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놈의 청소는 해도해도 끝이 없어 - 집안이 눈부시게 깨끗해지는 청소에센스
페코 지음, 황선희 옮김 / 북웨이 / 2012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렇게 말할 수 있는 날이 올까? 나처럼 게으름뱅이, 지저분한 아해가 언젠가는 청소신이 강림하사, 청소 "따위"는 후딱 해치우게 되는 그런 날이. 택배가 오자마자 포장을 뜯어 본 남편이 책 제목을 보더니 피식 웃으며 "내가 늘 말하던 청소방법 일거야." 하며 장담한다. 피이! 코웃음쳤지만 읽어보니 과연, 그랬다. 청소 안 하고 또 안 하고 더럽게 지내며 버티고 버티다가 도저히 견딜 수 없을 때 대청소하고 몸살나는 내게 한 군데씩 조금씩 하라고 늘 충고해 왔던 것이다. 그 충고 앞에 매일 완전(?)한 청소를 해야해. 하고 박박 우기며 청소를 전혀 하지 않는 나날들을 보내왔다.

 

친환경 청소도구인 베이킹 소다(탄산수소나트륨), 소독용 알콜, 식초 등을 대용량으로 구매하고서 "우리들의 제일 좋은 청소친구, 베이킹 소다" 라고 주문을 외우듯 노래 부르면서 막상 청소하기는 무지 싫어하는 내게 뭐하러 그런 건 사뒀냐고 타박한다. 이 책에서도 내 청소 친구들(?)이 소개되었다. 그 외 새로운 청소친구들에 대한 정보도 있어 매우 유용하다.

 

이 책은 그러니까 조금씩 나눠서 "무리하지 말고" 쉽게 청소하는 법을 일러준다. 그런데 저자는 청소에 유리할 수밖에 없는 성장환경에서 자랐다. 그건 처음부터 나와 매우 다른 출발인걸. 어떻게 하면 청소를 즐겁게, 잘 할 수 있을 지 늘 고민한다는 저자의 행동력이 대단하다. 어떻게 그 재미없고 힘든 청소에 그토록 집중할 수 있는 지 신기하다. 매일 조금씩 구역을 나누어 달력에 청소일정을 적어두고 그에 맞춰 청소한다는 그 정성과 열정이 참으로 훌륭하다. 청소를 주제로 한 블로그를 운영한다는 그의 블로그 이름도 "청소쟁이 페코"이다. 효율적인 청소 노하우를 소개하고 적절한 청소도구 등에 대한 설명이 친절하고 명쾌하다. "쟁이"라 부를 만하다.

 

내가 청소에 무척 서툴러서 청소를 잘하는 사람을 보면 무작정 우러러 본다. 그런 청소신, 청소 고수 옆에 달라붙어서 24시간 비법을 전수받고 싶은 마음을 늘 품고 있다. 어쩌면 마음 속이 어수선해서 도무지 청소며 정리정돈이 되지 않고 못하는 건지도 모르겠다. 반대로, 그런 복잡한 마음 때문에 청소를 하며 해소하는 것이기도 한데도 막상 마음 한번 먹기가 쉽지 않아 자꾸 미루게 된다. 늘 정리가 안돼있고 어질러져 있어서 엄두가 안나는 것이다. 그러니, 날마다 조금씩 해보라는 괜찮은 충고에 '한번 해볼까.' 하는 마음이 일어나는 것을 보면 꽤 설득적이고 누구나 실천하기 쉬운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