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영
김이설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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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가시나무새」의 여주인공처럼

잔뜩 망가져버릴테다 하고서

가장 비참한 자신을 상상한 적이 있다.

이름 모를 폐광촌의,

일자리를 잃은 옛날 광부들 사이에서 서글픈 노래를 불러대는 늙고 한물 간 창부(娼婦).

 

사랑하는 사람과 원하는 삶을 함께 할 수 없다면

자신을 끝까지 저 지옥불로 쳐넣어버리는 게 나을 거라고

철없이 극단을 고집했다.

사랑하는 너를 만나 다행이다.

 

"걱정 마. 엄마가 평생 몸을 팔아서라도 네 다리 고쳐줄게."

에서 울음이 왈칵 쏟아졌다.

처음부터 끝까지 우와, 우와 하면서 읽었다.

삶의 냄새가 물씬 나는 이런 이야기가  좋다.

너무나 강하고, 한없이 마음약한 가련한 여자가

안쓰럽다.

그것이 나의 삶인 양 깊이 공감했다.

 

더이상 나빠질 수가 없는 순간에

최악을 상상하는 여자.

더 나빠질 수도 있다는 것에 나도 놀란다.

그럼에도 질긴 목숨 살아내는 것에 더 놀란다.

어쨌든 살아가야하니까.

 

엄마의 모자란 점, 도무지 이해가지 않을 삶 따위

난 닮지 않을테야 하고 큰소리 치지만

어느덧 닮아버린 엄마의 모습을 자신에게서 발견하는 것은

씁쓸하다.

어쩌면 그 적대적 외침이 더 강하게 엄마와 닮게 만드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절실하고 슬프고 지독한 죽일 놈의 삶이다.

솔찮히 글 잘쓰는 작가다.  

오랜만에 참 좋은 이야기다.  

언제든 저 나락으로 떨어져버릴지 모를 우리들의 삶이니.

밝게, 더 씩씩하게 진지하게 열심히 살아가고 싶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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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 1 - 神秘
하병무 지음 / 밝은세상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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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는 나를 보던 선배가

"무협지냐?" 했다.

조금은 그런 것도 같지만 아니라고 했는데

차라리 무협지가 더 재미있었을 것 같다. 

어쩌면 내가 늙어서(?) 감성이 떨어져 그런 걸까. 

하지만 아무리 "느껴"볼래도 이야기의 감성이 너무 얕다. 

 

신비는 무신비기(武神秘記)의 약자로

무신(싸움의 신, 전쟁의 신 아레스처럼 광개토왕을 뜻하는)의

비밀스러운 기록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광개토대왕의 사랑이야기다.

그러면 그렇지, 작가가 하병무 인데.

그래도 역사를 그것도 정복군주 광개토대왕을 이야기한다니

호기심이 발동해서,

그리고 책 표지 안쪽 작가 소개란에

"하병무가 달라졌다..." 어쩌고 하는 글이 있어 덜컥 믿어보았다.

역시, 아니올시다.

그래도 재미가 아예 "없지는" 않다.

 

고등학교 때는 책 대여점에서 유행하는 소설이나, 하이틴로맨스 소설, 그리고 만화책을 교실에서 돌려봤다.

만화책 돌려보다 문학선생님한테 걸려서 압수당하기도 했지.

하병무,「남자의 향기」도 그중의 하나인데

그때도 참 유치하다고 생각했다.

유치찬란한 십대에 읽어도 너무 뻔한 로맨스라 여겨졌거든.
 

 

내가 역사를 전공해서인지

아무리 소설이라지만

이 책은 역사적 사실 면에서 무척이나 허술해 보인다.

작가 나름대로 열심히 공부한 것 같아도

아닌건 아닌거다.

 

액자식 구성이라 그럴 듯한 이야기로 끌고 간 처음은

훌륭했지만

갈수록 긴장감이 떨어지고

무협지 같고 만화같고

급기야 하이틴 로맨스로 돌변해서 읽을 맛이 떨어졌다. 

더구나 하병무식 로맨스는 내게 와닿지 않는다. 

내가 생각하는 사랑은 

지금, 여기에, 함께 있는 것인데 

저 좋아하는 일 다하고 난 뒤에 심심하니까 그때서야 찾는, 

뭐 그런 게 사랑이냐.  싶은 마음이다. 

혹자는 깊은 뜻이 있어 그러는게 아니냐 할텐데 

하필 광개토왕이라서 그런 로맨스가 더 우스꽝스러워진 것 같다는 생각이다.  

