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은 명섭이도 초등학교에 올라 가게 된다. 
그리고 선화도 유치원에 갈 나이가 된다.
지금 내와 아내는 둘을 우리 민족학교에 보낼 것일까 아니면 근처 일본학교/유치원에 보낼 것일까 고민하고 있다.

나도 아내도 18년간 혹은 15년간 민족교육을 받으면서 자랐다.
우리는 학생시절, 일본에 있으면서 우리 학교를 다니는 것에 의문을 가져 본 적이 없었다.
조선인=한국인이니까 당연한 일로 생각해 왔다.
좀 정치적으로 편향한 면이 있기는 했으나 기본은 "민족심을 키우는 것"이었다.
그 정치적인 편향은 현재 많이 사라졌다고 한다.
아니, 거의 없어졌다고도 한다.

그럼, 명섭이 선화도 우리 민족학교에 보낼까?
버쓰 타고 왕복 2시간 걸리는 학교에?
일본 학교이면 토요일은 대체로 휴일인데 토요일도 꼬박 5시간 수업을 하는 학교에? 
일본 학교이면 교육비가 무료인데 구태여 둘 합해서 2만엥을 지불해야 할 학교에?
해마다 학생수가 줄어지고 10년 후의 상황이 예상 못하는 학교에?

도대체 사람이 살아 나감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Identity 일까? 아님 어떤 "능력"일까?
중요한 건 거주 지역의 Community 인가?  아님 민족의 공통의식인가?

그러나...
학교에서 일본 "히노마르(일본 국기)"를 바라보고 "키미가요(일본 국가)"를 부르면서 "나라(일본)를 사랑하겠다"고 말하는 명섭이를 간과할 수 있을까?
일본 교육을 받은 명섭이가 장래 일본국적을 취특하겠다, 나는 일본인으로 되겠다고 하면 나는 어떻게 말해 줄 수가 있을까?

나의 우유부단한 민족심이 고뇌한다.
우리 부모, 할아버지 할머니께서 고뇌하셨던 일.
대를 이어 나도 그런 입장에 되였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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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nPei 2006-07-03 01: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따우님, 지적 감사해요.  ^^;;

아, 그리고 물론 따우님=多憂님, 알고 있어용.
이 표시가  그렇게 고백하고 있잖아요.


2006-07-03 01: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ChinPei 2006-07-03 01: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이님 > 네, 교육이 무엇이든 훌륭한 인간이 되주길 부모로선 바라고 있지요. ^^
다우님 > 이미지도 그렇지만, 따우≒다우라서...
새벽별을보며님 > 어려워요. 정말.

chika 2006-07-03 02: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어렵네요.... 다른 나라였다면 그리 심각한 고민이 아닐수도 있었을텐데말이지요.. 저도 그저 힘내시라는..;;;

호랑녀 2006-07-03 08: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친페이님... 존경해요.
책 속에서나 보았지, 실제로 고민하셔야 할 중요한 문제인 줄은 몰랐어요.
우리나라에서도 보니까, 멀리서 화교학교를 일부러 보내는 분들이 많이 있더군요.

저도 현지 사정을 모르니 뭐라 말씀드리긴 어렵네요. 어쨌든 왕복 두시간 거리라는 건 조금 가혹하긴 해요.

조선인 2006-07-03 09: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왕복 2시간 참 가혹한 조건이긴 하네요. 또 한편으로 키미가요도 용납하기 힘들고. 나라면 어쩌겠다는 말 감히 하지 못할 정도로요. 죄송.

가랑비 2006-07-03 10: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저 명섭이와 선화가 부모님과 이웃과 사해동포를 다 같이 사랑하는 어른으로 자라길 기도할 뿐입니다...

2006-07-03 10: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BRINY 2006-07-03 11: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렵네요...제가 아는 재일한국인 가정은 부모는 한국국적, 자녀는 일본국적이여요. 아이들은 일본에서 태어났고 살아갈거니 그렇게 했다고, 부모-자녀간 국적이 달라도별로 고민 않더라구요. 아이들도 '엄마는 한국인이면서 한글도 제대로 못써!'라고 입국신고서 쓸 때 타박하는 게 자연스럽고...모르겠어요...

