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 많아서 대학 때 선배들이 내 입에 청테입을 붙여"주었"다.
그걸 굴욕으로 생각도 하지 않고,
그 속에 담긴 깊은 뜻(깊을 것도 없이 그냥 좀 닥치라는?)도 헤아리지 않고
테입을 떼면 또 쉴새없이 떠들어댔다.
그 와중에 한동안 묵언(무언)수행에 관심이 생겨 여기저기 알아보기도 했고.
전에는 전국의 절에서 묵언수행 하는 곳이 꽤 있었나본데 그 즈음부터 점차 없어져 버렸다.
지금도 거의 템플스테이 위주인 것 같고.
그래서 대학 졸업 후 시험 준비하면서 자취를 하는 동안, 물론 연애를 하면서^^
혼자 묵언수행을 해보기도 했다. 주위 사람들에게 막 비웃음을 들어가며
우리 애인 친구가 그런 나를 보고 "넌 마녀 때문에 심심할 일 없겠다."
하고서 둘이서 키득키득 웃었단다. 이 쒸. 나는 진지한데.
말을 잃어버린, 말하는 법을 잊어버린 그 어느 단계가 수행에 가까울 수도 있지 않을까.
말이 많으니까 정작 중요한 말을 놓친다.
그리고 무엇보다 듣는 귀가 어디론가 사라졌다.
점심 때 산을 오르면서도 그 생각을 했다.
무심히 듣기만 하자. 고
듣는 귀를 열어놓기.
말하지 않고 계~속 듣기. 가끔씩 "아", "응", "그래" "..." 호응하면서.
마음을 담아 눈 맞추기.
별로 총총하지 않지만 눈을 빛내며 '너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