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청난 도약인 것만큼, 도약의 거리감을 도통 따라잡지 못하는 어린이들도 있을 것이다. 우리는 그저, ‘약속이야’라는 말로 이 간극을 뛰어넘어버리고 있진 않은가. 어린이들이 그 사이에 빠져 허우적거리거나 말거나.

"그래. 곶감이 모두 여섯 개인데 2+2+2라고 쓸 수 있어. 그런데 지금 우리가 배울 이 부호를 사용하면 2를 세 번 쓰지 않아도 돼. 이렇게 생긴 × 부호를 사용해서2+2+2를 2×3이라 써. 얘들아, 참 편하지 않니?"
"선생님, 저기 3이 뭐예요?"
"그건 2를 세 번 더한다는 뜻이야."
"...... 그런데 왜 곶감 두 개가 3으로 변신한 거예요?"
‘2+2+2‘를 ‘2×3‘이라 쓴다고 소개했을 때 몇몇 아이들은 도대체 저 ‘3‘ 이 어디에서 왔는지 무척 놀라워했다. 이제까지의 경험으로 덧셈이나 뺄셈은 보이는 사물의 개수만 살펴보면 되었다. 그래서 만일 이 숫자가 곶감의 개수를 뜻한다면 ‘2+2+2‘에 있는 ‘2‘라는 숫자는모두 곶감을 가리킨다. 그러다 보니 2×3‘에서는 두 개의 곶감을 그렸는데 그 다음에 나오는 ‘3‘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거다. 갑자기 나머지 곶감은 어디로 사라지고 ‘3‘이 나오는 걸까? 또 다른 차원의 연산이다. 아이들에게 이 연산은 엄청난 도약이며 사고를 한 단계 끌어올리는 기회가 된다. - P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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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더 나아가서, 준비의 시기를 스스로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게 맞다고 본다.

스스로 선택할 수 있도록 ZPD를 대는 것에 대해서, 아마 다양한 의견이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최소한이어야고, 간접적이어야하며, 적어도 발달의 일련의 과정을 마쳐야 한다고 본다.

미리 가르치는 것도 정말 위험하다. 사물의 추상성을 받아들일 만큼 의식의 세계가 아직 형성되지 않은 어린아이들에게 연산을 가르치는 일은 뿌리가 채 내리지 않은 모종을 끄집어 올리는 것과 같다. 아무 일이라도 준비가 되었을 때 시작하는 게 좋다. 특히 수학은 최종 도달 지점이 추상적인 사고다. 초창기 배움에서 세상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단단하게 뿌리를 내려야 꽃을 피울 수 있다. - P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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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속 건축 ㅣ 도시 속 건축 시리즈
김태일 지음 / 안그라픽스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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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건축에 대한 책은 [제주 근대건축 산책]을 읽은 바 있다. [제주 근대건축 산책]은 제주도의 다양하고 특색있는 건축물에 대해 자세히 안내하면서 제주도가 가진 건축 유산을 잘 설명하고 있다. 동문시장 건물, 테쉬폰, 제주대학교 본관 건물에 대한 기술이 기억에 남는다.

그럼에도 그 시대가 근현대 건축물에 제한되어 있었고 다양하게 다루지 못한다는 아쉬움이 있었는데, [제주 속 건축]은 백과사전 식의 기술을 토대로 시대적 다양성 및 용도의 다양성을 획득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백과사전식 구성이 갖지 못하는 깊이의 경우, 간결한 서술로써 어느 정도 이루어내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다양한 건축 용어를 사용하고 있으나 이의 사용이 초심자들도 충분히 이해할 만한 것이며, 저자 자신의 선호가 드러나는 지점에서는 이를 간결하게 드러냄으로써 글이 자칫 밋밋하게 갈 수 있는 어려움을 타개하고 있다. 또한 건축물의 특장점에 주목하면서, 장단점의 균형을 맞추느라 흐트러지기 쉬운 간결함을 잘 지켜내는 것을 볼 수 있다. 즉, 저자가 생각할 때 의미있는 건축물은 간결하고 핵심적인 설명으로, 더 의미있는 건축물은 선호가 드러나는 표현을 드러내는 방식으로 독자의 이해를 돕고 있다. 좋은 시도라고 보며, 일개 독자는 충분히 만족할만한 독서가 되었다.

더 나아가, 권두에는 추천사를 대신하여 제주의 역사, 문화, 자연, 언어에 대한 간결하고 힘있는 글이 자리잡고 있어 책의 의미를 더하고 있다. 거칠게 표현하면, 권두의 글 만으로도 이 책은 일독의 가치가 있다.

앞서 언급한 [제주 근대건축 산책]과 함께 읽을만 하다고 생각한다. 제주의 여러 요소에 대한 비전문적인 책들이 범람하면서 제주의 인기에 편승하는 옅은 수를 쓰는 상황에서, 이 책은 제주가 가진 건축 자산에 대해 간결하고 다양한 기술을 통해 독자의 견문을 넓혀주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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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권두에 여러 제주 전문가들이 각자의 분야에서 다양하게 제주의 주목할 점을 안내하고 있어 이채롭고 의미있다. 그런데 21쪽에는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다.

지금은 이 ‘올레’를 거리에서 마당으로 이어진 좁은 길로만 소개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것은 잘못된 해석이다.

저자가 이 부분을 보고도 아래와 같이 집필하였다면 각주로 설명하였으면 좋았을 것이다. ‘옥’의 티.

올레는 거리에서 집으로 연결된 긴 골목이다. - P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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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와 교실에서 배움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는다면, 공공성에 기대어 모든 교실 구성원에게 배움의 기쁨과 즐거움이 일어날 수 있도록 하는 배움을 제공하지 않는다면, 학교와 교실은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 곳인가.

학교에서 평가가 이루어지지만, 그 평가는 결국 배움의 체화를 확인하고자 하는 방법일 때 의미와 가치가 있다. 배움에 기댄 평가라면 배움의 주체로부터 스스로 이루어지는 것이어야 할테고 그것이 가능하도록 평가를 계획하여 실행해야 하는 것이다.

평가의 공정성을 이야기 할 수록, 배움의 본질적 효용인 개인의 성장과 만족, 더 큰 도전을 가로막을 뿐이다. 무엇을 위한 공정함인가. 그리고 그것은 정말로 공정함을 이룰 수 있을 것인가.

공정성이 학교의 ‘중요한 가치’라고 말하는 것과 ‘가장 중요한 가치’라고 말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학교가 추구해야 할 것은 평가의 공정성을 넘어선 배움의 공공성이다. (중략) 교사가 딛고 선 곳은 공공성의 영역이다. 공공성이란 본질적으로 ‘누구의 것도 아니면서 모두를 위한 것‘이고, 사유화되지 않기에 모두를 이롭게 한다. 학교가 담보하는 평가의 공정성이라는 것도 결국 배움의 공공성에 기대어 성립한다. 그래서 길 잃은 미래를 맞이한 2020년의 학교에게 가장 절실한 질문은 결국 배움의 본질을 향한 것이어야 한다. 배움이 일어나는 학교를 어떻게 만들어갈 것인가. - P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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