ChinPei 2006-07-03 12: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치카치카뿡뿡님 > 맞아요. 우리가 고뇌하는 근본이 거기에 있어요.
호랑녀님 > 우리 한국인이 모두 다 민족심이 전혀 없는 그런 민족(국민)이었다면 혹시 더 수월하게 살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가끔 생각해요.
조선인님 > 지금 일본 사회가 점점 우경화 돼나가는 걸 느끼거든요. 그래서 이런 걱정이 더 커진다구요.
벼리꼬리님 > 님의 그 마음, 고맙게 받을 거에요.
BRINY 님 > 네, 그래요. 그 친구분의 선택은 매우 현실적인 선택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도 차라리 아이들의 국적을 바꾼다든가 아님 가족이 다 한국에 이주한다든가 극단적인 방법이 더 수월할지도 모른다고 가끔 생각해요.

ceylontea 2006-07-04 03: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궁.. 정말로 도움이 안되네요.. 이럴 때는... ㅠㅠ;
참으로 어려운 결정이네요... 그 결정이 어떻게 되었든.. Chin Pei님을 우유부단하다고만 말하지 못할거예요...
기운내세요...
(사실... 우리나라에 사는 사람들은 오히려 민족이란 것에 얼마나 의미를 부여할까 싶어요.. 그냥 당연히 지금을 살고 있고.. 받아들이고.. 오히려 다른 나라 국적을 쳐다보고 있죠.. 물론.. 지금 우리나라의 상황이 그들을 비난하기도 그렇지만.... --;)
여하튼... 기운내세요.. 이렇게 고민하시는 만큼.. 어떤 결정이든 값진 결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이들... 명섭, 선화도 알게 되겠죠..

sooninara 2006-07-04 1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혹시 학교 근처로 이사가시는것은??
정말 어려운 문제입니다. 일본이 대국적으로 바뀐다면 모를까..지금하는 것으로 봐서는 앞으로 더 심해질것 같은데..ㅠ.ㅠ

ChinPei 2006-07-04 12: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ceylontea님 > 감사해요.
sooninara님 > 하하하. 3년전에 이미 이사했고 지금 사는 곳이 참 편리한 곳이라서... 학교 근처는 좀 도심에 가까워서 땅값이 엉뚱하기도 하고...

물만두 2006-07-04 2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본학교에 보내면 혹 왕따는 안당할까요? 그것도 걱정됩니다. 지금의 일본 상황이 극우적으로 변하는 것 같아서요...

ChinPei 2006-07-04 23: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 왕따... 제가 잠재의식속에 봉인한 걱정... 안당하기를 원할 수밖에 없지요.
그러나 혹 내 아들이 차별을 받고나 폭력행위를 받았을 적엔... 내가 대신 복수를 하겠죠(물론 농담이지만, 마음만은 그런 마음).

세벌식자판 2006-07-18 22: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궁... 오랜만에 들르네요...

무슨 말을 해야할지, 저한테도 참 어려운 문제네요...
그저... 힘내시라고 밖에.... (_ _;)a

이소라 2008-10-21 20: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희 숙모도 재일교포 2세로 신오쿠보 근처에 사셨습니다. 그런데 한국인 남편과 결혼하셨음에도 사촌을 모두 유치원부터 일본에서 교육시키고, 일본 대학을 보냈습니다. 숙모가 한국어를 잘 못하시기 때문이었습니다. 지금은 사촌들 모두 한국어, 일본어 모두 합니다.

아마 명섭,선화도 나이들면 부모님의 고민을 이해할 겁니다.

이소라 2008-10-21 2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촌들 한국어, 일본어 2개국어를 모두 잘하니까 지금은 모두 행복하게 취업잘하고 잘살고 있습니다. 요즘 한국에서도 2개국어를 하는 사람을 많이 선호해서 재미 교포들이 한국에서 취업을 하기도 합니다. 명섭, 선화도 일본어, 한국어를 모두 잘하면 장차 훌륭한 인재가 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