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6월11일.
가족 모두 함께 오치요보으 이나리 신사(御千代坊稻荷神社)에 갔다.
별명(통칭) "오쵸보 상(=오쵸보 님)".
장사 번영을 기원하는 신사(神社)로서 매우 유명하다.
난 별로 이런 신사나 절에서 장사번영이나 무슨 기도를 하는 습관은 없다.
그런 관념적인 것은 여태까지 믿지도 않았다.
난 매우 속물(俗物)적인 유물론자다.
그래도 이런 장소에 와서 내 혼자 기도하지 않을 수도 없어서 일단 손을 합쳐 기도할 흉내는 해 본다.
그래서 "장사 잘 되도록 해 주세요", "복권, 10억 정도 당첨 되어 주세요"라고 빈다.
역시 난 속물(俗物) 그 자체다.
기도를 끝내고 나와 명섭이, 선화는 오미크지(御神籤)를 하였다.
큰 통에 대나무꼬치가 몇개 들어 있어, 그 대나무 끝에 번호가 적혀 있다.
물론 그 번호는 미리 알 수가 없다.
통을 흔들어 섞여서 작은 구멍에서 대나무꼬치를 하나만 뽑는다.
난 12. 선화 3. 명섭이 4.
난 다이키치(大吉=가장 "運勢", "팔자"가 좋음)였고, 선화는 키치(大吉 中吉 小吉 吉의 순서이니까, 별로 나쁘지는 않는다).
물론 선화는 뜻을 알지 못해서 "야, 좋겠구나"라고 말하면 만족한다.
그런데 명섭이.
"4"는... 다이쿄(大凶). 가장 좋지 않음.
명섭이, 뜻을 알 수가 없었서 내가 솔직히 설명해주었다.
그러자 명섭이, "이건 싫다"고 마구 통을 흔들어 다시 하나 뽑았다.
나도 명섭이 뽑은 번호가 싫어서 “더 해라”.
"8" ... 스에키치(末吉=장래 좋아진다).
이것도 싫다고 다시 흔든다.
"??"... 쇼키치(小吉). 이것도 싫어. “더 해라”
"??"... 쿄(凶). 절대 싫어. “명섭이, 화이팅!!”
"12" ! ! 다이키치 ! ! “명섭이, 잘 했다! !”
"이건 내가 장래 돈부자 된다는 뜻이지?”
"옳지”
....
5번 뽑아서 몇번째를 신(神)이 채택해 줄 것인지...
나도 명섭이도 정말 속물(俗物)이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