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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 1 - 神秘
하병무 지음 / 밝은세상 / 2009년 11월
평점 :
품절
이 책을 읽는 나를 보던 선배가
"무협지냐?" 했다.
조금은 그런 것도 같지만 아니라고 했는데
차라리 무협지가 더 재미있었을 것 같다.
어쩌면 내가 늙어서(?) 감성이 떨어져 그런 걸까.
하지만 아무리 "느껴"볼래도 이야기의 감성이 너무 얕다.
신비는 무신비기(武神秘記)의 약자로
무신(싸움의 신, 전쟁의 신 아레스처럼 광개토왕을 뜻하는)의
비밀스러운 기록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광개토대왕의 사랑이야기다.
그러면 그렇지, 작가가 하병무 인데.
그래도 역사를 그것도 정복군주 광개토대왕을 이야기한다니
호기심이 발동해서,
그리고 책 표지 안쪽 작가 소개란에
"하병무가 달라졌다..." 어쩌고 하는 글이 있어 덜컥 믿어보았다.
역시, 아니올시다.
그래도 재미가 아예 "없지는" 않다.
고등학교 때는 책 대여점에서 유행하는 소설이나, 하이틴로맨스 소설, 그리고 만화책을 교실에서 돌려봤다.
만화책 돌려보다 문학선생님한테 걸려서 압수당하기도 했지.
하병무,「남자의 향기」도 그중의 하나인데
그때도 참 유치하다고 생각했다.
유치찬란한 십대에 읽어도 너무 뻔한 로맨스라 여겨졌거든.
내가 역사를 전공해서인지
아무리 소설이라지만
이 책은 역사적 사실 면에서 무척이나 허술해 보인다.
작가 나름대로 열심히 공부한 것 같아도
아닌건 아닌거다.
액자식 구성이라 그럴 듯한 이야기로 끌고 간 처음은
훌륭했지만
갈수록 긴장감이 떨어지고
무협지 같고 만화같고
급기야 하이틴 로맨스로 돌변해서 읽을 맛이 떨어졌다.
더구나 하병무식 로맨스는 내게 와닿지 않는다.
내가 생각하는 사랑은
지금, 여기에, 함께 있는 것인데
저 좋아하는 일 다하고 난 뒤에 심심하니까 그때서야 찾는,
뭐 그런 게 사랑이냐. 싶은 마음이다.
혹자는 깊은 뜻이 있어 그러는게 아니냐 할텐데
하필 광개토왕이라서 그런 로맨스가 더 우스꽝스러워진 것 같다는 생각이다.
제일 남자답고 멋지기는 해야겠고, 그런 남자가 품은 사랑은 제일 로맨틱 해야할 것 같아
그런 설정을 한 것 같지만
포장지랑 내용물이 너무 어울리지 않는 거지.
광개토왕이 살아돌아와 이 책을 읽으면 불쾌해질 것 같다.
책을 한권짜리로 만들어도 충분할 텐데
굳이 두권으로 얇게 분권한 것도 마음에 안찬다.
출판사의 상술이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