않은 일이 빼곡히 적혀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 동지책력을 길잡이 삼아 새해를 어떻게 살아갈지에 대한 실천로드맵을 구상했다. 동지책력의 배포는 옛사람과 현대인의 관심사가 다르지 않음을 보여 준다. 요즘도 연말이면 다이어리가 꽤나 팔린다. 스마트 기기 사용자가 늘어나 예전만큼은 못할지라도, 이들 또한 일정관리 어플리케이션을 사용하니 본질적으로는 같다. 다이어리는 패션아이템이 아니다. 지저분하게 120% 사용해야 그 몫을 다한다. 그럼 구체적으로 어떤 계획을 짜야 하는가? 사람마다 상황이 다르기에 딱 잘라 말할 수 없지만, 동지에는 일부러라도 시간을 내어 계획을 짜는 일 자체가 중요하다.

 

겨울에 로드맵을 세워 놔야 봄에 뭔가 씨앗을 뿌릴 것 아닌가? 씨앗을 뿌려야 할 때,그제서야 다이어리를 뒤적이며 허둥지둥 계획을 짜면 이는 곧 때를 모르는 '철부지'다. 동지엔 모름지기 차분한 마음가짐을 갖는게 중요하다. 까닥하면 동지 즈음에는 간장과 신장이 위태로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풍요의 원천

 

 

크리스마스 트리에 달린 양말 속 선물을 기다리는 마음은 설렌다. 그런데 지극히 서양적인 양말 풍속이 실은 동양에도 있었다는 사실! 이를 옛 선인들은 동지헌말(冬至獻襪)이라고 불렀다. 헌말은 곧 '버선을 바치다'라는 뜻이다. 앞에서 말한 것처럼 동지는 양기가 움트는 상서로운 날이다. 그 양기는 눈에 잘 보이지 않는다. 눈으로 볼 수도 없고 만질 수도 없다. 그런데 밟을 수는 있다. 어떻게? 양기는 땅속 깊은 곳으로부터 솟아난다. 우리가 눈으로 볼 수 있는 것은 흙을 퐁 뚫고 나오는 새싹이다. 그러나 그 훨씬부터 양기는 물밑 작업(?)을 열심히 하고 있었다. 어디에서? 바로 우리가 밟고 있는 땅바닥에서 말이다.

 

    

발바닥으로부터 양기를 흡수한다고 하니 문득 떠오르는 것이 있다. 발바닥, 하면 용천혈(湧泉穴)이다. 양기가 울뚝불뚝 용솟음쳐 결혼을 앞둔 새신랑이 꼭 알아야 할 바로 그 용천혈! 용천혈은 인체의 12경맥 중 족소음신경(足少陰腎經)의 출발점이다. 족소음신경! 족소음신경의 신경(腎經)이 바로 신장의 경맥을 가리킨다. 요컨데 동지에 한 줄기 양기가 샘솟고 발바닥으로 그 기운을 흡수하여 신장을 보양하니 '간신'이 살아난다.

   새 신랑뿐 아니라 남녀노소 누구나 마찬가지다. 정기가 발바닥인 용천혈로 솔솔 흘러들어오니, 이는 곧 생명력의 원천이다. 용천혈을 자극해 몸 안에 감도는 양기는, 다름 아닌 동지에 생성되는 일양(一陽)에서 비롯한다. 연말에 들뜨고 분주한 마음을 가라앉히고 방 안에서 차분하게 발바닥을 주무르고, 친구의 발도 주물러주자. 돈 한 푼 들이지 않고, 서로의 온기를 나누는 경험, 이만한 크리스마스 선물이 또 어디 있으랴? 한편, 양말과 버선은 화수분처럼 풍요의 상징이다. 동서양이 약속이나 한 듯, 비슷한 상징물을 동짓날 사용했다는 사실이 흥미롭다. 서로의 거친 발을 어루만지며 풍요로움과 사랑스러움을 퐁퐁 만들어 보자. 그것이 동지에 비치는 한 줄기 빛이다. (P.246~251 )

 

 

 

 

                                            -몸과 우주의 리듬 24절기 이야기 <절기 서당>-에서

 

 

 

 

 

 

 

 

 

          오늘은 동지(冬至)이다. 일년 중 밤이 가장 긴 날,

          일요일이기도 해서 모처럼 식구들이 다 함께 모여 편히 쉬는 날

          후애님께 선물 받은 책 <절기 서당>,을 펼치고 '동지(冬至)'편을 읽어 보니

          그저 동지에는 팥죽만 끓여 먹었는데,  여러가지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있어

          즐겁게 읽었다..^^

          오늘 밤은 누가 또 부른다고 뛰어나가지 말고 차분히 앉아, 동지팥죽에 동치미를 

          먹으며 서로의 새해 계획도 나누어 보고 식구들 발이나 조근조근 주물러 줘야겠다~ 

          이 즐거운 책을 읽게 해주신 후애님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리며, 맛있는 팥죽 드시고

          모든 분들이 생명력 넘쳐나는, 좋은 새해 되시길 인사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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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2013-12-22 19:44   좋아요 0 | URL
그렇군요. 섣달 들어 오늘 별이 가장 밝구나 싶더니
달력을 보니 새삼스레 오늘이 드디어 동지였군요.

어릴 적부터 동지는 참 섣달 가운데 따스한 날이었고
오늘도 여러모로 포근하네요~

appletreeje 2013-12-23 09:32   좋아요 0 | URL
예~저도 어제
참 몸도 마음도 따스했어요~*^^*

2013-12-22 22: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12-23 09: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12-22 23: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12-23 09: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착한시경 2013-12-23 16:28   좋아요 0 | URL
주말에 부산에 다녀왔는데,,, 팥죽이 아주 유명하더라구요^^ 따뜻함이 그리워지는 스산한 오후네요~ 마음만은 따스하게 보내보려해요~^^

appletreeje 2013-12-26 14:33   좋아요 0 | URL
아~~부산에 다녀 오셨군요!
아..저도 부산 가고 싶네요...흑흑..

2013-12-24 13: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12-26 14: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12-24 16: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12-26 14:53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