제일 남자답고 멋지기는 해야겠고, 그런 남자가 품은 사랑은 제일 로맨틱 해야할 것 같아 

그런 설정을 한 것 같지만 

포장지랑 내용물이 너무 어울리지 않는 거지.

광개토왕이 살아돌아와 이 책을 읽으면 불쾌해질 것 같다.

 

책을 한권짜리로 만들어도 충분할 텐데

굳이 두권으로 얇게 분권한 것도 마음에 안찬다.

출판사의 상술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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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몸 사용설명서 내몸 시리즈 1
마이클 로이젠.메멧 오즈 지음, 유태우 옮김 / 김영사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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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에 워낙 잡병이 많아서 건강문제에 부쩍 관심이 많아졌다.

여전히 운동하러 가기까지 망설임이 크지만

예전보다는 열심히 몸을 움직이려 한다.

 

이 책은 제목처럼(제목 참 잘 지었다.)

우리 몸에 대해 자세히 알려주고

건강을 위해, 병에 걸리지 않기 위해 어떻게 해야하는지

구체적으로

아주 쉽게 풀이해 놓았다.

 

이런 류의 책들이 어렵거나 번역이 복잡하기 쉬운데

읽기 편하고 알아듣기 쉽게 글을 잘 썼다.

삽화도 그려가며

우리 몸 구석구석 명칭과 기능 같은 것들을 표시해 두어서

이해하기 쉽다.

재미도 있고.

여러번 읽어 체화시키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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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을 누가 먹여살릴 것인가 따님 환경신서 18
레스티 브라운 / 따님 / 199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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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때 중국현대사 시간인가, 읽고 내용 요약하는 것이 보고서였던 것 같은데,

어릴 때나 커서나 숙제는 죽어도 안해서...

학점이 구멍이 나더라도 그냥 안하고 개겼던 것이지.

그 책을 10년 만에 읽었다. 하하.

 

식량고갈 문제

그저 막연하게만 알고 대수롭지 않게 여겼는데

구체적인 수치며 내용을 읽게 되니 공포스러울 지경이다.

여러억에 달하는 중국 인구의 압박과

경제적 성장으로 수요가 증가하는 바람에,

(그것을 "식량 연쇄" 라고 표현하더라. 처음엔 식량연쇄라는 말이 전혀 와닿지 않더니 조금씩 이해 

하겠다. 식량 수요가 점점 고급화 된다는 말인 것 같다. 먹고 살만 하니까 육류 소비가 는다는 거.)

생산량이 수요에 미치지 못하게 된다는 얘기다.

 

늘 미래가 걱정이었다.

오늘을 살면서도 전전긍긍인 나는.

우리 아이들이 살 세상이 너무 절망적으로 보여서

 

인구증가 때문에

곡물 수요가 증가하고,

곡물을 재배하기 위해 경작지가 필요한데

산업화 때문에 경작지는 줄고

농사지을 물은 많이 필요하고

농업용수도 부족하고

육류소비가 증가하면

가축을 기르기 위해 곡물이 필요하고

으아...

환경은 난리고 자연은 고갈되고

식량이 부족해지면

가난한 나라는 더 힘들어지고

 

 아아악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파피용]처럼

파피용 호를 타고 지구를 떠나

우주에서 살 준비를 해야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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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집
기시 유스케 지음 / 창해 / 200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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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유명한 4대공포소설이라는데

역시나 싼맛에 산거지 그런건지도 모르고 읽었다.

별로, 공포스럽지 않더라.

어릴때와 달리 공포영화나 소설에 덜덜 떨지 않고 무덤덤하다.

그다지 즐기지 않는다. 이런 장르.

작자가 의도한만큼 무섭지가 않아서...

 

재미는 그럭저럭.

작가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솜씨는 괜찮은데

그냥 그랬다.

 

검은 집에 나오는 욕실이 영화, "추적자" 의 하정우네 집 욕실같다고

생각했는데

어떤 누군가도 그랬더라고 했다.

내가 그려보는 검은 집의 이미지는

어릴 때부터 왠지 무서울 것 같다고 상상한 어떤 공간이었다.

책에서 그려지는 것에 더해 내 마음대로 상상하는,

결국 내가 읽고 그리는 것이니까.

 

요즘 대박 작품을 읽지 못해서 근질근질하다.

아마도 싼값에 아무책이나 마구잡이로 질러대기 때문인 것 같다.

그래도 싼 맛을 포기할 수도 없고

따로 읽고 싶은 책들은 값이 안내려서

계속 소장목록에만 쌓아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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