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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도 버린 사람들
나렌드라 자다브 지음, 강수정 옮김 / 김영사 / 2007년 6월
평점 :
원제가 Untouchables 다.
언터쳐블 하면 내가 좋아라 하는 제구력 좋은, 강속구 투수를 일컫는데,
우리말로 하면 "불가촉" 이다.
"만질 수도 없는"
그런 천한 신분을 말한다.
인도의 카스트제도에 대해서 배우긴 했는데
이 정도인 줄은 몰랐다.
우리의 노비, 백정, 기생, 사당패, 무당들보다 더 심한,
최하급 신분이다.
그들의 말대로 원해서 태어난 것도 아닌데
신분때문에 인간의 운명이 결정된다는 것이 얼마나 불합리하고 불쾌하고 납득할 수 없는 일인지.
나라면 어찌했을까.
그들과 같은 불가촉천민 출신의 암베드카르, 그들의 정신적 지주에게 경의를 보낸다. 우리에게도 그런 멋진 지도자가 있다면 좋겠다.
이 암울한 시대, 브라질의 룰라라도 스카웃 해오고 싶다.
비폭력 무저항의 상징인 간디가 대단하다고 생각했는데,
그의 신분 인식에도 한계가 있었다는 걸 알게 됐다.
불가촉 천민이 돼보지 않고서 어찌 이해하겠는가.
남의 나라 역사를 얼마나 깊이 알았겠어.
도스토예프스키가 누구처럼 보수꼴통(?) 이었다는 박노자의 말에
충격(?)을 받았던 것처럼.
어찌해 볼 수 없는 처지에서 꿋꿋이 운명을 딛고 살아온
다무의 삶은, 그리고 그의 철학은
한편의 극적인 소설같다.
모든 인생이 어찌 드라마가 아니겠냐마는
삶을 온전히 제 것으로 만드는 것과 그냥 그렇게 살아지는 것은
많이 다르겠지.
철학이 있는 인생. 철학의 삶을 살아가는 것
아니, 그냥 철학 자체인 아무것도 아닌 삶이다.
그렇게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 살고 싶다.
물질적으로 풍요로워지면서 꼭 지녀야 할 정신이 점점 사라지는게 아닌가 싶다.
맨발이어서 느낄 수 있는 삶.
참 이 책 번역 아주 좋다.
강수정 이라는 사람이 역자인데 글솜씨가 돋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