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잠을 내어주고 편도염에게 받은 끝없이 연속인 악몽.
현실에선 언제쯤 해봤던 투정인지 기억도 없는데, 한없이 편한 그에게 자연스러운 투정도 하고 토라지기까지 했다.
낯익은 거리를 질러 걷는 곳곳에선 어두컴컴하고 질퍽한 일들만 기다리고, 토라져서 돌아보지도 않다가 그를 놓치고 말았다.
누구지?
누구였지?
비슷한 느낌의 모든 이를 떠올려보지만, 그 누구도 아니다.
온종일 선명하지 못한 기억 속의 그를 떠올리느라 답답하기만 하다.
도라지청으로 달래보던 통증은 인내심을 바닥내어 버린다.
이비인후과에선, 염증이 심해서 약을 바르려고 살짝 문질렀는데도 피가 흐른다면서 '잘 때 침만 삼켜도 불이 확 타오르는 것 같죠?'라고 물어보는데 그 말이 딱이다. 
주사 한 대 맞고 안 먹던 약도 먹었다.
일 년에 한 번 걸릴까 말까 한 감기를 연속으로 앓고 있다니, 이 모두가 심신이 약해진 탓이지.
월요일엔 어떤 일이 있어도 운동부터 가서 이놈의 감기를 떨쳐버리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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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0-22 21: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10-24 19: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녀고양이 2011-10-22 23: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힘내라,, 월요일에는 꼭 나아서 운동하기 바라고.
그런데 살짝만 문대도 피가 흐른다니, 너무 심각한걸... ㅠㅠ
스트레스 받았나보다,, 편도염이 너무 심해서 걱정되네.

자...... 오늘 밤은 푹 자도록, 알았지.

Bflat 2011-10-24 19:08   좋아요 0 | URL
잠을 잘 자야 빨리 나을텐데, 이젠 중이염까지 온 모양이야.
헤헤~오늘 운동은 언감생심이었고, 그나마 한의원까지 갈 생각을 했다는 게 다행이지.
감기조심해, 마녀두^^
 

부력은 비어 있는 공간의 힘으로 떠오르고
비상은 가벼움을 품음으로 가능하다.

채움에서 에너지가 나올 것 같지만
비어 있음에서 파생되는 에너지가 얼마나 강한지 대부분은 모른다.
채움에서 비움으로의 에너지 흐름은 어쩌면 당연한 법칙일지도...

꽉꽉 채우려는 것보다
하나씩 덜어내는 연습이 필요한 건 아닐까.

품에 안은 것들
손에 쥔 것들
미련과 집착은 납덩이만큼 무겁고 허무하기만 하다.

덜어내야만 뜰 수가 있고
내려놓아야 날 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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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0-22 09: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10-22 17: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인생을 사는 중간에 인생이란 게 무엇인지 알 수 있을까.
인생의 한가운데서 인생을 본다는 그 시점은 과연 어디에 존재하는 것일까. 
무엇이든 논점의 한가운데서는 전체를 꿰뚫을 수 없다고 본다면 그 바깥에서만이 제대로 볼 수 있다는 말인데, 인생의 바깥은 도대체 어디일까.
인생을 초월한 자만이 인생을 알 수 있는 건 아닐까.
그렇다면 죽을 때까지 인생을 살아야 하는 우리는 우리 생이 마감되기 전까지 인생이란 무엇인지 절대 알 수 없다는 말이 아닌가.

모른다.
모른다.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미래에 대해 무지하기에 우리는 꿈을 먹고 산다.
인생이 무엇인지 몰라도 꿈을 꾸는 그 순간들만은 우리는 살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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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성을 가지고 다가가면 통하는 관계가 있고, 아무리 진실로 다가가도 소통할 수 없는 관계가 있다.
그것은 인간이 가진 한계이지 내가 가진 한계가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다.
내 뿌리까지 더듬어 샅샅이 훑어보고 살펴보다가 내가 내 스스로에게 상처만 입히고 자괴감마저 얹고 말았다.
이젠 더이상 용납하지 않으리.
걱정과 한계는 시간에게 맡기고 이젠 나의 길을 가야겠다.
아자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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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1-10-16 14: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 면 비플랫에서 반음 올린건데 기분이 반음쯤 올라가셨나 봅니다. ^^

곧 쨍하게 깨끗한 하늘이 생길텐데, 그렇게 맑고 가벼운 마음이셨음 하는 바람입니다 !!

Bflat 2011-10-16 14:19   좋아요 0 | URL
금방 바람결님 서재에 댓글달고 왔는데...찌찌뽕~
반음 올리려고 집착하니까 더 떨어져서 말이죠.
비우고 가볍게 해주니 이제야 조금 올라갔습니다.
바람결님은 많이 좋아지셨나요?
주말 푹 쉬고 좀 더 상쾌하고 경쾌하게 월욜 시작해요^^

마녀고양이 2011-10-17 19: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간이 가진 한계.....
그게 정답이라 생각해. 어찌 모든 사람과 제대로 소통하고 살겠어,
우리가 가진 에너지가 한정되어 있는데.

어제 자격증 실기 시험(순전히 논술식 주관식 문항들)을 치고 오늘 몸살임. ^^

Bflat 2011-10-20 16:34   좋아요 0 | URL
모든 사람과 소통하고 싶다는 건 자신을 완전히 버리겠다는 의미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갑자기 드네.
 

 

건널 수 없는 강이 슬픈 건
늘 강 건너만을 바라보는 네 눈 때문이다

세상 모든 아우성을 삼킬 듯 거센 물살도 아니고
세상 모든 부력도 잠재울 깊은 심연의 흡입도 아니라면
대체 너를 막는 건 무엇이냐

거세 물살보다 거친
심연의 소용돌이보다 아득한 응어리가
네 눈 속에서 파들거린다
뱉을 수도 삼킬 수도 없어
눈에 머금고 서러운 처연함이다

건널 수 없는 강이 슬픈 건
늘 강 건너만을 바라보는 네 눈 때문이다
그리고
강 건너에서
너만을 바라보는 내 눈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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